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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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근대 미술이 한 자리에,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전' [2편]PREVIEW/Visual arts 2013. 1. 26. 00:20
이달 25일부터 4월 21일까지 덕수궁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은 3부로 나뉘어 전시된다. 시기별로 전시장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매우 독특한 형태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른바 제3부의 초현실주의의 형태를 띤 작품들 외에도, 에드바르 뭉크의 전시의 충격 이후 탄생한 체코 큐비즘의 작품들을 제1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2부에서 살펴볼 작품들 역시 뭔가 기이하다(?) 싶은 특징적인 면이 있다. 3부의 주요 작품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몇몇 작품을 꼽아, 그 특징을 살펴 본다. 제1부: 근대적 표현의 모색(1905-1917) 표현주의 작품이 처음으로 발표되었던 1905년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전시회는 프라하에서 새로운 시대가 탄생한 것을 보여주는 전시로 기점이 된 전시였다. 이에 자극 받은 젊은 체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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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근대 미술이 한 자리에,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전' [1편]PREVIEW/Visual arts 2013. 1. 26. 00:18
▲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블라드미르 뢰젤 관장 217년의 역사를 지닌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의 근대미술 작품 소장전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전이 덕수궁미술관에서 25일부터 4월 21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1905년부터 1943년까지 체코를 배경으로 활동한 화가 28명의 회화 107점이 소개된다. 체코와의 문화 교류 차원이나 체코 작가의 전시가 부분적으로 이뤄지기는 했지만, 체코 근대 주요 미술 작품이 대규모로 국내에서 선보인 것은 최초라 할 수 있다.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은 1796년 2월 5일 프라하국립미술관 미술아카데미와 예술애국친구협회 미술관이라는 두 기관의 설립이 전신이 됐고, 현재의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은 삼십육만 오천 점을 소장하고 있다. 5000년의 체코 역사를 아우르는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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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와 일루전', 관용·박선기·이환권 전시 열려...PREVIEW/Visual arts 2013. 1. 25. 13:47
▲ 관용 작가 "작품과 저의 관계는 예술과 세계의 매개체적인 역할을 한다. 교류하는 과정에서 작품은 피어난다." (관용 작가) 24일부터 2월 21일까지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중국의 관용(管勇, Guan Yong) 작가와 박선기, 이환권 작가의 전시를 한데 만날 수 있다. 관용의 그림 속에 많이 등장하는 책장에 꽂힌 책들은 단지 작가가 평소에 많은 책을 읽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만은 아니다. 관용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현실과 더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책은 또 하나의 독립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어서 체험할 수 있다. 책은 현실과 거리를 두는 매체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이는 가령 현대인의 여러 정신적 분열의 상태를 그린다. ▲ 관용, 책만 있고 인물이 없는 경우 책 표면이 깨끗하게 보이고 독립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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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안은미컴퍼니 신인안무가전'REVIEW/Dance 2013. 1. 23. 23:47
