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쓰다 안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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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 안무(국립현대무용단 제작), 〈몸쓰다〉: 부재하는 몸‘들’의 생채기적 몽타주, 그리고 박유라라는 전사(前史)REVIEW/Dance 2022. 4. 5. 23:39
터널같이 펼쳐진 넓은 공간에는 한 존재가 뒤돈 채 이동한다. 그의 움직임은 유려하다가도 결정적으로 엉덩이를 긁는 제스처로 옮겨 간다. 하나의 정동으로 기꺼이 수렴되지 않으며 하나의 이미지에서 분화되는 종래 균열을 일으키는 움직임의 한 초상은, ‘몸을 쓰는’ 것을 다양하게 기술하는 것이 안무의 초점임을 역설하는 듯하다. 여기에 한두 무용수가 무대에 진입할 때 등장과 함께 이전의 무용수와 동기화가 이뤄지며 무대는 쌓여 나간다. 여기서 전략은 한 존재의 이중적 분화를 각 존재의 병치를 통해 각 존재를 다초점으로 ‘분쇄’하는 것으로 옮겨 간다. 안애순 안무가의 〈몸쓰다〉는 각 무용수 고유의 몸의 무늬와 흔적을 다중 레이어의 사운드 평면 속에 배치하는, 비교적 간략한 전술을 펼친다. 가장 큰 구조적인 분기는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