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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당신이 날 볼 수 없다는 것만 빼면〉: 두 가지 시각 체제의 기원REVIEW/Performance 2026. 5. 18. 20:02
“당신이 날 볼 수 없다는 것만 빼면”에서 “당신”은 투명인간으로, 여기서 ‘나’의 자리는 관객에서 유령으로 옮겨진다. 또는 유령을 경유한 관객인 나로 옮겨진다. 따라서 등장인물은 투명인간과 유령인데, 투명인간은 보이지 않으므로, 그것의 움직임을 가시화해줄 장치로서 전동 침대가 대신 자리한다. 반면, 중반 이후부터 등장한 유령은 천으로 쌓여 있고, 스틸트로 불리는 작업용 사다리를 착용해 출입구의 높이를 훌쩍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단의 얼굴 쪽에 검은 두 눈의 형체가 드러난다. 투명인간이 전동 침대의 기계적 움직임 자체에 접면하며 그것과 경계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것에 더해진 어떤 것, 그것으로 지지된 어떤 것으로서, 그것에서 감산된 어떤 것으로서 결정적으로 그것과 혼동되는 것으로서 드러난다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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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혁, 〈안티-샤먼 샤먼 클럽〉: 역사적 사건들의 기원의 장소로서 광주 또는 공통의 장소로서 광주가 망라하는 역사적 왜상들REVIEW/Performance 2026. 5. 18. 20:01
오세혁의 〈안티-샤먼 샤먼 클럽〉은 클럽을 전유해서 샤먼으로 분한 DJ와 진행자, 퍼포머 등의 인도 아래 춤추고 즐긴다는 개념 아래 진행되는데, 이는 후반 세월호, 이태원, 광주 5.18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들을 애도하는 시간으로 급격하게 변화한다. 그 중간에는 전 대통령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이라는 상황이 자리하는데, 곧 정치적 위기 상황은 5.18과 직접 연동되면서 그를 무릎 꿇려 비가시화된 또는 영원히 처벌받지 않을 폭군을 대리 처벌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애도의 문이 열린다고 볼 수 있다. 곧 윤석열로 체현된 샤먼이 무릎 꿇고 고개 숙인 채 우리 눈앞에서 모호한 희생물로 봉헌됨에 따라 5.18은 승리의 기억으로 현동화되면서 오히려 과거의 차원으로 봉쇄될 수 있게 되는데, 일종의 미묘한 기억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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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 2025] 안토니오 루스 컴퍼니, 〈파르살리아〉: 해방을 위한 전쟁의 서사REVIEW/Dance 2026. 5. 18. 19:59
안토니오 루스 컴퍼니의 〈파르살리아〉는 시인 루카누스의 동명의 서사시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업으로, 이 서사시가 다룬 로마의 파르살루스 지역에서 벌어진 카이로스와 폼페이우스의 내전은 현대식 군대 복장과 함께 돔 형태의 비닐 안에서 주로 표현된다. 처음 봉긋하게 솟은 거대한 두 개의 무덤과 같은 형상의, 실제 공기가 주입된 아이보리색 텐트를 하수에서 상수로 약간의 사선 방향으로 건너지르는 여자의 등장에서 시작된 〈파르살리아〉는, 투명 비닐 국기를 들고 중간 쪽 객석을 건너는 도중에 마무리되는데, 이 두 다른 여성 무용수의 횡단, 그리고 하부든 상부든 간에 펄럭임을 만드는 자유로운 혹은 주체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통해 전쟁 너머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수여하고자 함이 드러난다. 열린 틈새, 경계 너머의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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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변방연극제] 프로젝트불똥 X 플랫폼C,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맞춤 투어〉: 타자성의 거리를 배가하여 다시 쓰기REVIEW/Performance 2026. 5. 18. 19:57
프로젝트불똥 X 플랫폼C의〈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맞춤 투어〉(이하 〈동아시아 맞춤 투어〉)는 동시대의 동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하거나 부정적인 현실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운동의 현장을 향한 연대적인 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한다. 여기서 “투어”는 프로젝션을 통한 영상과 그 앞의 두 MC의 소개 멘트로써 이뤄지며, 실질적인 관객의 이동은 대부분 프로젝션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른 방향과 거리, 간격을 재조정하는 정도에 그친다―이는 결말에는 세운홀 바깥으로 이동하며 앞선 운동 에너지로 변환된다. 정확히 현재 우리가 자리한 이 점유, 전유된 장소와 영상 재현의 근거가 시차와 거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차이의 지점에서 발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어는 장소의 체험이 아닌 장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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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PAF] 얀 마르텐스, 〈도그 데이즈, 오버 2.0〉: 몸이라는 착각 혹은 의무REVIEW/Visual arts 2026. 5. 18. 19:55
얀 마르텐스의 〈도그 데이즈, 오버 2.0〉(이하 〈도그 데이즈〉)은 브라 톱과 쇼트 팬츠, 레오타드, 크롭티, 네온 컬러의 레깅스 등의 의상을 입은 채 무릎을 굴신하여 앞뒤로 점프하는 발 구름 동작을 하나의 ‘토대’로 두고 그야말로 공연 전체를 거의 일관되게 관통하는데, 이는 흔들리면서 정확한 몸의 지층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자세는 제자리이면서 그렇지 않은, 나아가지만 다시 소급되는 몸의 정형된 기억을, 고착된 체계 아래 종속되면서 그것의 틈새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인데, 그것은 집단적 대열을 재정비하며 그리하여 유지하는 차원에서, 후반에는 그 틈새 자체로부터 집단을 재배열하는 것으로 나아가면서 그 체계 자체를 전복하게 된다. 따라서 〈도그 데이즈〉은 집단 체계 아래 종속된 개체들의 프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