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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간담회 정리' :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 톺아보기
    카테고리 없음 2012. 10. 7. 13:49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가 주최하는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5일 오후 5시경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막했다. 개막작 폴란드의 '아폴로니아'는 러닝타임 4시간에 육박하는 대작으로, 6일 한 차례 더 공연됐다. 이후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학로 일원에서 오는 27일까지 총 12개 국가의 27개 작품이 상연된다.

     

    사실 27개 작품에서 주목 가는 몇몇 작품들이 여러 언론들을 통해 미세한 차이를 두고 선별되어 제시되지만, 보지 않고서 작품을 어떤 경향이나 형식을 갖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다시 말해 보고 나서 왜 이 작품이 이렇게 소개됐을까에 대한 회의적 물음을 다시 낳을 수 있다는 말. 개막작이 한 차례 올려진 시점에서 일단 9월 1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있었던 2012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자간담회를 거의 조금의 윤색만 거친 형태로 정리해 보았다. 크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던 작가 및 연출가, 안무가들의 의견을 정리했고, 일부 배치의 측면에서 시간상과 상이한 지점이 있다.

     

    프로그래밍 방향

     

     

    최치림 이사장 :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공연을 치룰 극장) 공간이 없다가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생기면서 정부가 주최를 한팩으로 이관시켰고, 두 번째로 한팩이 주최하게 됐다. 완성도 높은 작품만 골라서 관객들에게 주느냐, 특징이 있는 공연예술축제로 만드느냐의 갈림길에서 후자에 더 많은 찬성 의견이 있었다. 한팩의 미션이 ‘동시대와 미래 공연예술의 활성화’로 화두를 설정하고 있다. ‘공연예술’이란 당대의 철학 미학 테크놀로지의 소산이다. 같은 희곡이라도 과거의 극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표현하게 됐을 때 소위 진부하게 된다.

     

    안애순 예술감독 : 해외 나가면 마음이 무거웠고 해외 흐름을 같이 하고는 있지만 ‘작가주의’와 ‘동시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공공자금이 투여되는 축제인 만큼 우리 현실에 괴리되지 않고 검증된 작품 고르기 위해 노력했다. 통합적인 공연 형태가 현대 예술의 흐름이며 동시대성과 표현 양식에 주목한다.

     

    해외 무용의 경우 세계 무용계에서 검증된 소규모의 작품들로, 국내 무용의 경우 작은 작품들이지만 신선한 안무가들의 공연을 올리고자 한다. 서울댄스컬렉션의 경우 신진 안무가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고, 외국 유명단체의 참여로 해외 네트워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무용에서 (흔히) 컨템퍼러리라는 말을 한다. ‘동시대의 춤’, 이에 비해 현대무용이라 하는 모던 댄스는 과거형이다. 음악적인 요소까지 같이 가서 적극적인 장르 경계 허물기를 포커스에 두고 (작품 선정들을) 했다. 또한 작은 규모를 초청하고 실험적 이야기와 첫 단계를 리얼하게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게 소극장 공연에서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유럽의 많은 페스티벌들이 기존의 검증되고 유명한 컴퍼니들을 부르기도 하는 반면에 이들은 실험적인 세대(generation)를 따로 가지고 있다. 큰 규모의 유명 컴퍼니들도 있지만, 젊은 세대의 작은 극장에서의 프로그래밍, 실험적인 마니아층을 위한 프로그래밍을 따로 하고 있어 그러한 젊은 세대의 소극장 공연을 올려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프로그래밍을 했다.

     

    예산상의 문제

     

     

    안애순 예술감독 :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거대 축제가 아니다. 예산금은 한팩이 맡기 전 엄청난 액수 차원의 금액 차이가 있는데, 공공지원이 8억 정도로, 2011년에는 13억 정도였다. 예산상의 문제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데 많이 반영된다고 생각하는데, 무용 개수가 늘어난 부분은 예산은 (연극보다) 무용 쪽이 더 적고, 뭔가 세계적으로 검증이 된 안무가들이 많이 왔는데, 작품성이 좋은 작품들을 많이 가져왔고 한 작가 개인 성향들을 가까이서 친밀하게 (또 원형들을) 볼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왔다.

