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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즐거운 음악극들의 잔치'카테고리 없음 2012. 5. 5. 14:40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포스터[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개막작 <플렉스 PLECS>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아시아 유일의 음악극축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5월 5일 개막한다. 오는 20일까지 16일간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의정부시내일원에서 펼쳐지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작년부터 도입한 주빈국 제도를 시행, 올해 주빈국인 ‘카탈루냐’의 작품으로 개막작‧폐막작을 선정하였다.
11회를 맞은 축제는 축제명예위원장으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홍보대사로 의정부 시민인 힙합 뮤지션 부부 “타이거JK와 윤미래”가 위촉되어, 각각 15일 “조수미 스페셜 콘서트”와 20일 야외 무료 공연을 연다.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플렉스 PLECS>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올해 주빈국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지역이지만 자치정부로 인정을 받고 축구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수도로 독자적으로 의회를 구성하고 사법권도 가지고 있다. 극단 엔필라트의
개막작 <플렉스 PLECS>는 2010년에는 카탈루냐 최고 서커스 공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천막 서커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어쿠스틱한 느낌과 고도의 아크로뱃 댄스와 일상적 물건을 활용하여 상상력을 주는 작품이다. 폐막작 <싱!싱!싱! Sing!Sing!Sing>은 1950년대 스윙 빅밴드의 콘서트 현장을 재현하는 듯한 음악극으로, 스윙‧정글‧부기우기‧라틴‧록‧발라드까지 일곱 명의 음악 전문가들의 연주와 이야기를 선사한다.▲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해외초청작 <루프 더 루프(Loop the Loop)>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루프 더 루프(Loop the Loop)>에서 진 피터슨(Gene Peterson)과 아담 페이지(Adam Page)가 100분간 각각 드럼과 키보드를 비롯하여 각양각색의 채소들을 악기로 사용하여 대결을 펼치고, 루프 페달을 사용하여 연속적으로 녹음된 악기의 소리가 하나의 밴드를 이룬다. 이들은 10‧11일 자신들의 특이한 연주 방식을 가지고 워크숍을 연다.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해외초청작 <칼로니 이발소(Nuova Barberia Carloni)>[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떼아트로 네세사리오(Teatro Necessario, 이탈리아)의 <칼로니 이발소(Nuova Barberia Carloni)>는 반세기 이전에 신사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임 장소였던 이발소를 배경으로, 세 명의 이발사가 악기 연주에 이발 솜씨와 서커스를 뒤섞어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사랑의 찬가>[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민간 무용단체 최초 아비뇽 페스티벌 참가한 SEO(서) 발레단과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제작한 발레뮤지컬 에디트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에디트 피아프 역에 첫 한국 무대에 오르는 프랑스 여배우 델핀 헤케트(Delphine Hecquet)를 비롯하여 40여 명의 전 세계 아티스트의 참여로 이뤄진다.
서 발레단의 서미숙 대표는 굉장히 오랫동안 최준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을 설득해서 작품을 올리게 됐는데, 피아프라는 사람에게 결국은 삶은 사랑인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랑이 없는 것에 대한 질문을 작품을 통해 하고자 했다. 공연 노래는 불어로 하고 자막이 달리며 남자 국립발레단 주역들이 무용수들로 출현하고, 의정부 산하에 있는 합창단이 함께 출현한다.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합창뮤지컬 <의정부사랑가>의 지휘자 홍준철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합창뮤지컬 <의정부사랑가>는 뮤지컬 작곡가 ‘노선락’의 서사민요 “진주난봉가”를 텍스트로, 가요‧재즈‧랩까지 다양한 합창곡을 더한 작품에 지휘자 ‘홍준철’과 의정부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다.
