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14 MODAFE] DODOMOOV DANCE THEATER 이준욱, <No Response> '관계의 어떤 경계'
    REVIEW/Dance 2014. 6. 4. 02:34


    ▲ DODOMOOV DANCE THEATER 이준욱, <No Response> [사진 제공=모다페]


    몸을 사시나무 떨듯 가눌 수 없는 몸짓 언어를 가진 단독자(존재)와 그것과 유리되는 수많은 어둠의 빛 속에 존재자들이 있다. 이는 한 명의 여린 여자의 내면과 그 바깥에서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 사회에 있는 타자들의 환상물이 나타나는 형국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님 그녀 이들을 무의식의 존재화되지 않은 무의식의 잉여 구문의 형상들로 봐야 하는 것일까.


    한편 이 떨림의 주체는 말을 할 수 없다. 명확히 분절되는 언어의 성격을 구현할 수 없으며 단지 몸짓과 표정 등 온 몸으로 감각되길 요구하는 비언어적 언어만을 구사하는 것이다. 입을 벌린다는 것은 말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 정도의 충격과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는 히스테리를 체현하는 것으로도 비친다. 그리고 이는 (여성) 신체를 타자화하며 격리하는 근대 초기 담론의 어느 지점을 연상시키거나 어떤 (여성이 제물로 바쳐지는 또는 일종의 신녀가 되는) 고대적 제의와도 모종의 연관성을 내비친다. 그 정도로 이 움직임은 어쨌거나 과장되어 있고 응축되어 있다. 


    그래서 어쨌거나 존재자들, 내지는 환상, 또는 무의식의 움직임으로서 무용수들과 그 사이에서 그들과 병치되며 모종의 영향 관계를 갖는 말 못하는 이 또는 어떤 그로테스크한 신체는 풀 수 없는 미스터리의 긴장으로 수렴·환원되어 간다. 


    처음 모두의 등장은 더할 나위 없이 혼란스러웠으며 이들은 하나의 계열로 묶이지 않은 채 무대 곳곳에 병치되어 환유적으로 나타났다. 무대 뒤쪽의 실시간 디저리두 연주는 악구(, 악절)를 형성하지 않는 하나의 음의 지속과 끊김을 노정한다는 점에서 이 움직임들을 해체된 상태로 놔두게 된다. 거기에 미세한 떨림(의 기계음)이 섞이는데 배경음이 공허와 허무에 조응한다면 그 떨림이 여자의 내면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여자는 그 떨림을 안고 부유하는 존재로서 ‘혼란스런 군중’ 틈에서 무대 앞으로 내질러 온다. 그리고 무대 앞쪽의 텅 빔으로 떨어진다. 실제 죽음과 등치되는 이는 실재의 충격인 셈인데 그 뒤로 군중의 한 존재가 그녀의 몸짓을 따라 한다. 이는 끝 뒤에 그것을 이어보려는 어설픈 재현으로 느껴졌다. 그녀와 무리들은 사실상 차원을 달리해 서로의 환유물로 기능 했기 때문에 서로의 차원으로 점프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를 감싸고 있던 수많은 보통 존재들의 한 전형이 앞선 일례가 계속 된다는 식의 메시지를 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추정되지만 결과적으로 (긴 여운 대신) 작은 여운을 선택해 앞선 두 존재와 존재자 그룹의 묘한 상관관계를 정형화시키고 (어떤 특수한 한 내면을 표현주의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현실의 문제 자체로 명명, 소급하는 어떤 클리셰적 움직임으로 보였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