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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커플즈」리뷰 : 연쇄 효과의 직물을 푸는 쾌감
    카테고리 없음 2011. 10. 19. 09:45

    옴니버스식 구성

     

    연쇄 효과, 영화는 네 개의 시퀀스로 옴니버스식으로 묶인다. 중간 중간 신혼부부들의 인터뷰를 집어넣는데, 이 낯선 인물들이 왜 영화를 소위 끊어 먹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영화를 보며 완전히 해소된다.

    즉 영화는 첫 번째 하나의 시퀀스로 다 완성되는 한편, 이 시퀀스가 김주혁(유석 역)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되어 나머지 인물들의 시선이 세 개의 시퀀스를 통해 차례차례 드러나며 이 첫 번째 시퀀스가 일부분이었음을, 그 안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상황들이 동시적으로 전개되며 연결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도미노 효과


    ‘도미노 효과’ 내지 트리거 이펙트/연쇄 작용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면, 이러한 원인과 결과, 결과가 원인이 되는 끝없는 도미노의 생성/파괴의 유기적인 조응의 과정, 그것이 주는 일시적/순간적 쾌락이 이 영화적 구성에서는 도미노의 일부분만을 보여주며 아니 단순히 과정의 중간 단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도미노 말의 몇 개의 쓰러짐을 인식시키고, 이것들이 점증적으로 발전하며 이 도미노의 속도에 대한 인지적 쾌감(곧 사건이 구성되며, 온전히 파악되며 비로소 시선의 주체로서 이 영화의 진실들을 가져갈 수 있는 위치에 되게 되는 것에 대한)을 얻게 된다.

    이는 도미노의 일차원적인 전개(실상 카페 안에서의 모든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 곧 도미노의 첫 단계에서의 쓰러뜨림의 동력을 파악하게 하는 장면이 후반 나오지만)의 구성만이 아니라, 한 명/주인공이 아닌 오히려 그를 둘러싼, 등장(하는)인물들의 삶의 평면들이 중첩되며 엮이고, 이것들이 실제로는 한 명이 보는 삶의 진실이 아니라 총체적인 진실의 사태/양태를 구성하는 것으로, 동등한 삶들의 다층위적인 평면, 그것이 하나로 종합되는 묘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곧 이 영화는 ‘잘 짜인 직물의 구성’을 보여주는 한편, 각각의 인물에 대한 균등한 배치와 함께 최선의 집중을 이끌어 낸다. 이 인물들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은 한편으로 영화 전체를 이끄는 클로즈업 화면인데, 이는 특히 첫 번째 시퀀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윤지와 김주혁 둘만의 숨이 느껴지는 압축된 실내 공간, 곧 클로즈업(내지 미디엄 클로즈업)으로 얻어지는 이 공간이 주어지고, 이는 결코 사랑이 성립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내밀한 공간으로 상정된다.

    반면 이 둘의 사소한 소소한 대화가 왜 이렇게 길까 하는 생각 역시 점증적인 종합과 다른 인물들의 삶의 배면, 그리고 마지막의 종합을 통해 해소/해결된다고 할 수 있다.

    클로즈업 장치


    클로즈업은 인물에 집중하게 만들고 친숙하게 만들며 또한 주인공으로서 위치를 부여하지만, 그 바깥의 사태를 잊게 만들며 이는 영화적인 일종의 트릭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다(영화 촬영 신 대부분이 실내이고, 이는 롱 샷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커플즈」를 달달한 사랑 영화라고만 이해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며 해결되는 영화적 트릭 구성, 그리고 관계들의 혼전 양상의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는 그 견고한 영화적/사건적 구성의 재미를 인지하는 데 초점이 있다.

    물론 그 클로즈업을 통한 배우들(단순히 역할이 아닌) 자체를 매우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영화의 장점이다. 매우 영화적인 영화, 또한 그 클로즈업으로 인한 현재적/생동감 있는 순간들을 주로 초반에 전해주는 영화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반전의 연기, 실타래를 푸는 쾌감


    부가적으로 이윤지(애연 역)의 (침묵의) 연기는 반전을 위한, 또 다른 진실/현실의 평면을 펼쳐 내기 위한 중요한 장치가 되는데, 기존 자신의 목소리, 역할들에서 내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 자체를 변환시켜 출현시키고 있어 낯선 느낌과 집중을 동시에 준다. 처음 김주혁의 절절한 이윤지를 향한 구애의 장면이 그와 묘한 대칭을 이루는, 곧 진지함은 (종합을 통해 거시적으로 내다볼 때 하나의 사실 차원에 불과함을 알게 되며 얻는) 사건 해결의 쾌감과 함께 새롭게 종합되고 이후 사랑의 평면의 현실을 그린다.

    [영 화 개 요]
    제    작 커플즈
    제   공 ㈜싸이더스FNH
    배    급 ㈜싸이더스FNH
    제    작 ㈜바른손, 시오필름㈜
    감    독 정용기
    출    연 김주혁, 이윤지, 이시영, 오정세 그리고 공형진
    크 랭 크 인 2011년 5월 8일
    크 랭 크 업 2011년 6월 27일
    개  봉 2011년 11월 3일 예정
    홈 페 이 지 
    www.couples2011.co.kr
    트  위 터 twtkr.olleh.com/sidusfnh
    페 이 스 북 
    www.facebook.com/couplesmovie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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