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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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씨어터, 《없는극장 짓기》: 극장의 두 가지 차원REVIEW/Theater 2026. 9. 16. 15:32
부정성을 전화하기 《없는극장 짓기》는 앤드씨어터의 강화도 소재, 없는극장에서 열린 아홉 명의 창작자가 선보인 공연들로, 없는극장의 운영단과 앤드씨어터의 시즌 단원 등이 참여해, 4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갖고 사적 다큐멘터리 연극 창작 방식을 적용해 각자의 작품들을 만든 것을 묶은 것이다. 각자 창안한 아홉 작품은 하룻동안 없는극장 안팎을 경유해 주말 동안 두 번 발표되었고, A팀과 B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특히, B팀의 경우, 야외를 전격적으로 활용했는데, 공연들이 사이사이를 횡단하는 방식으로, 공동 창작과 운용의 묘를 살렸는데, 이는 이동이 전제된 공연 자체와 맞물리면서 없는극장을 중심으로, 바다~갯벌과 보호수~숲을 크게 잇는 하나의 수직축으로써 없는극장의 장소성을 현상했다. 서사는 그 여정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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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윤, 〈여자 지나기〉: 여성을 접면하기REVIEW/Theater 2026. 9. 16. 15:30
분투하고 분열하는 여자 〈여자 지나기〉는 분열적이기보다 생성적이다. 부정성을 띠기보다 부정성으로부터 긍정성을 취하거나 전화시킨다. 채 윤은 도발적이고도 섹슈얼하다. 도발적이지만 섹슈얼하다. 도발적이어서 섹슈얼하다. 그 반대는/가 아니다. 제목은 여자(에 할당된 클리셰)를 지나(쳐)야 하는 부정성의 대상으로 할당하며 이를 극복의 대상으로 두는 듯 보인다. 곧 ‘여자 지나기’는 자신에게 할당된 여성의 몫을 건너가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일 수도 있고, 그로써 여자라는 관념을 벗어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무엇보다 여러 여성을 만나는 일에서 시작된다. 타자가 되는 방식으로써 여성(적임)을 건너가는 일이 된다. 그런데 여성들은 자신에게 수여된 여성적임의 위치를 일종의 금제로, 억압으로 받아들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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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15분이나 기다렸지만〉: 실재(에)의 침투REVIEW/Theater 2026. 9. 16. 15:28
문 안에서 〈15분이나 기다렸지만〉(이하 〈15분이나〉)은 장소와 사건의 차원에 기대어 있고, 이 둘은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특이하게도 〈15분이나〉는 희곡이 아닌 장소에서 (희곡 역시) 출발한다. 이는 반대로 희곡이 장소를 완벽하게 내포하고 있음이 아니라, 그 장소에 맞게 재배치되며, 장소성에 따라 그 희곡의 언어가 비로소 자리 잡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오히려 〈15분이나〉는 어떤 장소성을 전혀 내포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아마 가장 주요한 장치라 하면, 이곳이 하나의 닫힌 공간이라는 점이며, 총 세 개의 문 중 두 개의 문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테라스가 보이는 투명 문이 일종의 가상-실재적 공간으로의 입구가 되며, 사실상 하나의 무대(의 도입부)이다. 곧 다른 공간으로 건너갈 수 있고,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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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S고원에서〉(히라타 오리자 작/성기웅 연출): 죽음을 기입하는 방식REVIEW/Theater 2026. 9. 16. 15:24
세미-퍼블릭한 공간 히라타 오리자의 동명의 원작을 옮긴 〈S고원에서〉는 “고원에 있는 새너토리엄”이라는 하나의 장소성에 기초하며, 휴게실로 보이는 하나의 특정 장소, 곧 환자, 면회객, 의사, 간호조무사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과 퇴장을 임의로 반복할 수 있는, 히라타의 문법대로 “세미-퍼블릭한 공간”에서 다양한 “회화”가 이뤄진다. 그것은 새로운 정보를 거의 끌어오지 않는 “용장률” 높은 대화이며, 무엇보다 죽음의 분위기가 감도는 공간에서 병의 진행 정도나 죽음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된다. 따라서 환자 개인의 병과 그의 심리의 직간접적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며, “직계가족”이 아닌 면회객(으로 한정된) 입장에서 의사로부터 그것을 알아내는 것 역시 제도상 불가능함이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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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극장, 〈인제, 너에게, 이제야〉(조문정 작가, 박서현 연출): 부재를 메우는 형식REVIEW/Theater 2026. 9. 13. 19:53
