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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화성에서의 나날〉(윤성호 작/연출): 영원한 시간으로서 죽음충동에 대하여REVIEW/Theater 2026. 6. 11. 21:47
장소적 차원으로서 무대 〈화성에서의 나날〉은 화성 편도행 우주선에 탑승했던 환과 욱이 착륙 과정에서 사고로 고장 난 우주선 안에서, 둘이서 온갖 대화와 일지 작성의 시간을 보내며 몇 년 남은 우주 식량에 의존해 시간을 보내는, 곧 일종의 “역할극”과 일지로써 하루하루를 기입하는 일종의 사고 실험적 전제 아래 흘러간다. 일지에 의해 시간 측정은 그야말로 지리멸렬하고 무미건조한 시간성의 단면과 유한한 삶의 이면 모두를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구제 불능의 생존과 희망에 기초한 미래가 혼선되어 있다. 〈화성에서의 나날〉은 무대를 객석으로 전유하는 가운데, 상수와 하수에 위치한, 서로를 마주하는 두 개의 객석 단 사이에 두 명의 배우가 위치하며, 거기에는 의자들이 뒤집혀 있거나 그저 놓여 있을 뿐이다. 이는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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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PAF]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 〈디 임플로이〉: 인간 존재의 심급을 가르기 혹은 가로지르기REVIEW/Theater 2026. 6. 11. 21:47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의 〈디 임플로이〉는 무대 위 작은 큐브 공간을 영상으로 확장, 증폭하는 방식으로써 제목과 같이 고용된 직원들로서, 안드로이드와 인간에 대한 실험에 참여하기 위해 미래의 우주선에 탑승한 존재들의 주로 변화되어 가는 심리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독립적인 조명 장치를 부착한 큐브 안에서 진행되는 장면들을 관객은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오가며 직접 들여다보거나, 그 주변과 안을 움직이는 카메라맨의 촬영에 따라, 큐브 바깥의 세 면에 위아래로 2개씩 설치된 각각 크고 작은 스크린들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영상을 객석에서 따라 가는 것 역시 가능하다. 약간의 미로처럼 되어 있는 큐브는 그 밖의 조명으로 인해 외부의 주의를 끄는 반면, 그 안의 것들은 프레임의 지지체들과 벽의 분리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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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암 나트로슈빌리, 데투 진차라제, 〈So Far〉: 그다지 멀지 않은 역사…REVIEW/Visual arts 2026. 6. 11. 21:46
마리암 나트로슈빌리와 데투 진차라제의 작업들은 조지아의 역사적 잔여로 남은, 망각과 현재로 뒤덮인 공간을 조명하고 더듬으며 현대사의 기억을 되불러오는데, 이는 그들이 전시장 벽면에 새긴 일종의 그들 고유의 표어이자 전시명으로서 유일한 기입, “So Far”을 경유해, 그 현재와 밀착된 시점과 함께 또한 그로부터 너무 멀리 있는 역사의 진실―지금으로 뒤덮인―을 중의적이고 역설적으로 전달한다. 공간에 부착되는 이 작업은 공간에의 새로운 기입―미소한 조처로서 개입―을 통해 또 다른 시간의 지층을 임시적으로나마 더하는데, 이는 (이) 공간이 역사를 기입한 공간이며, 또한 많은 곳이 사라져 흔적들로 기워져 더듬더듬 발화하는 곳임을 드러내며, (이) 공간을 다시/새롭게 특정하기보다 또한 정체화하기보다 그 공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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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카와 사오 원작, 신유청 연출, 〈헌치백〉: 자기 부정과 자기 수용의 피드백 놀이REVIEW/Theater 2026. 6. 11. 21:46
〈헌치백〉은 이치카와 사오의 동명 원작 소설 속 주인공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의 문장들은 여러 명의 배우에 의해 나뉘어 전개된다. 희귀 근육질환인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으로 인해 인공호흡기와 전동휠체어의 지지 아래 살아가는 샤카의 경험은 작가 자신에게서 온 것이다. 샤카는 사회적 금제의 경계를 시험하는 자신의 욕망을 문학으로써 수행하는데, 이는 극의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그가 동명의 필명으로 기고하는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아닌, 그의 기입되지 않는 일기의 형식에 가까우며, 이 일기는 그의 자의식이 구성하는 세계 그 자체다. 그의 작가적 의식은 그의 삶의 반영이자 삶의 부수물들로, 그의 바깥에 있는 사회에 대한 조망과 횡단의 시선을 경유한 대자적 관계의 구성 아래, 기존 사회의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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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PAF] 올라 마시에예프스카(Ola Maciejewska), 〈로이 풀러: 리서치(Loie Fuller: Research)〉: 매체적 감축과 시각예술적 불순물REVIEW/Dance 2026. 6. 11. 21:46
올라 마시에예프스카의 〈로이 풀러: 리서치〉(이하 〈로이 풀러〉)는 20세기 초 미국 무용가 ‘로이 풀러(Loie Fuller)’의 ‘서펜타인 댄스(Serpentine Dance)’를 다시 선보이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원본의 매체적 감축을 동반하는 동시에 특정한 매체로 압축된다. 움직임에 부착되는 색의 변화, 곧 컬러 젤을 발라 조명에 따라 달리 채색되는 의상 효과는 초기 영화의 애니메이션 효과와 조응되며 뤼미에르 형제의 푸티지 필름으로 기입되며 현재로 연장되는 반면, 〈로이 풀러〉에서 춤은 의상과 몸의 순전한 관계 아래의 표현 양상으로 집중된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전유에 대해서는 그 움직임의 온전한 가능성에 대한 탐구 이전에 오히려 석화된 역사의 이미지더라도 그것을 다시 구현할 때는 여전히 현재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