지난 17~18일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2013 두산아트랩(주최: 두산아트센터) 두 번째 프로그램인 '안은미컴퍼니 신진안무가전 편을 찾았다. 안은미컴퍼니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3명의 젊은 안무가들이 각자의 공연을 펼치고, 무료로 관객이 사전 신청해 볼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됐다. 김혜경의 '밥풀'은 그야말로 맨몸으로 현존하기, 동시에 콘텍스트 만들기다. ‘밥풀과 뒤엉켜 한 몸 되기’로 축약 가능한 김혜경의 ‘밥풀’은 무모한데, 밥에서 구르다 밥을 떼어 먹기에 이른다. 처음 음악은 단속적으로 끊겼다 시작되며 배경이라기보다 인터액션적인 측면에서 춤과 맞물리는 측면이 있고, 등장 이후 포즈들은 모델 포스를 방불케 한다. 보자기를 뭉치고, 의식儀式적인 마음가짐을 다잡은 이후 일견 스티로폼으로 느껴지는 하얀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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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 19일 공연 리뷰REVIEW/Dance 2013. 1. 23. 11:33
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이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중이다. 육완순은 1963년 한국 최초로 미국 현대무용을 도입하고, 그해 9월 25일 제1회 육완순현대무용 발표회를 국립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가졌다. 이후 국내 무용계의 일익을 담당해 온 육완순의 50년간의 활동을 기념하며 이번 페스티벌이 마련됐다. 특별히 한국을 빛낸 국내외 현대무용가의 작품들의 5개 정도의 묶음 공연이 27일까지 계속된다. 참고로 모든 공연은 만원에 불과하며, 공연이 끝난 직후 육완순은 직접 무대 인사를 하며 관객을 맞이한다. 대부분 국내에서 공연된 것들이지만, 서로 다른 개성의 안무가들을 한데 만나는 기회로는 긍정적이다. 한편 이번 페스티벌을 위해 특별히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안무가들도 만날 수 있다. 다음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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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19금 퍼포먼스", '외설의 경계에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1. 1. 20:46
"19금 퍼포먼스"에 대한 단상들 19금(禁)이란 말은 미성년자는 불가한 외설(obscenity)의 영역을 보여주는 대신, 단지 상상케 하는 데 그친다. 이 19를 19분의 공연 시간의 제한으로 바꾼 게 곧 '19금 퍼포먼스'다. 이른바 상상의 영역(상상계)을 상징의 금기(상징계)로 치환해 룰의 세계(정확히는 ‘빈 형식의’)로 바꾼 게 ‘19금 퍼포먼스’다. 그렇다면 '19금 퍼포먼스'에 리얼(실재계)은 있는가. 우선 19금 퍼포먼스는 바깥에서 보자면 꽤나 모호하다. 예술 치고는 대중적이면서도 여전히 외설적인 부분이 있다. 일종의 대중문화(pop-culture)의 음화 버전인 동시에 예술(art)의 양화 버전이라 하겠다. 19금이 모두를 포섭하지 않는 대신, 또한 예술이 프레임화되는 대신 일종의 19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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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톺아보기] <리어외전> 계층 서사로 다시 쓴 전도된 비극PREVIEW/Visual arts 2013. 1. 1. 13:27
무대 위의 무대 ▲ 고선웅 연출, 연극 공연 사진 [사진 제공=LG아트센터] 무대 위에 무대가 놓여 있다. 이는 단순히는 삶은 하나의 무대라는 은유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 통상의 프로시니엄아치가 빈 공간의 형식으로서 재현을 은폐하고 있는 것 대신에, 해체가 가능한 임시 구조물 형태라는 이중의 무대를 통해 기존의 재현 구조의 도식을 공공연히 (메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메타적 극 반영은 가령 코러스장이 컷 하며 영화의 ‘찍고 있음’, ‘촬영되고 있음’을 명시할 때 미미하게 이어진다. 이중의 무대로 얻어지는 리어왕의 해체 공식에 짧게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의 비극적 운명의 법칙을 비디오 타입의 빨리 감기 버전 아래 극중극 형식으로 치환한다. 그리고 이것을 재구성하기 전략의 빌미로 제공한다. 엄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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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형식의 모노드라마 <노베첸토>PREVIEW/Theater 2012. 11. 30. 17:37
