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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12》 노정식 <Magickal Eye> 리뷰 : ‘실재의 충격에서 정서적 감응으로’
    카테고리 없음 2012. 5. 22. 16:24

    야금술의 이미지 제작의 시작

    ▲ 노정식 <Magickal Eye> ⓒ한용훈《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어둠 속에 찰나적인 나타남에서 시작해 어둠에서 응시하기, 커다란 소음 덩어리의 기계적인 충격 장치의 반복에서 자연에서의 소리가 주는 환경에서의 실존을 앞세우는 모습들, 그리고 음악의 고양으로, 공연은 어떤 중간 단계의 경계들을 지나간다.

    이는 번쩍이는 출현과 동시적으로 생성되는 ‘사라짐과 변환’의 시작과 충격으로 이 장면들을 두드리는 ‘야금술의 이미지 제작’의 흐름이 모호함의 충격으로 명확하게 관객을 가격하며 프레임의 재편들의 양상을 끊임없이 가져가는, 침묵하지만 이미 모든 발화의 잠재가 폭발하는 임계의 수준에 이르게 되는 체험을 만드는 전체적인 시작의 시퀀스와는 매우 달라진 양태로 나타난다.

    이 시작에 그야말로 그 위에 음악이 깔리며 이 소음의 충격을 상쇄하고 희미해져 가게끔 만들 때 소음을 통한 어떤 물질적인 매질에 맞서는, 그것들이 부분적으로 쪼개고 또 절합되며 나타나는 안무의 미세한 차이들의 심화에 대한 어떤 폭발의 임계점은 파편이 아닌 희미해지는 소음들 속에서 또한 희미해져 간다.

    그렇다면 이 음악이 가져오는 효과의 측면에서 사라짐과 나타남, 그 중간의 대위법적인 음악과 소음의 진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몸에 기입된 충격과 정동 사이

    ▲ 노정식 <Magickal Eye> ⓒ한용훈《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이 충격은 몸에 기입되어 있고 어떤 정서의 표면의 심층에 있는 움직임들을 상정한다. 정확하게는 대위법적인 비율을 이루기보다 간격이 일정한 박자의 단속적 형태의 리듬과 유연한 음악은 한 쪽의 쏠림 현상을 강제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나타남이 섬광 같았고 음악이 아련한 기억의 초상을 만들었던 것 같이 음악의 전환은 앞선 것과 뒤에 올 것을 예비한다(사라지는 것이 남아 있고 다시 하나의 자리에 사라진 것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 이 중간 단계는 우선 〈녹턴Nocturn〉의 평화로운 상황의 전개를 무대에 기입한다.

    이는 곧 실재의 충격과 기억의 정동 사이에 놓이는 충격이 실재화된 표면과의 어떤 마찰의 양상으로 빚어진다. 엄밀히 시작과 중간, 끝은 분절과 치환에 가깝지만 대위법적 섞음과 아련한 하나의 음악적 자취는 전체적으로 돌고 도는 무대의 구성을 만든다.

    실존적 환경으로부터

    녹턴 이후 사막에 온 것 같은 느낌은 바람의 압력이 어떤 한 부분을 뚫고 가듯 집중 공략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나의 그룹을 지어 정면을 응시하는데 의지를 앞세우는 것도, 어떤 정서를 흘려보내는 것도, 실존의 몸부림을 침묵으로 대변하는 것도 아닌 어떤 경계에서의 몸짓에 가깝다.

    ▲ 노정식 <Magickal Eye> ⓒ한용훈《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사막은 다시 녹턴의 희미한 나타남으로 부가된다. 이는 거의 들을 수 없는 희미함이다. 여기에 검은 드레스를 길게 자리하며 걷는 여자의 초상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는 음악의 갑작스런 출현의 양상에 합치한다. 이러한 심상은 차라리 우리의 기억의 심상이 우연적이고 돌발적이며 강력한 강제로 다가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는 데데우스엑스마키나(deus ex machina)적 장치라기보다 우리에게 감각되는 우리와 닮았거나 또는 우리가 그리는 하나의 영상이다.

    어떤 윙윙거림은 몸에 치미는 감각이라면 음악은 감정과 안무의 선을 만드는 정념이 된다. 이는 어떤 경계를 만든다.

    사막과 녹턴 사이에 붉음이 깔리고 안무는 급격한 움직임을 그린다. 마침내 녹턴이 가시화되고 위에서는 반짝이가 하염없이 뿌려진다.

    이는 조명을 받으며 그 가벼움으로 중력보다 표면장력의 압력을 받는 가운데 유동적으로 더디게 공기에 부착되며 휘날린다. 또한 조명으로 인해 그 유동적인 뒤집힘과 함께 크기가 들쑥날쑥하게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

    물질에서 비물질로

    한 명은 춤추고 나머지는 곁가지를 맴돈다.

    ▲ 노정식 <Magickal Eye> ⓒ한용훈《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이 작품은 실재에 닿는 감각과 정서의 모순의 양상을 그리는데 이는 충격의 잠잠함과 떠오르는 것의 전유를 통해 후자의 감정의 해소에 더 큰 방점을 두는 듯 보인다.

    물질(매체 자체에 대한 감각의 경험)에서 비물질(서사 내지 내러티브로의 해석적 경험)의 경험으로 가는 작품은 물질에서 오는 안무와 비물질적인 감정이 전하는 안무 사이에서 조화의 선분을 그리기 위한 중간 단계들을 밟는 대신 충돌의 몽타주를 더 본격적으로 끌어올렸어야 하지 않을까.

    [행사 개요]

    행사명 : Modafe 2012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
    행사장소 : 한국공연예술센터(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외
    행사일정 : 2012년 5월 19일(토) ~ 5월 31일(목)
    주요제작진
    - 총 예술감독/조직위원장 : 한선숙 ((사)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상명대 교수)
    - 자문위원 : 박상규(상명대문화예술대학 원장), 손영신(NEWSIS 사업본부장), 양종훈(상명대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 이두식(홍익대미대 교수), 안호상(국립극장 극장장), 장 진(필름있수다대표, 영화감독), 전무송(연기인), 정현욱(원더스페이스 대표), 정창모(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최진용(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 모다페 홍보대사 : 양정수(수원대 무용과 교수), 박상원(배우)
    - 국내공연 감독 : 최성옥
    - 해외공연 감독 : 최상철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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