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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무대, 호오가 확실히 갈리는 무대를 통한 절반의 성공
    REVIEW/Dance 2011. 7. 1. 03:28

    천종원 안무, 김재덕ㆍ김재윤 「마이너 룸」(Minor Room) : 극적인 분위기에의 침몰과 감지되지 않는 내면 


    김재덕은 춤 이외의 것을 무대에 끌어오는 데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다. 무대 하수에는 설치미술적인 풍경으로 조각되어 있고, 비닐 위에 물을 붓고 그것을 쳐대는 한 상반신을 벗은 남자의 모습이 한동안 무대를 잠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의 관건은 과연 둘의 관계를 무엇으로 볼 수 있는지, 내면의 풍광을 어떻게 조각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둘은,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보다 스쳐 지나가듯 하나의 복제된 모방의 움직임들로 포개지는데, 같이 동일한 춤을 추는 것에 있어서도 군무적인 성격을 갖기보다, 따로 따로 다른 생각들을 안고 춤을 추는 것으로 보이며 직접적인 영향을 선사하지 않고 하나의 주파수를 맞추는 측면이 짙다.

    무언가를 계속 쳐대고 물을 붓는 것은 어떤 결과를 산출하기 위함이 아닌 하나의 사건을 발생하고, 그 사건에 대한 감각을 출현시키기 위함이다. 그래서 도끼로 화분을 찍는 동시에 사운드의 거센 파장이 무대를 메우고, 이들은 에너지를 강하게 도출한다. 반면 어떠한 생각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힌트는, 그리고 끈덕진 둘의 관계 양상을 통해 타자성을 조각하는 측면은 없다.

    몸을 크게 놀리고 권법을 하듯 팔다리를 펼치고 일정한 보폭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만드는 것 등의 움직임은, 내러티브를 예측케 하는 오브제들이 놓여 있는 가운데 무대에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언급되지 않은 또 하나의 오브제는 무대 상수에 위치한 변기로, 실제 그 앞에서 토를 하는 모습이 출현한다.

    반면 그러한 오브제들이 위치함에도 내러티브는 주어지지 않고 다만 어떤 독특한 분위기를 상정하는 데 그치고, 그 위에 진득하게 젖어있기보다 자유롭게 안무를 구성하는 게 강하다. 여기에 목소리는 숨겨진 채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또한 관계를 도출하지 않음을 통해 불완전한 분위기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정희 안무, 이루다ㆍ이루마 자매의 「Be Twin」 : 소구되지 않는 에고 트립의 향연

    음악에 맞춰 격정적인 부분을 선사하지만, 음악 자체에 맞춘 안무 구성을 벗어나진 않는다. 이들의 발레 테크닉의 안무에의 적용과 변용 및 구성, 그리고 유연성의 측면, 모두 한 마디로 춤을 잘 춘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

    음악의 거셈에 따른 안무의 빠르기 역시 흔들림 없는 중심을 유지하고, 다양한 안무의 변화를 시도하며 하나의 음악에 따른 분위기에 젖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영상 스크린에 이들의 삶을 담은 사진들이 펼쳐짐이 시작되며 이들의 춤은 내면에 대한 합목적적 발산의 이유를 얻게 된다.

    내면은 감정의 과잉적 발산을 통해 획득되는데, 삶이 무대에 교차하며 매우 개인적인 영역으로 돌아서게 되며 한정된 삶의 영역에 그치고 마는 안타까움을 낳는다.

    이들의 추억 그리고 그에 젖는 감정은 관객에게는 직접적인 말을 건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없다. 그에 따르는 음악은 이들의 움직임을 소격 시켜 감상의 분위기 안에 머물게 한다.