12월 2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일생을 바다를 떠도는 배 위에서 연주한 천재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희곡, 극단 거미(연출 김제민)의 가 국내 첫 소개된다. 이탈리아 작가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모노로그 희곡 는 배에서 태어나 한번도 땅을 밟아보지 않고 음악을 연주하는, 1900이라는 뜻을 지닌 '노베첸토'의 이야기를 그의 친구 트럼펫주자 맥스가 회상하는 내용으로 이뤄지며, 20세기 초의 역사와 맞물리고 있다. '노베첸토'는 1998년에 의 콤비인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영화 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 으로 제작되었으며, 국내에는 2002년에 이란 제목으로 개봉된 바 있다. 한편, 는 라이브 피아노 연주와 함께하는 모노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되어, 실제 피아니스트 박종화와 조판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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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크라이 마미> : 청소년 성 범죄, 엄중 처벌이 능사인가?카테고리 없음 2012. 11. 26. 15:06
처벌의 유무는 근본적 해결책 아니다! 암울한 현실 반영의 결말? ▲ 보도스틸 [사진 제공=데이지엔터테인먼트] (이하 상동) 의 마지막은 관객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영화의 짜임이나 형식을 떠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며 시작한 영화가 내세우는 마지막은 청소년 성 범죄율의 통계치란 디스토피아적 현실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가 마지막 현재의 고문 피해자들로 엔딩 타이틀을 채우며 현재 해결되지 않은, 지속되는 과거로서의 현실 참여를 요청하는 것과 비교해, 는 해결할 길 없이 확대된 성 범죄의 기사 스크랩을 블랙아웃의 화면에 자막으로 채워 넣는 가운데 대안 없는 암울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종용한다. 이미 ‘딸을 잃어버린 애끓는 모정의 복수 드라마’라는 식의 콘셉트에 의하면 이 영화의 내용은 대강 다 드러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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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문명 아래 인류의 운명과 삶을 다룬 대서사시',<프로메테우스의 불>PREVIEW/Dance 2012. 11. 17. 21:54
지난 8일 LG아트센터 리허설룸에서 열리는 정영두가 안무한 연습 현장을 찾았다. 무엇보다 하나의 큰 덩어리 같은 감정이 무용수의 신체들을 붙잡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먼저 생각하는 자’를 가리킨다. 프롤로그라는 뜻도 거기서 나왔고,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Epimetheus)는 ‘나중에 생각하는 자’로 여기서 에필로그가 나왔다. 정영두는 프로메테우스 신화에 관한 리서치를 전개하면서 “순수한 의미의 지혜가 아니라 육체를 억압하는 지혜”라는 의미를 찾아냈다. "작년에 연극 작업을 위해 우연히 후쿠시마 답사를 가서 합천 원폭 피해자들이 있는데 원폭 피해 복지관이 있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피폭 피해 로 인해 정부로부터 이주 명령을 받은 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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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예술의 놀이터에서 예술의 시간을 질문하다',<플레이타임>PREVIEW/Visual arts 2012. 11. 16. 19:51
“예술의 놀이터(플레이그라운드) 역할을 하며 예술의 시간을 질문한다.(김선정)” 문화역서울284의 기획전 이 오는 17일부터 12월 28일까지 6주 동안 열린다. 매일 문화역서울284 전 공간에서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문학, 디자인, 건축 등의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하는 55인(팀)의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15일 오전에 열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선정 예술감독의 말을 따르면, 은 모던한 도시를 배경으로 안무처럼 움직임이 있고 소리, 말이 있는 영화인 프랑스 자크 타티 감독의 플레이타임(1967)이 참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희진이 기획한 ‘하기연습’은 14인(팀)의 미술가들이 참여하며 다섯 개의 전시 중에 도입부에 해당하는 전시이다. 삼층대합실이었던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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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톺아보기] 이중적 기호로 전개되는 <햄릿6>REVIEW/Theater 2012. 11. 12. 00:17
