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Perfor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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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40', 작업의 조건을 내세운 명명, 그리고 각자의 시점으로부터.REVIEW/Performance 2014. 6. 4. 00:11
‘800/40’은 자기 지시적으로 그들의 작품 세계와 작업 환경을 설명한다. 보증금을 가리키는 이 정직하고도 명확한 (어떤 보편적인 현실까지 포함해 그들의) 현실의 규정의 성격을 띤 명명은 그러한 조건을 환기시키고 또 그 자체를 끊임없이 인정하게 하며 어떤 중독으로 화해 간다. 그건 어느 순간에 ‘팔베개~’ 내지 ‘팔 베게~’ 사십으로 들리기도 한다(그렇다면 ‘살살 다뤄 줘’는 무슨 뜻일까). ‘시점 특정적’이라는 뜻은 도대체 무엇인가. 일전에 서울시립미술관 한 오프닝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구획을 정해놓고 더듬더듬 흠칫흠칫 움직이는 부자연스러운 이동과 리듬, 두더지처럼 고개를 뺐다 들어갔다 하는 단속적인 움직임, 전자 사운드의 믹싱의 결합은 사실상 시점을 특정화할 수 없는 맴돎 내지 끊김이었다. 이건 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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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리콜] 이행준과 홍철기 퍼포먼스, '이것은 역사를 표상하는 것인가?'REVIEW/Performance 2014. 5. 20. 13:42
▲ 이행준,홍철기,_환상의_여학생_부대,_사운드_인스톨레이션,_16mm_필름,_2014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이행준의 16mm 영사기의 필름이 만드는 사람들의 영상은, 그 빠른 전환으로 인해 어떤 하나의 이미지가 기본적으로(지각적으로) 되지 못한다. 하나의 단위로 인지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어떤 리듬에 의해 멈추고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하나의 얼굴이 탄생한다. 이 얼굴은 역사적 자취, 추억, 푼크툼의 기본적인 영상이다. 하지만 이는 포착할 수 없음( 자체의 쾌락)의 효과에 가깝다. 이른바 속도, 망각의 쾌락. 실제 어떤 정서로 감응되기에는 너무 찰나적이다. 이것을 잡아두는 것은 그 위에 묻어지는 동심원의 확장·축소다. 이 크기의 넘나듦에 사진의 예기치 않은, 정확치 않은 초점을 맞추어 낸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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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서울변방연극제] 극단 서울괴담의 <기이한 마을버스 여행-성북동> 리뷰 : '혼재된 서사 체험'REVIEW/Performance 2012. 7. 15. 09:00
▲ 지난 7-8일 서울 성북동 일대에서 열린 극단 서울괴담의 , 8일 공연 사진 (이하 상동) 전체적으로 극단 서울괴담의 은 열린 형식으로 성북동 특정 지역 일대를 도는 가운데, 하나의 작품으로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예술가 집단의 작품들을 관객이 직접 이동식 체험을 통해 마주하며, 집단적 연대 속에 유사-추억의 내밀한 개별적 경험을 안겨주게 된다. 예술가들로서는 이 지역의 가상 주체로서 동화되어 관객들을 손님으로 맞는 식이다. 이 사방이 확 트인 공간, 바람을 맞고 마을의 정취를 체감하는 이 성북동 마을을 배경으로 한 공연은 예술가들에 의해 교란되고 교차되며 보이지 않는 도시로 새롭게 쓰인다. 처음 관객들이 03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운집해 있을 때 이곳에서 배우들은 마을 사람으로 동화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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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장 자체를 실험한 '오토모 요시히데'의 퍼포먼스REVIEW/Performance 2012. 3. 16. 02:50
▲ 오토모 요시히데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백남준아트센터의 2012년 첫 번째 기획 전시인 [x_sound :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가 지난 9일 개막했다. 개막일에는 존 케이지의 악보가 연주된 데 이어 오후 6시경 두 번째 오프닝 무대를 이룬 오토모 요시히데의 연주는 급작스럽게 시작됐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보는 것과 다르게 사운드는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침범하는 것이다. 큰 충격의 감각의 치밂, 이는 내 감각과 사운드의 일종의 팽팽한 장력의 긴장 상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즉 일차적인 감각은 제어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귀가 받은 충격과 그것을 보상하며 자신의 귀라는 매체를 원 상태로 되돌리려는, 그리고 이를 소음이 아닌 예술이라는 장 아래 해석해 보려는, 곧 받아들이거나 방어하거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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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영혼매춘」 리뷰 : ‘영혼의 목소리, 영혼의 기제/장치’REVIEW/Performance 2011. 9. 27. 06:00