    자서전으로서 삶의 고백이 충밀한 무대라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단지 삶의 조각들을 펼쳐내며 자신들의 감정을 도출하는, 실제로는 영상은 하나의 조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임에도 실은 춤과 완전히 결합되지 못 하는 개별적인 과잉의 여분으로 남게 되는 것은 그래서 그것이 온전히 감정 도출, 그리고 감정을 발산하고 있는 이들의 움직임에 삶의 조각들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강제되는 듯한 수용의 층위를 낳는 것에 그친다.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매우 내밀한 층위가 아닌 매우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층위 자체, 자아 귀착적 층위는 달갑지 않다.

    춤을 잘 추는 것만으로 작품이 구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지금에 있어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알랭 플라텔 안무, 예효승의 「발자국」 : 삶으로부터의 발자국


    예효승은 무대에서 정말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고 자신을 벗어난다. 그것을 확실하게 표징하는 것은 그가 자신 안의 타자를 끄집어내는 데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내려온 마이크 아래 서서 웅얼거리듯 말을 해서 어떤 대화도 전달도 않으며 말의 언어적 기능 자체를 성립시키지 않는다.

    마이크를 갑작스레 퉁 치고 그 진동 밑에 고스란히 서 있다. 의식의 지점을 발설하지 않되 무의식에 가닿는 영향은 짐작할 수 없다. 이미 시선이 지정하지 않는 움직임이 파동으로 치달을 때 감각의 발현은 마이크를 친 얼얼한 그의 손에서부터 마이크의 자장으로 확장된다.

    마이크가 위로 말려 올라갈 때 그에게 영향을 주는 그를 확대시키는 공공 안에서 목소리의 주체여야 하는 강제는 사라지는 느낌이다. 반면 그는 신체를 접고 몸 마디마디를 분절적으로 놀리며 구조화된 움직임을 해체하고 절박하게 몸의 파동을, 내파의 분출되는 곧 의식이 거둬지는 움직임으로, 기계적 움직임의 작동을 멈춘 채, 몸에서부터 출발한 움직임으로, 몸에 시선을 머금고 또 움직임을 간직하며 하나의 순간이 하나의 사건이 되는 춤을 춘다.


    그가 빵을 뜯어 먹고 그것을 게워 낼 때 그는 이 무대가 생존 차원의 연장임을 명명하는 것에서 도저히 그것을 먹지 못 하는 어떤 잉여 없는 무대, 남김없이 발산하되 땀의 결정을 만들거나 자기도취에 취하거나 연습보다 나은 무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은 또 다른 자신을 무대에 이식하는 타자성의 윤리를 자각하는 차원에서 자기를 놓아둠으로써 얻는 사건 차원에서의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것에 가깝다.

    짧은 순간이었던 것으로 체감되는 것은 그가 안무의 긴 터널을 통과하여 어떤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그저 시간 차원에서 흐름을 뚫고 나오는 매우 대담하고 유연하며 규정되지 않는 춤의 피륙을 짜기 때문이다.

    김보람 안무, 김용걸의 「그 무엇을 위하여…」 : 발레의 전복과 ‘볼레로’의 황홀경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007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의 남자는 극장 뒤에서부터 출현하고 관객석에서부터 생생한 퍼포먼스의 현장을 만든다.

    그가 안무자인 김보람을 만났을 때 김보람은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건넨다. 커피 한 잔을 나누는 식의 가벼운 안무와 무대를 나누고자 했음인가, 커피가 미치는 화학적 효과만큼의 실제적인 효과를 관객에게 체감케 하고자 할 수 있음을 목적으로 삼은 것일까, 바통터치를 해 주고 내려 간 가운데 김용걸은 가볍게 발을 놀리며 춤을 춘다. 볼레로가 흘러나온다.

    볼레로는 멀리서부터 차츰차츰 육박해오는 끊임없이 반복되며 점증‧확장되어 가는 곡이다. 김보람은 얼마 전에도 2011 한팩 라이징스타에서 「TOUCH season 1 “플랑크 타임”」로 볼레로에 맞춘 안무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혼자서 추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춤을 선보였다.