역할이 아닌 존재 붉은 빛을 띤 공간 아래 위스키, 와인 등의 술 종류가 진열되어 있고, 커피메이커, 주방을 가려 놓은 커튼, 나름 모던한 분위기로 연출한 지금은 구식으로 감각되는 어느 풍광이다. 여기서 오필리어는 낭만주의적 떨림을 한가득 안고, 대사를 외고 있는 것만 같다. 철저한 말들의 잉여로 점철된다. 80·90년대 시대 배경에서 이러한 역할 놀이 속에 드는 기시감은 재현보다는 사라진 것에 대한 정취를 도출해 낸다. ‘연기가 주는 과잉의 진지함은 그 시대의 무게’이다. 오필리어의 이름은 무엇일까. 사실 이 극에서 오필리어의 이름을 알 수 없다. 이 진지함은 실상 역할이 정체성이 된, 진지한 대사를 삶의 의문으로 치환할 수 있었던 시대의 무게까지 재현되는 가운데 출현한다. 따라서 우리의 옛 젊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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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를 전시장에서 만나다.PREVIEW/Visual arts 2012. 11. 8. 14:26
▲ 시대의 아이콘이 된 셀러브리티의 드레스를 볼 수 있는 'HALL OF FAME'에서 ▲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로 장식한 각종 클러치백 ▲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로 만든 8점의 드레스 오는 8일부터 대림미술관은 117년 역사의 세계적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Swarovski)를 주제로 한 展 연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크리스털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에 주목하며 브랜드에 한정되지 않는 예술적 영역으로 재구성된다. 국내 외 아티스트들이 크리스털을 재해석해 디자인,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건축 등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또한 마릴린 먼로, 마돈나, 제니퍼 로페즈, 레이디 가가 등 셀러브리티들이 착용한 스와로브스키 아이템들도 만날 수 있으며, 아르마니, 비비안 웨스트우드, 베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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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연극의 문제작 햄릿 시리즈 '삼양동 국화 옆에서'PREVIEW/Theater 2012. 11. 7. 09:27
기국서 연출의 22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현대연극의 문제작 햄릿 시리즈의 (이하 )가 오는 11월 25일(일)까지 오른다. 는 서울시창작공간 남산예술센터의 2012 시즌 마지막 작품으로, 기국서 연출은 1981년 (국립극장 소극장)을 시작으로 1990년 (문예회관 대극장: 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까지 9년 여간 햄릿 시리즈 다섯 편을 연달아 무대에 올렸다. 기국서 연출은 1976년 극단 76을 창단한 이후 이 다섯 작품에 시대정신을 담아내며 연극계의 이단아이자 실험극의 대표 연출가로 불렸으며 1984년 으로 관객을 놀래기도 했다. 최근 기국서 연출은 얼마 전 흥행 영화 에서 홍콩 조직의 보스 웨이홍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이번 에는 극단 76의 김낙형 연출과 로 2006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안재승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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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고문을 소재로 한 전례 없는 영화'<남영동1985>REVIEW/Movie 2012. 11. 6. 10:52
