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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SIDANCE] '젊은 수상자들의 밤' 리뷰 : '각기 다른 스타일의 국내외 젊은 안무가 열전'
    REVIEW/Dance 2011. 10. 20. 05:28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 무(無)에 새겨지는 바느질> : 현실을 넘는 무대의 신비한 대기


    원색의 길고 짧은 바닥의 선분들, 영상 속 나무의 출현과 사라짐과 맞물려, 한 남자의 움직임에는 치솟는 사운드에의 대기와 함께 자연과 문명의 대립적 알레고리를 작동시키는 가운데 조여 오는 긴장감을 드리운다.

    어슴푸레한 산의 자취와 돌연 나타나는 나무들은 그 사운드에 조응하며 그 서스펜스의 궁극에 일치 지점을 이루는데, 이러한 긴장은 어디서 연유하는가, 그 긴장을 몸으로 체현하며 그 사운드 안에 잠겨 있는 것은 일종의 의식을 치루는 행위로 비추는데, 이 나타남은 왜 존재가 아닌 생명의 어슴푸레한 실루엣일까, 몸과 의식·기억·이미지의 관계는 생성의 힘으로, 몸의 추동으로 체현되어 나타난다. 한편 사운드의 옥죔은 영상에서의 그 자연 기표의 존재 자취가 나타나는 속도의 거세짐과 결부된다.

    레바논 기 나데르 <모든 것들이 숨는 곳> : 재기 넘치는, 공간에의 신체

     

     
    스위치 머리를 까딱 켰다 껐다 하며 어둠과 빛에 나타나는 자신의 포즈를 대비시키며 움직임을 어둠에서 표현하여 빛의 상태에서 지우며(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멈춘 동작만을 보여주는) 초기 영화의 원리가 된 연속 동작을 잡은 사진인 주프락시스코프(zoopraxiscope)를 결합시키고, 단절된 이미지/변화된 이미지의 조합의 궤적이 꽤 재미를 준다.

    기울어진 테이블과 신체는 밀착된 채 출발하는데, 이는 하나의 신체가 결부된 특정 영역을 상정하면서 공간을 지정하고 바닥에 밀착된 채 굴러 이 위태로운 경사의 테이블과 형태적인 유사성을 만든다. 반면 이 흐늘거리는 몸짓은 이 위태로움으로부터 긴장과 경계를 풀어 버린 어둠에 잠겨 가는 의식의 상태에 맞닿는다.

    돌연 기타 소리가 충격을 안기며 극으로의 전환을 가져오는 가운데 어둠과 빛의 이중적 양면의 기표는 망각할 수 없는 기억이자 사라지는 기억의 묘연한 경계를 상정하는데, 이 일상이지만 다른 각도로 보는 입체적인 면과 부감의 시선을 표상하는 움직임으로 일상을 환영적으로 표현한다.

    곧 이는 자신을 보여주는 방식이자 시선 자체의 변화/인지를 달리 하는 방법으로서 명확함이 있고, 그는 테이블에서 내려와서도 옆으로 누워서 걸어가는 움직임을 만드는가 하면 테이블이라는 하나의 평면과 거기서 만드는 특정한 몸의 각도를 구성한다.

    그의 움직임은 어둠과 빛의 단속斷續적 단속團束과 공간의 상정에 의한 집중에서부터, 그 평면과 각도의 상정으로 나아가며 자신에 대한 집중을 최대한도로 높이고, 무른 듯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현재의 의식意識으로 자신의 몸을 점화시킨다.

    여자 구두소리가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데, 이는 들릴 듯 말 듯 음악과 병치되고, 이는 이 특정 영역과는 먼, 붙잡을 수 없는 공간의 감각으로, 또 기억의 은유로 표상되며 이 잠재적인 의식, 또렷한 무의식의 경계에서 어떤 현실적 상징의 미세한 기호와의 접속의 해석 지점을 마련케 한다.

    일본 카와무라 미키코 <무(無)> : 빛과 어둠 속 몸의 기호
     


    빛 속의 몸을 튕기는 급격한 몸의 리듬 사운드와의 충돌, 사운드로부터의 충돌과 접합, 뻗음과 수축의 층차/차이를 몸의 분절을 통해 이뤄 나가는 것이 안무의 주요한/중요한 과정이다. 이 빛은 몸을 강조하기보다 분출적 움직임과 음악의 내러티브가 섞여 듦에 가까운데, 음악은 언어로서 상징계에 닿고 유아적인 목소리가 중충되는 가운데 상상계의 세계에 닿아 있다.

    반면 어둠이 오고 은근한 조명은 그녀를 더욱 직접적으로 조명하며 실재의 몸부림을 보여 주게 된다. 곧 이 어둠은 빛과 조응하며 빛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증명해 내게 된다. 곧 이전의 밝음이 빛이 아닌 환영적인 현실 공간이었다면, 이후 어둠 속 빛은 실재 공간에 몸/움직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 이인수 <현대식 감정> : 유머를 간직한 관계의 확산


    이인수는 특유의 긴 몸과 팔다리의 움직임이 날카롭고 서늘한 감각을 전하는데, 이는 만화나 조각 같은 현실적이지만은 않은 신체로써 뭔가 공간을 가르며 현실에 순간적으로 등장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함께 극적인 또는 극적 안무로써 세계를 진행하다. 두 사람의 무대에서 현실을 인지하는/인지하게 하는 둘과의 관계가 표면으로 돌출되는 순간 이는 관객석으로 확장되며 웃음을 낳는다.

    칼을 베듯 급격한 뻗음과 몸의 늘어뜨림, 거기서 오는 간극과 빈 몸/몸의 허무함이 매우 순간적이고, 또 순간적으로 진행되고, 곧 현재의 층위로 전환되며 처음 손을 갖다 대면 다리를 떠는, 그래서 그 떪이 다시 손과 몸으로 전염되는 떪의 감염/자국이 무대에 나타나는 가운데 이 무대에서 현실로의 출구, 곧 웃음이나 함께 있음의 인식으로 이어지는 약간의 징후가 발산된다.

    몸의 전개는 존재의 평행선상을 극도로 추구하거나 관계의 상보성/보완성/조합의 특징에서 온전히 머물기보다 이 둘의 차이, 친숙한 현실의 관계가 추상화된 존재에서 벗어나 일상의 감각들을 무대에 부여하는, 우리와 친숙한 관계 맺기의 연장선상에서의 존재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음악 바깥에 이 둘의 현실이 자리하고 음악과 현재(음악 없음/현실)의 점유/전유의 간극이 형성되는데, 무대는 음악 없음으로 인해 이들의 현재가 관객석으로 넓혀지는 가운데 시간 역시 구조에서 벗어나 텅 빈 가능성의 공간으로 넘어가며 이 순간의 대기를 관객 역시 공유할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은 대기의 점유, 현재의 출현으로 인해 가능하며 이러한 여유가 웃음을 담보할 수 있는 가능성의 측면을 제고하는 것이다.

    서늘한 움직임은 이러한 웃음과 상보적이면서도 간극을 형성하며 독특함(그 독특한 몸의 스타일)을 줄이는 대신 즐거운 시간을 관객에게 전해 주게 된다. 서늘함에서 뜨끈한 농담으로 가는 과정의 오고감이다.

    [사진 제공=국제무용협회]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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