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드림 앤 비전 댄스 페스티벌] 극적 연출들의 묘REVIEW/Dance 2009. 7. 21. 23:34
심새인 안무, 「Invitation」은 폭력을 실재화하며 극적으로 진행되었다. 골방에 갇혀진 세 남녀 사이에서 나머지 둘을 죽여야 최종 승자가 된다는 지령이 하달된 듯하다. 홍일점 여성은 약간의 백치미를 품은 젤소미나 같고, 성적 정체성이 갖춰지기 전의 순수한 인간의 따스한 스킨십을 갈구하는 듯 보인다. 그에 반해 두 남자는 한 명은 폭력적이되 여성에 대한 성욕을 발산하는 중 그에 빠져 게임에 룰을 잠시 잊는 가운데 죽음을 당하고, 나머지 한 남자는 여자를 구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여자에 의해 남자가 죽자 여성을 위로하는 척하다 여자를 죽이고 비열한 웃음을 띤다. 그리고 그 역시 죽음을 당한다. 이 모든 게 쇼라고 중간 끊어 가는 가운데 ‘발설’하는 것은 폭력을 적당히 무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닌 현실에 간..
-
드림 앤 비전 댄스 페스티벌] 단단한 몸성의 확인 | 무용REVIEW/Dance 2009. 7. 21. 23:29
지난 4일 공연들은 주로 몸을 어떤 식으로 구조화하거나 전표현적인 표현을 구가할 것인지 내지는 춤의 다양한 무늬들의 잠재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몸에 대한 춤의 고찰이 두드러졌다. 손정민 안무의 「Puzzle」에서 유동하는 육체는 진공 상태에서 사운드가 전하는 매질의 촉각적 전이 가운데 펼쳐졌다. 즉, 존재 차원에 대한 집중을 요했다. 시계 소리, 찰칵, 압력솥 소리 등의 물질 차원의 소리는 진공 공간의 특성에 붙박이처럼 단단하게 정박하며 무용수들의 긴밀한 결합과 공조가 이뤄졌다. 한 명은 의도적으로 거기서 배제되는데, 둘이 형성하는 그 장력이 탄탄해서 들어설 수 없음으로 벗어남이다. 이는 곧 에너지 층위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배제되었던 그녀가 중심축에서 벗어났다가 다른 두 명이 바깥으로 동심원의 ..
-
[모다페 2009] 국내외 초청 작품들_화끈한 무대 셋REVIEW/Dance 2009. 6. 15. 18:05
김경영, Susanna LEINONEN, 최상철 김경영 타악, 그것은 실재적이고 직접적이며 공명의 코드를 지니지만 그 웅장한 자극에도 폭력이나 거친 숨의 맥박을 가지진 않는다. 전체적으로 작품은 북의 조율 하에 상승과 휴지, 그리고 반복의 구조를 통해 나아갔다. 모든 것은 빠른 속도와 미적 편재의 순간적인 자취를 보여 주는 데 그 묘가 있었고, 선분을 긋고 2인무에서 군무 사이를 오가는, 그리고 집단과 집단의 교차 작용을 통한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그 흐름을 이어갔다. 하나의 이미지 질서는 곧 흐트러질 운명에 처하고 다시 만나 확장되는 미래를 예고한다. 무용수들은 굴곡으로 자리하고 비슷한 몇 가지 동작은 하나의 계열선상에서 순차적인 조합을 이루며 안무를 만든다. 단순하지만 편재와 배치 구조를 만드는 것,..
-
[모다페 2009] 무용에서 ‘언어의 발설’이 갖는 의미REVIEW/Dance 2009. 6. 15. 17:12
국내초청공연 안무가 이혜경, 김형남, 유호식 전체적으로 세 편의 작품들을 보면서 왜 춤은 몸을 드러내지 못하는지 고스란히 몸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는지 하는 생각들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으로 펼쳐진 은 색다르고 재미있었다. 놀라운 것은 어떻게 무용수들이 이야기의 구조에 적합하게 안무적인 몸짓들을 체화했는지와 천연덕스러운 역할 되기였고, 언어 사용에 있어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실험적인 시도의 평가나 장르의 파기에 대한 사고를 가져오더라도 굳이 연극적인 공연으로서 춤의 언어에 어떤 새로움을 보여 줬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물론 어떤 역할이 완벽히 되어 춤을 추는 것, 언어를 배제하지 않는 노력, 춤으로써 이야기를 전하는 데 따른 노력과 시도는 그것들이 주로 배제되는 측면이 없지 않은 가운..