고 김근태의 자전적 수기인 『남영동』을 원작으로 한 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5일 오후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영화 속에서 시종일관 영화에서 고문을 받아야 했던 김종태 역의 박원상 배우는 버틸 수 있는 체력만 갖고 촬영장에 가겠다고 감독에게 사전에 말했고, 영화 촬영 중에는 그저 최선을 가지고 버텼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혼자서만 고문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에게 미운 감정이 느껴진 적도 있었다. 남영동대공분실 VIP룸 책임자 박전무를 연기한 명계남 배우는 자신이 연기한 ‘수구꼴통’의 연기가 알 만한 수구 신문을 떠올리면 자연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근대사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나라에서 가 근대사의 이면을 조명하는 영화라며 영화의 의의를 전했다. 남영동대공분실 총책임자 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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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프로젝트’ 연극 <멸_滅> 프레스 리허설PREVIEW/Theater 2012. 11. 3. 12:30
2012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네 번째 공연, 연극 프레스 리허설이 지난 2일 오후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렸다. 신예작가 김태형과 연출가 박상현이 만난 은 ‘삼국유사 기이 제2’ 가운데 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역사의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을 중심에 두고 있다. ‘신라 멸망’의 직전을 배경으로 하여 권력의 중심을 차지하고자 하는 자들의 욕망과 힘의 주종관계를 바탕으로 역사를 재구성함으로써 역사를 거시사적 흐름이나 사실의 인과관계 차원에 두지 않고, 역동적인 심리 양상의 전개로 그려낸다. 은 사촌을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한 경순왕 김부(정보석), 남편에 대한 환멸과 증오로 결국 위험한 선택을 하는 죽방왕후(우미화), 정치적 권모술수에 따라 김부와의 결혼을 약속하는 고려 태조의 딸 낙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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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삶의 이면을 그리다', 연극<양철지붕>PREVIEW/Theater 2012. 11. 2. 22:58
1일 오후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극 전막 시연회가 열렸다. ▲ 잠시 숨 돌리는 유현숙(배우 이서림) 은 네 번째 작품으로, 자매가 꾸려가는 공사장 함바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리고 있으며 자매의 폭력에 좌지우지되는 비극적 삶과 그에 따른 자매의 복수의 과정이 덧대지며 계속해서 폭력이 대물림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 농아 역을 맡은 배우 이애린 의 희곡 대본은 ‘작품의 밀도가 굉장히 높고, 극적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심사위원의 극찬 속에 2011년 경기창작희곡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를 ‘연극계 세시봉’이라 불리는 연륜의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이 참여해 구현한다. 은 오는 18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이후, 11월 22일부터 4일간,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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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환경으로서 무대에서의 환영적 이야기, <소아페라>REVIEW/Dance 2012. 10. 30. 17:32
시작 전부터 거품이 분출되며 무대를 채우고 있다. 조명이 차츰 밝아지며 거품은 부풀어 가며 반복의 소리를 낳고, 거품 전체의 미세한 변화를 낳는데 이 와중에 가해진 거품의 얕은 부피의 점증과 무대 바깥까지 배어드는 향기는 정확한 거품의 성장을 가늠하기 어렵다. 잠재적인 것으로 이것들은 감각되며 표면적으로는 판타지를 선사한다. 이 잠재된 것과 환영적인 것은 양립하지 않는다. 뭔가의 폭발과도 같은 출현, 동시에 매우 느슨하게 어떤 존재가 이 안에서 나올 것 같은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런데 이 비눗방울을 하나의 막처럼 분리하며 들고 나오는 사람들의 몸은 한편 투박하면서도 이 환경에서 실재의 춤추는 존재자로서 이질감을 준다. 이는 이 몸들이 주 무대를 덮고 있는 기계음의 긴장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출구가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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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리밍] 우리 맛 살린 창작 뮤지컬, <운현궁 로맨스>REVIEW/Musical 2012. 10. 26. 09:38
