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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12》 정보경 <고맙습니다> 리뷰 : ‘공명하는 신체의 반향’
    카테고리 없음 2012. 5. 22. 16:43

    타악과 동기화되는 신체

    정보경 <고맙습니다>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음악이라는 미학적 고양의 지점과 춤의 활기와 도약의 의지의 다른 지점의 합치는 이 작품의 주요한 전제가 된다. 여기서 관객 간의 간극이 형성하는 수용의 지점 간의 간극이 다시 작품을 말해준다.

    움직임은 음악에 따른 두 가지 층위로 크게 나뉜다. 정적인 멈춤과 호흡의 가다듬음 그리고 실재의 매질로서 제시되는 타악기 연주에의 동기화에 춤은 작동한다. 이는 일견 사유로서 의미를 전하는 한편 춤의 잠재적 역량을 가다듬는 숨의 도약 순간을 예비하는 듯 보인다. 처음 무용수들은 뒤돌아서 어둠 속에서 몸을 좌우로 매우 느리게 젓는데, 이는 어둠을 휩쓸고 그 어둠에 몸을 뒤섞으며 어둠에서 공백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경 <고맙습니다>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또한 뒤돌아 섦으로써 시선의 바깥은 지워지며 몸 자체만이 남고 유동하는 몸의 생동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몸의 감각을 탄생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잠재된 몸의 표상과 음악에 어김없이 정확한 반응을 보이는 이 둘의 사이에서 음악의 감정적 쓸어내림의 단속적인 반복에 대응하는 무용수들은 이 감정이 전하는 하나의 세계에서 해소되지 않는 감정, 풀 수 없는 감정에서 이 분위기의 시선에 적용되고 좌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알 수 없는 정동affects은 차라리 움직임을 만드는 음악에 따라 몸이 깨워지며 앞의 시간을 무화시키고 어떤 부조응의 대립된 심상으로 돌려 버리며 잊히게 하는데 이는 차이를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어떤 차이의 감각에 대한 수용을 분명하게 전하는 측면이 있다.

    공명하는 신체

    정보경 <고맙습니다>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전체적으로 보면 이 몸들은 음악에 반응하는 몸, 곧 음악에 공명하는 몸, 다시 말해 음악이 몸에 선행하는 어떤 차원을 이 작품은 고안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청각적 심상이 이미지 질서를 지배하는 감각의 전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특별히 심상을 창조하는 배경음악 대신 타악의 감각적 매질들이 그 원동력으로 작용함은 이 작품이 흥의 기호를 향유하는 장에 대한 지향을 선취하고 있었음을 가리킨다.

    무대와 객석의 전이

    정보경 <고맙습니다>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한편 관객을 두 차례 바라보는 이들은 첫 번째의 어떤 전환의 계기를 만드는 것에서 마지막에 다시 그 바라봄으로, 무대와 객석의 전이 지대를 분명하게 만드는 것으로써 앞선 관객의 마주함이 관객과의 마주함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한다. 이 끝은 다가올 춤의 고양의 극대치를 보여줄 것임을 예고한다. 그리고 앞선 춤의 한 부분의 재현적 표출과 관객의 환호성과의 현동화를 동시에 실천하며 이 끝의 긴장을 흥의 예비적 도약의 기능으로 치환한다.

    이 춤은 무대 끄트머리에서 그룹을 지어 큰 선분의 원환 그리기의 교차로 빚어지는데 음악과의 동기화의 지점들의 단속적 구간 대신 오히려 지속적인 하나의 순간의 유기적인 덩어리의 양상을 빚는 극 자체에서 하나의 특별한 안무의 순간을 만든다.

    노래의 거대한 작용 앞에서

    정보경 <고맙습니다>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이어 그 바깥에서 한 명의 나타남과 춤은 다시 감정적인 서사의 음악에 대응하지 않고 타악의 매질에 공명하는 분절된 움직임을 선보이다. 어느새 음악이 노래와 목소리로 되는 순간에 그 음악의 한 부분으로 위치하게 된다.

    곧 음악과 춤은 전도된 장의 양상을 빚기 시작하는데 음악은 드넓게 객석을 장악하고 춤은 이 음악에 적응된다. 이는 장르적 뒤섞음으로 인한 춤의 효과에 대한 전제를 오인한 결과와 같다.

    정보경 <고맙습니다>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어떤 것을 우월함으로 두는 게 아니라 완전한 음악 자체에 대한 감흥에 맞세우는 춤의 또 다른 반응의 깊이, 음악에서도 소멸하지 않는 춤, 음악에 입혀지는 대신 음악과 함께 또 다른 서사를 쓰는 것, 동기화되지 않는 경로를 만드는 새로운 춤의 생성 등이 한 존재에 대한 다른 존재의 구속과는 다른 단지 잉여가 되지 않을 선분을 그려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도약의 순간들을 준비했어야만 할 것 같다.

    이는 앞선 공명하는 신체와는 또 다른 양상이다. 온전하고 완전한 노래는 뛰어나고 그 안에 빠지게 한다. 어쩌면 이 몸짓은 한갓될 수 있다.

    [행사 개요]

    행사명 : Modafe 2012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
    행사장소 : 한국공연예술센터(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외
    행사일정 : 2012년 5월 19일(토) ~ 5월 31일(목)
    주요제작진
    - 총 예술감독/조직위원장 : 한선숙 ((사)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상명대 교수)
    - 자문위원 : 박상규(상명대문화예술대학 원장), 손영신(NEWSIS 사업본부장), 양종훈(상명대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 이두식(홍익대미대 교수), 안호상(국립극장 극장장), 장 진(필름있수다대표, 영화감독), 전무송(연기인), 정현욱(원더스페이스 대표), 정창모(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최진용(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 모다페 홍보대사 : 양정수(수원대 무용과 교수), 박상원(배우)
    - 국내공연 감독 : 최성옥
    - 해외공연 감독 : 최상철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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