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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 리뷰 : ‘신선한 형식에 진솔한 이야기들과 노래들’
    REVIEW/Music 2012.05.17 02:13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

    지난 11-12일,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 12일 공연을 찾았다. '파티스트릿'은 버스킹 밴드로 길거리 공연에서 경험을 쌓고 다수 페스티벌‧영화제 등에서 초청 공연을 펼치며 홍대 인디 신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연명은 ‘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 1부와 2부로 나뉜 공연은 라디오 매체를 전유한 형식이었다. 곧 버스에서 마주친 여자에게서 봄을 느낀 남자 김모모 씨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누군가의 청취 사연을 들려주는 것, 우리를 포함한 이들에게 접수된 누군지 모를, 우리 모두를 포함한 ‘특정한 누군가의 보편적 이야기들’로서 사연들은 각 멤버들의 소개로 노래 사이에 포개졌다. 마치 관객은 한 명의 라디오 청취자가 되듯 내밀한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보컬/퍼커션의 김태범

    파티스트릿의 보컬 김태범의 소리가 꽤 명확했고 울림이 좋았다. 처음에 기타가 아닌 퍼커션을 친다는 것이 불러오는 효과였을까, 여유 있게 밴드 안에서 중심을 잡았고 자신만의 리듬을 구가했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나지선

    부산에서 사랑이 된 인연의 이야기 사연, 그리고 <일장춘몽>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파티스트릿의 이번 공연에는 여러 미디어가 공연을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바꿔 주었다. 뮤직비디오는 라디오와 함께 무대에 부과된 형식이었는데, 뮤직비디오 안에서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뮤직비디오 속에 갑자기 출연하는 파티스트릿 밴드의 보컬이 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나지선

    하나의 사연을 더 들려줬을 때 일기 같은 내밀한 이야기는 ‘시’로 휘발되는 것 같았다. 이어 키보드를 맡는 나지선의 보컬이 재즈 느낌이 나는 건반에 배어드는 잔잔한 곡에서는 붉은 조명이 쓸쓸하게 무대 전체를 뒤덮었다.

    “그냥 이렇게 한 잔 쓴 커피에 날 위로할 뿐”이라는 <부추꽃>의 가사는 일종의 되뇜,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나를 이끌어가는 메아리 같은 문구, 점점 감정을 위로 올리는 게 필요했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베이스/코러스의 이상준

    이에 더해지는 영상의, 고정된 사진 위에 그려지는 애니메이션은 이제 이별 뒤에 남은 자국들을 고백한다. 현재 나인지 모를, 낯설어짐을 겪으며 지난날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속삭인다.

    라디오는 이제 특정한 누군가의 사연이 아닌 노래 자체의 온전한 힘으로 이어졌다. 노래는 이야기로부터, 또 사연으로부터 탄생하고 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뮤직비디오는 노래의 시뮬라크라를 만들었고 노래는 이야기의 현존을 증명하는 식이었다.

    전체적으로 파티스트릿의 공연은 보컬 김태범의 목소리를 전해 듣는다는 느낌이었다. 내밀한 이야기가 되는 누군가의 목소리, 여기는 표피적인 스쳐 지나감, 밝음의 어떤 공간에서는 전해지지 않는 특정한 분위기가 필요했다. 음악은 이 분위기를 변주하는 역할을 했다.

     답이라는 노래는 이 목소리를 조금 더 내밀한 깊이로 바꿨다.

     2부를 알리며 광고가 삽입됐다. 멤버들이 나간 부재의 무대는 앞선 공연의 흔적을 품고 있었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나온 싱 어 송 라이터 임주연

    2002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실력파 싱 어 송 라이터 임주연이 12일의 게스트로(11일 전날은 김목인) 2부의 막을 열었다.

    키보드는 보컬의 목소리에 한층 더 힘을 실으며 자유롭게 흘러갔다. 요즘 들어 라이브를 거의 할 기회가 없어 감을 잃었다는 임주연은 자신의 무대에서 ‘무미건조한 듯 실없는 농담조의 말들’을 썰렁한 분위기에 약간의 희미한 미소만을 돋우며 툭툭 꺼내 놓는데, 무대가 이 말 이후 곧장 형성되는 건 아마도 그녀의 자아도취적인 자신만의 공간을 견고하게 가지고 있기에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또한 머릿속에 건반을 잘 다루며 그래서 노래를 이 키보드를 따라 능수능란하게 또 변화의 기점이 매우 환상적으로 다가오는 그런 음악을 자신의 이야기(작곡)로부터 꺼내 놓는 것 아닐까.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한 커플(사진 중간)이 무대로 초대받아 프러포즈 시간이 마련됐다

    프러포즈는 보통 큰 감동의 눈물과 일치한다. 파티스트릿 멤버들, 이상준‧김태범‧나지선은 실제 관객석에서 미리 받은 한 커플의 남자 분이 여자 분에게 보낸 편지를 읽었고, 사연의 주인공이 나와 프러포즈의 시간이 이어졌다. 공연 스태프에게서 꽃다발이 주어졌고, 고백을 더해 꽃을 전했다. 사연의 여자 분은 눈물을 연신 쏟았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보컬/퍼커션의 김태범

    <그녀를 잡아요>, <좋은 아침이야>로 이어지는 밝은 곡이 사랑이 이뤄진 밝은 현실을 관통했다. 노래는 점점 빨라졌고 관객의 박수를 유도했다. 바이올린을 사용한 경쾌한 집시 풍의 곡으로 템포를 빨리 뒀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나지선

    김태범은 오션드럼을 이용한 바다 느낌을 담아내는 악기의 시작과 함께 밝은 프러포즈, 꿈같은 빛에 휩싸인 그런 해변의 정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느낌이 드는 곡을 선보였고, 나지선의 잔잔한 건반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지만 꽃을 닮고 싶은 마음을 담은 뜨끈한 자작곡이 이어졌다.

    파티스트릿 멤버들은 관객에게 직접 이야기를 건네는 것 외에도 서로 간에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를 드러내고 또 다가가는 그런 시간.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에서 파티스트릿의 베이스/코러스의 이상준

    이상준은 십여 년을 음악 활동을 하며 단독 무대를 치루는 심정의 울컥하는 감동을 전했다.

    이적의 <노래>라는 노래를 신청곡으로 청했고, 파티스트릿의 <노래>는 뭔가 시원하게 가슴이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가 펑키 하우스>, <지금은 샤워중>, 두 번의 앙코르가 어느새 끝나가는 무대를 달궜다. 가사 내용 중 가스비 걱정에 “아빠가 내줄 거예요”라는 이상준의 (가사라기보다는) 대사는 노래의 반전의 시작점이었다. 경쾌한 노래가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이어졌다. 또한 랩퍼가 무대에 난입해 무대를 폭발적으로 만들었다.

    ‘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는 신선한 형식을 도입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음악에 녹여 내는 한편, 이들의 친숙한 넘버들을 만나는 동시에 파티스트릿 자신들의 이야기를 무대로 꺼내 놓는 것으로 이어지는, 모두의 충만한 이야기가 자리하는, 교감과 즐거움의 편안한 감상이 자리하는 시간이었다.
    또한 단독콘서트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파티스트릿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는 자리가 아니었을까, 이는 2부 후반의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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