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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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준‧최준용‧타카히로 카와구치, 『무잔향』 아티스트 토크,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7. 10:25
『무잔향』이란. ▲ 「무잔향」 아티스트 토크, (사진 왼쪽부터) 통역, 타카히로 카와구치, 이행준, 최준용, 사회를 맡은 홍철기 무잔향은 잔향이 없다는 의미로, 4분 33초 간 시간적으로는 언제나 소리가 난다. 공간적으로 어디에서나 소리가 돈다. 무잔향실(완전한 방음 상태)은 밖에 소리가 안 들어가고, 안의 소리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잔향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 잔향을 다 없애는 공간인데, 높은 소리는 뇌에서 신경이 흘러가는 소리로, 낮은 소리는 혈관으로 흐르는 소리로 들린다고 한다. (홍철기) 개별 작품에 관해 그동안 했던 것과 많이 다른 처음 발표하는 작품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필름은 물질이어서 시간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시간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작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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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준‧최준용‧타카히로 카와구치, 「무잔향」 : '블랙박스 - 바다 속 심연',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7. 09:59
이행준 몽환적 사운드와 영사기의 필름 흘러가는 소리가 일정 정도 조응을 이루기도 한다. 사람들이 발자국을 남기며 돌아다니고, 공간의 반향, 곧 공간을 채우는‧건드리는 사운드, 공간과 결부된 공간이 있음을 알려주는 사운드의 존재, 하나의 악구를 형성하는 멜로디의 반복, 그렇지만 이 네 개의 영사기가 돌아가며 저마다 지정된 순서에 의해 순차적으로 소리를 내는 메커니즘은 기계들이 병치되어 자동적으로 맞아떨어지며 느껴지는, 곧 사운드를 멜로디로 인식하는 기제를 통한 것으로, 이것들을 하나의 기계 메커니즘으로 치환해 생각해 보는 게 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또한 텅 빈 공간에 사운드의 영사기의 빛과 함께 점멸시키고 나서 영사기에서 흘러나오는 필름만을 공허하게 바라보고 있는 데서 이것이 자체적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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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린+박길종, 「천수마트 2층」 : '재현의 서사 바깥에서 무대를 침범하는, 표현의 이중 제스처',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6. 11:26
전시장을 무대로 옮기고 해설사로 시간과 무대를 공유하며 작가의 작업을 설명하는 듯하지만, 이런 유사-전시 관람 형태의 퍼포먼스는 거의 허구의 서사(진실을 무대에서 이야기함으로써 허구의 진실을 만드는) 같은 작가의 사실을 만들어 내고(스토리텔링), 작품의 혼합적 표면과 그 속의 이중적 전략 또는 장치로서 전략 등이 그 안에 담기게 된다. 작품은 무대 위에 고정된 채 놓여 있고, 무대로 그것이 들어옴으로써 오히려 이동 없는 제약된 신체 환경을 의식하며 중앙의 도슨트(오히려 더 작품으로서 주목을 끄는 측면이 큰)를 보며 작품에 의미들을 가져가게 된다. 이것이 작품의 특징이라는 식의 말은 이 작품에 대한 신비화 전략의 서사 층위를 띠고 있고, 또 한편 의미는 규정되고 주어지는 것(한편 의미는 규정하는 사람의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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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란, 「업신여기다」 : '몸의 흔적들로부터 사회적 맥락의 주파수 맞추기',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5. 11:23
그녀는 몸을 보여주거나 움직임을 드러낸다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을 숨기고, 또 의도하지 않는 몸의 일부-아니 의도했지만 의식하지 않는 신체까지 비춰내는 것 같다. 곧 그녀는 몸을 내어주는 것이다.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움직임으로써 움직임을 통해 의식치 못 했던 흔적들을 끄집어내는, 그래서 마치 사회의 한 흔적, 리서치가 아닌 그 흔적들이 재단할 수 없이 그저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몸에 결부된 맥락은 의외로 광범위하고 예측하기 힘들다. 자신을 보이면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기, 자신에게 숨으면서 몇 겹의 층위를 쓰면서 드러내고 다시 자신의 속살을 드러낸다. 스프레이를 자신에게 뿌리며 신체를 만지고 또 정신병이 걸린 듯 무언가를 부정하듯 빠져 나가듯 어루만지듯 신체 결을 따라 손을 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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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벌초」 : '근대와 군대를 잇는 구획 짓기의 폭력을 성찰하며',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4. 05:53
