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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프리먼 작, 강보름 연출, 〈크립스〉: 시대착오적인 동시대성REVIEW/Dance 2026. 10. 6. 19:32
상징계의 틈 〈크립스〉가 펼쳐지는 남자 화장실이라는 단일 공간은 네 명의 뇌병변장애인들이 이곳이 속한 장애인 보호작업 시설에서의 노동을 피해, 일종의 의도적으로 일을 지연시키는 사보타주 행위를 지속함으로써 유지된다. 처음 짐이 대신 파견되고, 손더슨이 조명으로 구획된 공간의 경계를 단속적으로 두드리다 들어오고, 결국 카슨이 방문하는 사태에 이르지만, 이들은 뻔뻔하게(?) 그때마다 화장실에서의 용무를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그들의 경계, 외부의 압력이라는 하나의 주요 플롯이, 사회와 환경의 힘이 전제가 되고 있음은, 그것이 예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이 일과 시간으로부터 기원하는 부분이며, 그럼에도 이들이 조바심을 낸다거나 하지 않는 것, 또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이곳 자체의 특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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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032, 〈예쁜어린이선발대회〉(작/연출 한아름): 예쁨에 대한 신화학적 탐침REVIEW/Dance 2026. 10. 6. 19:32
선망의 아이콘의 자리 〈예쁜어린이선발대회〉(이하 〈예쁜어린이〉)는 동명의 대회에 출전해 예쁜어린이상을 받고자 하는 초등학생 나비의 강박적 외모 가꾸기와 좌절 및 시련의 과정을 다루는데, 여기서 “예쁜어린이선발대회”는 미스코리아 대회와 같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인대회를 고스란히 어린이에게 투사해 놓은 것이다. 그 첫 등장이자 시작으로 참가번호 1번부터 3번인 나비에 이르는, 사회자의 멘트가 ‘예쁨’에서 최종적으로 ‘귀여움’으로 전환되는 이 과정은, 나비 역의 김하진 배우 한 명에 가해지는 가치 전도의 과정으로, 아마도 공연에서 가장 인식론적인 충격을 수여하는 시퀀스다. 먼저 어두운 배경에서 사회자가 오른쪽 손에 든 마이크 쪽으로 얼굴을 향해 그 발화의 중요도를 가시화하며 대회 참가자들을 한 명씩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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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덕호, 〈괸돌클럽〉: 타자로부터 ‘나’를 재활성하기REVIEW/Dance 2026. 10. 6. 19:32
타자로부터 〈괸돌클럽〉은 길덕호가 2018년부터 강화도에서 만나온 노인들을 호명해 온다. 다큐멘터리 연극에서도 버바텀 연극의 양식이 주효하며, 노인 각각의 현존이 불거졌다 가라앉는 반복된 기술의 흐름이 그것을 지탱한다. 각각의 서사-모나드는 각자의 관심을 충족할 뿐이며, 유기적인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이루는 데는 무관심한데, 이 같은 엮는 방식의 종합, 엮는 방식으로써만 가능한 종합에 대해 어떻게 소명할 수 있을까. 더 근본적으로 노인들의 이야기를 불러오는 것에 대한 의도 혹은 욕망, 그러니까 작품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종합의 틈새는 종합에의 틈새로부터(만 비로소) 드러나는데, 그것은 타자를 매개하는 것에 대한 충실함이 지속되는 순간을 벗어나, 그들을 상대하는 한 개인으로서 어떤 무(기)력함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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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김재덕, 〈그래도, LIVE〉: 즉흥(음악)에서 음악(성)으로REVIEW/Dance 2026. 10. 6. 19:32
새로움 혹은 관성으로서 즉흥 〈그래도, LIVE〉는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었지만, 현장성으로 편의상 다시 구성하면) 1부는 연주회에 가깝다면, 2부는 비로소 음악과 춤의 협연이라 할 수 있었는데, 전자가 임현정은 자신이 포함된 카타르시스라는 팀을 불러왔다면, 후자는 김재덕이 자신의 작업과 함께 자신이 이끄는 모던테이블의 무용을 세운 것이다. 1부에도 춤이 가미되었는데, 이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관객의 아이디어를 받아 즉흥 연주를 하는 것에 또한 맞춰 추는 것이었다. 따라서 춤은 그 아이디어 자체로부터도 가늠되며 그것을 배경 차원으로 두고 어떤 서사를 만들기도 했지만, 선제적인 매체의 경로를, 곧 자의적 음악의 틀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즉흥에는 그 중심을 춤을 보고 음악적 차원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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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무민클럽, 〈그러나 내겐 아직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장소(-없음이)라는 정동REVIEW/Theater 2026. 10. 6. 19:32
관객을 초과하는 시선 〈그러나 내겐 아직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아〉(이하 〈아직 마음이〉)는 팔레스타인 댄서 친구인 누아르 살렘(Nowwar Salem)과의 영상 채팅을 전제로 하며, 이는 각종 실타래와 홀로그램 필름지로 꾸민 무대 위의 안티무민클럽의 우지안과 현호정을 아울러 관객을 누아르가 시종일관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구도를 만드는데, 이는 그 현재의 행위 양상이 하나의 장소성으로 전달되는 그 다른 장소성이 이곳을 수용하고 승인함을 의미한다. 현재의 장소성은 오히려 저곳에 있으며, 이곳 전체가 하나의 무대로서 저곳에 수여된다. 이는 누아르의 단독적 가시화에 그치기보다는 관객이 누아르에게 가시화됨을 누아르에게서 확인받고 있는 시점을 이곳에 수여하는 것에 이른다. 이는 서로를 본다라는 점에서 상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