부재 너머의 삶 〈인제, 너에게, 이제야〉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사라진 청년 승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완성하고자 하는 강일에 의해 승훈의 가족과 주변 사람 등등이 소환되면서 인터뷰 촬영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승훈이 사라진 “이유”를 찾고자 하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표면적 이유는 후반에 이르러서야 강일 스스로가 그가 마주한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인터뷰이로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그의 내면을 성찰하는 것으로 초점이 옮겨진다. 승훈의 주위를 맴도는 이 같은 행위는 사실상 죽음에 대한 애도를 닮아 있으며, 승훈의 현재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곧 그의 동기를 전적으로 추정할 수 없으며, 나아가 그의 동기가 있었는지 자체를 판단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와의 관계가 중단된 것에 대해 외부적으로 해석해 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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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무 덤, 〈병아리 무 덤〉(박수진 작, 이연주 연출): 미완결의 무덤REVIEW/Theater 2026. 9. 13. 19:48
모두의 각자의 말 〈병아리 무 덤〉에서 특이한 건 “1인의 배우가 어떠한 구분이나 경계 없이 여러 인물의 말을 읽거나 말”하는 조건에 대한 부분으로, 하영미는 거의 음절 단위로 문자을 해체해 연접함으로써 희곡을 해체시키고 일종의 ‘무덤’의 잔해로 만든다. 인물은 뒤섞이고 하나의 몸을 이룬다. 배우는 말들을 잇고 꿰매어 희곡의 잠재된 상태로 되돌린다. 이러한 구분 없음은 동시에 이뤄지는 수화 통역에 의해 4개의 몸으로 분절되어 이미지화된다. 말에는 몸이 묶이지 않고, 이를 번역하는 그 밖의 다른 몸들에는 말이 알맞게 묶인다. 네 명의 분화는 본래 가진 역할들의 몸을 되살려낸다. 하나의 몸은 모두의 몸을 품고 있다.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진행하는 하영미의 발화 방식은, 이 모든 인물이 어떤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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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경계넘기: 신진순박소영박뽀또 Part.2〉: 내재적인, 그러나 (비)사회적인REVIEW/Theater 2026. 9. 8. 13:36
1997년과 2026년 사이의 횡단 〈경계넘기: 신진순박소영박뽀또 Part.2〉(이하 〈경계넘기〉)는 박소영 한 명의 이야기에서 네 명의 배우를 더해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세운홀을 전시장의 구조로 활용해 이를 접면하는 배우들의 수행성을 배열하는 것으로써 전 작과의 차이를 구성한다. 전자로부터 개인의 미시사적 계보학을 파고드는 작업의 성격이 오히려 느슨해질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면, 후자로부터는 공간의 물리적 차원을 작업에 대한 합목적성으로 녹여내야 하는 과제를 수여받는다. 박소영은 우선 전시장을 서류들을 갈음하는 게시판으로 바꾼다. 전면을 중앙 스크린―다양한 참조 자료가 공연에 병행된다.―과 그 양옆으로 “자의 성과 본의 변경허가 심판청구서”로 도배하고, 우측―상수―의 벽면에는 칠판이, 그 안쪽으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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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 〈개기일식 기다리기〉: 공동체(에)의 부재REVIEW/Theater 2026. 9. 7. 15:56