카메라 시선의 불확정성, 학교 안, 대상을 더듬어가는 느린 발걸음의 시선과 발의 궤적, 자연 안의 공간-학교-역사를 품은 공간, 근대를 갖는 공간, 건물을 따라 올라가는 시선. 안부라는 타이틀을 씌운 뒤 카메라는 동상 앞에서 꽃을 추모하는 듯한 정념을 품고 가는 남자의 움츠린 초라한 모습의 쓸쓸함의 감응을 전하다가 돌연 가지고 온 꽃으로 동상을 깨뜨리기 시작한다. 카메라가 그 파련화되는 충격에 말려 움츠리듯 뒤로 물러나고, 유동하는 떨림을 안고 카메라는 앞서 왔던 시공간을 거슬러 돌아간다. 계단을 쭉 내려 운동감 있게 내려가고 빙 다시 돌아와 그를 비추다 멀어진다. 깨지는 소리만이 난무하고 현상의 짐작은 가능하지만 파악이 불가능한 상항에서 치닫는 소리는 약간의 불쾌감과 공포를 준다. 카메라는 시공간의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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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영화, 새로운 텍스트가 볼모로 잡혀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 '제한된 감각과 재편된 공간에 유목되는 관객',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4. 00:45
음악은 시종일관 같은 조건을 제공한다(같은 조건의 제약을 건다). 극장 안에 있을 때와 극장 바깥으로 나가고 다른 건물로 들어갈 때가 같다. 음악이 재편하는 현재는, 엄밀히 음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음악이란 조건의 인공적인 환경 그리고 표적을 그리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과 더불어 시선의 차단이 곁들어져 신체는 속박된 환경을 제시한다. 반면 퍼포머들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손전등을 안무처럼 돌리면서 이동하는 빛의 기구와 일체화된 신체, 아상블라주된 인간을 만든다. 그리고 신체 감각을 부분적으로만 확대한 환경에서 이 음악과 시각의 작용에서 제한된 것만 봐야 한다. 실제로 그렇다. 음악은 짧은 단위가 반복되는 멜로디-리듬이고 멜로디도 리듬도 제대로 이루지 못 한다. 같은 공간을 빙빙 도는 것도 별 특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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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은 무엇으로 주어지는가. 영상사운드(사운드 간)의 병치, 「출판기념회」,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2. 03:14
잡다하게 섞인 에세이들, 생각의 편린들, 정교하게 주어졌던 순간들의 모음들, 이것들의 잡다한 편집, 그리고 그 중앙의 구멍을 뚫어 텍스트의 과감 없이 삭제한 텍스트 백 권이 관객의 앞에 무대를 들어서는 문에 주어지고, 이는 선택이 아닌 붙잡는 것 자신의 것으로 전유하는 것이다. 아니 이 안에 들어감으로써, 퍼포먼스의 입구에 들어간 것은 참여의 의무성 같은 게 부여된다. 텍스트는 흩날리지만, 이는 퍼포머의 주어진 지위에 귀속되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직접 참여의 빈틈을 만들고 그 에너지를 우리에게 돌리는 것이어서, 우리는 참여의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 안에서 퍼포머가 된 사람들은 우리와 같았지만 다른 지위를 획득했고 또 적당히 상기된 목소리와 신체로 이 안에 침잠해 있지만, 이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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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시공간' : 이나현, 「A Story of Yesterday」,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21. 15:58
고래는 꿈을 꾸는가, 고래는 바다의 유영에서 현재를 감각하는가? 음악은 시종일관 정서적 감응을 유도코자 한다. 환유가 아닌 은유의 차원으로 미지의 세계로 이끌지만, 안무의 힘을 빌려 바다의 알레고리,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몸짓에 조응하는 사운드의 결을 만들어 낸다. 상체가 앞으로 쏠려 몸의 중심을 신체가 아닌 의지의 순간이라는 몸의 떨림과 시간의 영역에 두며 존재를 탈각하며 이들은 나아가는 게 아니라 다른 존재 되기를 실천한다. 은유적 음악에서 전자 기타의 잔잔한 대위법이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고 음악이 출현한다. 몸을 쓸고 부분 신체의 유동을 통해 마치 지느러미나 팔과 같은 존재의 흔적들을 만드는 것에서 두 존재의 관계를 통해 이동하되 이동은 하나의 존재를 추어올리거나 붙잡는 순간이며 이는 나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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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기반 텍스트' : 윤한솔, 「나는야 쎅쓰왕」, 『고래, 시간의 잠수자』REVIEW/고래, 시간의 잠수자 2011. 8. 19. 08:32
▲ 『고래, 시간의 잠수자』포스터[출처=국립극단 홈페이지]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 및 열린문화공간 야외에서 국립극단(학술출판팀 김남수‧김해주)가 기획한 퍼포먼스가 연계된 전시, 퍼포먼스의 결과가 전시로 남고, 전시의 개념을 새롭게 확장하는 『고래, 시간의 잠수자』가 열리고 있다. 최소한의 정보, 브로슈어만이 인터넷상에는 주어져 있고, 현장에 가면 긴 전단을 받을 수 있는, 하루나 이틀 많은 퍼포먼스가 놓인 가운데, 이를 하나의 전시라고 칭하는 매우 묘연한 형태, 곧 시작과 연장의 '전시 기간'을 찾을 수 없는 것도 그러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을 가속한다. (어쨌거나 흥미로운 전시, 퍼포먼스를 만났고, 연작으로 본 매체에서 작품 리뷰를 다루고자 한다. 겨우 전시 하나가 이 넘치는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