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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 원작, 류이향 각색/연출, 〈모린〉: 막 너머로 환치되며 교환되는 개념들REVIEW/Theater 2026. 6. 30. 23:01
미란에서 모린으로 〈모린〉은 다양한 소수자성의 인물을 지닌 인물들을 교차시키는데, 이는 콜센터 직원으로 한 고객의 지속적인 갑질로써 우울 증세를 겪는 미란이 시각장애인 영은을 만나면서, 연인이 되는 하나의 서사를 중심 축으로 하며, 일종의 서브 플롯으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미란의 친구 보현의 서사는, 영상을 통해 전화 너머의 세계로 건너온다. 이때 보현은 미란이 영은과 성큼 만나볼 것을 경청하며, 그것을 새삼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케 한다. 곧 시각장애인과의 내밀한 만남과 자폐 스펙트럼 자녀를 두는 것은 비례하며 우정을 경유하여 상호교차성의 잠재적 범주 안에서 횡단한다. 또한 모린이 겪는 우울은 요제프 코발스키의 산문 『보이지 않는 것들』의 낭독 도서 제작을 신청하고, 낭독 녹음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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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수유, 〈고트〉(페르디난트 폰 시라호(FERDINAND VON SCHRACH) 작, 류주연 연출): 자기 죽음에 대한 자율적 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REVIEW/Theater 2026. 6. 30. 23:00
〈고트〉는 자기 선택사라고 하는 자기 죽음에 대한 자율적 권리를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첨예하게 의견이 난립하는 한 공청회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것이 일종의 현재 진행형의 성격을 띠며 작동하는 말의 차원을 구성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건, 말 그대로 공청회의 특징이 충족시키는 연극의 성질, 곧 현실에 대한 어떤 결과나 변화를 산출하지 않는 영역에서 시뮬레이션 차원에서 판단과 선택의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공청회의 발화 행위들이, 곧 제4의 벽을 넘어, 의제를 던지고 수행성의 차원에서 그것이 작동하는 연극의 전면으로 고스란히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미에 실제 관객의 참여를 통해 관객은 찬반, 혹은 기권의 의견을 거수의 과정에서 표현하는데, 그보다 더 본원적인 차원에서 각 패널의 진술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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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독백연습〉: 언어의 재경계를 표식하는 움직임(의 언어)들REVIEW/Performance 2026. 6. 30. 23:00
허윤경의 〈독백연습〉에는 안무가 자신이 찾은 또는 그를 거쳐 간 여러 텍스트를 움직임과 연관 짓는데, 그 둘은 공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이때 언어와 신체가 갖는 각각의 공간성은 절합 가운데 교섭되는 여지를 마련하게 된다. 어쩌면 그것은 언어 안에 움직임이 재포섭되는 절차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언어가 움직임으로 재분절되며 연장되는, 곧 확장되는 것일 수 있다. 곧 움직임은 언어의 공간이며, 언어의 공간에는 움직임이 담긴다. 그러나 움직임은 순수한 언어의 어떤 가능성을 전달할 수도 있을까. 허윤경은 움직임의 경로를 찾아 나간다, 언어를 빌려―몸은 전제되는 무엇이다.―, 또는 언어에 빗대―몸은 언어로서 구성된다.―. 텍스트를 담은 종이는 구멍에 박혀 있다. 그것은 손과 바닥 사이의 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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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균, 《예언과 시나리오》: 믿음의 체계 혹은 비틀림REVIEW/Visual arts 2026. 6. 30. 23:00
‘예언’과 ‘시나리오’는 미래에 대한 두 다른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전자가 미래를 확약하는 믿음의 체계를 전제한다면, 후자는 미래를 예측하(려)는 현실에 뿌리를 둔다. 시나리오가 예언을 현실과 봉합하는 표현이 되거나 예언의 비현실성을 구체화하는 형식으로 복무하는 지점에서의 균열을 찾아내는 방식, 아마도 이 둘이 상호 복무하며 통합되는 지점에서의 간격, 그 둘을 각자의 자리로 다시 돌려놓고자 하는 태도가 둘의 병치 속에 자리하며 전시의 실체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에 다가와 있는 미래, 다른 현실에 대한 반영, 미래를 바라보고 지각하는 여러 태도들은 미래에 대응하는 유사 과학적 혹은 핍진적 현실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서사, 비인간의 상이한 지각 체계, 분산되며 재발견되는 파편으로서 사물들을 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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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민, 〈누구의 마을도 아니게 될 때〉에 대한 메모: 지방 소멸에 대한 동시대적 우화REVIEW/Theater 2026. 6. 30. 23:00
김연민의 〈누구의 마을도 아니게 될 때〉는 인구 소멸 지역의 마치 근미래를 그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현재의 핍진한 묘사인지 SF적 상상력의 차원인지 혼동을 준다. 이는 그 지역에 대한 타자로서 존재 양상에서 기인하는 결과로 보인다. 곧 지역과 존재의 간극, 격차로 인해 지역은 이질적인 차원으로 극대화된다. 처음 일본의 한 인형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 마을을 인형으로 채워 만든 츠키미 아야노라는 “소멸의 예술가”의 일화는 소개되기보다 초반 인구 소멸 지역에 대한 단면을 경험하는 차원에서 클로즈업되는데, 이때 한 할머니의 형상이 진짜인지에 대한 물음을 갖고 고용된 배우인지, 공무원인지 정체를 추정하는 의식의 흐름에서처럼 멈춰 버린 기이한 시간의 마을이 드러난다. 두 번째 일화는 소 축사에서 벌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