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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note 현대무용단 <차리다> : 평행의 리듬 속 변주의 순간들
    REVIEW/Dance 2013. 5. 3. 14:57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M-note 현대무용단 <차리다> ⓒ 이운식 [사진 제공=LIG아트홀]


    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LIG아트홀ㆍ합정에서 열린 M-note 현대무용단의 <차리다>('차'는 ‘여기, 이’란 뜻의 지시사 차(此)와 다도에서의 차(茶)를 이중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차리다'는 그 옛말이 '정신을 차리다'라는 뜻을 지니는 것처럼 동사적 의미로 ‘알아차리다’의 의미를 내포한)는 움직임들이 하나의 자장으로 묶여 있으며, 한 명의 움직임이 이후 그림자처럼 다음 사람을 따라 붙는 식의 시차를 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무대는 어둠 속 아스라이 깔린 빛, 점차 밝아진 신비한 장을 형성한다. 이 환경 속 미지의 존재자들은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접속하고 움직임은 순간 모방의 전이를 이루기도 한다. 한편 한 명의 움직임이 다른 이에게 가해지면 마치 지지물처럼 멈춤이 일어나기도 한다.


    곧 멈춤의 순간을 만드는 연결-접속이 전체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음악은 심각하게 반복되며 고조되는 기운을 가진다. 이에 다른 조명 역시 밝아진다. 일종의 생겨남과 사라짐의 양과 음으로서 고양된 이후의 정적의 음악은 이후 끊임없는 몰아침의 파도로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음악은 움직임을 지탱하는, 동시에 이 ‘연대의 움직임’이 비가시적인 상징적 규약에 묶여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기능한다.


    앞선 ‘연대의 움직임’은 차를 따르고 마시는 현실의 파편적 순간을 끊임없이 중간 중간 편집적으로 집어넣는 것처럼 어떤 절제됨과 고른 분배의 차원 안에서 펼쳐지는 측면이 크다. 두 남녀가 차를 주고받으면서 한 몸을 이뤄 차에 대한 제식을 이룬다. 곧 이어 다섯 명이 일렬로 겹쳐 서서 다른 움직임을 펼친다. 이는 단순히 정중동의 비약적 폭발을 이루는 것이라기보다 일종의 정 속에 가진 동 그리고 동이 가진 정이라는 불가분의 관계 맺음 아래 펼쳐지는 것에 가깝다. 


    곧 한 사람으로부터 촉발된 움직임이 다양성의 분포로 번져갈 때 역시 갖고 있는 에너지는 오히려 균등한 차원으로 분배됨에 가깝다.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M-note 현대무용단 <차리다> ⓒ 이운식 [사진 제공=LIG아트홀]

     하나하나의 분절된 그리고 숨 고르기의 절제된 장면을 만들고 드라마적인 희미한 서사 타입이 작동하는 <차리다>는 진지하지만 닫히지 않기 위한 전략을 차를 마신다는 잉여적일 수밖에 없는 차원의 차 마시기라는 수행적 구문에서 가져온다.


     사실 둘이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하는 행위들은 어떤 세세한 구체적 맥락을 발생시키지만 선후 관계는 조망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차리다>는 차와 향이라는 실제적인 것들을 발생시키는 ‘신비함’으로서 이 장(field)은 춤이 작동하는 그리고 관객에게 춤이 가하는 어떤 근거 역시 가져오고자 하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사운드에는 이들의 연습 과정에서 발생했을 기침 소리가 섞여 들어 있는데 이는 자기 참조이자 (미디어를 통한) 자기 복제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 동시에 시간의 원환적 반복의 의미로도 확장 가능할 듯싶다.


     결정적인 이미지는 다섯 명이 일렬로 합산되며 고양된 황홀경을 전하기 위한 후반의 움직임들일 듯하다. 이는 현실을 그리는 장면들(분절됨)에서 움직임으로, 환영으로, 또 어둠으로, 달빛으로 치환하기 위함일 것이다. 음악의 고양을 비롯하여 파국적으로 드라마틱한 전개를 만들기는 어쩌면 하나의 장 자체를 발생시키지만 동시에 매우 닫힌 규약에 대한 실천과도 같은 느낌 역시 남는다. 곧 이 진지함, 신비로움이 그 자체로 소급되는 것에 대한 것.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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