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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 〈개기일식 기다리기〉: 부재를 응시하는 법REVIEW/Theater 2026. 7. 31. 20:44
부재의 형식 〈개기일식 기다리기〉(이하 〈개기일식〉)는 어느 미래의 시점을 끌고 오는데, 이는 375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일식이 2시간 뒤에 펼쳐진다는 전제이다. 이로써 사건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 그러나 발생할 것이 된다. 그런데 러닝타임이 2시간이므로, 정확히 개기일식의 순간은 극이 닫히는 순간이 된다. ‘서서히’ 조명이 일부 꺼지는 기이하고도 모호한 정적의 결말은 무언가를 정확하게 지칭하는 대신, 공백과 부재의 혐의를 짙게 드리운다. 그것은 극장, 공간의 실재성을 향하는 공허한 시선의 운동성 외에 무언가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실상 실재를 유예하고 지연하는 시간의 이 전략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기다림이 관객에게 수여되었을 때, 곧 입장 시 돗자리 하나가 주어지고 각자의 자리를 자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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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 이은채, 연출 이해인, 〈힛 더 디어〉: 지구를 매개하기 혹은 벗어나기REVIEW/Theater 2026. 7. 31. 20:44
타자성의 통로 혹은 매개 〈힛 더 디어〉의 제목은 갑작스레 고속도로에서 사슴이 튀어나올 때 사슴을 피하지 말고, 사슴을 치라는 조언을 함의하는데, 여기서 사슴은, 그리고 그 사슴을 바라보는 맞은편의 주체는 어디에 해당할까. 집을 떠나는 아이 둘과 그 둘을 지켜보는 다듬이 벌레라는 이중 구조로 전개되는 〈힛 더 디어〉는, 극장 2층을 활용하여 방 안에서 망원경을 들고 우주를 살펴보는 것으로써 후자의 등장을 알리는 것과 같이, 저 너머의 행성에 있는 벌레와의 닿을 수 없는 거리를 극장의 복층 구조로써 주로 처리한다. 그리고 이때 공연이 시작되는 그 아래쪽 1층 하수 전면의 직사각형의 뚫린 입구는 주차장 공간으로, 그러니까 마치 집을 빠져나오는 둘을 상정하며, 중앙 공간을 한 순간에 그 둘이 고속도로 한복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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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플러그드 바디즈 컴퍼니, 〈JASON Project〉: 체현되는 그리고 관찰하는 신체REVIEW/Dance 2026. 7. 31. 20:44
언플러그드 바디즈 컴퍼니의 〈JASON Project〉는 ‘JASON’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통해 지구의 문명 전반을 재상기하는 차원에서, 그의 시점으로부터 우리를 역투시하게끔 하는데, 암전 이후 실험실에 착륙한 벌거벗은 존재로부터 공연이 시작되는바, 의식이 없는 그 존재는 실험실 무대에 올려짐으로써 본격적으로 그 생명이 가시화된다. 무대 상수와 하수 가에 각각 3대씩 세워진 형광등 스탠드에 형광등 하나를 끼워 넣음과 함께 공간을 구동하고 동시에 지배하는 디제시스 사운드―형광등과 동기화되는 지점으로 삽입되며 공간과 결착한다.―가 출현하면서, 두 개의 별이 충돌함을 가정한 1장에서의 타 별의 새로운 생명체가 먼저 도착한 데 이어, 그것이 실험실 체제와 결속하며 이후 실험을 통해 ‘재’탄생하게 됨의 계기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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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무회, 《김매자 춤의 연대기 - 춤결을 짓다(계승과 변주의 미학)》: 자연의 힘과 역량을 운용하는 몸REVIEW/Dance 2026. 7. 31. 20:44
《김매자 춤의 연대기 - 춤결을 짓다(계승과 변주의 미학)》는 순서대로 〈춤본 I〉, 〈일무〉, 〈광〉 세 작업을 모았는데―각각 김미선, 김성의, 손미정이 독무를, 김지영, 백주희, 고경혜, 황인정이 세 공연의 군무를 맡았다.―, 전통의 형식을 가져오고 활용하되 자연과 맺는 존재의 뜻과 숨에 대한 강조를 통한 세계관의 새로운 정립으로써 거대하고 극적인 세계 환경 내 존재의 체험 양식을 구성하고, 동시에 세계의 생성 구조 내 존재의 역량과 힘을 창발시킨다고 할 수 있었다. 일종의 ‘전통으로서 김매자’를 상정하는 가운데, “계승과 변주”라는 것은 내재적 차원을 벗어나게 되며, 일견 형용 모순적인 전제로 느껴지는데, “연대기”적 시간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변주’보다는 ‘계승’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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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춤 - 개인전》 - 이예주, 조성민, 김연재, 한혜수 리뷰REVIEW/Dance 2026. 7. 31. 20:44
이예주, 〈이매방류 살풀이춤〉, 〈강선영류 태평무〉 이예주의 〈이매방류 살풀이춤〉은 살을 맺고 푸는데[기경결해(起景結解)], 역설적으로 풀기 위해 먼저 맺힌다. 살은 부정적 대상으로 따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체현되는데, 그 결과 춤은 비극과 희극을 횡단하는, 비극이 희극으로 융해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살을 경계하여 ‘품고’ (체화된 그) 살을 기꺼이 흘려보낸다. 이때 흰 수건은 신체 외재적인 예외적 대상으로서 신체의 확장을 기하는 한편 감정의 경계적 표지를 구성한다. 그러니까 감정을 다시 대상에 가두어 흘려보냄이 가능해진다. 가령 초반 수건을 한쪽 팔로 뒤로 젖힐 때 근엄한 표정은 순식간에 누그러들며 미소로 변한다. 그처럼 질서 잡힌 태도는 화색 돋은 얼굴로 일시에 뒤집히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