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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를 달고 아득한 항해를 시작하다'
    PREVIEW/Festival 2012. 4. 21. 00:55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이화여대 대강당 앞 행사 전 정경: 곳곳에 자리해 입장객을 맞는 퍼포머들의 모습 및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하단 좌측 사진 왼편)과 배우 권해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Spring: 희망을 조직하기"를 주제로 한,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19일 오후 6시경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을 비롯하여 CGV송파,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동어린이회관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30개국 120편(장편 44편, 단편76편)의 초청작이 상연된다.

    개막식 스케치

    이날 배우 신현빈과 함께 사회를 맡은 변영주는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영상 속의 영화 장면과 준비된 멘트가 빗나가자 ‘영상과 저희가 서로 사맛디 아니 하네요’는 그 일례.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좌측)과 배우 신현빈

    ▲ (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개막 선언을 전하는 이화여대 리더십 개발원장 장필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혜경,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홍소인, 황미요조

    ▲ 옥상달빛의 김윤주(사진 상단 좌측)와 박세진(사진 상단 우측), 연주 세션들

    쓰러지기 쉬운 젊음의 연약함을 긍정하는 듯한 김윤주와 박세진으로 이뤄진 2인 밴드 옥상달빛은 「수고했어 오늘도」와 「없는 게 메리트」 트롬본‧기타 연주자와 함께 두 곡으로 축하 무대를 장식했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무대 인사를 전하는 개막작 <더 프라이즈>의 멕시코 여성 감독 파울라 마르코비치

    개막작 <더 프라이즈>의 멕시코 여성 감독 파울라 마르코비치는 아시아 첫 방문의 경험에 굉장히 신난다고 인사말을 전한 후,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간의 긴밀한 관계 맺기가 중요하고 남성‧여성이 비슷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세계 여성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들이 자신들의 창의적 힘을 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덧붙였다. 파울라 마르코비치 감독은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과의 대화를 치룰 예정이다.


    <더 프라이즈> 리뷰 : 여성의 시선이 매개하는 특수한 삶의 현실(억압의 사회 정체의 한 단편)

    <더 프라이즈>는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로,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 도피를 감행한 모녀의 이야기를 그리며 전체주의 정권에 의한 대규모 학살이라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상기시킨다. <더 프라이즈>는 영화 그 자체의 미학과 더불어 여성영화제의 개막작으로서 영화제-서사라는 것을 어떻게 표상하는가가 부과된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팥 알갱이들을 가지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정정엽 작가의 작품 이미지가 포스터로 제작됨 [사진 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현실 참여적 목소리, 환경과 유대하고 소통하는 인간, 여성 간의 연대, 불합리를 드러내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존재 그 자체, 저예산에 대한 강한 개인적 확신, 작가주의적 성찰 등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모든 미덕의 요소들은 이 영화제가 표방하는 것을 포함하고 또 넘치고 차이를 낳는다. 또한 이 영화 속 여성들은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이번 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 속 한 여성의 선연한 선을 그으며 그 다양성의 차이를 낳는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가령 미래를 향해 무한한 선언과 그 주체 찾기의 항해로 입을 벌리고 있다.

    어린 딸과 외딴 곳에서 단 둘이 사는 엄마의 시선에 아이는 잡히지 않을 만큼 그 아이는 에너지 있고 또 개성적이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 스틸 컷 [사진 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 환경이 주는 놀라움은 공간을 재단할 수 없는(경계 지을 수 없는) 거침없이 닿는 바닷가의 바람, 그 바람과 열린 집의 창문들을 타고 들어오는 바람, 여타 다른 건물들이 보이지 않는 황량해 보이는 주변을 가득 채우는 바람의 힘에 의거한다. 이 바람과 환경은 등장인물로 하여금 무엇을 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알게 한다. 이는 실존과 다른 분명한 생존의 이름으로 벌이는 강한 삶의 영역을 낳는다.

    의지는 삶의 영역으로 뻗쳐 나가야 하고 단단한, 강철 같은 어머니를 만든다. 아이는 반면 이 환경을 쓸쓸하지 않게 그 힘의 약동을 온전히 느끼는 ‘예술가-사유자’로 존재한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첫 오프닝 신이 아이가 이 해변을 걸어가는 장면으로 채워지며 아이만의 리듬을 확인시킨다. 곧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호자의 입장, 현실을 비교적 분명히 인식하는 한 사람으로서 흘러가는 아이의 행위, 행동을 볼 것이 주문된다.