극장의 점유 〈개기일식 기다리기〉(이하 〈기다리기〉)는 개기일식 기다리기라는 가상의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때 의례의 차원으로 기입되는 이 행사는 연극의 기원으로 소급되기 위한 전근대적 환원이다. 연극은 어떤 것도 특정하게 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수용)한다. 이는 자칫 혼동될 수 있지만, 다양성의 판본이 아닌 공통성의 판본, 공통성을 무(無)의 형상으로 기입하는 판본이다. 즉 김상훈은 모두를 “코러스”로 바꾸고자 했다.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에서 무대(skēnē)와 관람석(theatron) 사이에 위치한 코러스의 공간이었던 오르케스트라(orkhēstra)만을 “팽창”시켜, 배우/퍼포머(의 무대)를, 관객(석)을 소거하여 강제로 함께 있게 하는 전략, 그것이 (훈련된) 코러스인 것이 아니라, 코러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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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엽 작, 〈세상이 대충 망한 뒤〉: 망한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기REVIEW/Theater 2026. 9. 7. 15:42
두 개의 시간 〈세상이 대충 망한 뒤〉(이하 〈세망뒤〉)는 하나의 장소를 두 개의 다른 시간으로써 보여준다. A와 B는 각각 망한 세계의 영원회귀적 반복과 구체성의 한 조각을 예시하며, 이때 A에는 좀비와도 같은 회장과 의장 두 인물과 치킨이라는 구체성의 한 인물이 겹쳐짐으로써 A가 B보다 앞선 시간에 위치할 수 있게 된다. 관객은 여기서 두 교차되는 세계의 순서를 다잡기 위해 분투하게 되는데, 그것은 거의 마지막 별개의 장에 이르러서야 자리를 잡게 된다. 치킨이 발견하는 건 일견 B에 대한 증거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B에 대한 인류적 차원의 의례 행위가 지닌 보편성과 역사성을 확인시켜 주는 차원일 뿐이다. 곧 그것은 그 기원을 명시하는 데 가깝다. 치킨은 귀중함을 향하는 인류에 대한 착오와 혼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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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씨어터, 〈세상의 종말이 (아닌)〉: 현재적 주석, 부정성의 미래에서 간격을 만들기REVIEW/Theater 2026. 8. 29. 21:42
특수한 방백의 자리 〈세상의 종말이 (아닌)〉(이하 〈세상의 종말〉)은 두 명의 대화와 한 명의 서술이 ‘교차’되는데, 후자가 전자의 직접적인 친연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니까 전자와 후자는 분절되며, 이 분절의 횟수가 또한 전자 내재적 차원의 분절이 수시로 감행됨에 따라, 극은 산만하기보다 파편적 형식 자체를 하나의 이념으로 각인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전자에서 후자로라는 순서적 차원이 이행의 일방향적 방향으로 치환된다는 것이다. 이때 서술은 대부분 일종의 독백으로, 물리적 차원(의 한계)에서는 방백으로 쪼개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전자에서 후자로 건너올 때, 마치 세 존재의 얽힘(이 당연히 혼동이라는 걸 소거하는 지점―대표적으로 둘의 중앙부 쪽 조명이 꺼지고 조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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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문, 〈플란다스의 미친 개〉(정진새 작/연출): 인간적인 것 너머로부터REVIEW/Theater 2026. 8. 17. 20:27
인간의, 인간으로부터의 해방 〈플란다스의 미친 개〉는 영국의 소설가 위다(Ouida, 1839-1908)의 동화 『플란다스의 개』(1872)의 서사와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Napoléon, 1769-1821)의 역사를 중첩시키는데, 이는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에 동원된 아이와 동물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끔찍한 면모를 환기하기 위함이다. 동화 원안보다는 쿠로다 요시오(黒田昌郎, KURODA YOSHIO, 1936-) 감독의 1975년 일본에서 제작된 후 한국에서도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이미지가 결정적으로 보이는데,애니메이션의 O.S.T 부분 역시 초반에 등장한다. 곧 〈플란다스의 개〉의 만화적 생명력, 곧 시리즈물이 가진 일정한 구조적 틀과 형식으로부터 반복 학습을 거쳐 등장인물들이 주는 친연함과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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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냇물 작/연출, 〈답장 좀 해〉: 어떻게 타자의 말을 마주할 것인가REVIEW/Theater 2026. 8. 2. 17:36