문화적 원형 : '풍류' 처음 는 자유로운 유랑극단과 운현궁의 삶이 대비되며 시작된다. 이러한 두 세계의 병치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른바 두 주인공 소리광대 진채선과 고종의 사랑은 질서로부터 탈주하는 유목민과 중심을 상정하는 지배체계의 수장이 만나 피어나는 매우 이질적 조합이다. 그럼에도 이 대립적 만남은 팔팔한 진채선과 유약해 보이는 고종의 만남이어선지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다. 왕이 감화되는 진채선의 매력의 근원은 바로 소리다. 곧 는 이념과 정치를 떠나 풍류로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세계를 전제하고 있다. 네 글자로 나타낸 우리 말의 맛 계속 반복되는 중요한 어구는 다 네 자로 완성된다. 처음 춘향가의 “갈까부(보)다”는 고종의 왕의 권위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고자 하는 정서를 잘 반영한다. 이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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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어둠 속에서 태어나는 춤', 나세라 벨라자 무용단REVIEW/Dance 2012. 10. 24. 12:18
▲ 나세라 벨라자 무용단(알제리-프랑스)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상동) 의 무대는 눈을 감은 것이 더 편하다. 눈을 감지 않아도 절로 내리 누르는 힘에 의해 감은 것과 같이 되는 어둠, 시선이 분간되지 않는 시간, 이 어둠은 끝나지 않는다. 눈은 끝나지 않는 어둠에 휘말리는 가운데 팔을 천천히 올리는 동작은 매우 속도를 지우고 단지 약간의 변화만을 두는 것으로 무용수들은 암흑 공간에 잠재성의 일면을, 그 잠재성에 동화됨을 단지 보여주는 데 그친다. “준비됐나요? 준비됐어요!”, 우리나라 말놀이로 보이는 노래와 유사성을 띤 노래가 돌림으로 계속되고 북을 비롯한 타악이 아프리카 세계를 그려내는데, 외부의 접합이다. 곧 의식과 내면의 근원적 박동이 균열을 갖는 대위법으로 진행된다. 이 소리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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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분절된 구문으로서 움직임', <S는 P다>(안애순 안무)REVIEW/Dance 2012. 10. 23. 02:28
▲ 9월 10일 쇼케이스 장면 [사진 제공=강동아트센터] (이하 상동) 실로폰의 음계는 곧 음악이 되지 못한 분절된 음들에 불가하다. 따라하는 모방의 움직임들은 춤의 마디가 되지 못한다. 놀이에 따른 규칙들은 전적으로 자의적인 것 같지만, 말이 되지 않는 놀이라는 암묵적 규칙과 (관객의) 언어와의 간극이 계속 맴돌며 이방인 내지 타자로 그려지는 이들에게서 불규칙적인 규칙이 관객에게서 이화 작용을 일으키는 두 가지 규칙이 작용한다. “나에게 쓰는 너”, 나와 너라는 텍스트의 두 단어는 사실상 등가 되고 순서에 따라 치환된다고 할 수 있다. 현존 주체를 지정하는 대신 이 등가 될 수 있는 텍스트의 순간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나의 텍스트로서 애초에 무슨 의미를 갖지 않는 이러한 언어 치환의 공허한 놀이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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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정치적, 사유적 테제로서 몸' <리볼버를 들어라>REVIEW/Dance 2012. 10. 21. 23:19
우선 빠르게 무대 둘레를 도는 브릿 로드먼드(Brit Rodemund)의 일련의 동작들은 무성영화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상케 한다. 발레를 메타 비평적 접근으로 해석해 놓는 가운데, 음악은 하나의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자신의 몸을 때리며 소리를 냄으로써 역사의 고민이 온전히 해결될 수 없는지의 질문을 던지며 움직임 자체의 미학적 완결 대신에 음악 안에 있는 여자의 상황으로 귀결된다. 메마른 거친 소리를 내며 호흡을 들이마시며 나오는 발레 동작은 동작을 채집하는 것에 가깝거나 미가 아닌 어떤 기억들과 몸에 밴 습관들을 밖으로 드러내는 잠재된 것들의 표현을 의미한다. 움직임은 언어가 부착되는 의미를 일으킨다. 몸은 스스로에 의해 대상화되며 어떤 맥락을 주는 사유의 측면을 입는다. 명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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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유동하는 강의 흐름', Compagnie 7273 <Nile>REVIEW/Dance 2012. 10. 21. 21:26