[문래예술공장 MAP선정작] 서현석의 장소특정 퍼포먼스 「영혼매춘」 「영혼매춘」(직접 이 퍼포먼스를 겪고 나면 매춘이라는 직접적/실재적인 말보다 오히려 영혼의 구원/영혼에의 구원으로서 영혼결혼식이라는 제목이 조금 더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은 귀신이란 존재(그에 대한 인식)를 수면으로 끌어 올린다. 이 영혼을 감각하는 기제로, 목소리는 신체와 분리됨으로써 그 실재의 감각을 체현한다. 가까이 밀착해 텅 빈, 사실상 과거의 결혼의 흔적들이 재현되고 있는, 피아노를 누군가 켜고 있고, 그것이 전조(轉調)되고 불협화음을 형성하는 가운데, 조성을 구성하지 않는 냉랭한 구성 속에서, 결혼식장에서, 영혼/귀신의 시선에 따라 재편된 이곳에서, 밀착된 누군가가 내 옆에 속삭이는데, 이는 관계 맺음이 아니라 내 내면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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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정치화'「루핑 더 두리반, 샘플링 더 두리반」 제13회 서울변방연극제 개막작REVIEW/Performance 2011. 9. 25. 23:20
밤섬해적단 : 폭력에의 냉소와 전유, '우리는 아방가르드' 두리반, 6개월간의 그 기록은 무엇이었을까, 싸움의 동력은 어디서 얻는 것일까, 이 싸움은 반드시 역설적으로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즐겁게) 승리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이는 현실에 대한 거리두기(소격 효과/비판)와 함께 그 안에서의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 싸움의 터전을 즐겨라’, 거꾸로 ‘병신건설의 신입 용역 오리엔테이션’ 현장을 만들고, 거들먹거림의 태도로써 이 상황을 완전히 장악하는 밤섬해적단은 전경의 모습을 띠거나 두리반을 부수는 용역을 전유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폭력의 지축을 오히려 뒤집는 것으로 그 폭력을 전유하여 극단에서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약한 비폭력주의에 대한 폭력/냉소/전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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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희경, 「흐 름, 너 머」_ NJP 썸머 페스티벌 스물 하나의 방REVIEW/Performance 2011. 8. 12. 13:37
'신비의 서사' : 공간-세계를 장악하는 음악, 음악에 조응하는 인터액티브한 움직임 ▲ 조희경, 「흐 름, 너 머」 '살아있다. 죽어있다.', 이는 움직임인가? 극장에서의 무언가를 나타내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정도의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매우 느린 호흡으로 지속이 전제된 채 누워 있는 것에서부터 천천히 일어나 움직인다. 이미 사운드는 공간 전면을 뒤덮고 있고, 조희경은 하나의 점-사태일 뿐이다. 공간을 정위하는 불규칙한 입체적 건반의 연주, 길고 아늑한 베이스의 음향의 잠식, 이 공간을 벗어나기 힘들고, 여기서 나오는 움직임 또한 그것을 뒤엎는 대신 온화한 조응에 가깝다. 또한 건반을 뒤덮는 은은한 화음과 증폭의 기제로도 사용된다. 곧 연주자가 무용수의 움직임에 맞춰 반응하기보다 또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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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퍼포먼스 - NJP 썸머 페스티벌 스물 하나의 방REVIEW/Performance 2011. 8. 12. 13:26
▲ 아츠히로 이토 [사진 제공=경기문화재단] 아츠히로 이토, 「V.R.S.S. 2011」에서 빛이 나는 기타는 박자에 맞춰 켜졌다 꺼졌다를 한다. 박자의 단위가 바뀌는 지점에서 우연히 켜져 박자에 대한 인지의 시점에 맞춰 시각적으로 표상된다. 사운드 아트는 멜로디‧시간의 추이에 따른 서사의 형태를 띠기보다 실재의 매질, 공간에의 마찰‧울림‧마주침을 통한 반응을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 빛이 나는 전자 기타의 울림, 멀리서 감각되는 공명, 가까이서 악기 자체에서부터 나오는 감각은 대위법적으로 층위를 달리하며 움직인다. 그렇지만 일종의 화음을 이룬다. ▲ 우지노 무네테루 [사진 제공=경기문화재단] 우지노 무네테루, 「로테이터스」에서 진동과 공명은 기계 자체의 동력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있다. 곧 순수 악기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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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닻올림 연주회_15, 불특정한 언어, '공간 특정적 퍼포먼스'REVIEW/Performance 2011. 5. 14. 05:09
닻올림 연주회_15, 불특정한 언어 Unspecific Language 닻올림 연주회, ‘불특정한 언어(Unspecific Language)’는 즉흥음악 공연 시리즈인 ‘릴레이’ 연주회에 무용의 움직임이 함께 구성되었다. 실상 움직임은 시작점으로서 어떤 계기 및 시초가 있다는 점에서 규칙에 따른 것이고, 그 움직임의 급작스러움은 결코 비현실적이거나 비문법적인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한 명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도 비슷한 움직임으로 즉시 이어진 움직임을 구가하고, 공간에 구멍을 내는 방식은 사유와 이성을 파기하는 기제로 작용하는데, 멈춤에서 파동을 만드는 사이에 정적, 정적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 공간을 휘젓고 광란의 움직임이 마구 관객을 들쑤시는 것은 실재를 만져보는 방식이자 구조화된 안무‧정서와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