타자에 대한 응답 “답장 좀 해”는 타자에 대한 응답의 의무를 오늘날 생활 세계 전반에 자리 잡은 휴대폰을 경유한 채 다시 쓴 것 같아 보이는데, 이는 발신이 아니라 수신의 차원에서 들려오는 것에 가깝다. 곧 타자를 향한 요청이 아니라 타자의 요청이 수용된 시점에서의 피드백 고리가 한 차례 완성되는 시점, 나의 요구가 아니라 너의 요구를 듣는 나 자신에 대한 위치성으로부터 정립되는 윤리를 다루고 있다고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면 이 문장은 너무 범박해지고 마는 것이다. 곧 타자에의 윤리를 상정하는 문장 형식의 제목은 공연 중간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층 의미심장하고도 모호한 것이 되는데, 이는 미추홀구에 살고 있는 동생 미조와 어머니의 집이 재개발 상황에 놓인 가운데 천장에 새는 비로 인한 곤궁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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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멘워커, 〈113〉(연출 김제민, 극작 최재경): 수학, 문학 두 장르의 횡단 혹은 번역 그리고 삶의 미미크리REVIEW/Theater 2026. 8. 2. 17:29
현의 방식 〈113〉은 수학과 문학, 서로 다른 두 영역의 연결을 추구하는데, 이는 문학의 진리와 수학의 진리가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단계, 하나의 언어로 다른 언어를 설명할 수 있는 단계로써 드러난다. 두 다른 영역은 수학자 서혁과 시인 순원이라는 실제 존재 양식으로 수렴하며, 이 둘이 친구로서 나누는 대화는 그러한 과정을 표현한다. 이때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마주하여 합치되는 건 번역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차원이 더해지는 것과 같은데, 둘의 관계 안에서 제3의 지점이 통로로서 생겨나는 수학의 “연결합”으로서 표상된다. 실제 극을 쓴 수학자 최재경은 어릴 적 문학가의 꿈을 꿀 때 그 우상으로 황순원을 예시로 드는데, 황순원의 문학적 모티브는 “순원”이라는 극 중 인물로 체현된다. 곧 “링반데룽”이라는 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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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 〈개기일식 기다리기〉: 부재를 응시하는 법REVIEW/Theater 2026. 7. 31. 20:44
부재의 형식 〈개기일식 기다리기〉(이하 〈개기일식〉)는 어느 미래의 시점을 끌고 오는데, 이는 375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일식이 2시간 뒤에 펼쳐진다는 전제이다. 이로써 사건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 그러나 발생할 것이 된다. 그런데 러닝타임이 2시간이므로, 정확히 개기일식의 순간은 극이 닫히는 순간이 된다. ‘서서히’ 조명이 일부 꺼지는 기이하고도 모호한 정적의 결말은 무언가를 정확하게 지칭하는 대신, 공백과 부재의 혐의를 짙게 드리운다. 그것은 극장, 공간의 실재성을 향하는 공허한 시선의 운동성 외에 무언가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실상 실재를 유예하고 지연하는 시간의 이 전략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기다림이 관객에게 수여되었을 때, 곧 입장 시 돗자리 하나가 주어지고 각자의 자리를 자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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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 이은채, 연출 이해인, 〈힛 더 디어〉: 지구를 매개하기 혹은 벗어나기REVIEW/Theater 2026. 7. 31. 20:44
타자성의 통로 혹은 매개 〈힛 더 디어〉의 제목은 갑작스레 고속도로에서 사슴이 튀어나올 때 사슴을 피하지 말고, 사슴을 치라는 조언을 함의하는데, 여기서 사슴은, 그리고 그 사슴을 바라보는 맞은편의 주체는 어디에 해당할까. 집을 떠나는 아이 둘과 그 둘을 지켜보는 다듬이 벌레라는 이중 구조로 전개되는 〈힛 더 디어〉는, 극장 2층을 활용하여 방 안에서 망원경을 들고 우주를 살펴보는 것으로써 후자의 등장을 알리는 것과 같이, 저 너머의 행성에 있는 벌레와의 닿을 수 없는 거리를 극장의 복층 구조로써 주로 처리한다. 그리고 이때 공연이 시작되는 그 아래쪽 1층 하수 전면의 직사각형의 뚫린 입구는 주차장 공간으로, 그러니까 마치 집을 빠져나오는 둘을 상정하며, 중앙 공간을 한 순간에 그 둘이 고속도로 한복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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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포란, 〈갈라진 마음들〉(윤성원 출연, 이소영 연출): 갈라진 그리고 연결된REVIEW/Theater 2026. 7. 30. 17:49
