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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토 <두 개의 산>: '시청각적 용해 혹은 융해'
    REVIEW/Music 2017. 7. 25. 14:57

    ‘두 개의 산’ 무대 콘셉트 이미지[제공=국립극단]

    무토[‘광활한 대지’를 상징하는 무토(MUTO)는 그래픽 아티스트 박훈규,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이디오테잎의 프로듀서 신범호, 인터렉티브 디자이너 홍찬혁이 함께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의 <두 개의 산> 공연은 자연을 스펙터클의 시선으로 잡아낸 영상과 함께, 이디오테잎의 신범호의 EDM의 파장 아래 박우재의 거문고 연주가 배어드는 가운데, 인터랙티브하게 조명이 위쪽이나 앞쪽으로 분출되는 것까지를 한 곡으로 처리하며 계속 진행된다. 공간적으로는 세 개의 레이어로 이들이 자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영상은 인간의 속도와 시선이 아닌, 부감쇼트나 카메라의 경로와 더디게 작동시키는 속도에 맞춰 유동하는 순간을 정적으로 포착한다. 이는 공간적으로는 가장 안쪽의 레이어에 위치하는데, 자연의 사운드는 현장으로 이어지기보다 시각적 환영에 붙잡히는 쪽이다. 물론 청각적 잔상과 배경의 음향은 이후 연주와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완연한 조화를 이루는 걸 온전히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보인다.

    둘째로, 연주자 둘은 스크린의 잔상이자 이후 쏟아지는 조명의 암막 같은 존재가 된다. 결론적으로 스크린의 실재(적 환영)와 조명의 환영(적 실재) 사이에 연주자들은 주체라기보다 브이제잉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거나 이미지의 방해 요소가 된다. 이는 역설적이라기보다는 이미 스크린의 사운드가 먼 시각적 포착을 통해 가까운 사운드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배경적 음향으로 잡아냈던 것, 또 화면 밖 사운드와 이접되는 것을 통해 이미지와 사운드와 동기화로의 간극이 예고되고 전제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필연적인 결과다. 한편으로 거문고가 끊임없이 박우재의 몸에 밀착되어 튀어나오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과는 달리 EDM 대부분이 이미 수집된 사운드들의 합성과 재현을 통해 사운드의 재료가 가리키는 위치를 직접 지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EDM이 리듬과 멜로디, 공간학적 파장을 거의 장악하는 연주에서도 필연적이다.

    세 번째로, 이런 상황에서 조명 디자인은 둘을 빛내는 조명으로 기능하면서도 유일한 자연의 장소 특정적 환유로 스크린과 단절되며 그것을 계승하는데 가령 반딧불이 맺힌 것 같은 상을 관객 머리 위로 확장해 '하늘 극장'을 만들며 자연을 무대로 어느 정도 심는 데 일시적으로 성공에 근접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애초에 첫 번째 곡에서 강의 흐름에 이어 강의 표면에 맺힌 빛으로서 무대로 그 조명이 옮겨오는 데에는 실패하듯 세 개의 레이어는 공간적(물리적)으로 (또한 시간의 차에 의해서) 동기화되는 데 매우 부적합하게 놓여 있다.

    한편으로 시지각적 환영 속에서 사운드를 잡아내려는 노력은 청자로서는 그칠 수 없었다. 그것은 대체로 희미했다. 중반 이후 루프 스테이션을 통해 거문고 연주 한 토막을 반복하며 기녹음된 소리를 반복하고 연주를 그 위에 더하자 소리의 굴곡과 파고가 드러나며, 그 전까지 시지각적 분산에 그치던 연주가 생생해진다. EDM 자체의 뛰어난 리듬 감각에 이상하게도 거문고 연주는 처음부터 효과나 음영처럼 손짓을 더할 뿐인데, 또한 어떤 공명의 효과를 내지 못한다. 또한 연주는 그런 간극과 충돌을 심화시키는 대신 피어오르고 곧 사그라지고 유려한 영상으로 점프한다. 곧 다음 곡으로 이어지며 아쉬움을 남긴다. 마지막 곡에서 바람, 곧 변화의 알레고리를 잡아내는 영상 이후, 터지는 듯한 기계음('신경 쓰이게 하는 소리')의 EDM 이후 거문고는 바깥으로 돌아 들어가거나 어느새 안에서 새어 나온다. 거문고는 멜랑콜리적 정서에 가까워지고, 안개에 쌓인 층위로 나타나고 사라진다. 곧 명료함의 흐름만 있는 물결 혹은 바람 혹은 불길로서 나타난다. 하지만 음과 물리적인 동기화를 이루는 박우재의연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된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화려하거나 또 온갖 화려한 것들이 제 역할을 저마다 했다고 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몰입으로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무엇이 주체였는가! 자연, 연주, 빛? 그 모든 것의 융화된 시청각적 광경? 결과적으로 무토, 그리고 여우락페스티벌에서 시청각적 스펙터클을 '잘' 만드는 것의 과제와 함께 거문고와 EDM의 간극을 좁히는 과제 역시 이후 숙제로 다가온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화려하거나 또 온갖 화려한 것들이 제 역할을 저마다 했다고 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몰입으로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무엇이 주체였는가! 자연, 연주, 빛? 그 모든 것의 융화된 시청각적 광경? 결과적으로 무토, 그리고 여우락페스티벌에서 시청각적 스펙터클을 '잘' 만드는 것의 과제와 함께 거문고와 EDM의 간극을 좁히는 과제 역시 이후 숙제로 다가온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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