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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소닉> 짜릿한 콘서트들, 광복절을 기쁨으로 물들이다.
    REVIEW/Music 2012.08.16 12:05

     

     

     

     
    포스트 더 피플(Foster the People)의 무대, <슈퍼!소닉> 두 번째 날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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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더 피플(Foster the People)의 환상적인 무난한 느낌의 록 계열에 일렉트로닉 성분이 뒤섞인 음악은 관객을 방방 뛰게 만드는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로 튀어 나오며 관객을 홀렸다.

    비가 많이 온 관계로 관객이 적을 거라 생각됐지만, 야외의 한층 누그러진 분위기와는 다르게 실내 슈퍼소닉 스테이지의 스탠딩 석에는 사람들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슈퍼!소닉> 두 번째 날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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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y Guyz'를 첫 곡으로 부르고 난 이후, 김윤아는 그동안 콘서트를 많이 해서 겹치는 곡들이 많을 수도 있다며 친근하게 멘트를 꺼내며, 많은 관객을 자신의 팬으로 감싸 안고, 또 이 무대가 자신의 콘서트 현장임을 주지시켰다. 물론 수많은 다른 팀들을 보러 온 관객들이 집산되어 있음이지만, 이러한 무대로의 집중을 유도하는 수사는 꽤 현명해 보인다. 김윤아는 비가 많이 왔다며, "비가 내리네"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세 번째 곡은 "언제까지나 그런 얼굴로……", '뱀'이었다. 드라마틱한 록, 대사와도 같은 정서가 담뿍 담긴 가사들의 노래들은 자우림의 독특한 개성 그리고 정체성과 결부된다. 김윤아는 이 분위기에 도취되어 능수능란한 몸짓과 춤, 표정들을 선보인다. 그녀 스스로가 아주 훌륭한 배우로 분하는 것이다. 가수로서의 진정성을 고취시키고 음악에 대한 감응을 잔뜩 끌어올리며. "나나나", 점점 목소리와 밴드의 화음이 치달아 가며, 오히려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거의 성스럽기까지 한, 대부분 조성모의 곡으로 기억하는 '가시나무'를 불렀을 때 방금 전까지 관객들을 흥분 상태로 몰던 것에서 분위기는 착 가라앉았지만, 전혀 어색치 않았다.

     
    <슈퍼!소닉>의 무대 펜스에서 환호하는 관객들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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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김윤아가 가진 보컬의 역량이란 거의 모든 드라마틱한 곡들의 정서를, 그녀의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분해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발라드 곡을 모던 록의 폭발적이며 멜로디가 살아 있는 곡으로 다시 변화시킬 수 있는 자우림이라는 밴드의 힘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밴드가 포근하게 감싸는 가운데 정말 보컬만으로 단단하게 무대를 충만하게 메우고, 또 집중케 하는 팀으로는 단연 자우림이 최고가 아니었을까 싶은 무대였다. 거의 이 노래에 취해 번진 우울함을 곡이 끝난 이후 누구보다 김윤아는 짧은 순간 깊게 드러냈고, 곧장 분위기 반전을 예고하며 이어진 곡은 '하하하송'이었다. 관객들은 점프, 그리고 한 손을 들어 흔들며 기꺼이 이에 응답했다.

    이후 분위기는 또 한 번 반전됐다.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일탈'에서 관객은 모두 노래를 따라했다. 점프의 속도는 더욱 거세졌고, 밴드의 연주 리듬도 가속됐다.

    오십 분으로 한정된 시간은 매우 짧은 시간임을 김윤아는 잘 알고 있었고, 이 곡이 끝나고 그 감흥을 삭이기 전에 빨리 다음 곡을 주문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시원한 여름을 겨냥한 듯한 '고래사냥'이 한껏 달궈진 분위기를 더욱 상승시킨 마지막 곡이었다.

     
    티어스 포 피어스의 롤랜드 오자발(Roland Orzabal)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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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어스 포 피어스(Tears for Fears)의 위태롭게 선율이 오르내리는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주 이후에 등장은 매우 경이적이었다. 그리고 독특한 이들의 곡이 급반전을 가져갔다. 환상적인 기타 연주가 덧대어졌다. 이들만의 결코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컨트리적인 독특한 멜로디 색채와 연주 스타일, 보컬이 두드러졌는데, 다름 아닌 신스팝과 기타 위주의 록이 혼합되는 그들의 지난날의 영광이 다시 귀환한 것이었다. 참고로 이들은 89년 해체 이후 2000년에 다시 돌아와 왕성한 활동 중에 있다.

     
    티어스 포 피어스(Tears for Fears)의 커트 스미스(Curt Smith)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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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편안하게 관객을 녹이는 에너지가 있었다. 여기에 춤추며 분위기를 띄우다 코러스를 맡는 여자 멤버까지 더해지며. 사실 그녀는 중반 이후 감춰둔 놀라운 가창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들은 이 신스팝과 기타 록을 오가며 음악을 저울질 하는 한편, 그 두 계열의 음악적 특징이 뒤섞인 독특한 색채의 음악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일렉트로닉 계열의 몽환적인 연주 흐름과 맞물리며 점점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록의 폭발적인 보컬도 한껏 치솟았다.

