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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BIN Company, 〈귀신날〉(김주빈 안무): 인간과 귀신을 또는 전통을 매개하기REVIEW/Dance 2026. 7. 6. 14:27
초재적인 목소리의 권능 〈귀신날〉은 귀신의 비가시적 존재를 상정하기 위해 마이크로 증폭된 목소리를 사용하는데, 처음과 끝 모두 그러하듯 이때 화자의 신체는 비가시화된다. 이는 크게는 또 주요하게는 장소 너머에서 출현하는, 특정 장소에 결착되지 않는, 그곳에 근거를 두지 않는 유령적 신체성을 가정하기 위함이다. 여기에는 예측 불가능한 차원을 향해, 공간의 더 많은 곳에서 편재하는 것, 변칙적으로 출현하는 것과 같이 가시성을 일부 유예하는 방식 역시 포함하는데, 그 외에도 신체를 부풀리거나 또 다른 신체를 도입하는 것으로써도 시도되는데, 이는 모두 장소를 수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된다. 곧 처음 무대 뒤쪽 전면에 높게 솟아있는, 발이 어둠에 잠겨 희미하게 보이는 귀신의 지배적 이미지와 이내 공중을 일정한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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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인 & 이진형, 〈어떤 힘 (Invisible Forces)〉: 신비주의적인, 그리고 기술적인REVIEW/Dance 2026. 7. 6. 14:25
정철인과 이진형의 〈어떤 힘〉은 어떤 힘이 누군가의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가시화한다. 그의 바깥에서 순전히 미치는 영향력으로서 사운드는 그 세계가 예상치 못한 것으로 이 세계에 새롭게 접지되는 경계를 지정한다는 점에서, 그의 주변에서 덜그럭거리고 진동하며 움직이는 여러 사물의 움직임보다 한층 더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차원을 선취하고 또 전제한다. 이름이 정의되지 않는 홀로 사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남자(정민수 무용수)는 이 사태를 정의할 수도 구분할 수도 장악할 수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도 쉽지 않다. 어떤 힘을 보여주기 위해 남자의 곤궁하고도 수동적인 양상이 강조됨으로써 〈어떤 힘〉은 일종의 소극적 양상이 된다. 남자는 그 어떤 힘에 붙잡히는 하나의 실험 대상이 됨으로써 그 반대의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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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메이크랩, 핍진한 미래에 대한 거리 두기 혹은 틈새: 〈뉴 빌리지〉(2025)와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2023)을 중심에 두고REVIEW/Visual arts 2026. 7. 6. 14:15
언메이크랩의 영상들이 시작되는 장소는 모두 비어 있다. 그곳에 어떤 미래를 가설하기 위함이다. 〈뉴 빌리지〉(2025)에서 석양의 델타 위, 그리고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2023)에서의 불탄 산, 그리고 〈시시포스의 변수〉(2021)의 꼭대기가 그것으로, 이는 끊임없는 역설을 초래한다. 그것들은 일견 파국과 폐허에 대한 상상력과 연접해 있는 듯 보이는데, 〈시시포스의 변수〉에서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돌들은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에서 온갖 비인간, 인간 존재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신적 폭력’으로, 〈뉴 빌리지〉에서 도시 자체의 떨어짐으로 변주된다. 그리고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는 건 인간을 경유한 언어, 이미지 따위를 데이터셋으로 다시 뭉쳐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재산출하는 것이다. 〈뉴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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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태풍〉(2025.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번역·재구성 마정화, 연출 박정희): 세상만사로부터 소거의 수행을 통해 영원한 안식에 이르기REVIEW/Theater 2026. 7. 6. 13:58
박정희 연출의 〈태풍〉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구성해 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로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를 각각 프로스페라와 알론자라는 여성 캐릭터로 전환하는데, 일종의 젠더 프리 캐스팅의 일환은 극의 전제가 되는, 공작의 음모로 왕에서 내려와 섬에 유폐되었다는 전사에서 대비되는 권력의 정점의 두 인물을 여성으로 바꾼다. 이는 남성 가부장 중심의 사회의 제일 윗단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그 외의 배역에 대한 성별 전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식이다. 중요한 건 이로써 주인공 프로스페라를 예수정 배우가 맡게 되었다는 것인데, 주도적인 여성이 주인공이면서 유명한 배우가 그것을 승계한다는 점에서, 전 작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을 배우 이혜영이 맡은 바를 떠올리게 한다. 프로스페라는 자신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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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안녕, 평안굿〉: 평안함, 여성들이 이룬 세계REVIEW/Music 2026. 7. 6. 13:34
〈안녕, 평안굿〉의 도입부는 “여성농악이 누렸던 부흥의 순간”을 기도한 것과 같이, 가장 열린 형태의 공간에서 현장을 구축하는데, 이는 극장 뒤편에서 하나둘 등장해서 관객을 연희자들이 에워싼 채 일종의 현존 차원의 입체 서라운드 환경을 조직한 후, 무대에 오르는 제법 긴 시간의〈어헛〉이다. 전자 사운드의 단속적 출현 아래, 무대로 온전히 소리 환경이 옮겨져 단단한 초점이 그로부터 응결되어 확장되는 〈열림의 굿, 다시 연결되는 우리〉의 시작까지 〈어헛〉의 고양된 순간은 매끈하고 밀도 있게 연장된다. 〈어헛〉은 또한 끊임없이 혼돈을 안겨주는 곡이기도 한데, “아~”를 길게 끄는 가운데 소리의 진폭이 내내 요동치며 하나의 주기를 이루는데, 이때 “헛”의 결단은 단호하지만 그만큼의 짧은 여운을 남긴다. 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