일종의 안개 속의 대기를 휘젓는 몸짓이다. 좌우로 몸을 살랑대며 휘젓고 몸을 돌리며 아래로 모은 손을 활짝 벌리며 서는 동작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네 개의 연이은 움직임이 반복되며 여섯 명의 무용수들에서 공간을 젖고 간다. 여기에는 바다 속 어떤 힘의 재분배의 흐름이 만들어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동작은 변형이 없지만 이들이 강이 흐르듯이 내부에 따라 어떤 무형의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생물 같은 것은 유기체로 보이기도 했고, 동시에 멈춰 서서 움직일 때는 같은 동작으로의 주파수가 맞춰지는 듯한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됐다. 고개를 돌리거나 아래로 내리며 침잠하는 에너지를 형성하거나 하늘거리는 몸짓들이 출현하기도 했다. 기타는 밝게 변하며 마치 환영의 실재에서 투명한 현실이 드러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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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톺아보기] <아워타운>, ‘연극-보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REVIEW/Theater 2012. 10. 21. 15:59
몰입의 경계 연습 중 시작되는 공연은 빈 공간으로서 무대를 만들며 환영으로서 무대과 실재로서 극장의 경계를 허문다. 여기에 배우는 관객과 무대의 매개자로서 열린 태도를 관객에게 취한다. 실현되지 않은 무한한 잠재성만이 있는 무대 사이에서 재현은 오히려 과거를 현시하는 측면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앙상블의 주고받는 연기는 각 파트로 나뉜 가운데, 하나의 자장 아래 속해 있고 하모니를 넣는 긴장의 태세가 감지된다. 재현은 과거의 역할 되기와 같으나 현실의 현시에서 그 자신의 연기는 이 현재의 인물이 됨을 의미한다. 과거의 인물을 보는 시간의 재현과 그에 대한 몰입(현존은 이 몰입에서 관객과 함께하기로 나타난다)이 가능하지만 이 몰입은 점점 그 재현의 시간이 사라져 역할-되기에서 역할 자체가 되는 묘한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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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춤뵈기] <내밀의 무한>(국은미 안무), ‘지루함의 대기 속 파편적 합산만이’REVIEW/Dance 2012. 10. 20. 12:06
유영하는 대기 숨을 쉴 수 없게 조용히 놓이는 진공 상태의 너른 평면에서 흘러가는, 커다랗게 현상되는 흐름, 그래서 이를 현실보다 몽상이 일어나는 집단적 유영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내재적 움직임은 음악으로 인해 생기를 잃고 어떤 관계망도 몸으로써 인식하기 시작한다. 몸이 기체와 액체의 유동함으로 합쳐지는 풍경. 고요한 작용 외에 움직임은 어떤 단절·분절·분출도 없는데 이러한 액체적 세계는 무엇을 묘사하고자 함인가. 둘씩 관계 맺기, 앞뒤로 뒹굶은 주고받음이라기보다 흡착되어 엉키고 서로를 향해 고리를 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호한 광경의 몸의 풍광 속에 달라지는 음악, 조명의 변화가 이들의 외부 풍경으로 무대를 절합하며 달라진 세계를 지시한다. 몸이 먼저 가기보다 음악의 전유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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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톺아보기] '텍스트에서 콘텍스트로의 전환', <오디세이>PREVIEW/Theater 2012. 10. 17. 11:42
텍스트(비디오테이프)에서 텍스트의 부정(비디오테이프 곽)으로 ▲ 연극 오디세이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제] 폴란드 연극 (연출 크쉬슈토프 가르바체브스키)의 ‘귀뚜라미 소리가 환유하는 자연’과 ‘그림자가 비치는 불투명한 스크린이 가리고 있는 환영의 현실’이라는 배경은 혼재된 세계와 매체의 반영을 의미한다. 비디오테이프 곽들이 흐트러져 쌓여 있는 이미지가 주는 아날로그 매체의 반영과 그 안에 담겨 있지 않은 비디오들이라는 콘텐츠 없는 껍데기들은 '표피로만 존재하는 현실의 재현들'을 의미한다. 는 이처럼 매체를 통한 혼재된 세계와 표피적인 세계 반영의 하이퍼텍스트적 차용을 통한 오디세이의 자기 지시적이자 끊임없이 원본에서 미끄러지는 텍스트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러한 원작을 고스란히 따르는 텍스트의 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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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댄스 리뷰] '우리춤 빛깔찾기', 우리 것의 현대적 변용과 혼합 사이에서...REVIEW/Dance 2012. 10. 16. 07:48