-
[모다페 2009] 이야기 구조를 지닌 작품들REVIEW/Dance 2009. 6. 10. 09:29
Inna Aslamova, 김은희, 김재덕의 스펙터클한 무대들 ‘Inna Aslamova’의 : 물음표의 코드들 뚜렷한 씬과 시퀀스의 구분들이 종합적으로 안무의 흐름을 바꾸고 전이하며 무용수들을 캐릭터화하고 있었다. 우스꽝스럽고 희극적인 면모의 음악에 조응하여 춤 역시 엉거주춤하듯 느리고 약간 부자연스러운 듯한 움직임을 만들고 있었다. 처음 정장 차림의 늙은 여자가 나와 책을 읽어 이 공연이 이후 스토리 전개의 양상을 띨 것임을 예상케 했는데, 원전 텍스트의 사전 이해 없이 그것들을 온전한 모습으로 구성하기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클래식에 덧입혀지는 움직임이 엉뚱한 변용으로 새로운 장과 음악적 재해석을 현재적으로 펼쳐 놓고 있는 데 반해 움직임은 규칙적이면서 음악의 힘을 머금고 있었다. 반면 현대적인 ..
-
[모다페 2009] 크리스 해링의 감각적 사운드를 통한 몸의 고찰REVIEW/Dance 2009. 6. 10. 09:19
Chris Haring의 이 작품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재미있다. 춤인지 연극인지 하는 구분의 지점에서 물음이 전 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언어의 강조와 움직임의 부피가 준 것을 가지고 장르적인 전환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이는 표피적인 차원의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음소와 파롤의 언어는 자연스레 무용수들의 몸을 뒤흔들었고, 우리 감각에 실재적인 마찰을 가져왔고 자극했으며 춤을 조직하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었다. 끊임없이 소리는 분쇄되고 그럼으로써 기표는 미끄러져 나가고 튕겨져 나갔다. 의미를 붙잡을 수 없이 감각에만 상처 혹은 자극을 입히고서. 사실 어설픈 것 같은 뭔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립싱크의 행동에 일치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었고, 이것은 오히려 사전의 철두철미하고 힘든 훈육..
-
[모다페 2009] 안무가 ‘김원’과 ‘Jin Xing’의 공동 작업 <외침>REVIEW/Dance 2009. 6. 3. 11:07
공허함과 실존의 도시 풍경을 내화하다 은 한국과 중국 간의 대표적인 안무가 김원과 진싱와 만남과 무용수들의 공동 작업으로 이뤄졌지만, 문화의 만남과 교차가 작품 안에 발생하는 것이 느껴진다거나 그러한 차이를 감지하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언뜻 그들의 얼굴에서부터 중국과 우리나라의 익숙함과 상이함이 발견될 때도 있지만, 그래서 중국과 한국 간의 알 수 없는 어떤 시대적 배경과 공간에 신비함과 함께 의문을 불러일으켰는데, 전체적으로 한국과 중국 무용수 간의 어떤 구분 없이 뒤섞여 공동의 안무를 이뤄내고 있었다. 첫 장면에서 겹겹이 옷을 껴입은 남자가 옷을 벗은 채 앞을 향해 서 있고, 맨 몸의 사람들이 무리를 이뤄 다른 편에서 앞을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분리되어 있지만 곧 있을 조우를 짐작케 한다..
-
[모다페 2009]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바라본 서울REVIEW/Dance 2009. 6. 1. 14:49
'2009 서울을 담다' 쇼케이스 국내에서 레지던스를 가진 많은 작가들이 본 서울의 모습은 꽤 놀라움을 전한다. 많은 기간이 아니었음에도 그리고 한국에 대한 특별한 이해나 관심을 상정할 수 없을 것임에도 그것을 현전시키면서 우리에게 반추하도록 했다. 설치된 세트는 일종의 비좁은 골목 속에 옥상이 있는 이층 건물로 시끄러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 냈다. 토탈미술관에서 종종 이뤄지는 퍼포먼스들은 공간의 특성을 살려 대부분 자유롭고 프로시니엄 아치를 벗어나 관객과 가깝게 만나며 실험적인 시도들을 이뤄왔던 것 같다. 줄넘기로 시작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이어지는 유희로서의 움직임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고, 작품의 세트와 빨래를 널며 왁자지껄하게 말이 오가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광으로 다가와 삶..
-
[모다페 2009] ‘Anatomies’, 인체에 관한 실험과 춤의 직조REVIEW/Dance 2009. 6. 1. 14:35
José NAVAS (캐나다)의 는 인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거나 해부한다기보다는 인체에 대한 탐구이자 인체를 극대화시켜 보여줌으로써 미적 고취를 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춤을 춘다기보다 인체의 굴곡과 미묘한 떨림을 움직임 사이에 느낄 수 있게 하며 움직임은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선분과 선분을 이어 나간다. 엄밀히 이는 추상보다는 구체에 가깝다. 몸을 실재로서 드러내고 어떤 원소의 본원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무인격적인 움직임을 직조해 나간다. 이는 철저히 짠 비례와 평행의 구조적인 계열체의 확장과 반복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조명과 선분과 선분 사이의 알 수 없는 공기를 채움이 몽롱하고 도취된 느낌을 전한다. 부드럽지만 언뜻 꽉 짜인 안무는 답답하고 지루함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이..