행과 막 〈갈라진 마음들〉은 14행의 소네트 양식을 차용하는데, 이는 4행씩 3번의 쿼트레인과 마지막 2행의 커플릿 한 번으로 마무리된다. 한 명의 배우 윤성원은 잠재적인 신체로서 파편적 이야기들을 하나의 공통된 세계의 구조로 연결 짓는다. 잠재성을 구체적 다양성으로 연장하는 이 신체 ‘바깥’에는 또 다른 외부의 신체성으로 기입되는 목소리, 곧 내레이션이 있다. 이에 따라 각각의 행을 지정하고 시작되는 방식 안에서 일종의 시가 낭독되고 있는 셈인데, 윤성원은 구조적으로 그 시의 내부에 있지만, 그 말의 바깥에 있다. 행은 막과 절합되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행위가 시작되며 공간이 어두워지는 지점이 대부분 그 행이 끝나는 지점이다. 곧 행은 막으로 닫힌다. 윤성원은 목소리, 일종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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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홀씨어터, 〈호기우타〉(작 기타무라 소, 연출 윤혜숙): 무정형의 시간은 어디를 향하는가REVIEW/Theater 2026. 7. 28. 21:57
외부는 가능한가 〈호기우타〉는 낮과 밤의 바뀜만이 있는, 사막 같은 폐허의 환경에서 정처 없이 살아가는 또는 이동하는 교코와 게사쿠, 그리고 우연히 합류한 야스오 셋을 현상한다. 이 미지의 공간은 전쟁이 종식되었지만 미사일이 컴퓨터의 제어로 여전히 날아다니고, 인간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문명도, 외부도, 타자도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야스오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은 이 둘의 정처 없음에 저쪽의 거리라는 관념을 들여온다. 하지만 야스오를 경유해 그들의 내면이 상정되는 것 역시 아니며, 그 반대의 차원, 야스오를 통해 그들이 어떤 인물로 객관화되는 것 역시 아니다. ‘예수’와 이름의 유사성―중국식 발음으로 한자를 빌려 적은 음역어 耶蘇를 음독하면 ‘야소(やそ)’가 된다.―뿐만 아니라, 오병이어의 기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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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돌파구, 〈구미식〉(작가 이홍도, 연출 전인철): 실재를 가로막는 허구, 그리고 실재를 경유하는 허구REVIEW/Theater 2026. 7. 22. 14:43
두 이화 전략: 서사와 인터페이스 〈구미식〉은 “가상의 지방 도시”인 구미를 배경으로 하며, 이는 허구임을 밝히는 대개의 픽션이 역(설적)으로 실제를 허구에 대응시키게 만들면서 실은 그 실제를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강조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데, 그러니까 전자가 실제와 허구의 차이 안에서 벗어날 근거를 명목상으로 마련한다면―‘이것은 사실 허구입니다!’―, 〈구미식〉 식의 명명은 실제 구미가 아닌 게 아닌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가상’이란 말이 구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구미 자체의 내재적 차원의 명명임을, 곧 구미 자체가 가상의 차원에서만 읽을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해 보는 건 타당해 보인다. 곧 제목은 징후적이며 실재적인 것을 향한다. 그리고 이는 〈구미식〉 자체가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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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트로 라 플라사 Teatro La Plaza, 〈햄릿 Hamlet〉: 기표와 수행성 사이의 존재REVIEW/Theater 2026. 7. 14. 20:35
〈햄릿〉은 연극 바깥에서 연극으로 수렴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 같은 구심력은 원작을 수행하는, 배우들의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발생한다. ‘햄릿’(이 글에서는 원작 『햄릿』과 그 속의 주인공 햄릿, 여러 다른 〈햄릿〉의 판본, 〈햄릿〉들 모두를 가리키는 데 구분 없이 사용하였다.)은 일종의 역할 입기 놀이가 되며, 그들의 사적 진실을 토로할 공공의 장이 된다. 8명의 배우의 공통된 특징, 다운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시선, 곧 외재적 속성은 그 존재를 결정짓는 절대적 기준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따라서 중요한 건 후속적으로 자리하는 그들 각자의 사적 진실의 고유성에 입각한, 곧 내재적 차원의 발화들이겠다.―, 이 같은 숙명을 〈햄릿〉은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 햄릿의 실존적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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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윤슬,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이로아 원작, 장윤하 각색/연출): 기억의 지지체로서 공동체REVIEW/Theater 2026. 7. 8. 13:56
