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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라스트 월 (THE LAST WALL)」 리뷰 : 미디어의 관객으로의 확장, '텍스트로부터 현실로'
    REVIEW/Theater 2011. 10. 19. 11:11

     

    관객의 관극이 관객과의 간극을 상정한다는 것에서 유래하는 ‘마지막 벽’(last wall)은 관객이 극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극 속에서 극을 체험하며 극의 주체가 되는 것을 말logos들로써 보여주며 지향한다.

    아무 것도 없음의 무대에서 출현하는 목소리는 재현과 생성을 가능케 하는 힘인데, 이는 무대에 가로 놓이는 해설의 층위이자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거는 형태를 취하는 가운데 화자/주체의 목소리가 된다.
    이 주체는 모방 욕망과 자아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데, 그가 생성시키는 인물은 그의 자아로서 그의 의식 질서를 벗어나며 단순한 책의 구조물로 치환되지 않는 무대의 세계를 만든다.


    곧 그녀가 상상하는, 단점(트라우마로 전이되는)을 간직한 현대의 인물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진 특정 부분의 장점들을 물신화/분해해서 간직하고자 하는데(이러한 욕망은 성형 수술과도 관련이 있다), 이런 상상을 통해 완전한 인물을 만들고자 하고, 이 '완전한' 인물은 이 완전하지 않은 다른 타자들(이는 현대인이기도 하고 또한 관객이기도 하다)을 보며 자기를 형성할 여지를 얻는데, 한편 욕망이 아닌 꿈꾸는 존재로서 별을 그린다.

    이 별은 빛나는 존재 단순히 욕망되어진 존재(대상)가 아니라 어둠을 밝혀주는 존재, 어둠 속에 빛나는 존재인데, 여기에는 타자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서만, 또 사랑이라는 관계/사건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이기에 이 완벽한 존재는 실상 불완전한 존재가 되고, 다른 존재를 꿈꾸게 된다.

    곧 소설 안의 자기가 상정한 존재는 외떨어져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주체로 서게 되며 단순한 역할로서의 경계를 넘게 된다.


    앞서 화면에서 한없이 쌓이는 글자들, 말의 (영상에의) 편재는 혼란의 상황/자아를 의미하고, 어떤 정체된 세계의 국면을 상징한다. 미디어 파사드/스크린이 보여주는 글자들이 무대 바깥으로 번져 올 때 이 혼란은 관객이 전유/감각해야 하는 것이 되는,데 소리로서 주어진 음성/로고스는 이 말들로 쌓이고 또 동시에 흩어지며 그 로고스의 권위를 잃게 된다.

    별을 꿈꾸는 온전한 존재, 동시에 관계의 결여와 실존에 허덕이는 존재를 탄생시켰지만, 그는 곧 그녀/소설가/신/법을 배반하고, 메타 (픽션의) 층위로 또 다른 서사의 층을 쓰게 된다.

    별에서는 살(사랑할) 수 없다는 법(소설을 쓰는 여자/내면을 아로새기는 여자)의 말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일견 떠올리게 하는데, 빛은 실질적 삶의 조건이 아닌, 존재의 현현이라는 사건의 측면과 차이의 지속을 낳는 힘이므로 이는 온당한 말이 아닌 것이다.

    늘어지는 움직임들은 일상의 파편과 그 균열을 자족적인 몸짓으로 드러내는데, 이러한 지루함과 우스꽝스러움의 움직임들은 현재를 단지 현재로 머물게 할 뿐이다.

    이들을 비추는 거울은 불투명하고, 또한 움직임을 왜곡하며 또 다른 세계를 그린다. 하나의 심연의 세계를 비추어 내며 시선의 경계 안에 이들을 가두고 작동시킨다.

    사운드는 파열의 징후들을 낳을 듯하지만 실상 어떤 것도 진행되지 나아가게 하지 않으며 이는 미디어 파사드의 흔적들이 관객에게 침범해/전염되어 올 때 역시 그러하다. 밀도의 상승은 있지만 극적인 상승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곧 그녀의 소설/내면 안에 있는, 인물/관객들은 현대인의 보편적이고 특수한 개개인들을 나타내고 또 그것은 무의미성을 낳는다. 관계를 통한 존재/주체의 형성과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은 내가 나의 전이를 통한 확장이나 도구/소용의 존재가 되어 주는 이상적 바람의 일방향적 욕망들을 말하기 시작함(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소년의 모습과 흡사한)으로 인해 시작될 뿐이고, 관계를 통한 연대의 가능성이 이 안에서 크게 모색되지 않음은 아쉬운 측면이다.

    미디어에 몽롱하게 잠겨 있는 그 일상의 움직임을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관찰하고 머물러 있게 됨은 그 잠잠한 의식은 불투명성의 비추는 거울이 단지 미디어의 확장/덧댐 정도의 쓰임에 그치지 않았는가 하는, 전반적인 미디어 편재의 온전한 융합이 구현되었는지의 회의적 질문의 연장선상에 있다.

    [공연 개요]
    공연명 :  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 <더 라스트 월 (THE LAST WALL)>
    공연일시 :  2011년 10월 15일 (19:00) ~ 16일 (13:00, 19:00)
    공연장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안무/연출 : 김윤정
    출연 : 배우 김호정, 제프리 아머 / 댄서 김종기, 류장현, 박상미, 정주령, 조형준, 김호연
    소요시간:  60분
    티켓가 :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관람등급: 만 12세
    주최/주관: 한국공연예술센터, 아트센터 나비, YJK 댄스 프로젝트
    문의:  02)889-3561,3562 코르코르디움
    홈페이지: 
    www.nabi.or.kr, www.spaf.or.kr

    [사진 제공=코르코르디움 ]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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