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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극장 쿼드X즉각반응, 〈엔드 월 - 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문학의 견지에서 타자성을 구성하기REVIEW/Theater 2026. 5. 8. 13:10
〈엔드 월 - 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이하 〈엔드 월〉)는 한쪽 끝 벽에 깔려 죽은 주인공 아성이, 질문을 통해 이전의 시간으로 반복해서 돌아가며 죽음의 원인이 아닌, 그 상황 속에 자신의 행위에 개입된 자신의 의식을 탐문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죽음 직전의 상황과 친구들과의 추억이 계속해서 소환된다. 자신을 성찰하는, 자신을 화두로 삼는 이 과정은 문장의 빈 공간을 찾고 거기에 들어갈 적합한 말을 찾는 글쓰기에 비유되는데, 곧 아성이 본인의 죽음과 관련한 자신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작가로서 사건과 한 인물에 대한 접근이 이뤄짐은, 한편으로는 애도의 차원 바깥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원한 감정의 차원을 넘어, 한 인물에 대한 서술의 차원이 문학적으로 승화됨을 의미한다. 또 다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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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돌파구, 〈키리에〉(장영 작/전인철 연출): 죽음을 경유한 사랑으로의 도약REVIEW/Theater 2026. 5. 8. 12:53
〈키리에〉는 자신이 건축한 집이 된 영혼(최희진)을 죽음을 앞두고 찾아온 존재들이 그와의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어떤 비지각적이고도 무매개적인 접촉 아래, 일종의 고해성사적 독백을 통해 삶을 다시 추스르고 도약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일종의 영혼의 싸개로서 집은 영혼의 물리적 연장이자 또 다른 신체를 수용하며 그것을 지각하는 신체의 전면화된 재분절로서, 정신이 신체로 이완―탈영토화―되면서 정신-신체라는 반죽의 동일한 밀도를 띠는―재영토화되는―, 그리하여 거대한 하나의 기관, 혹은 기관 없는 신체가 된 집이 된다. 그때 들어오는 영혼들은 역설적으로 비워진 정신의 영역 아래, 정신을 그 확장된 신체에 이완할 수 있는 역량을 부여받는 것과 같다. 〈키리에〉는 이처럼 죽음 ‘이후’와 죽음 ‘직전’을 맞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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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안전연극제 : 면역력] 송정현, 〈정현 씨는 문화예술도 모르면서 왜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만들었는가?〉: 예술의 형식으로서 정치적 발화가 갖는 어떤 효과들REVIEW/Performance 2026. 5. 7. 16:43
송정현의 〈정현 씨는 문화예술도 모르면서 왜?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만들었는가?〉(이하 〈정현 씨는〉)는 그 제목 이후, 포항장애인문화예술활동센터를 그럼에도 왜 차렸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가 주는 답을 좇아가는 과정 자체다. 송정현은 센터의 설립 미션과 비전을 주창하는, 이른바 단상에 오른 연사인데, 이는 장애인보다는 시민의 자격으로서 그러하다. 사실상 그 말은 센터 자체의 구체적인 사실들, 곧 센터의 연혁, 프로그램, 규모, 활동 사항, 운영 원리 등 센터가 갖는 실질적 차원의 제반 요소들을 대체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그 센터가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앞서 주체를 향하는 이 질문은, 이러한 꿈의 추상적이고 거대한 윤곽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공허한지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예술과 어떻게 그의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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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안전연극제 : 면역력] 《소거된 몸짓: 연극in 미게재 희곡 작가 페스티벌》: 희곡 스스로 한 발 나아간 자리, 그리고 사라진 시간으로부터 발화하기REVIEW/Theater 2026. 5. 7. 16:32
《2026 안전연극제: 면역력》은 기획의 하나로, 《연극in》의 희곡 공모에 당선되었지만 《연극in》이 잠정 휴간되며 끝내 미게재된 여섯 편의 희곡을 《소거된 몸짓: 연극in 미게재 희곡 작가 페스티벌》(이하 《소거된 몸짓》)에 ‘싣는다’. 이는 제도가 가져온 2년간의 “기다림”과 “공백”을 작가 스스로 돌이켜보고 발화하며 희곡만이 아닌, 그것과 결부된 주체의 자리를 현상하고, 곧 그들이 가진 제도에서 버려진 자의 당사자성을 토대로 그들 스스로 자신의 희곡을 무대로 확장하고 변주하는 능동적 주체의 자리에 두게 함으로써 제도의 공백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크레디트에는 여섯 명을 “참여작가(미게재 아님)”로 재명명하는데, 이는 곧 게재를 의미하는 동시에 그 전사를 소급한다. 이는 미게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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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노 세갈, 《티노 세갈》: 티노 세갈이라는 경계로서 장치(물)REVIEW/Performance 2026. 5. 7. 16:24
티노 세갈의 전시 《티노 세갈》은 간략하게 말하면 무언가 신체 움직임으로부터 ‘발생’하는 것들에 대한 것인데, 실제 전시명은 그의 이름으로 지어졌기보다 임시적으로 고착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소급적 차원에서 티노 세갈의 고유성을 준별하되 전시로써 발생하는 무언가의 ‘더’ 부가된 관념의 자리를 그의 이름으로 재처리하는, 메우는 구멍 마개의 차원에서 그를 전시로 부르‘게 된다’―기존의 전시를 그가 아닌 것으로 정의한다(그런데 개인전, 곧 그의 전시라고 하면 그것을 다시 보통의 관념으로 되돌린다). 그러니까 ‘티노 세갈’은 까다로운 대상인데, 그것은 전시명을 짓지 않음으로써 이것이 전시와 다른 무엇이며, 실은 전시가 아니지만 전시의 틀로서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모순을 일으킨다. 곧 이 전시가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