     

    최치림 이사장 : 정부 기관에 가서 우리 센터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에서 여담삼아 했는데 공연예술축제가 만들어지면 오십년 정도 많은 시간을 거쳐서 자리를 잡는데, 우리나라는 급하게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 같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도 한팩으로 넘어왔으니 긴 호흡으로 지켜봤으면 한다. (앞으로) 세계적인 문맥 속에서 한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들 관한 설명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

     

    배요섭 연출 : 광대들이 동원된 난장의 형식으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제목과 같다. 이는 지금 이 시대의 관객들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도 독재자들이 미화되는 시기이고 그런 사회 속에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근간으로 하기는 하지만 셰익스피어 텍스트를 건져오기도 하고 특정한 시기들의 텍스트들을 교차 편집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묻고 답하는 과정이 극 안으로 스미어 들어와서 광대들이 질펀하게 놀아보는 장면들도 있다. 아마 이 작품은 공연할 때마다 많이 바뀌게 되는데 세 번째 공연으로 일본에서도 공연하게 되고, 그 나라 도시에 맞는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재료로 사용하게 된다. 공연이 이뤄지는 날 기사의 헤드라인이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베르나르다

     

    원영오 연출 : 김현우 작가가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재창작한 작품으로, 홍수로 점점 물이 차오르는지를 미처 알지 못하고 가족을 억압하는 폭력적인 충돌과 갈등과 규범의 이면을 풀어 나가는 작품이다. 대극장 내 물이 채워져서 공연하게 된다. 정서로서의 물의 측면이 맞을 듯싶다. 장마 졌을 때 물 구경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실제 경험해 보면 거기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신비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물이 차오르는지 모르고 하다가 물을 인식할 때가 되면 저항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그 물에 싸워 나가며 공연을 치르게 된다. 그래서 이면에 영향을 끼치는 게 규범이 아닌 물 자체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일곱 명의 배우가 공간성, 물질성, 정신성과 끊임없이 싸우는 연극이라 볼 수 있다.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

     

    이곤 연출 :  텍스트 영상 움직임 등이 수평적으로 조화를 이뤄서 공연을 만들까를 생각했다. 서로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긴장감들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준비해 왔다.
    이번 예술제가 초연으로 두산아트센터에서 한 시간 정도의 시연에서는 기존의 텍스트와 배우들의 즉석의 말을 섞어 진행했다. 고전 작품들을 바탕으로 동시대의 재료들을 모아서 미술가로서 그림을 그리듯이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작가가 '에우리피데스', '히폴리투스'와 '페드라'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사랑에 대해 궁구해 보고 호모 섹슈얼 근친상간 등 사회적으로 잘 이야기되지 않는 것들을 소재로 하여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숨 무브먼트의 '내밀의 무한'

     

    국은미 안무가 : 가장 중심에 있었던 것은 이 흘러가는 시간 동안 현존하고 있다는 것을 잡으려고 했는데, 실시간 영상 등을 함께 틀어서 대비(콘트라스트)가 증폭하는 느낌 등을 써왔다. 안무가로서 실재와 정신이 이분법적인 것이 아닌 통일된 유기적인 연결이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무용수들을 훈련시키며 밀도를 높여 나갔다.

     

    노경애 안무가 : 중력, 마찰 등 물리적인 현상들을 움직임으로 변형하고 공연 형식으로 만들고자 한다. 새로운 움직임 언어를 찾고자 하고 있다.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콘셉트를 발전시키고자 한 작품이다.

     

    이경은 안무가 : 단체는 이경은과 정정아의 공동 프로젝트인데, 캐나다를 기반으로 활동을 통해 캐나다에서 댄스상을 수상해 그 지원금으로 제작하게 됐고, 캐나다 레지던시에 참가하며 세계 초연으로 공연하고 한국에서는 스파프에서 초연을 하게 됐다. 분단이라는 한국의 현실을 가져오기로 했고, 두 다른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음향기기를 오브제로 차별적으로 사용해서 다루며 오브제와 퍼포먼스가 함께 가는 방향을 두고 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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