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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경, 〈공룡과 공룡동생〉: ‘과’라는 사이의 기호학REVIEW/Theater 2026. 3. 3. 20:35
백혜경의 〈공룡과 공룡동생〉은 언니 ‘공룡’과 동생 ‘재영’ 간의 어릴 적 기억과 경험을 환상적으로 횡단하며 현재를 극복해 나가는 두 자매의 삶을 그린다. 기억은 구체적 사건으로 나타나는 대신에, 그것을 통과해야 하는 문지방성(liminiality)인 쓰레기 섬으로 환유되는데, 그것은 온갖 잡동사니가 육박하며 푹푹 빠지는 구렁텅이가 되어 발목을 붙잡는, 가시화되지 않는 기억의 누층―곧 기억은 복잡다단한 무의식에 싸여 있고 또한 그것에 묶여 있다.―을 환각적 세계, 의사-꿈의 세계로 연장해 낸 것과 같다. 이는 누워서 베개로 얼굴을 감싸면서 수중으로 내려가는 프리폴을 체현하는 의식의 입문 단계가 지닌 환유적 차원이 일정 정도 연장된 바이기도 하다. 공룡과 재영 사이에는 ‘과’가 있는데, 경지은, 이 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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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현 작/연출, 〈흙사람〉: 한일 관계에 대한 알레고리로서 등정REVIEW/Theater 2026. 3. 3. 20:29
〈흙사람〉은 태봉등이라는 가상의 산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갑자기 솟아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가정이 한일 관계의 틈을 육박하는 산의 장막으로 형상화하되 그 실제적 원인으로 기후 변화라는 상대적으로 더 체감되는 이슈를 경유한다고 보인다. 곧, 〈흙사람〉에는 한국이라는 역사적, 지정학적, 문화사회적 메타포로서 한일 관계와 심각한 기후 위기의 전세계적 상황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혼재되고 절합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그 둘 중에 어떤 명제가 주도적인지 또는 다른 하나의 명제가 기능적인 차원으로 적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흙사람〉은 개인과 집단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인다는 점에서, 이러한 가정들은 무력화되는 듯 보인다. 곧 하나의 맥거핀이거나 또 다른 문제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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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근영, 《활활》에 대한 주석: 하나의 수많은 얼굴들REVIEW/Visual arts 2026. 3. 3. 20:26
홍근영 작가의 《활활》은 얼굴을 전면화하는 일련의 도자 군집을 구성한다. 이 군집이 전시의 유일한 전략이며, 이는 전체적인 공간에의 산포와 그룹화의 경계 지대로의 구분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군집은 복잡계의 기호학적 생태라는 의미를 구성하는 한편, 수많은 작업의 양산이라는 작업자의 정체성을 노정한다. 이로써 《활활》은 작가의 가상적 세계의 의식과 작가로서의 의식을 따로 또 같이 엿볼 수 있게 하며, 그 대신 전시의 큐레이팅의 변별적 의식을 유예한다. 작품들은 그 양적 측면에서나 공간의 점유 정도에서나 그리고 그 얼굴이라는 것에 대한 주목을 통해서나 ‘활활’ 타오르고 있으며, 이는 작품을 작가로 소급하는, 작가를 작품으로 환원하는 그런 전시라 할 수 있겠다, 곧 과잉의 물질적 토대가 그 자체의 미학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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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성북동비둘기, 〈걸리버스 2〉: 연쇄적인 이미지 기호들의 병치, 파국에서 쾌락을 맛보다REVIEW/Theater 2026. 3. 3. 20:23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걸리버스 2〉(2025)는 영국의 풍자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1667-1745)의 4부로 구성된 『걸리버 여행기』를 모티브로 하는데, 〈걸리버스〉(2022)가 소인국을 다룬 1부를 가져온다면, 이번에는 2부의 거인국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4부는 차례대로 무대화되며 일종의 시리즈물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을 예측하게 한다. 〈걸리버스 2〉는 『걸리버 여행기』가 아닌, 〈걸리버스〉 자체와의 연관성을 맨 앞의 부재의 공간을 통해(서만) 구현하며 시작한다. 〈걸리버스 2〉는 〈걸리버스〉와 독립된 작품이며 바로 그 지점을 여기서 공준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빈’ 형식으로서 인용이라는 점에서의 본질, 곧 공통됨이 성립한다.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가 배경음악으로 나오고 텅 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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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의 발화에 대한 단상: 담론 구성으로서 영화 그리고 정치라는 공통의 장소 - 오동진의 말을 문장으로 만들기의 기술을 통해Column 2026. 3. 2. 21:33
정의당 장혜영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보낸 오동진 신임 집행위원장 선임에 대한 질의서는 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담겨 있다. 이는 과거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댓글 한 문장으로 소급된다. 이 질의서는 2005년 8월 12일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한 장혜영의 페이스북에 쓴 비판에 대한 답변인 오동진의 비판에 대한 사후적 재처리로서, 엄밀히는 오동진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 비판을 경유해 오동진의 자격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영화제의 불성실한 혹은 불합리한 선임의 비가시화된 과정 자체를 겨냥한다. 그러니까 이는 영화제에 오동진이라는 곤궁을 떠안기는 곤궁을 초래하는 셈인데, 질의서에 충실하게 답변하는 방식으로서, 오동진을 설사 소거했다고 해도, 그 절차는 잘못된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일이 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