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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헤이 나와(Kohei Nawa)×다미엥 잘레(Damien Jalet), 〈플래닛[방랑자](Planet[Wanderer])〉: 미래라는 은밀한 기원REVIEW/Dance 2026. 7. 8. 13:56
어떻게 공간에서 움직임이 출발한 것인가 〈플래닛[방랑자]〉(2021, 이하 〈플래닛〉)은 조각가 코헤이 나와와 안무가 다미엥 잘레의 협업으로 이뤄진 공연으로, 그들의 두 번째 협업의 산물이다. 〈플래닛〉은 나와의 공간 위의 결정체로서 조각을 유동하는 생명체들의 움직임으로 바꾸는 잘레의 공연인바, 이 멈춰짐의 전제 조건을 신체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그리고 연장할지가 관건이다. 이때 신체에 가해지는 제약이 표현의 자율성과 표현의 변주 폭을 줄이거나 소거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하는 건 이 작품을 통상적인 무대 공연으로 환원시키는 협소한 비판의 한계에 갇힌다. 아마도 신체의 제약과 신체의 생명력을 가장 극적이면서도 명석하게 그린 장면인, 무대에 난 구멍들 위의 점성을 띤 하얀 액체를 앞뒤로 오가는 편재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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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윤슬,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이로아 원작, 장윤하 각색/연출): 기억의 지지체로서 공동체REVIEW/Theater 2026. 7. 8. 13:56
비언어적 존재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이하 〈왝왝이〉)는 동명의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한 작업으로, 사회적 참사의 여파, 참사 관련 당사자성을 지닌 생존자와 유가족이 겪는 트라우마와 애도 불가능성, 그리고 사건의 부정성과 봉합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아래, 정치적 존재로 변모해 가는 당사자들의 양상을 그린다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를 환기시킨다.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서 살아남은 연서는 추모제 준비단 활동을 반강제적으로 그만두게 되면서 학교 바깥을 배회하게 되고, 평소 돌보던 길고양이 옥이를 찾다가 하수구 아래 왝왝이란 존재와 만나게 된다. 강력한 트라우마적 기억에 시달렸을 연서가 공동의 추모를 위한 활동으로 나아갈 때 그는 성숙한 주체로 나아가며 중압적 기억으로부터도 해방될 근거를 얻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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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제 이애주류 주연희 춤, 《의례》: 근본적 몸짓의 시간으로 돌아가다REVIEW/Dance 2026. 7. 8. 13:55
주연희, 〈태평춤본〉 〈태평춤본〉은 긴장감 속 결연함으로부터 출발한다. 음악이 요란해지며 앞발을 힘차게 차 내밀 때까지 걷고 어슬렁거리고 재고 땅을 밟고 점하며, 공간을 만지고 다듬는 공간(에)의 육화가 있다. 이는 익딘 유인상의 장구와 완만하게 거리를 잴 때 그리하여 춤과의 거리를 잴 때 놓이는 춤이며, 장구의 채편이 거세지고 잦아질 때 몸은 땅을 딛은 채 몰입되고 장구를 타며 분절되기 시작한다. 곧 공간 ‘위’에서 몸짓들이 쪼개진다. 하나의 중심이 공간에 박힌다. 몸에 생기를 돋우는 요란함은 몸을 이완시키고 재간을 수용한다. 덜그럭거리는 장구와 단속적 징(박주홍)의 잦아짐에 따라 몸은 활주한다. 곧 잦아들고 징이 주조음 격으로 장구보다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곧 장구가 무심하게 흐른다면 징은 배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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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형, 〈한국인을 관두는 법〉에 대한 주석: 냉소라는 형식REVIEW/Visual arts 2026. 7. 8. 13:55
안건형 감독의 〈한국인을 관두는 법〉(2018/2024. 2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66분 24초. 오리지널 버전 제10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커미션.)은 각각 이미지와 내레이션(좌측 스크린), 인용 문구와 사진(우측 스크린)으로 병치되는 2개의 스크린을 통해 “한국인”의 특정한 역사 문화적 DNA를 추상, 조감해 낸다. 기회주의자 한국인에 대한 강령 속에서 구분/분별의 방식을 통한 한국인 안의 경계를 내는 과정은 특정 한국인에 대한 범주와 그 바깥의 범주를 반드시 전제하므로, “한국인을 관두는 법”은 한국인임을 전적으로 포기하기보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범주화하고 바로 그것을) 선택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택의 주술은 한결같이 반어적인 데다 메스꺼움을 유래하도록 전면화되어 있고, 따라서 비가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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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Connecting Bodies: Asia Women Artists》에 대한 메모: 통합과 신화화의 기제로서 고착되는 여성이라는 형상REVIEW/Visual arts 2026. 7. 8. 13:55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이하, 《접속하는 몸》)은 타자의 형상으로서 여성과 아시아를 하나의 범주로 구성하는 거대한 기획을 전면에 내세우는데, 이는 이 두 범주를 담론적 차원에서 혹은 미술사적 차원에서 새롭게 갱신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괄호 치기의 방식, 곧 포함과 확장의 차원을 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곧 아시아와 여성, 그로부터의 미술에 대한 차원은 각기 다른 범주에서 출발하는 하나의 교집합이 아니라, 처음부터 유기적인 하나의 형상으로 꾀어 있는 듯 보인다. 아시아의 여성의 미술가‘들’로 매끈하게 수렴하는 이 도식은 결국 다시 서구의 남성 미술(가들)이라는 도식의 변증법적 기술이 전제되었음을 가정한다. 곧 (제대로) 쓰이지 않은 역사를 쓰는 건 ‘다시’인가, 아님 ‘새롭게’인가? 이는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