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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0] 김은희 <바람의 여인>, 한국 춤의 멋을 펼치다REVIEW/Dance 2010. 6. 21. 16:27
정적에서 강단지게 그녀는 춤사위를 실현한다. 전통적인 호흡과 한국 춤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를 흩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춤은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고 결락이 발생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그것들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이와 같은 춤은 현대적인 맥락을 발생시키거나 그에 결부되지 않는 측면이 너무나 강하다.
어둠 속에서 천을 말아 아기를 품고 어떤 한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것에서 조명이 밝아지고 원환이 무대 한 편에 생기고 나서는 한국 춤 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표출, 곧 춤 그 자체에 대한 탐미적 행위를 실천하게 된다.
여기에 피리 소리가 휘날리듯 공기를 찢는 듯한 노이즈층을 형성하고 음악을 깨뜨리며 다시 국면은 전환되고, 등장했던 무대 뒤편에 위치해 뭉친 천을 놓고 가슴을 쓰다듬고 호흡을 끊임없이 내뿜으며 정적 가운데서 긴장된 호흡으로 팔을 뻗어 앞선 한의 질서를 지칭하는 단말마적 기호를 분출한다.
곧 춤 그 자체만이 단출하게 존재할 수도 있었던 무대는 현대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또한 고전적 이야기의 틀을 결락으로 처리함으로써 공백의 기호 세계로 의식을, 또 작품을 물러나게끔 한다.
그렇지만 분명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에 대한 갈망은 없다. 그것은 단편적으로 짧게 삽입되는 수준으로 차용되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_ⓒ모다페
관람 일시 및 장소 : 6.1(화) 8PM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728x90반응형'REVIEW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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