비언어적 존재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이하 〈왝왝이〉)는 동명의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한 작업으로, 사회적 참사의 여파, 참사 관련 당사자성을 지닌 생존자와 유가족이 겪는 트라우마와 애도 불가능성, 그리고 사건의 부정성과 봉합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아래, 정치적 존재로 변모해 가는 당사자들의 양상을 그린다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를 환기시킨다.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서 살아남은 연서는 추모제 준비단 활동을 반강제적으로 그만두게 되면서 학교 바깥을 배회하게 되고, 평소 돌보던 길고양이 옥이를 찾다가 하수구 아래 왝왝이란 존재와 만나게 된다. 강력한 트라우마적 기억에 시달렸을 연서가 공동의 추모를 위한 활동으로 나아갈 때 그는 성숙한 주체로 나아가며 중압적 기억으로부터도 해방될 근거를 얻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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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와 간(남우찬·이유·최인엽), 〈테테테테테테테잎〉: 인간 너머에서 되돌아오는 대상REVIEW/Theater 2026. 7. 8. 13:52
삽입된 기억 〈테테테테테테테잎〉에서 테이프는 기억의 보존과 재생 장치로서 상정되는데, 이는 중반 이후에 사용된, 1951년 세계 최초 시연을 보인 후 1990년대 전성기를 거쳐 2000년대 사라진 비디오테이프라는 특정 기록 매체의 성질에 기억이 조응됨을 의미한다. 비문법적으로 늘어뜨린 제목은 테이프에 대한 말더듬이의 어법을 경유해, 늘어난 테이프의 속성과 그로 인해 화면 역시 늘어나고 끊기는 물리적 매체의 소진, 열화 현상을 기입한다. 기억은 어떤 순간에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변용되거나 소거된다고 보이는데, 비디오는 그것을 물리적 이미지로서 재생한다. 일종의 뇌 재세팅 용도로 전유되는 미용실에 한 남자―김의태―가 손님으로 찾아오고, 할아버지와의 언쟁에서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불쾌한 경험을 처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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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태풍〉(2025.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번역·재구성 마정화, 연출 박정희): 세상만사로부터 소거의 수행을 통해 영원한 안식에 이르기REVIEW/Theater 2026. 7. 6. 13:58
박정희 연출의 〈태풍〉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구성해 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로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를 각각 프로스페라와 알론자라는 여성 캐릭터로 전환하는데, 일종의 젠더 프리 캐스팅의 일환은 극의 전제가 되는, 공작의 음모로 왕에서 내려와 섬에 유폐되었다는 전사에서 대비되는 권력의 정점의 두 인물을 여성으로 바꾼다. 이는 남성 가부장 중심의 사회의 제일 윗단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그 외의 배역에 대한 성별 전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식이다. 중요한 건 이로써 주인공 프로스페라를 예수정 배우가 맡게 되었다는 것인데, 주도적인 여성이 주인공이면서 유명한 배우가 그것을 승계한다는 점에서, 전 작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을 배우 이혜영이 맡은 바를 떠올리게 한다. 프로스페라는 자신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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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우 작, 김현 연출/출연, 〈나누〉: 편재하는 그리하여 애도하는REVIEW/Theater 2026. 7. 2. 13:56