    마치 하나의 곡으로도 수많은 변주가 가능하다는 듯 이 곡이 수많은 움직임의 영감을 줄 수 있다는 듯 결과적으로 볼레로를 중심으로 황홀경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다리의 놀림은 가볍기 그지없다. 한 쪽 발을 무릎에 가볍게 감아올리고 한 발로 턴(피루엣)을 하고 땅을 가볍게 수차례 빠르게 두드리는 움직임들은 볼레로의 리듬을 시각화하는 것이자 그 곡의 묘연함을 꽤 선명하게 확정 짓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곡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세기가 거세지고 육박해 오지만 그의 움직임은 여전히 가볍고, 중간 중간 총을 발사하는 듯한 007 영화의 스테레오타입화된 움직임을 덧붙이기도 한다. 이는 하나의 차용이지만, 속도의 점증을 통해 시간을 단축시키는 곡에 내용의 부피를 확장시키면서 동시에 여유를 부리며 위트를 선사하는 것이다.

    속도는 실상 도약이 아닌 크게 움직이지 않는 신체 궤적에서 출발한다. 모던 발레의 자취를 고스란히 배태하면서 어떤 힘겨운 점프나 도약을 위한 예비 움직임 등의 잉여와 훈련된 듯한 움직임이 없는 것이다. 곧 발레는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차용되어 또는 재전유되어 마치 김용걸 스스로의 자기 패러디적 움직임을 선보이며 기존의 발레를 벗어나는 포스트모던적 궤적-현대 무용에서 발레적 제스처를 선보이는 것과 같은- 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허공에 떠 있기 위한 일종의 고난도 묘기 그 자체를 성립시키고, 그에 대한 찬사를 일으키는 발레의 관성화된 수용 시스템의 문법을 가볍게 뛰어넘고, 또 음악에서 얻는 반복의 변주 리듬을 꽤 명확하게 드러내며 춤의 독특한 스타일과 음악과의 조응, 중간 중간 느끼한 도시 남자의 위트까지 섞어 내며 절정을 향해 간다.

    이 안에서 조명의 쓰임은 계속 변주되는 무대의 층위를 엮어내는, 하나의 층위를 다른 시각에서 다시 출현시키는 감각적 자극을 충만케 하며 그를 출현시킨다.

    곧 움직임의 변주가 아닌 출현에의 생성인 것이다.

    마치 움직임은 가볍고 나는 듯하며 땅을 가볍게 노크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트라이트로써 무대를 다층위적으로 분화, 음악의 긴장을 시각화하는 조명의 쓰임에 맞물려 땅과 발에의 집중과 신체 전체의 신장伸張에 용수철처럼 공간에의 확장과 세부적인 가지치기의 세밀함이 대단히 유려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공연 개요]
    일시 : 2011.06.10~2011.06.11 평일 20:00/토 16:00/총 90분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주최 :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 : 안애순
    티켓 : 일반 30,000원/학생(초,중,고) 20,000원
    할인정보 : 한팩in 20%/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50%/20인 이상 단체할인 50%/ 예술인티켓 10,000원 / 한팩매니아할인40%(한팩라이징스타 티켓소지자)
    문의 : 02-3668-0007
    관람 연령 : 만 5세 이상

    [각 작품 공연 순서 및 정보]

    • 1조 1부 첫 번째 작품 - 김재덕, 김재윤(형제)
    - 작품명 : <Minor room>
    - 출  연 : 김재덕, 김재윤
    - 안무가 : 천종원

    • 1조  1부 두 번째 작품 - 예효승
     - 작품명 : <발자국>
     - 출  연 : 예효승
     - 안무가 : 알랭 플라텔(Alain Platel, 벨기에)

    • 1조  2부 첫 번째 작품 - 이루다, 이루마(자매)
     - 작품명 : <Be Twin>
     - 출   연 : 이루다, 이루마
     - 안무가 : 이정희

    • 1조  2부 두 번째 작품 - 김용걸
    - 작품명 : <그 무엇을 위하여...>
    - 출  연 : 김용걸
    - 안무가 : 김보람

    [사진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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