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극장
-
이양희, 〈A Hedonist〉: ‘가속되는 춤의 자장’REVIEW/Dance 2022. 2. 5. 00:08
이양희 안무가의 〈A Hedonist〉는 음반 《Hail》의 트랙들에 맞춘 오롯한 춤의 정렬이다. “훵크와 트로피칼 하우스를 기본으로” 한 ‘모과(Mogwaa)’의 “특유의 하우스, 드럼 앤 베이스, 트랜스의 각 장르의 음악”은 공연 중 두 번의 쉼(‘순수한’ 막간)을 포함해 두 번의 변주 섞인 반복(?)으로 춤에 의해 변주된다. ‘향락주의자’라는 뜻의 “A Hedonist”라는 제목에 걸맞게 음악과 춤 이외의 것은 무대에 주어지지 않는다. 두 번의 휴식 시간에 작위적인 자리바꿈의 순환하는 배치가 관객의 시선 차이에 따른 무대 변환을 가져올 뿐이다. 양발을 오가는 두 박자 스텝의 기조 아래 팔의 움직임이 따라붙는 식으로, 춤은 살며시 발을 뻗는 동작으로부터 시작한다. 간소하고 밝은 하우스의 멜로디의 출발..
-
2021 아트신 초이스Column 2022. 1. 1. 22:26
아트신은 “2021 아트신 초이스”를 발표합니다. 범주는 2021년의 예술 작업에서, 장르/분야는 크게 연극, 무용, 퍼포먼스, 시각예술로 나눠, 각각의 장르/분야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하나씩 뽑았습니다. 각각 48편, 31편, 65개, 72개를 보았습니다. 퍼포먼스의 경우, 다른 장르와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들도 포함돼 있으며, 각 범주를 초과하는 좋은 작업 역시 꽤 많아서, 이러한 구분 짓기가 어색하거나 필요 없는 경우 역시 존재합니다. 이러한 모든 범주 안에 물론 우열이 있지는 않습니다. 기타, “올해의 예술”에서 “플랫폼”, “작업”, “지역 예술”에 해당하는 예술 주체를 중심으로 뽑아 봤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미진한 활동과 부족한 관점을 지닌 편집장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니, 많은 양해 부..
-
〈자연빵〉, 징후적 주체, 전윤환의 자기만의 방REVIEW/Theater 2021. 7. 16. 11:47
코인 열풍의 막차에 탑승해 전 재산을 투여한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실제 하루치 관객 수입의 동시 투자와 함께 진행하는 전윤환의 수행적 연극인 〈자연빵〉은, 전윤환의 삶의 불순물들을 매끄러운 짜임으로 구성하는 대신 단순히 시간을 축적하는 식으로 흘려보낸다. 달리 말해 전윤환은 여러 파편적 화두에 관한 자기 생각들을 본인의 의식의 흐름인 양 제시하는데, 이는 하나의 내러티브로, 완결된 인물로 구조화되지 않고, 단지 전윤환이라는 인물의 역사, 곧 개인사로 자리하게 된다. 따라서 전 작 〈전윤환의 전윤환_자의식 과잉〉(2020)은 오히려 혼자 무대를 누비는 〈자연빵〉에서 온전히 수행된다. 엔딩 크레디트는 올라가지 않지만 관객이 자리를 뜨게 하는 마지막 엔딩 곡, 허정혁의 ‘알지 못한 채’의 가사는 이 극을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