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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주연,박소윤,송용진':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22일의 '열린무대'
    REVIEW/Music 2012. 4. 24. 07:50

    '영화도 보고 무대도 즐기기'

    Intro : '영화제를 찾은 음악-손님들'

    오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을 비롯하여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의 '열린무대'를 들여다본다. 22일 일요일 비와 바람이 동반한 우중충한 날씨 속열린 오후 2시경의 무대는 사람은 적었지만, 봄의 감성이 듬뿍 배어 있었다. 두 각기 다른 개성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들이 무대를 신선하게 바꾸며 띄우고 또 감정을 건드리며 안착되었다면, 4시경의 뮤지컬 스타 송용진의 무대는 확 늘어난 뮤지컬 및 송용진의 은근히 두터운 팬층이 자리하며 그 환호가 축제의 지형을 선연하게 그리는 듯했다. 이 세 무대를 짧은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나마 구체적으로 돌아본다.

    박소윤 : 봄의 싱그러운 감성으로

    ▲ 22일 오후 2시경 신촌 아트레온 소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열린무대'에서 싱어 송 라이터 박소윤의 무대

    박소윤은 오프닝으로, <fly me to the moon>과 <그때 그 사람> 두 곡을 연이어 불렀다.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한 이력을 전하며 노래에는 외부(일본)에서 보는 한국 정취의 맥락이 전제되는 듯했다. 거기에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여는 역할까지.

    이어진 <피노키오>, 싱어 송 라이터의 경우, 자신의 목소리에, 흘러가는 연주에 각각의 요소들을 자연스레 대입할 수 있다는 점, 노래에 전제되는 삶의 일치된 세계를 가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눈을 감으며 자신의 어떤 영상에서 행복한 상상을 하다 눈을 뜨고 그에 심취된 관객을 보고 다시 눈을 감으며 이 세계와 현실의 간극과 공통의 평면을 짧지만 순식간에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이어 그 꿈꾸기로, 이런 식으로 (그녀) 노래의 공상은 이어지는 셈.

    ▲ 22일 오후 2시경 신촌 아트레온 소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열린무대'에서 싱어 송 라이터 박소윤의 무대

    <누구 없소>에서 이어진 그녀의 기본적으로 밝고 맑은 음색, 록적인 부분, 그리고 알앤비 같은 바이브레이션과 애드리브, 컨트리 음악적 요소 같은 느낌까지, 한편으로 목소리에 공기와 잉여를 담는 내레이션 같은 보컬 부분에서 화음과 코러스 역할까지 다양한 역할을 순식간에 오갔다. 이어진 <햇살처럼>. 장르의 경계 타기는 기타의 코드 바꾸기와 주법 변화, 결정적으로 목소리의 실험장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희망》이라는 발매 예정인 앨범에 수록된 <fly high>, fly(날다)의 시작과 끝의 연결이 매끄러웠고, 하강보다 비상하는 밝음과 긍정의 요소가 그녀 노래를 가득 채웠다.

    임주연 : 무대를 잠식하는 마력의 세계

    ▲ 22일 오후 2시 40분경 신촌 아트레온 소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열린무대'에서 싱어 송 라이터 임주연의 무대

    임주연은 영화 <듀엣> O.S.T의 <For The Last Time>로 오프닝 무대를 열었는데, 층차를 급격히 오가며 무대를 긴장시켰다. <봄이 오네>는 바로 현실이 아닌 극이라는 무대를 만들었다. 이는 기타와는 완연히 다른, 피아노라는 묵직한 건반의 두드림 이후에 오는 맑고 가벼운 잔향의 특성에도 기인하는 듯 보인다.

    얼마 전 낸 다섯 곡으로 된 리메이크 앨범을 언급하며, 비가 오는 시점에 맞물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 나온 노래를 들고 왔으면 하는 스쳐가는 바람을 내비친 후, 리메이크 앨범 중 카펜터스(Carpenters)의 <Rainy Days And Mondays>를 불렀다.

    건반의 두드림은 동기화를 만들지 않고 곡과는 상관없는 잉여로 가라앉고, 엄밀히 피아노는 아닌 소위 건반이라고 하는 전자 피아노 형식이지만, 이 건반의 반향음은 피아노와 같이 관객을 감싸는데, 그저 어떤 하나의 분위기에 흘러가는 것이었다(가령 이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한 홈 파인 공간과 매끈한 공간의 구분은 유효해 보인다).