    이 가족은 현 정부의 군인의 세력에 부조리함의 폭력의 피해를 입었고, 그에 대한 반감은 현실을 벗어난 자신들만의 공간을 선택하게 했다. 또한 아버지가 먼 길을 떠난 상태에서, 이름으로만 호명되는 상징적 주체로 기능하는 두 모녀에게 폭압적 아버지로 군림하는 현실은 그 이름마저 거세하려 입을 벌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따라서 어머니가 아이에게 학교를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 하에 있는 제도 교육이 실존적으로도 또 감정적으로도 거부하고 싶은 강한 의지와 내면의 정치적 목소리에 의한 것이다.

    바람에 맞서듯 이 현실에 어머니는 개의치 않듯 이 환경에 자신을 던지고 있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 스틸 컷 [사진 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이는 바람의 힘에 맡겨 회전하며 이 환경으로서의 춤, 환경이 파생시킨, 영감을 준 강한 약동의 시를 몸으로 쓰고 춘다.

    이런 갑작스런 컷들의 조합은 서사 대신 춤이라는 행위들의 결합으로 불순물으로서의 영화에 예술의 자리를 온전히 지키는 역할을 하게 한다.

    영화는 담담하게 이들의 클로즈업에서 환경과 이들의 숨의 소리를 담고 멀리 떨어졌을 때만 음악을 투여하는데, 바람에서 파생한 사운드가 거칠게 다가오기도 한다.

    영화의 전기(轉機)는 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군인이 대표로 와서 글짓기 대회를 참가할 수 있는 이 학교의 권리와 그로 인한 상의 존재를 각인시키는데, 그를 보며 군인식 인사를 강조하는 학교 여선생의 목소리를 따라 학급이 집단 도열하고 인사할 때, 흔들리는 아이의 눈동자 부분이다.

    곧 통치의 권위가 확립되는, 집단의 파시즘적 징후가 도래하는 그 순간에 ‘아이의 눈동자’는 떨리며 이에 대한 전유의 혼란이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어떤 계급의 층차는 경험적으로 농축되고 이 딱딱하고 불편한 순간이 통치의 영역을 분명히 만들어 냄을 무의식적으로 스쳐 지나가며 아이는 그 현실에 입각한 현실을 따르게 된다.

    이러한 순간은 매우 탁월하다. 아이가 다이어리를 땅에 묻을 때 개가 땅을 막 파는 우연의 순간을 잡아낸 것이 웃음을 주듯 ‘우연의 순간’들은 이 아이의 예측 불가능한 행위를 거의 지문 없이 그녀 존재 자체에 맡겨 두는 것 같은 연출로 인해 얻어진다.

    아이가 뜬금없이 묻는 페시미스트(pessimist)의 뜻은 ‘바틀비’처럼 움직이지 않는 무언의 항거를 하고 있는 이 아이를 외부의 시선으로 가장 잘 명칭 지은 것일 수 있다. 이 물음은 끝에도 반복되고 이 단어가 갖는 정치적 목소리와 삶을 소녀 외부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내려는 의도를 내비친다.

    아이가 군인들은 나쁘다는 글쓰기를 할 때 역시 이 삐뚤빼뚤한 글쓰기의 흔적인 분명한 슬로건으로서 역시 마지막에 아이가 낭랑한 목소리로 그것에 생명을 입힐 때 강조되며 이 목소리로서 이념을 부르짖고 있다.

    물론 이것이 순진한 인식이면서 순수한 것임을 언어가 부족한 아이의 육화되어 있다. 튀어 나오는 목소리로서 또 사유로서 드러내며.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이화여대 대강당을 들어가기 전 계단에 퍼포머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

    자연스럽게 두 모녀의 삶에 들어가듯 비춘 카메라의 영역을 포함한 영화에 박수를 보내며, 여성영화제의 활약과 많은 이들의 참여 역시 기대하는 바다. 그리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진정 세계로 여성의 특별한, 곧 인간의 특별한 시선으로 확장되는 그 캐치프레이즈의 항해를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다.

    [축제 개요]
    축 제 명 |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The 14th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in Seoul
    개 최 시 기 | 2012년 4월 19일(목) ~ 4월 26일(목)(8일간)
    장 소 | 신촌 아트레온 4개관(1관, 2관, 4관, 5관), CGV송파(5관),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동어린이회관
    규 모 | 30개국 120편 (장편 44편, 단편76편)의 초청작 상영
    캐치프레이즈 |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See the World through Women's Eyes!
    주 최 |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 서울특별시 • 영화진흥위원회 • 송파구청 • 서대문구청 • 강동구청 • 서울시여성가족재단 • 옥랑문화재단 • 한국영상자료원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
    일본국제교류기금 • 주한 멕시코 대사관 •  주한 프랑스 대사관 • 주한 프랑스 문화원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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