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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현장] 10년 맞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오는 9월 5일 열린다
    PREVIEW/Festival 2013. 8. 23. 11:51


    ▲ 박동현 집행위원장


    오는 9월 5일부터 12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및 KU 시네마테크, 스페이스 셀에서 제10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2013, 이하 ‘엑시즈’)이 무료로 열린다.


    지난 13일 오후 3시경 KU 시네마테크(서울 건국대학교 소재)에서 ‘엑시즈2013’ 기자회견이 열렸고, 박동현 집행위원장, 이장욱 부집행위원장, 이행준 실험영화 감독이 참석했다.


    10주년을 맞아 ‘엑시즈2013’에서는 그 동안 해온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취지에서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한 명을 집중 조망하는 회고전이나 인디 비주얼이 빠진 대신, 경쟁 프로그램이 하나 더 늘었다. ‘제임스 베닝’의 장편 영화 <스템플 패스Stemple Pass>(121분)나 ‘나타니엘 도스키’의 <송Song>(18분 30초) 등 국제 경쟁 4부분, 국내 작가 임철민 작가의 장편 <프리즈마>(62분)를 비롯한 국내 경쟁 3부분 등 총 일곱 개의 경쟁 부문으로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영화 전반을 상영하는 한국영상자료원과 더불어, KU 시네마테크가 상영 공간으로 추가됐다. KU 시네마테크는 필름 상영이 가능하지만, 가급적 16mm 필름은 영사기를 갖춘 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이행준 실험영화 감독


    개막작으로는 실험영화를 은유하는 것을 모색하다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를 만든 김구림 작가의 <1/24초의 의미>와 ‘마츠모토 토시오’의 <은바퀴>가 상영된다. <1/24초의 의미>는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김구림 초대전에서 소실됐던 원본을 필름으로 복원되어 전시되어 있으며, 작품의 프린트를 가져와 상영하게 된다. 60년대부터 자신만의 실험적인 세계를 구축해 온 김구림 작가는 영화 관계자들과 평소 네트워크가 없었던 관계로, 상영회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오스트리아 실험영화 60주년 기념 프로그램으로, ‘브레이킹 그라운드 “액션”(Breaking Ground “Action”)’이 열리며, ‘아시아 포럼’에서는 1933년에 대만 출신의 중국인 최초로 중국에서 영화잡지를 발행했으며 소련 시절의 기록 영화 감독인 ‘베르토프’를 만나서 책을 만들고 글을 썼던 ‘리우 나-오우’에 <카메라를 든 사나이-사람들>의 복원된 버전을 상영할 예정이다.

     

    ▲ 이장욱 부집행위원장


    ‘스페이스 셀 랩 프로그램’은 프로덕션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들과 별도의 수상 대신 순수하게 제작을 독려하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갖고 있다. 이번에는 네 명의 필름 메이커와 세 명의 댄서가 만나 작업한 댄스 필름과 라이브 퍼포먼스 사운드 퍼포먼스 및 실험영화 워크숍 필름 기반으로 작업한 것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국제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프랑스에서 상영 예정이다.

     

    ▲ 엑시즈2013 홍보대사 양은용 배우


    박동현 집행위원장은 ‘엑시즈’가 작가들 간의 교류가 가장 큰 목표점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홍보대사를 맡은 양은용 배우는 영화 연출도 병행하고 있어 ‘엑시즈’에 내년에는 꼭 작품을 출품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자 회견 이후 ‘EXIS 10주년 기념 상영’전에서 미리 네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도 열렸다.


    김윤태 감독의 <Wet dream>(15m 30s, 1992)에서 카메라의 줌인·줌아웃은 사물을 촉각적으로 매만지는 차원으로, 그 전체를 볼 수 없는 구성을 이루는데, 이는 한편 그 매끄럽지 않은 시선의 움직임으로 영사되고 있음의 상태를 드러낸다. 단지 손 정도만 제시되는 것 외에는 사물만이 자리하는 수도꼭지의 물이 비스듬하게 위로 떨어지는 장면은 카메라를 돌려서 찍은 것에 불과하지만, 이는 그 반대 방향의 빈 공간에 어떤 불안정함, 텅 빈 구멍이 갖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단편들의 몽타주 형식의 진행은 사물과 그것을 다루는 손 또는 사물화·물질화되는 얼굴 등 촉각과 무의식적인 것, 신비한 영역들을 상정해 낸다. 이는 카메라가 무엇을 포착한다(다룬다)기보다 카메라에 사물을 접근시키고, 카메라를 향해 사물이 다가오는 측면에서 얻어지는 현실의 틈새로 틀어가는 찰라, 그러나 감각적으로는 명료한 그런 영상을 만든다.