-
[모다페 2009] 소극장 세 작품과의 친밀한 만남REVIEW/Dance 2009. 6. 1. 14:30
김정은&서정선, 국은미, 박혜은... 이이이이... 이ㄹ : 두 존재의 공생기 이 작품을 김정은과 서정선, 여성 두 명이 엮어 내는 이야기로 생각하거나 하나의 현실 차원이라고 간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둘의 실재적인 마찰이나 조우를 동반하기보다 공통된 내적 반영의 표상을 드러내거나 어쩌면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있다고 보이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 무용수의 움직임은 땅을 불안정하게 밟고 서 있음에서 출발한다. 빛을 구원처럼 바라보고 부유하며 공간의 이동에서의 약간의 주저함과 망설임이 스쳐가고, 일단 발을 붙인 선택된 지점에서는 반복된 움직임들을 끊임없이 풀어내고 있었다. 여기에 불안과 실존이 감지되는데, 두 사람은 공통된 안무를 향유하는 차원이 아닌 하나의 공간 대신 다른 층위에서 동시적으로 나타나거나 ..
-
[모다페 2009] <Comedy> 연희장의 감각적 재현과 풍부한 상상력의 코미디극REVIEW/Dance 2009. 5. 28. 10:52
프랑스 Nasser Martin-Gousset 안무 작품 리뷰 호텔의 어느 한 연희장 안의 재즈 밴드 연주, 복식을 갖춘 신사숙녀들의 파티. 이는 이 극의 전반적인 특성을 말해 준다. 극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작품이 몸짓 자체나 주체적인 몸짓의 발화가 전연 없다는 점에서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이 춤을 추는 것이 흥으로 번져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형처럼 의식 없이 관성화된 몸짓들로 채워져 있다. 저녁에서 새벽으로 몽롱한 기류의 촉각적 느낌은 시간을 무화시킨다. 여기에 밴드는 다시 정확하지 않은 낮과 밤의 경계를 가르며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이에 몸은 반응한다. 인형처럼 움직인다는 말은 재즈 연주에 완전히 이들이 복속되어 움직임을 말한다. 따라서 음악을 무화시키며 답답하게 진행된다..
-
성남국제무용제, International DanceⅢ-크로스오버 댄스 : 음악과 무용의 만남REVIEW/Dance 2009. 5. 11. 22:34
Duck Projects (네덜란드) : 감각적 지점을 건드리는 라이브 연주 기타 사운드의 노이즈와 피드백은 강렬한 존재감으로 자리했다. 전반적으로 무대를 수놓았고, 알 수 없는 형태들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반면 이에 대한 두 남녀 무용수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서로의 존재를 궁구하는 데 전력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다소 음악에 비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배 안에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것을 짧은 문장들의 자막으로 인지시켜 주긴 했지만, 그 단순한 배경음으로 연주는 기능하지 않았다. 증폭과 파장 심연의 두터운 존재감이 단단하게 무대를 감고 있었던 것이다. 즉, 음악이 이야기의 배경을 만드는 데 주효했다면, 배우들은 그 안에 침잠되어 있었다. 그래서 어떤 환영적 세계가 만들어졌지만, 음악은..
-
독일 알토 발레씨어터 에쎈, 록 발레 <퀸(Queen)> - 퀸을 무대에서 되살리다REVIEW/Dance 2009. 5. 11. 22:19
원제 “퀸에 대한 경배(Homage to Queen)” - 화려한 스펙터클의 재현 무대 퀸의 음악에 맞춘 여러 느낌의 안무와 춤, 섬세한 영상 그것들의 배치는 일단 인터미션을 포함한 두 시간 여의 시간을 지루함 없이 지켜볼 수 있는 화려한 쇼의 형태였다고 해도 무방할 듯 보인다. 그렇지만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퀸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색채이다. 미래지향적인 감수성, 폭발적인 강렬함의 목소리, 뇌쇄적인 느낌의 곡들이 숨통을 트이게 했고 새롭게 감성을 적시고 발을 구르게 했다. 이미 cf등을 통해서라도 이미 익숙한 곡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은데다 그것을 무대 위로 다시 끌어내고, 프레디 머큐리의 콘서트 장면을 크게 영상으로 비추는데, 그것은 단순한 재현보다는 말 그대로 퀸에 바치는 경배와도 같았다..
-
성남국제무용제, International DanceⅡ-국가간 공동 프로젝트 : 문화 융합적 작업들REVIEW/Dance 2009. 5. 11. 22:11
NOW무용단(한국) & 라 꼼빠니아(아르헨티나),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로 문화적 환경과의 뒤섞임을 재현적으로 나타내 바라볼 수 있다. 만남에 두터운 층위를 형성하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이 일관되게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언어적 층위의 낯섦은 곧 타지에 온 한국인의 입장을 상정한다. 그리고 지구촌의 일일 생활권이 무색한 실제적 거리를 타진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이는 마치 보릿고개를 넘는 것 같은 생활이 그 속에 형성되는 걸 가리키는 것 같다. 두 음악이 뒤섞이고 각자 다른 문화권의 춤을 추며 현재적 질서에서의 충돌을 부르기도 했고 옛 음악에 친숙하게 변종된 리듬의 몸짓을 스스럼없이 펼쳐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아르헨티나의 뜨거운 정열을 옮겨 놓은 듯한 환경이 구축되고 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