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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리얼스틸」 리뷰 : 영웅 되기의 세대 교체적 서사
    카테고리 없음 2011. 10. 5. 06:00


    우리가 꿈꾸던 영웅, 곧 내 몸을 영웅에 정확히 대입/몰입케 하는 순간, 이른바 신바람이 나서 그 영웅 되기에 기꺼이 삶의 몰입을 꾀하던 순간.

    '이 영화. 정말 재미있다.'

    영웅은 고독의 존재, 혼자만 아는 비밀,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존재였던 슈퍼맨·배트맨의 이른바 개인과 영웅의 간극을 낳는 존재들의 자리에서, 우리가 어렸을 적 꿈꾸던 대입하던 영웅으로의 자리 옮김에서 영웅은 우리 자신과 가깝고도 친숙한 존재 또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꿈의 서사 로봇, 비참함을 만나다


    로봇은 적어도 남자 아이라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삶을 내건, 땀나게 조립이건 조립 이후 배치와 로봇들을 아날로그든 전자동이든 살아 있게 만들기 위해 분투하던 그런 대상일 터. 조립과 완성, 거기에 부여되는 노동 이상의 가치, 곧 ‘성스러운 조립’, 존재/인격체/애인으로서 로봇, 그것이 현실로 된다면.

    「리얼스틸」의 시작은 한편 거기부터인데 영화에서의 로봇의 현실은 한결 참혹한데, 작은 크기로부터의 소유는 고철 덩어리의 중량감 있는, 그래서 좁은 도시 공간과는 맞지 않는다(로봇에게는 인간 위주로 설계된 도시가 거치적거리고, 넓은 공간으로 나가야 한다).
    한편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따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잉여적인 자신에 대한 모방적 존재, 자신의 확장적 전유물이 되는 반면, 고철덩어리 자체의 짐, 기계 그 자체의 특성을 배반하지 못 한 채, 인간과 닮았지만 또 한편 인간의 정신/의식/사유는 전혀 가지지 못 한 그야말로 비참한 존재, 즉 지금의 로봇 기술이 인공지능을 체현하는 단계들에 있지만, 이것이 그 자체로 사유를 시작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이, 곧 존재 그 자체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이 그저 덩치 큰, 그러니 인간보다 더 큰 신장/체격과 힘을 지닌 존재 정도로만 의미/기능을 지니는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한편 로봇은 인간의 복싱이나 격투기를 대체하는 대상으로 가치를 획득/전유케 되는데 이는 상업 자본 투기 시스템과 맞물려 배팅을 건 대형 쇼 오락 경기의 사람을 대신/대리하는 존재로 변화하게 된다.

    「리얼스틸」이 만든 것/꿈꾼 것/꿈을 구현한 것은 곧 바로 우리가 가졌던(신성하게 모셨던) 그 로봇이 살아 움직이며 나를 따른다는 것(물론 다른 로봇들은 오직 싸움만을 위한 용도로 기능하지만), 맥스 켄튼(다코다 고요 DAKOTA GOYO)의 로봇은 그를 따르며 그의 삶에 밀착되고 있다.

    영웅 서사의 미래적 구현과 세대교체


    이 로봇이 자신만의 의지가 있건 그렇지 않건 그것은 영화 속 현실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반면 이는 분명 중요한 부분으로 기능한다/자리한다.

    한편 이 인간을 대신/대리하는 로봇은 복싱 선수로 한때 활약했던 찰리 켄튼(휴 잭맨 HUGH JACKMAN)의 삶에 중첩되게 되고, 여기서 이루지 못 한 복싱 선수의 최후의 왕관 차지에 대한 꿈의 서사 구현이 영화에 중요하게 자리 잡게 된다. 이는 로봇을 통한 것이고, 로봇은 완벽한 인간 모방 동작들을 통해 이것이 하나의 게임이자 인터액션 (디자인 설계에 의한) 운동 그 자체이기도 한 경기로 거듭나게 되고, 복싱 경기는 환영이 아닌 감각할 수 있는 실재로 확장된다.

    곧 「리얼스틸」은 복싱(영화)의 계승이자 그것의 미래적 전유이고, 로봇을 또한 내 몸으로 치환하는 작용을 가져가게 된다.

    곧 휴 잭맨은 로봇 그 자체가 되고 그의 몸은 그럼에도 바깥에서 섀도복싱, 치열한 복싱의 과정을 전유/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관객도 몸을 담그게 된다(곧 닌텐도 게임을 떠올리면 될 듯).

    로봇의 미래, 디스토피아 vs 유토피아

    로봇이 우리의 삶에 아무렇지 않게 익숙하게 들어옴은 축복일까, 불과 이 삼십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로 보이지만, 빛이 나는, (아몰레드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의) 빛의 성능을 감각케 하는 휴대폰·내비게이션·컴퓨터 외에, 또 로봇의 복싱 대전 쇼 외에 우리의 삶은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 어쩌면 로봇이 인간의 잔혹함의 논란을 가지고 있는 격투기를 대신한다는 것 외에.