     
    고티에, <슈퍼!소닉>에서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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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티에(Gotye)는 무대와 관객석 모두 조명이 꺼진 어둠 속에서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 십 분이 채 안 되어 등장한 고티에는 신출귀몰했다. 무대 뒤쪽에서 드럼을 연주하다 사라졌고, 이내 나타나 보컬을 자처하다 또 사라졌다. 두 곡이 끝난 이후에야 무대 앞쪽에서 인사를 했고, 한국어로 곡목을 소개했고, 곡이 끝난 이후에는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기도 했다.

    그의 시크하고 조용하면서도 알듯 모를 듯한 매력적인 엷은 미소가 드리워져 있는 얼굴은 여성 팬들에게 매우 주효한 듯 보였다.

    커다란 비트 대신 잔 비트와 함께 일렉트로니카 계열이 만들어지고, 피처링이 곧 리듬의 단위가 되어 귓가를 맴돌기도 했다. 이 독특한 비트를 통해 자메이카 스타일의 레게 색채가 묻어나기도 했는데, 여기에 환상적인 전주가 더해지며 '쿵 덕', 2박자의 리듬에 관객의 몸을 헐겁게 맡기게끔 했다. 또한 기본적인 비트의 진행 아래 간혹 나타나 귀를 때리는 비트 등이 조합되며 리듬을 타는 관객들의 몸의 움직임을 들썩이게 했다.

    리듬을 위주로 한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고티에는 단연 최고였는데, 이따금씩 섞여 들어오며 진해지는 멜로디는 리듬의 단위와 정확히 맞아떨어졌고, 이 멜로디화된 리듬은 기본적인 리듬 파트, 그리고 효과 측면으로 튀어 나오는 리듬들과 어우러지며 독특한 색채의 분위기들을 만들어냈다.

    거기에 첫 등장에서의 드럼을 시작해, 또한 미디를 주효하게 다루거나, 멜로디언이나 건반·오르간 연주, 마지막으로 그야말로 호소력 짙은 보컬까지를 그 속에 끼워 넣는 고티에의 매력이 더해졌다.

    "광복절입니다. 대한민국 만세"라는 그의 멘트는 극도로 관객을 들썩이게 만들었는데, 이처럼 고티에는 팬서비스에 있어 거의 최고의 매너를 선보였다. "감사합니다"는 나중에 거의 유창한 발음으로 흘러나왔다.

     
    뉴 오더 (New Order)의 버나드 섬너 (Bernard Sumner)
    ⓒ 김민관

     

    뉴 오더(New Order)의 등장 역시 늦어졌다. 고티에의 무대가 끝나는 시점과 맞물려 있는 시작으로 인해, 앞의 무대의 후유증이 조금 가신 후에 무대를 시작하려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페스티벌의 끝을 장식하는 최고의 밴드였기에 잠시의 기다림도 관객은 기꺼이 수용하는 듯했다.

    십여 분이 지나 뉴 오더는 드디어 등장, "Hello!", 인사부터 꺼냈다. 이들은 무엇보다 록의 감성을 마치 '새로운 명령'처럼 되찾아 왔는데, 이제 제법 나이가 지긋한 버나드 섬너와 필 커닝햄의 목소리에는 관록이 배어 안정감 있는 보컬을 선사했다.

    물론 신스팝이기는 하지만 초반, 세 대의 기타가 거의 일렉트로닉적 색채를 배제하고 무겁게 자리 잡는 가운데, 자연스레 관객의 고개를 끄덕이게끔 했다. 강한 기타 선율, 묵직한 베이스가 꾸밈없이 전자 기타의 음향을 고스란히 전했다.

    소닉 스테이지에서 슈퍼 스테이지로 대규모로 이동하는 관객들, <슈퍼!소닉> 현장
    ⓒ 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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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소닉>은 관록의 밴드와 떠오르는 신예 밴드의 구성이 조화롭게 배치된 편이었다. 음악적으로는 크게 록과 일렉트로닉,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 두 음악의 맞물림과 교환을 볼 수 있었고, 말 그대로 커다란 '슈퍼 스테이지'와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데 더 적합했던 '소닉 스테이지'의 두 다른 분위기의 무대를 오가며 음악을 듣는 재미가 있었다.

    두 스테이지 모두 원래 경기장인 만큼 스탠딩과 좌석 간 거리는 꽤 먼 편이었고, 대부분의 사람이 공연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스탠딩으로 공연을 구경했다. 실내에서 공연된 까닭에 야외 햇빛과 바람과 풍광을 느낄 수는 없었던 대신에, 사운드는 안정적으로 공간에 자리 잡았고, 시원한 실내는 여름 무더위나 비와 상관없이 관람의 최적 조건을 선사했다.

    일단 <슈퍼!소닉>은 페스티벌의 새로운 가능성을 장소적으로든 음악적으로든 보여줬다는 생각이고, 다음 페스티벌에 대한 기대를 불러모은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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