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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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준, 〈유령극단 “심각한 밤을 보내리”〉: 결집과 누락이 공진하는 밤REVIEW/Performance 2021. 12. 1. 00:59
유령극단의 〈심각한 밤을 보내리〉는 단순하게는 남산골한옥마을을 산책하며 헤드폰상의 목소리들과 로봇들의 움직임과 마주치는 공연이다. 한옥 다섯 채의 각 장소에 따라 사운드가 다르게 재생된다. 이 말들은 어떤 내용의 구체성을 가지며 서사의 형태를 갖추기보다 밤에 대한 어떤 정동의 제스처이며, 관계를 위한 구애이자 밤에 대한 감응, 영원에 시간의 동기화에 대한 주문이다. 밤이 이 공연을 평등하게 둘러싸고 있듯 헤드폰이 귀에 눌러앉고 목소리가 가리키는 시간과 화자와 최종적으로 수신자의 불분명성, 그리고 달의 메타포를 갖는 빛나는 구체를 손에 포개고 사람들과 비좁은 길목에서 스쳐 지나가는 모든 압력은 비가시적 환경에의 매체의 협응이라는 제안이 전제된다. 공기처럼 귀를 감싸고 있는 건 사운드이다. 반면 이것이 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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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달파란과 권병준의 프로젝트 공연 ‘여섯 개의 마네킹’ : 마네킹의 목소리가 출현하는 과정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7. 24. 04:35
기타와 드럼 대용의 뒤집은 장구의 '투 세션 밴드'의 노래가 탄생하는 걸 하나의 오디션 현장으로 치환하며 '어색한 머리가 크다'라는 식의 노랫말들로 마네킹 내지는 또 다른 존재에 대한 풍문과도 같은 이야깃거리를 흘려보낸다. 이는 대부분의 마네킹의 세계 바깥에서 그것을 지칭하는 것일 수 있다. ▲ 영화 으로 스페인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공동 음악상 수상(장영규)한 바 있는 달파란 말하는 듯한 턱관절의 움직임과 목을 까딱거리는 로봇을 미디 장치로 통제함으로써 기계의 삐걱거림과 멈춤의 시간에서 나오는 사운드를 생성하며 시스템(뇌) 작동과 수정을 조율하는 로봇 이미지의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어 마네킹들에 팔을 부착하는 과정에서 미디 장치와의 통합적 매체 환경이 구축되는 가운데 팔의 이동이 사운드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