    반면 이 로봇은 생명이 아니라는 이 확고한 전제, 곧 영화 안에서도 언급되지만은 이 고철 덩어리, 곧 때리고 맞는 기능 외에 영화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는 로봇의 쓸모없음, 그보다 더 의미 없음은 인간을 새롭게 정의할, 그 의미를 확장할 어떠한 가능성도 없다는 점에서 인간 세계는 또한 지루하다.

    반려동물이 지닌 인간으로서 존재성은 그 동물의 임자에게는 공공연한 진실일 수 있지만, 로봇은 조립되고 다만 그 약동은 부여된 것이기에 언제까지나 생명/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의식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없다.

    반면 이 로봇이 혼자 있을 때 거울을 쳐다보며 자신을 자신의 상황을 인식/의식하는 것 같은 인상은 과연 하나의 인상/착각일 뿐일까. 그 의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이 장면에서 이 로봇의 자각/생명은 충분히 감각되고 남음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로 튀어 나오지 않는다. 이 부분이 어쩌면 「리얼스틸」의 속편을 예고하고 있는, 매우 미약하고도 명확한 단서가 아닐까.

    이 생명 없음의 로봇이 생명으로 피어날 때 사실 완전히/온전히 휴 잭맨의 섀도복싱을 모방하고 있었던 게 아니고, 실은 그것을 모방하더라도 이겨야겠다는 의식을 안은 채 그것들을 실행/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라면, 이 영화의 의미는 바로 거기에서부터 완전히/온전히 달라지는 것과 같다.

    로봇의 눈빛, 철판으로 가려져 있어 은근하게 비쳐 나오는, 그 무기력하고도 연약한 눈빛은 왜 현실에서 하나의 생명 가능성으로, 또 아버지와 아들, 이 둘 사이에서도 인정되거나 애초에 그 가능성/의문이 제시되지 않았던 것일까

    아역의 최선最善/最先


    휴 잭맨의 완벽한·단련된 신체/월등한 키 등의 조건은 그를 복싱 선수로 구체화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을 뿐더러 영화는 그를 위해 그의 재기/승리의 서사를 동반하여 그에게 수여하는 반면,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가져가는 것은 오히려 그의 아들 ‘다코다 고요’다. 개성 있고도 뚜렷하게 잘생긴 외모, 그리고 완벽히 자신의 존재감/세계를 만드는 역할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명료한 판단으로써 능수능란하게 소화해 내는 존재는 완연한 놀라움에 사로잡히게 한다.

    열한 살 꼬마로 나오지만, 도무지 열한 살 꼬마로 볼 수 없는 역할 자체도 그렇지만, 이십대 초중반 정도의 나이대의 성격/개성을 지닌 인물을 표현해 내는 것은 당황스러울 정도.

    계약deal과 내기로 삶을 선택, 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영악한 어른-아이의 모습, 휴 잭맨의 성공 이전에, 그로부터 창출되는 세계, 그 황홀함, 성공의 개척이 놀랍고, 그 영광은 고스란히 그의 것이 된다. 휴 잭맨은 단지 이루지 못 한 꿈을 다시 이룬 정도, 그 세계/현실을 재현하고 그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간 것에 그칠 뿐.

    「리얼스틸」은 로봇으로써 우리의 영웅 되기를 실천하고, 또 로봇이 우리의 삶의 전유물로 들어오는, 또 다른 꿈을 이루게 하지만, 그 로봇이 여전히 로봇일 뿐이라는 것,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또 후속으로 그 구멍을 가능성으로 벌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만은 없는, 로봇의 의식이 현실화되지 못 함의 구멍이 아쉬움으로 남게 되는 반면, 복싱의 짜릿함 그것을 직접 함의 짜릿함, 로봇이 내 것이 되고, 영웅으로서 승리를 거두는 것의 짜릿함, 그 로봇이 무엇보다 살아(?) 내 앞에 움직이는 것의 황홀함이 매우 흥미를 끌고 재미있는 영화다. 오히려 범블비 등의 화려하지만 공허한 그래픽 디자인 자체가 투사되는 요 근래의 트랜스포머보다 더 친숙하고도 실감나는 영상/화면과 함께 또 로봇이라는 비교의 여지(「리얼스틸」의 경우 실제 로봇을 제작함)를 가져가는 가운데 큰 재미를 준다.

    [영화 개요]
    제   목   리얼 스틸
    원   제   Real Steel
    장   르  액션 블록버스터
    수입/배급   한국 소니 픽처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감   독   숀 레비 <박물관이 살아있다>
    주   연   휴 잭맨, 다코다 고요, 에반젤린 릴리, 케빈 두런드
    미국개봉   2011년 10월 7일
    국내개봉   2011년 10월 12일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홈 페 이 지  
    http://realsteel.kr/

    [사진 제공=한국 소니 픽처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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