최지연 창무회 무속의 무가 시작에 차용된다. 이는 이후 작품의 음악적 행보를 지시하는 성격을 띤다. 격하게 몰아붙이는 리듬에 여러 소음 같은 음향이나 소리 지름 등이 맞물린다. 두 사람이 각기 시차를 두고 달리 깨어나고 서로 등을 맞대고 만나 대치도 화합도 아닌 긴장의 지점에서 숨을 가다듬고 각기 다른 속도와 거셈으로 무대를 헤치고 돌아다닐 때는 흥분이 인다. 실상 이 무속인 같은 존재의 등장은 하나의 외떨어진 삽입에 가깝고 이 둘의 춤과는 대별되는 흐름의 양상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차용과 삽입의 측면은 이 공연의 퍼포먼스적인 수행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곧 이 시간이 하나의 재현이 아닌 현재의 시간 안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 두 무용수의 움직임은 보폭을 넓게 해서 기본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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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훈/Sari Palmgren, 대림상가를 품고 벌어진 무용의 수행성REVIEW/Dance 2012. 10. 13. 13:12
2012 Korea-Finland Connection 참가 프로젝트 선정작인, '상실 그리고 잊혀짐(망각)'은 대림상가의 역사적/현재적 시간을 모두 담보한 대림상가를 따라 올라가며 비디오와 춤, 경관 등을 모두 구경하는 것이 공연의 개요를 이룬다. 여기에 오디오 이어폰을 끼고 박나훈의 인사말과 대림상가의 역사적 배경의 한 토막을 듣는 것이 시작의 움직임을 지정하고 극에 들어가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장소특정적인 작업이자 렉처 퍼포먼스 형식을 빌린 복합 장르적인 이 작품은 박나훈과 사리 팜그렌Sari PALMGREN(핀란드 MAD 프로덕션 소속 안무가)의 공동 안무로 만들어졌으며 대림상가라는 도시 속에서 이질적이고도 아련한 곧 생소하지만 친숙한 공간의 우리 몸으로부터 촉발되는 기억의 언캐니 공간을 찾아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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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개막작 (아)폴로니아 리뷰 : 현재에 대한 연기(延期)REVIEW/Theater 2012. 10. 9. 13:45
(아)폴로니아, 나치에 의해 거행된 유대인 학살에서 가장 직접적인 피해국이었던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비극-되기에 기초하고 있으며 또한 그 과거의 한 비극적 지점에서의 끊임없는 되돌아가기를 감행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현재에 대한 연기(延期)는 스크린 매체의 반영과 반투명 스크린 구조물의 경계, 역할 되기와 현재 인물의 간극들 등에 의해 발생한다. 여기서 현재란 과거가 중첩된 시선에서만 유의미하며 따라서 현재는 다시 사고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이 갖는 신화라는 프레임은 역설적으로 신의 질서를 벗어나기 위한 측면에서 사용되었다. 하나의 우화 같은 동화들 들려주는 가운데 이피게네이아란 전쟁 중 희생된 신화 속 인물을 투영하는 데서 시작한다. 아이 둘로 상정되는 인형은 지하철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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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정리' :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 톺아보기카테고리 없음 2012. 10. 7. 13:49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가 주최하는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5일 오후 5시경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막했다. 개막작 폴란드의 '아폴로니아'는 러닝타임 4시간에 육박하는 대작으로, 6일 한 차례 더 공연됐다. 이후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학로 일원에서 오는 27일까지 총 12개 국가의 27개 작품이 상연된다. 사실 27개 작품에서 주목 가는 몇몇 작품들이 여러 언론들을 통해 미세한 차이를 두고 선별되어 제시되지만, 보지 않고서 작품을 어떤 경향이나 형식을 갖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다시 말해 보고 나서 왜 이 작품이 이렇게 소개됐을까에 대한 회의적 물음을 다시 낳을 수 있다는 말. 개막작이 한 차례 올려진 시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