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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닻올림 연주회_15, 불특정한 언어, '공간 특정적 퍼포먼스'
    REVIEW/Performance 2011. 5. 14. 05:09


    닻올림 연주회_15, 불특정한 언어 Unspecific Language


    닻올림 연주회, ‘불특정한 언어(Unspecific Language)’는 즉흥음악 공연 시리즈인 ‘릴레이’ 연주회에 무용의 움직임이 함께 구성되었다.
    실상 움직임은 시작점으로서 어떤 계기 및 시초가 있다는 점에서 규칙에 따른 것이고, 그 움직임의 급작스러움은 결코 비현실적이거나 비문법적인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한 명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도 비슷한 움직임으로 즉시 이어진 움직임을 구가하고, 공간에 구멍을 내는 방식은 사유와 이성을 파기하는 기제로 작용하는데, 멈춤에서 파동을 만드는 사이에 정적, 정적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 공간을 휘젓고 광란의 움직임이 마구 관객을 들쑤시는 것은 실재를 만져보는 방식이자 구조화된 안무‧정서와 판단, 예정된 것이 만드는 움직임이 아닌 몇 가지 움직임의 양태를 시작점을 상정하며 회오리처럼 발산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표현을 인위적으로 짜내는 것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움직임을 잇는다. 시작과 동시에 움직임을 만든다. 정적은 반드시 깨져야 하고 그 전에 정적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원칙은, 급작스럽게 보일 만큼 신속하게 선보이는 것에 따라 표현의 양태들을 상황 속에서 표출시키는 흥미로운 지점들을 낳게 된다.


     연주와 움직임이 양분되어 있는 것, 그리고 대위법적인 섞임을 이루는 것도 흥미로운데, 보통 움직임의 정서와 유연한 연결 지점을 만드는 무대 내에서의 음악의 일반적 기능과 음악에 맞춰지는 움직임들의 결을 따라가지 않고, 오히려 연주는 연주 그 나름의 연주를 묵묵히 수행하고, 움직임 또한 자신들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고도 규칙에 맞춰 수행할 뿐이다.
     그리고 그 둘 간의 섞이는 움직임으로부터의 사운드, 사운드에서의 환경은 이질적이면서 서로를 배반하지만은 않는다. 묘한 조합을 이루기보다는 각자의 영역을 견고히 하며 둘 모두 존재하게 된다.

     퍼포머 간 서로를 보지 않지만 실상 발을 딛거나 몸을 휘젓거나 방을 빠져나가 복도를 뛰어가는 등의 움직임이 모두 공간을 드러내면서 공간에 소리를 파생시키는 움직임이며 그 안에 공기처럼 또 사유의 어느 한 자리를 차지하는 정도로 사운드가 적용되고 있음은 꽤나 무의식적인 지점에서 관찰될 수 있다. 사운드를 직조하는 진상태의 입장에서도 움직임이 만드는 소리, 직접적으로 닿는 공기의 파장 등은 연주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꽤나 아쉽게도 이 좁은 공간에는 많은 사람이 허락되지 않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 꽤나 흥미롭고 다시 일어나기 힘든 퍼포먼스로서의 춤과 무용의 독립된 존재 양식의 과정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꽤 아쉬운 측면이었다.

    무대가 아닌 오피스텔이라는 공간, 공백을 안고 있는 칸막이로 나뉜 공간과 공간 사이의 공간이 마치 환상적으로 붕 떠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고, 이곳의 위치를 감각적으로 포착하게 했다.

    무대를 벗어나는 공간 자체에 대한 탐색, 공간의 울림과 파장, 공간 자체를 드러내는 사운드와 움직임, 한 순간 한 순간을 선택하며 진행하는 퍼포먼스로서의 과정들은 매우 적극적인 감각 수용의 인지 과정을 만들어 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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