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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씨어터, 《없는극장 짓기》: 극장의 두 가지 차원REVIEW/Theater 2026. 9. 16. 15:32
부정성을 전화하기 《없는극장 짓기》는 앤드씨어터의 강화도 소재, 없는극장에서 열린 아홉 명의 창작자가 선보인 공연들로, 없는극장의 운영단과 앤드씨어터의 시즌 단원 등이 참여해, 4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갖고 사적 다큐멘터리 연극 창작 방식을 적용해 각자의 작품들을 만든 것을 묶은 것이다. 각자 창안한 아홉 작품은 하룻동안 없는극장 안팎을 경유해 주말 동안 두 번 발표되었고, A팀과 B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특히, B팀의 경우, 야외를 전격적으로 활용했는데, 공연들이 사이사이를 횡단하는 방식으로, 공동 창작과 운용의 묘를 살렸는데, 이는 이동이 전제된 공연 자체와 맞물리면서 없는극장을 중심으로, 바다~갯벌과 보호수~숲을 크게 잇는 하나의 수직축으로써 없는극장의 장소성을 현상했다. 서사는 그 여정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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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윤, 〈여자 지나기〉: 여성을 접면하기REVIEW/Theater 2026. 9. 16. 15:30
분투하고 분열하는 여자 〈여자 지나기〉는 분열적이기보다 생성적이다. 부정성을 띠기보다 부정성으로부터 긍정성을 취하거나 전화시킨다. 채 윤은 도발적이고도 섹슈얼하다. 도발적이지만 섹슈얼하다. 도발적이어서 섹슈얼하다. 그 반대는/가 아니다. 제목은 여자(에 할당된 클리셰)를 지나(쳐)야 하는 부정성의 대상으로 할당하며 이를 극복의 대상으로 두는 듯 보인다. 곧 ‘여자 지나기’는 자신에게 할당된 여성의 몫을 건너가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일 수도 있고, 그로써 여자라는 관념을 벗어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무엇보다 여러 여성을 만나는 일에서 시작된다. 타자가 되는 방식으로써 여성(적임)을 건너가는 일이 된다. 그런데 여성들은 자신에게 수여된 여성적임의 위치를 일종의 금제로, 억압으로 받아들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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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15분이나 기다렸지만〉: 실재(에)의 침투REVIEW/Theater 2026. 9. 16. 15:28
문 안에서 〈15분이나 기다렸지만〉(이하 〈15분이나〉)은 장소와 사건의 차원에 기대어 있고, 이 둘은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특이하게도 〈15분이나〉는 희곡이 아닌 장소에서 (희곡 역시) 출발한다. 이는 반대로 희곡이 장소를 완벽하게 내포하고 있음이 아니라, 그 장소에 맞게 재배치되며, 장소성에 따라 그 희곡의 언어가 비로소 자리 잡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오히려 〈15분이나〉는 어떤 장소성을 전혀 내포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아마 가장 주요한 장치라 하면, 이곳이 하나의 닫힌 공간이라는 점이며, 총 세 개의 문 중 두 개의 문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테라스가 보이는 투명 문이 일종의 가상-실재적 공간으로의 입구가 되며, 사실상 하나의 무대(의 도입부)이다. 곧 다른 공간으로 건너갈 수 있고,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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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푸름, 〈공통의 되기 : 되기의 기술〉: 허구적 실재(를 기각하기)REVIEW/Performance 2026. 9. 16. 15:27
가시화되어지기 〈공통의 되기 : 되기의 기술〉(이하 〈되기의 기술〉)에는 특별한 신체 움직임에 대한 고안이 없는데, 극장 자체를 사물적 존재로 접근한다. 그러니까 춤 이외의 모든 것이, 극장의 제반 조건이 존재화된다. 그것은 오직 ‘극장’의 서사를 가리키는데, 이는 극장을 장치들의 집합으로 상정하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매체로서 다시 분화될 때, 일종의 존재의 충만함 따위를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되기의 기술〉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동시에 가장 불유쾌한(?) 순간을 꼽자면, 첫 번째는 관객을 미러링하는 장면이며, 두 번째는 조명을 이동시키며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10~15초 정도 빛을 가하는 장면이다. 이는 ‘공통’된 극장에의 귀속과 환원을 전제한다. 그런데 이는 극장이 갖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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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S고원에서〉(히라타 오리자 작/성기웅 연출): 죽음을 기입하는 방식REVIEW/Theater 2026. 9. 16. 15:24
세미-퍼블릭한 공간 히라타 오리자의 동명의 원작을 옮긴 〈S고원에서〉는 “고원에 있는 새너토리엄”이라는 하나의 장소성에 기초하며, 휴게실로 보이는 하나의 특정 장소, 곧 환자, 면회객, 의사, 간호조무사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과 퇴장을 임의로 반복할 수 있는, 히라타의 문법대로 “세미-퍼블릭한 공간”에서 다양한 “회화”가 이뤄진다. 그것은 새로운 정보를 거의 끌어오지 않는 “용장률” 높은 대화이며, 무엇보다 죽음의 분위기가 감도는 공간에서 병의 진행 정도나 죽음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된다. 따라서 환자 개인의 병과 그의 심리의 직간접적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며, “직계가족”이 아닌 면회객(으로 한정된) 입장에서 의사로부터 그것을 알아내는 것 역시 제도상 불가능함이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