연령층은 중학교 이학년부터 칠십대 노인까지 함께 한다. 이번 작품은 TV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에서 박칼린이 이끈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일견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합창이라는 형태를 띠는 것도 그렇다.▲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창작오페라 <나는 이중섭이다> 포스터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창작오페라 <나는 이중섭이다>는 2011년 국립오페라단 창작팩토리사업 작품제작지원 1억5천만원 지원 받은 예술가의 삶을 다룬 드라마에 실내악 편성의 오케스트라가 앙상블을 이루며 이중섭의 내면을 표현주의적으로 묘사한다.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해외초청작 중에 가령 2007년 하이너 괴벨스의 하시리가키 공연, 2008년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의 보이체크 같은 공연 작품은, 해외 유수의 작품들을 들고 오는 LG아트센터가 이후 들고 온 공연 팀의 작품들이었다. 더 앞서 싼 가격으로 음악극과 비언어극의 성격으로 확장되는 실험적인 색채의 공연들을 맛볼 수 있었다.
올해의 경우는 더 재미있고 쉬운 공연들의 느낌이 난다. <의정부사랑가>의 경우 무대에 오르는 이들이 일반 관객이 되고 연습 과정부터 함께 이들이 해왔다는 점에서 작품의 과정과 그 주체의 실험적 모색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반면 실험적이거나 도발적인 작품 하나가 아쉽기는 어쩔 수 없다.
음악극이란 장르적‧매체적 성찰이 음악극 축제인 만큼 늘 따랐던 화두이자 작품 감별의 중요한 테제가 됐던 듯하다. 그렇지만 지역 축제를 지향하고 지역민의 참여와 공감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축제의 방향성은 이 난해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하는 데 딜레마를 맞게 되는 것 같다.
▲ 지난 4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기자간담회에 현장에서 홍승찬 예술감독
축제의 가치 차원의 이동이 있었는지를 홍승찬 예술감독에게 물었을 때 ‘선택과 집중이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 당면 과제가 십년동안 예술성(의 고집에 대한) 폐해, 시민참여나 관심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적었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다’는 의견을 더했다. 주빈국 제도의 경우는 어떤 틀을 만드는 데 있어서 유용한 장치이고, 해당 대사관의 지원을 받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되고 우리나라와 문화 교류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소리극 <현제와 구모텔> 포스터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한편 십 주년의 성과를 이야기하자면 “이자람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해외 전위적인 작품 가져왔을 때 효과보다 더 집중하는 것으로, 이번에 그림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를 현대 한국사회에 맞게 재구성한 소리극 <현제와 구모텔>의 김나니가 이자람의 뒤를 잇는다.
여기에는 국악 교육 현장을 경험해 보면 국내에 재주꾼들이 참 많은데, 적절한 계기가 주어지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또한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미래 아티스트를 발굴해서 오히려 해외에서 작품을 가져오기보다 잘 만들어서 가져 나갈 수 있는 게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만약 어떤 작품이 난해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발언은 이해할 수 있음과 없음을 구분하는 의미를 담기보다 이해할 수 있는 자와 없는 자를 분리하는 발언에 가깝다. 랑시에르의 의견을 따르자면 지능의 평등이 아닌 불평등을 전제한 발언이다. 한편으로 이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은 정당하지 배제하고 부정하는 폭력의 함의를 전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상의 심미화 프로젝트가 예술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쉽고 재미있음, 공감 가능함은 쾌적한 심미화의 일환이 아닐까. 또한 수용 주체의 인식과 판단을 낮은 것으로 전제하는 또 하나의 폭력이 담긴 것 아닐까.
난해함은 이해 불가를 뜻하기보다는 오히려 매개의 욕구와 해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의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함의로 바꾸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소위 매우 단순하고 쉬운 작품만을 수용하는 대중에 만족한 채 머물러야 할 것이다. 비단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만을 향한 생각만은 아니다.
▲ 지난 4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홍보대사 타이거JK
▲ 지난 4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홍보대사 윤미래▲ 지난 4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진용 집행위원장, 서 발레단 대표 서미숙 연출/안무가, 홍준철 지휘자, 발레리노 이원국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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