나누라는 누빔점 〈나누〉는 작은아빠 나누를 그를 기억하던 사람들을 만나며 탐문하는 과정을 엮는다. 이 조각 모음은 선형적이지도 인과적이지도 않아서 그에 대한 당사자들의 기억으로 응결된다. 이 안에서 나누는 여러 잠재적인 차원으로 분화하는데, 곧 그 다양한 각자의 기억 속 나누는 일종의 잠재태가 ‘나누어져’ 도착하는 n개의 버전들인 셈이다. 이는 나누의 죽음 이후에 그 이전을 따라 가는 여정이며, 타인을 경유해 그의 타자성을 조각하는, 부재의 채울 수 없음을 매개의 들러붙는 언어들로써 가늠하는 독특한 시도가 된다. 이때 한 명의 배우가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곧 1인극의 형식으로써 희곡이 옮겨짐은, 그 모두가 나누가 아니면서 나누를 말하고 듣는 이로서 공통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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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기군상, 각색·연출 고선웅, 〈조씨고아〉: 역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또는 그 너머에서 읽히는가REVIEW/Theater 2026. 7. 2. 13:56
〈조씨고아〉는 복수를 위한 인내의 긴 세월과 그 허망함의 짧은 순간을 다루는데, ‘조씨고아’는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가 조씨 가문을 멸족시킬 때 마지막 핏줄로, 문객으로 온 의사 정영이 자신의 아들과 바꿔치기해서 그가 살아남도록 돕고 키우며 장성한 뒤에 그 사실을 알려주며, 비로소 복수가 시작된다. 전반부에서 중심이 되는 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정영과 뜻을 같이 한 주변 사람들의 의로운 희생, 그리고 아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정영의 아내 송향의 만류와 절규, 그 안에서 번민하고 갈등하고 탄식하는 정영이며, 도안고는 그 과정의 직전에 음모를 계획하고 성사함을 제하고서는 주요한 플롯을 점하지 않는다. 이는 진나라의 정세 자체에 대한 비평적 주석으로서가 아니라, 조씨고아의 희생을 막기 위한 생사의 고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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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당연히, 극장,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구자혜 작/연출): 고통을 발굴하는 언어(의 역능)REVIEW/Theater 2026. 7. 1. 15:09
‘발굴되지 않은’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이하 〈발굴되지 않은〉)은 어린 시절 학교에 오지 않은 친구(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묘사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에 ‘나’의 내면을 흘러가는 현재형의 발화들이기에 이 언어는 집요해진다. 고통을 겪는 건 존재가 아니라 언어인데, 그것은 명명할 수 없는 개인의 고통에 대한 속성, 고통에 관한 당사자성, 곧 그가 지닌 ‘고통의 언어’가 아니라, 그것을 고통으로 명명하지 않으려는 제3자인 어른으로부터 밀려나는, 유예되는 고통이, 곧 언어 자체로 소급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보인다. 곧 언어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통과 함께 밀려나는 게 아니라, 고통 너머로 밀려나며 고통을 겪는다. 사실상 여기서 언어는 매개의 언어이다. 또는 매개의 매개의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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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이홍도, 연출 정은순, 〈꿈의 연극〉: 핍진한, 그러나 비재현적인REVIEW/Theater 2026. 7. 1. 15:08
〈꿈의 연극〉―원작은 희곡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뮤직페스티벌〉이다.―은 스웨덴의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Johan August Strindberg, 1849∼1912)의 동명의 희곡을 모티브로 한다. 신의 딸 수정(성수연 배우)이 지구에 내려와 인간을 만난다는 신화적 원형의 요소가 함축된 설정이나 꿈의 무의식적 흐름에 따른 파편적인 이야기 전개의 양상과 같이 그 기본적 얼개를 바탕으로 함에도, 그 내용은 철저히 한국의 근현대사와 사회 단면에 대한 해부를 토대로 전개되는데, 오히려 “원작”이라 함은 또 다른 함의에서 파악된다. 그것은 연극(인)의 꿈, 그리고 그에 대한 파악이다. 극 후반에는 『꿈의 연극』을 쓴 스트린드베리(해리 벤자민 배우)와의 작가와의 대화를 극의 일부로 삽입하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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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김멜라, 작·연출 이상숙, 음악감독 이향하, 〈이응이응〉에 대한 주석: 채워질 수 있는 주체의 공백!?REVIEW/Theater 2026. 7. 1. 15:08
