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밤의 사막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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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연 작, 동이향 연출, 〈밤의 사막 너머〉의 시공간: 참조 체계의 문학적 글쓰기의 공간REVIEW/Theater 2022. 3. 23. 21:51
핍진한 현재 〈밤의 사막 너머〉는 몇 개의 플롯들을 반복하며 강화한다. 주인공은 현실과 이격된 터전 없는 세계를 부유하며, 끝이 없는 길을 걷고 또 걷는다는 것. 세계의 종착지는 ‘지구는 둥그니까’의 논리로 지정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걷기는 끝이 없는 것이며, 단지 그 끝이 (있다면) 죽음뿐임을 지시하기 위한 알레고리다. 동시에 이 걷기의 땅은 현실의 어떤 시공간도 제대로 설명하거나 재현하지 않는다. 이 땅은 엄밀히 빈 무대도 아니며, 현실 바깥에 어떤 틈으로 현실이 뒤집힐 수 있음을 예시하는 정도로 현실을 벗어난다. ‘땅’은 비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한 게 아니라 현실에서 이격되는 신체, 가령 “우울”을 겪고 있는 존재의 여백 같은 것이거나 현실이 어떤 참조 체제로만 들러붙는 글쓰기의 상상적 공간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