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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창작발레 열전 : 차진엽 「keep yourself」
    REVIEW/Dance 2011. 7. 6. 03:53


    음악의 폭발을 통한 무대의 해체

    차진엽의 춤은 물 흐르듯 몸의 유연한 선분과 파동 치는 움직임을 순식간의 시선의 전유를 통해 짜릿함의 감각을 순간 가져간다.

    여기에 움직임을 보조하는 기타를 비롯한 밴드의 사운드 록 가수의 정체성을 앞뒤로 포진하여 무대를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만드는 한편 그러한 록의 에너지와 리듬을 분해하고 펼쳐놓는 신체들로 분하게 된다.

    처음 머리를 길게 붉은 빛 계열 재킷을 풀어헤쳐 상반신을 노출하는 록 가수의 등장은 무대가 올라가기 전, 록 뮤직비디오가 계속해서 흘러나오던 것을 현시함에 가깝다. 그의 움직임은 광란한 어느 록 가수의 야생마 같은 팔딱거림이고, 이는 음악에의 분출이고, 일상으로부터의 해방과 같은 의미로서 하나의 제스처이자 음악의 전유, 대중들의 시선의 수용이자 그것으로부터 고착되지 않음이다.

     곧 이 의미를 생산하면서 사실 휘발되는 움직임은 안무화될 수 없는 즉흥의 발산이다. 록 가수의 세레모니 또는 반주의 여흥을 채우는 여분의 요소로서의 춤을 코드적으로 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그래서 춤으로 추어질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자체로 안무의 개념을 갖는 대신 춤의 맥락을 지정하는, 또는 춤 자체를 그렇게 자유로운 물결과 즉흥성을 토대로 한 하나의 움직임으로 해체‧조합하기 위한 포석의 일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휘발성의 전주의 부분에서 나오는 록에서 라이브로 현시되는 기타 사운드의 전환은 목소리가 비어 버린 반주 동안의 움직임이 갖는 무대에서 드러나는 목소리로서 움직임을 가리키는 것으로 나아가게 된다. 곧 이 작품은 사운드와 목소리의 일치되는 지점에서 공명을 도출해 내는 데 의미가 있다.

    「keep yourself」의 내레이션은 보이스 오버 사운드라기보다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 내면을 간질이는 내부에서의 목소리다. 마치 목소리를 갖는 시선과 움직임의 대상이 분리된 관계 쌍을 도출하듯 목소리는 신체를 외부에서 간질이되 목소리는 내부에 있어 움직임의 주체는 역전된다. 마치 목소리는 신체에 대한 타자, 무의식적 기제와 같아서 또 하나의 신체를 조각한다.

    기타 줄의 튕김, 이를 통한 마찰은 음악이 갖는 표피에 닿는 감각과 그와 결부되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음악과의 일치, 움직임을 딱 맞춤은 음악에 맞게 구성된 안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것, 음악이 신체로 건너오는 것을 의미한다.


    차진엽은 역동적인 육박감을 선사하는 앞으로 중심을 잃듯 뻗쳐 오는 동작과 전진 스텝을 중간 중간 안무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진의 기호, 발 디딤의 실재적 마찰은 음악과 맞아떨어지며 임팩트를 주는데, 기본적인 움직임의 워밍업과 출발을 두 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몸을 터는 네 명의 군무 아닌 군무로부터 두는 점에서, 갸우뚱하게 스텝을 밟거나 큰 보폭으로 한 발을 땅을 향해 가는 것과 발을 딛는 동작은 시간을 재분배하는 전환을 만드는 것이자 움직임의 발산을 뚜렷한 시각적 지점으로 잡아두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끊임없이 뒤로 움직이며 골반을 좁히는 동작에서는 다양한 수신호로서의 움직임, 곧 온 몸으로 시선으로 말하기의 기호들을 보여주게 된다. 이는 뚜렷한 내면의 감정 전달이자 한 조각의 안무이기도 하다. 곧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기타 사운드가 거칠고 확장되었을 때 한층 거센 느낌 속에 다시 출현하게 된다.

    음악과의 일치가 또한 구체적인 부분은 차진엽의 움직임 자체가 거침없는 자유로움으로 점철되어 있는 데서 나오기도 한다. 하체의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고 발레의 발을 드는 동작이나 턴을 거의 가져가지 않는다. 유연하게 몸 전체를 흐르게 하는 손짓의 곡선 타기는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내부에서 외부를 향해 간다. 곧 그녀의 몸을 타고 흐르다 순간 발산된다. 매우 확장적이면서 단순한 분출에 그치지 않는 것은 그러한 유연한 흐름을 붙잡아두고 순간적인 에너지로 표출하는 데서 비롯된다.

    한편 교향악적 음악과 현 긋는 기타 사운드가 병치되고 대위법적으로 층위를 달리하며 동시적으로 진행된다. 곧 이 무대는 반복의 움직임의 단위를 가진 채 절정을 벌어짐을 향해 치닫는다. 음악이 상황을 그리는 것이라면 사운드는 의식에 닿는 부분일 수 있다.

    조명 아웃에 검은 옷으로 갈아입는 과정을 보여준 채 시작된 움직임에서 무대는 전기 감전이 일듯 사운드의 늘어짐 내지 루프를 보여주듯 순간적으로 조명이 반짝이며 멈춤 현상이 인다. 이러한 시각적 처리는 관객으로까지 확장되도록 무대 바깥을 비추기도 한다.


    어둠 속 밴드의 모습 외에 앞선 록 가수의 춤이 나타나고 그 위에는 불이 켜지며 나이트클럽의 분위기가 재현되고 있다. 그리고 무대에는 앞서 보여주지 않았던 턴과 각종 발레의 동작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시각적 처리의 무대의 점화는 끊임없는 확장이자 춤의 바깥으로 보이는 록의 콘텍스트를 이질적으로 접합, 결과적인 확장을 이루며 그것에 대한 춤적인 해석의 일면을 가져가는 측면도 있다.

    어떻게 보면 노래에 따른 한 세대 이전의 음악이 갖는 뜨거움에 만나는 안무로서, 시대를 비껴 간 것 같은 짜릿함의 도취를 경험하는 느낌도 든다.

    록의 멜로디의 해체와 신체성, 절규와 외부를 없애는 내부로부터의 폭발과 같은 느낌이 춤과 음악의 일치 내지는 일치를 향해 가는 단단한 유연한 흐름의 안무와 맞아떨어지고, 목소리로서의 사운드 그리고 신체 신체를 비껴나는 의식적 목소리 등 다양한 내레이션 같은 사운드 또는 기타의 표피성이 흥미롭게 발현되는 작품이었다.

    차진엽의 매우 역동적이고 눈을 뗄 수 없는 매혹적인 움직임들이 가득한 채.

    [축제 개요]
    ․ 축제명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 공연일시 : 2011년 6월12일(일) ~ 6월28일(화) [김경영 <구로동/백조> / 김용걸 <Work I> 6월 21일(화) 8시/ 6월 22일(수) 8시]
    ․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자유소극장
    ․ 주 최 :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회, 국립발레단
    ․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의전당

    ▶ 축제 살펴보기 :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 국내 대표 발레단에서부터 창작 발레 안무가들까지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

    [사진 제공=국립발레단]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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