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
《HIP合(힙합)》, 음악과의 관계에서 바라본 세 가지 힙합으로서의 현대무용REVIEW/Dance 2021. 8. 26. 08:04
김설진 〈등장인물〉, 김보람 〈춤이나 춤이나〉, 이경은 〈브레이킹〉의 순으로 진행된 세 개의 무용 공연인 《HIP合》은 모두 힙합을 모티브로 하며 국악을 접목한다. 그럼에도 각각의 다른 공연들이 하나의 이름으로 모일 때 공연의 순서를 구성하는 건 기획의 예술적 묘가 전제된, 공연 외적인 차원의 언어, 하지만 관객의 경험과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무대 바닥을 하강시킨 상태에서 시작한 〈등장인물〉을 처음으로 한 ‘힙합’의 두 번째 무대는 빈 공간으로서 무대를 활용한 〈춤이나 춤이나〉가 뒤따르는 게 당연한 듯 보인다, 가장 많은 출연진 수와 천장 위의 무거운 투명 오브제 구성의 〈브레이킹〉이 가장 뒤에 와야 할 것임을 상정한다면. 그렇지만 이는 순전히 공연 준비의 효율적 차원으로만 환원..
-
'2011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무대, 호오가 확실히 갈리는 무대를 통한 절반의 성공REVIEW/Dance 2011. 7. 1. 03:28
천종원 안무, 김재덕ㆍ김재윤 「마이너 룸」(Minor Room) : 극적인 분위기에의 침몰과 감지되지 않는 내면 김재덕은 춤 이외의 것을 무대에 끌어오는 데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다. 무대 하수에는 설치미술적인 풍경으로 조각되어 있고, 비닐 위에 물을 붓고 그것을 쳐대는 한 상반신을 벗은 남자의 모습이 한동안 무대를 잠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의 관건은 과연 둘의 관계를 무엇으로 볼 수 있는지, 내면의 풍광을 어떻게 조각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둘은,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보다 스쳐 지나가듯 하나의 복제된 모방의 움직임들로 포개지는데, 같이 동일한 춤을 추는 것에 있어서도 군무적인 성격을 갖기보다, 따로 따로 다른 생각들을 안고 춤을 추는 것으로 보이며 직접적인 영향을 선사하지 않고 하나의 주파수..
-
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김보람 「TOUCH season 1 "플랑크 타임“」REVIEW/Dance 2011. 4. 2. 02:33
볼레로의 신선한 전유 ▲ 3월 7일 월요일 5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쇼케이스 당시 모습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의 육화라는 모티브가 깊숙이 자리하는 작품에는 음악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지향적 태도, 또한 거기서 자유롭게 음악을 해석하고자 하는 전유의 태도가 동반된다. 음악은 거대하고 반복적이지만 이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일하게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반복된 동작의 점층적인 상승에 따른 시간의 누적 뒤에 뒤늦게 이들의 입을 통해 튀어나오며 앙상블을 이룬다. 시선을 가린 무용수들은 하나의 덩어리 신체의 움직임 양상을 만든다. 주체적 시선이나 대면의 자리, 감정의 동요 같은 것은 없다. 이는 흥미로운 음악적 문맥을 반복과 확장의 움직임으로 치환하기 위함이며 누워서 다리를 위로 뻗는 동작은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