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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경계넘기: 신진순박소영박뽀또 Part.2〉: 내재적인, 그러나 (비)사회적인REVIEW/Theater 2026. 9. 8. 13:36
1997년과 2026년 사이의 횡단 〈경계넘기: 신진순박소영박뽀또 Part.2〉(이하 〈경계넘기〉)는 박소영 한 명의 이야기에서 네 명의 배우를 더해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세운홀을 전시장의 구조로 활용해 이를 접면하는 배우들의 수행성을 배열하는 것으로써 전 작과의 차이를 구성한다. 전자로부터 개인의 미시사적 계보학을 파고드는 작업의 성격이 오히려 느슨해질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면, 후자로부터는 공간의 물리적 차원을 작업에 대한 합목적성으로 녹여내야 하는 과제를 수여받는다. 박소영은 우선 전시장을 서류들을 갈음하는 게시판으로 바꾼다. 전면을 중앙 스크린―다양한 참조 자료가 공연에 병행된다.―과 그 양옆으로 “자의 성과 본의 변경허가 심판청구서”로 도배하고, 우측―상수―의 벽면에는 칠판이, 그 안쪽으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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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동, 〈번개와 천둥〉: 메커니즘으로서 형식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26. 9. 8. 13:34
과거로부터 건너온 ‘나’ 〈번개와 천둥〉은 미러링을 퍼포먼스의 유일한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내세우려는 시도인데, A와 B가 교차하며 알파에서 오메가로 순일하게 이르는 이 형식주의적 여정은, 그 반대편에서 진정성의 투여를, 헌신적 참여를 이끌어낸다. 처음 언어를 경유하던 미러링은 기억을 경유함으로써 가장 큰 차이를 짧게 가져간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앞선 언어적 공작이 몸의 체득을 통한 응축된 또는 감축된 안무로서 치환되는 지점을 불완전하게 구성한다. 전반적으로 둘의 관계가 묘사와 서술의 차원에서 한 명이 그 바깥에서 보는 자, 곧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이룬다면, 그 안의 대상적 존재는 사실 이전 자신의 말을 교본 삼아 움직이는 주체의 공작이다. 둘은 동시에 현재를 마주할 수 없다. ‘나는 나의 과거에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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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섭, 〈바흐〉: 음악, 인형, 사물의 아상블라주REVIEW/Dance 2026. 9. 8. 13:33
인형극과 같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Violin Sonata No. 1 in G minor, BWV 1001, 1720)를 박진수가 현장에서 연주하는 것에 맞춰 움직임을 쌓아가는데, 이는 주로 하얀 셔츠와 바닥에 평행하게 붙인 하얀 테이프 두 선을 차례로 존재적 차원에서의 지지체로 삼아 다양한 2인무를 펼쳐 내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때 대상의 존재적 부상은 거꾸로 존재의 대상적 차원의 지지체로서 변모에 근거를 둔다. 이는 일종의 인형극적 차원의 외양을 띠고 있으며, 금배섭은 사물의 존재화를 추동하면서 동시에 인형 조종자의 외양 대신에 그것과 함께 거주하는, 그러니까 어떤 특별한 조작의 행위, 그것에 배가되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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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찬, 〈부채〉: 억압을 부채질하기REVIEW/Dance 2026. 9. 8. 13:32
내면을 투사하기 〈부채〉는 제목과 같이 즉자적으로 바람을 부치는 도구를 도입하는데, 이는 인트로에서 커다란 스탠드형 선풍기에서 이후 종이비행기같이 빗변이 긴 직각삼각형 두 개가 마주하며 접힌, 커다란 오브제로 이어진다. 이때 무대 안쪽에서 그것을 얼굴께로 들고 좌우-앞뒤로 기울이는 한 존재, 종이비행기-부채가 얼굴을 대체하는, 형용모순적, 역설적 존재가 계속해서 자리하며, 두 개의 화면 분할이 앞뒤로 구성된다. 아마도 이 존재가 보이는 징후가 이 작품의 심층적 메시지를 호출하며, 〈부채〉가 부채춤이라는 비교적 ‘얕은’ 전통을 조망하는 것의 아이러니와 전통이라는 관념의 두께를 짊어짐의 곤궁을 동시에 나타낸다. 그것은 가분수의 머리를 지닌 채 방향 감각을 잃고 계속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버둥거리는 가운데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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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윤, 〈무제: 쿠쿠〉: 현상학적 혹은 매체 특정적REVIEW/Dance 2026. 9. 8. 13:31
음악의 부상과 강도 〈무제: 쿠쿠〉는 제목 없음에 대한 부제로써 형용모순의 상태를 만드는데, 이 자기 지시적 부정은 쿠쿠가 뻐꾸기의 울음을 나타내는 의성어이자 그로부터 연장되어 일상-문화적으로는 밥솥의 ‘울음’을 전유한 특정 밥솥 브랜드를 상기시키는 한편, 이는 안무가가 의도한 ‘미친’이란 뜻으로 바로 가닿지 않는다. 그러니까 실질적인 제목인 ‘미친’의 뜻을 직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제시하면서 “무제”는 그것의 정의할 수 없음, 정위 지을 수 없음의 사태를 ‘직면’하고 있다. 이로써 ‘미친”을 “단순한 광기를 의미하지 않는”(박수윤) 것으로 정의짓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은 이 작품을 추동하는 절대적인 힘은 음악의 리듬 자체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속적으로 반복되는 뻐꾸기 울음, 혹은 밥솥의 울음이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