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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안무 김보라): 아직 말해지지 않은 신체를 던져놓기REVIEW/Dance 2026. 7. 23. 14:54
신체 밀착적 오브제들의 무의미적 절대성 〈내가 물에서 본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오브제가 등장하는데, 먼저 쿼터파이프에서 바닥으로 이어지는 금속 철판에 접착된 파란 비닐의 배경 자체이며, 또 하나는 물이 든 컵, 그리고 달걀이 담긴 계란판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신체와 연루되는데, 파란 비닐을 뜯는 초반 긴 행위의 연속으로, 물을 돌아가며 마셔 바닥에 뿜는 중반 일부 구간으로, 후반 계란판을 인 남자의 등장 이후, 무대에 어질러진 달걀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행위 구간이 그것으로, 오브제는 모두 행위에 따른 변용의 과정을 이룬다. 곧 이 사물들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행위의 근거가 되는 동시에 그 행위와 결속된 차원에서 그 사물이 갖는 의미를 행위가 갖는 의미와 구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사실상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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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무용단,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 시청각적 이미지로서 춤의 기술REVIEW/Dance 2026. 7. 23. 14:50
류무용단의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은 승무, 살풀이춤, 강강술래, 선입무 이상 네 개의 춤을 “다시 쓰”거나 “재해석”하고, 마지막으로 진도북춤과 우도설장구를 엮어 만든 〈한국의 미 Ⅱ〉를 선보이는데, 이는 특정 전통을 가져오되 그것을 편집하는 기술이 단지 그 위에 ‘부가’되는 것임이 중요한 듯 보인다. 이는 전통을 원본으로 전제하고 그것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범위 안에서 그것을 다룬다라는 이중의 가정을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일단 이는 재구성의 방식이 전통을 어떤 식으로든 변형한다는 점임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부분이 ‘전통’ 자체가 재해석된 결과임을 수용하기보다는, 그러한 재구성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 어떤 의도로써 행해지는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원본을 앞에 세우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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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재필, 〈파란 밤, 파란 그림자〉: 두꺼운 기호학적 층위에 대해…REVIEW/Performance 2026. 7. 23. 14:33
은재필의 〈파란 밤, 파란 그림자〉는 번역으로서 수행의 몫을 가져간다. 이는 중국의 경극 배우 메이란팡(梅蘭芳, Mei Lanfang)에 관한 리서치와 연구를 토대로, 『세설신어』에 나온 이야기 한 토막, 입장 전에 나눠준 길다란 작은 종이 토막에 적힌 문장―“날개를 자른 것은 단지 새를 곁에 두기 위할 뿐. 꽃을 기다리고 바람과 함께 꿈꾸는 새.”―으로부터 극을 구성한다. 남성이지만 여성만을 연기한 메이란팡의 일례는 버틀러의 젠더는 수행에 입각해 쓰이는 것이라는 젠더 수행성의 개념을 즉각 상기시킨다―이는 비근한 예로, 정은영의 ‘여성국극’ 관련 작업들을 들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 타자성의 존재로서 메이란팡을 경유해, 경극을 수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경극 자체가 기존의 젠더 개념을 전복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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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The New Wave #1_김은지, 〈어푸〉: 현상학적 헤엄의 어떤 양상들REVIEW/Dance 2026. 7. 23. 14:22
〈어푸〉는 무대를 장소 특정적으로 분화시켜, 실존적 상황의 여러 단계를 특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처음 전면 벽을 활용해 물구나무서기를 하다, 무대 중앙부로 나오며 관객을 마주한 채 불안과 망설임을 수반한 행위 양식을 가져가다, 상수 무대 앞쪽에서 의사-돈뭉치에 파묻혔다, 하수 뒤쪽에서 요가 동작들을 재현한다. 이러한 연극적 양상의 행위들이 수행적 차원에서 각각 일어남으로써 진정한 것으로 거듭나는데, 이때 연극이 실재를 재현하는 것―연극이 실재를 담아내는 매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재가 연극적인 차원으로만 서술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곧 각각의 장면은 유기적으로 엮이지는 않고 또한 그 바깥에서 거리를 둘 수 있지 않은데, 그것은 장면이 무대를 물리적으로 초과하며, 심리적으로 또한 초과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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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Spark Place #1_시뮬레이션으로서 움직임REVIEW/Dance 2026. 7. 23. 14:16
김혜미,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실존의 결정적 변전의 순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은 두 남녀 사이에 의자를 주요한 매개로 두는데, 이는 두 사람 사이에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툼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김혜미와 김승욱은 2인무의 전형성에 기울기도 하는데, 곧 적대만이 아니라 어떤 매끄러운 연합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이는 보통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물리적 지지체가 되어 두 사람이 결착되는 순간인데, 아마도 이 지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찰나는 남자가 홀로 의자에 올라가 있고, 그 뒤에서 여자가 갑자기 뛰어들고, 이를 전광석화와 같이 포착해 그를 들고, 여자가 허공에 체류하는 순간 남자의 미세한 머뭇거림과 생각 따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