    임창재 감독의 <Over me>(18m, 1996)에서 기차 안에서 찍은 광경, 무성영화라는 특징은 특별한 힘을 갖는데, 심각한 과잉된 음악, 낯선 표정, 우발적 드러남, 분절되는 화면들의 몽타주로서, 무엇보다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와 삐거덕거리는 소리의 침입 등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매끈한 연결을 낯설게 만드는 형식이 목소리 없음으로부터 자연 기인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물을 비추는 인물로부터 떨어져 나온 제2의 시선, 인물을 비추되 인물로부터 발생하는 화면에서는 구성될 수 없는 시선으로부터의 영역, 인물의 무의식이 아닌 그것을 비추는 것의 무의식, 그리고 피사체로 드러나는 인물이 주는 낯섦, 어떤 내면 대신 사물들의 병치, 무조격의 심각한 건반, 어쩌면 이 사물과 사물로의 낯선 질서가 표현될 뿐이다. (실제 꿈꾸는 물질에 빠져 있는 것처럼) 빠져 있는 것에 가깝다고 하겠다.


    꿈의 무의식이라 할까, 한 남자가 계속 의문부호로 여자의 꿈 속 풍경을 구성하는데, 누군가의 내지는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는 장면에의 전도, 중첩되며 깊은 관계를 유추하게끔 한다.

     

    양민수 감독의 <Time Remembrance>(12m, 1999)에서는 멀리서부터 흔들리는 전봇대 같은 것, 카메라가 넓게 포착하자 수많은 ‘그것’들이 드러나는데, 그 정체를 궁구케 한다. 바닷가 마르의 선착장의 수많은 돛대인 것으로 감지되기 시작한다. 느릿느릿 천천히 갸우뚱하는 먼 곳에서부터 중첩되어 드러나는 돛대의 흔들림이 내는 그르렁거리는 소리 역시 사라지고, 단지 부분만이(처음 잠식하다. 전체적인 한 지점을 이루던 것에서 나아가) 풍경의 일부로 들어온다. 이윽고 그것들을 하나의 풍경으로 잡아낸 이후 그 ‘갸우뚱’하는 소리가 다시 시작되고 빛이 명멸하며 그와 함께 흰 색 얼룩으로 이화된다. 



    이장욱 감독의 <Surface of memory, Memory on surface>(23m, 1998-99)은 표면을 병치시키며 메타 레이어로 곧 바꾸며 마치 표면은 시간차를 두고 기억으로 다시 재생되어 사라지는 듯하다. 얼굴들, 분해된 이미지들, 색채들의 희미하게 된 이미지들이 기억의 표현이 된다.


    이것들은 변화하는 사물의 이미지로, 촉각적인 대상으로 차용되는 이미지(사라진 것의 어떤 오마주)로 끊임없이 관객을 유혹한다. 이는 이것들을 매끄럽지 않게 이어 붙이는 영사기의 방식과 정확히 결부되는 가운데 또한 이 필름 돌아가는 소리의 일정함에 상응하며 이 끊임없는 유동하는 표면들의 덧붙임, 내용 없는 필름 자체가 희미하게 (내용 위에) 중첩되며, 유기적인 화학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조각들의 물질(매체) 자체의 변용에 따른 내용(이미지)의 시차를 안은 재현의 양상, 그것 자체의 변용은 결국 매체 자체의 성찰과 내용 자체에 시간성을 덧입히며 순수한 표현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덧붙이는 것은 무의식에 다른 편집, 자연 발생적인 작용과의 결부 또는 그것의 차용이다.


    ▲ 김윤태 감독


    상영 이후 세 명의 감독들이 자신의 지난 작품들을 다시 보며 달라진 소회들을 전했다. 김윤태 감독은 시간의 감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그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 그것이 지루하거나 참지 못하는 것 같아 달라진 감각의 달라진 정도를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진흥공사와 독일문화원이 진행했던 폴란드 감독의 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만든 이후, 88년 독일 베를린에서 1년간 체류, 독일어권을 비롯해 유럽 실험영화 탐닉했다. <패시지(The Passage)>(1997)를 비롯해 빌 비올라(Bill Viola) 감독의 작품들에 깊이 영향을 받았다. 


    작가의 설명을 따르며 ‘신체에 대한 집착’ 및 강박관념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에로틱하면서도 죽음에 닿아 있고, 80년대 청년기를 지내오며 억눌렸던 의식을 표현하려고 하며 ‘정치적인 강박관념’이 작품들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무겁고 느리고 콘트라스트가 강한 이미지들의 구성’으로 나타났다.


    ▲ 임창재 감독


    임창재 감독은 실험영화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컸는데, 많은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고, 실험영화를 구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50편을 채 못 본 것 같은데, 오히려 현대 미술이나 사진에서 작품을 구성하는 데 자극을 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장욱 감독은 두 감독의 작품들을 이전에 봤을 때 ‘이해할 수 없는 영화들’이었는데, (다시 보니) 그럼에도 ‘뭔가 잡아당기는 경험’ 등이 생경했고, 날이 세워진 것 같아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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