이향하의 〈이응이응〉은 김멜라의 단편 「이응 이응」을 각색한 음악극으로, 애도를 돕는 트레이닝 어플을 등장시켜 현대인의 그리움, 욕망 따위의 감정을 체계적이고 정교한 방식을 경유해 조작 가능한 것으로 전이할 수 있다는 어떤 전제를, 어떤 미래를, 그러한 기술이 자연스러워진 시대를 도입한다. ‘이응’은 동그란 캡슐 형태로서, 일종의 AI가 탑재된 휴먼 스케일 차원의 디자인이 적용된 감정 조작 장치인데, 이응의 인격에 대응하며 “코치”로 정체화하는 이승희와 애도 불가능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의 김율희 두 명의 소리꾼이 기타 역할까지 모두 소화하지만, 판소리 창법은 예외적으로만 도입하며, 음악에서도 베이스 기타와 드럼, 건반이 부상하며 현대적 음색과 흐름의 강세를 만든다. 중요한 건 이 공연이 판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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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수민, 〈설킨〉에 대한 주석: 전체로서의 일자의 세계에 대해REVIEW/Theater 2026. 7. 1. 15:08
〈설킨〉 은 동일자들의 무한회귀라는 형식 안에, 원과 주해의 얽히고설킨 관계의 양상을 풀어낸다. 처음 지하철이 지나가는 주해의 집에 초대되어 대용량 국수를 대접하며 이 국수를 다 먹고 헤어지기로 하는 첫 장면은, 후반 둘의 상반된 위치로 한 번 더 반복된다. 이 형식은 국수 그릇의 원의 형상, 그리고 지하철이 지나갈 때의 네모난 프레임이라는 상징적 형태의 반복적 결정 역시 동반하는데, 가령 ‘원’은 주해가 보는 망원경으로, 직사각형은 원 앞의 TV로 옮겨진다. 곧 TV 앞에 선 원을 보는 주해의 망원경이라는 엮임은 주해와 원의 엮임이면서 배경과 형상의 엮임이기도 하다―그리고 이는 역전, 전도 가능한 관계이다. 주해라는 형상의 시점이 배경을 향하며 그에 용해될 때, 주해는 원과의 긴밀한 연관성을 또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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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숙, 〈시위 기피의 역사〉에 대한 주석: 역사의 포물선형 궤적REVIEW/Theater 2026. 7. 1. 15:08
성화숙의 〈시위 기피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시위의 역사 그 주변부의 목소리를 따라 가는데, 5.18 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되어 근래의 계엄을 경유하고 다시 5.18을 향한다. 역사의 중핵은 곧 5.18에 있으며, 다른 역사의 시위는 이를 우회하여 접근하기 위한 맥거핀들에 가까운데, 이는 암묵적으로 광주와 서울이라는 두 개의 지리적 경계를 만들고, 동시에 역사와 상대적으로 현재라는 시간적 경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성립한다. 결과적으로, 이때 기피는 시위가 절대적인 몫―환경―에서 상대적인 차원으로 변화하는 그 낙차를 방어하기 위한 탈승화로서 전유된 부정성으로 보이는데, 이는 물론 5.18을 바라보는 시점의 사람들의 시점에서를 말한다. 곧, ‘기피’는 근래의 시위들이 아닌 5.18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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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 원작, 류이향 각색/연출, 〈모린〉: 막 너머로 환치되며 교환되는 개념들REVIEW/Theater 2026. 6. 30. 23:01
미란에서 모린으로 〈모린〉은 다양한 소수자성의 인물을 지닌 인물들을 교차시키는데, 이는 콜센터 직원으로 한 고객의 지속적인 갑질로써 우울 증세를 겪는 미란이 시각장애인 영은을 만나면서, 연인이 되는 하나의 서사를 중심 축으로 하며, 일종의 서브 플롯으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미란의 친구 보현의 서사는, 영상을 통해 전화 너머의 세계로 건너온다. 이때 보현은 미란이 영은과 성큼 만나볼 것을 경청하며, 그것을 새삼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케 한다. 곧 시각장애인과의 내밀한 만남과 자폐 스펙트럼 자녀를 두는 것은 비례하며 우정을 경유하여 상호교차성의 잠재적 범주 안에서 횡단한다. 또한 모린이 겪는 우울은 요제프 코발스키의 산문 『보이지 않는 것들』의 낭독 도서 제작을 신청하고, 낭독 녹음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