    ▲ 22일 오후 2시 40분경 신촌 아트레온 소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열린무대'에서 싱어 송 라이터 임주연의 무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늘 다시 시작되고 있고 차이를 벌린다, 하지만 이 짧은 노래의 특성상 다시 돌아오게 되고 또 이 흐름 속에 통합된다. 이러한 흐름은 원곡 자체를 그냥 잊게 했다. 가령 여기에는 관객 내지 청중이라는 주체를 잊게 한다. 곧 거리가 없어진다. 박수라는 행위 자체의 틈입을 불허한다.

    결과적으로 <서른 즈음에>가 가장 좋았다. 이 가사들이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기억과 어떤 순수 이념의 목소리가 될 때, 곧 서른 즈음의 청승맞은 누군가의 상념이 아닌 서른 즈음의 누군가에게 울리는 목소리로 다가올 때, 그리고 그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목소리임을 확인할 때 오는 전율 같은 것으로 인해.

    마지막 곡, 하나의 노래 안에 머릿속 몇 번의 분위기 반전, 달라진 몸‧나를 확인시키는 긴 여정은 이렇게 짧은 순간에 어떠한 변화의 지점인지도 확인시키지 않은 채 당도해 그 변화의 순간을 안고 달라져 있었다.

    뮤지컬 같던 '송용진'의 '토크-콘서트'

    22일 오후 4시경 신촌 아트레온 소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열린무대'에서 배우 송용진의 무대

    오후 4시경에 시작된 노래 불러주는 남자 송용진의 공연은 영화 <그리스>의 한 곡으로 분위기를 띄운 후 《헤드윅》의 <Origin Of Love>를 이었다. 주로 송용진의 무대는 영화 속 주제곡들을 대상으로 했다. 영화는 다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연장선상에 있는 뮤지컬의 노래들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가사라기보다 대사인 역할을 상정하는 하나의 목소리인 부분이 있었고, 당연히 내러티브적 이야기의 절취가 있었다.

    가령 뮤지컬에서의 그가 한 역할을 포함한 배우 송용진의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인가, 아님 그저 이 무대에서 태어나는, 역할이 상정되지 않는 현재의 노래인지에 대한 불분명한 이해가 따랐다.

    <노래 불러주는 남자>란 동명의 뮤지컬에서 나온 곡은 뮤지컬적이라는 느낌을 조금 덜었다.

    ▲ 22일 오후 4시경 신촌 아트레온 소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열린무대'에서 배우 송용진의 무대

    결과적으로 그가 만든 무대는 목소리 자체의 파열, 그 인간적인 면모, 어떤 땀과 신체적인 것이 배어 있다. 뮤지컬 《오디션》에 나오는 <돌고래>라는 곡을 들으며, 뮤지컬들이 그 안에서 참 많은 계열을 파생시켜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가 배역과 분리된 게 아닌, 배역 자체가 악기와 긴밀한 관계를 실제적으로 갖고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신이 생겨나고, 그에 따른 기타 솔로로 진행되는 이와 같은 노래를 보면 말이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싱얼롱singalong 시간을 제안했고, 뮤지컬 <라디오스타>에서 <비와 당신>을 부르며 관객 후렴구가 주어졌고, 이 목소리는 관객과의 어떤 거리 자체를 해소시켰는데 목소리 없는 기타의 홀로 된 연주, 공허한 연주에 아련한 목소리의 뒤늦은 각인이 또한 그러했다.

    이어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 그도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하는 한편, 최근 그가 홈즈 역으로 출연하는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홈즈의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내레이션에 가까운 대사의 읊조림과 격한 피아노 연주(MR)에 따른 급격한 연주 흐름에 실리는 에너지, 가장 극적劇的이고 또 극-적劇-的인 무대였다.

    [축제 개요]
    축 제 명 |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The 14th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in Seoul
    개 최 시 기 | 2012년 4월 19일(목) ~ 4월 26일(목)(8일간)
    장 소 | 신촌 아트레온 4개관(1관, 2관, 4관, 5관), CGV송파(5관),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동어린이회관
    규 모 | 30개국 120편 (장편 44편, 단편76편)의 초청작 상영
    캐치프레이즈 |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See the World through Women's Eyes!
    주 최 |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 서울특별시 • 영화진흥위원회 • 송파구청 • 서대문구청 • 강동구청 • 서울시여성가족재단 • 옥랑문화재단 • 한국영상자료원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
    일본국제교류기금 • 주한 멕시코 대사관 • 주한 프랑스 대사관 • 주한 프랑스 문화원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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