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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12》스파크 플레이스#2 리뷰 : 박미선‧김광민‧설륜성‧성한철‧한범희
    카테고리 없음 2012. 5. 29. 08:00

    박미선 <Collision>, 음악과 결부되는 춤의 무늬

    ▲ <Collision>의 박미선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

    말발굽처럼 들려오는 소리, 팔꿈치와 손바닥 등을 활용한 탁자 위에서의 마찰을 통해 강력한 소리가 되는 과정에서 음악은 구성되지만 그 음악 외피로 무대의 어둠에 이어지는 몸의 자국들이 선연하다. 군악대의 폭력적이고 단순한 군무로 소급되기보다 몸이 판에 새기는 무늬들을 그 진동을 가만히 들어보는 것에 가깝다는 점에서 춤이 구성되는 것이다.

    반면 이 소리에 막상 춤이 새겨지고 나면 몸은 그 강렬함에 훨씬 못 미친다. 이 소리가 체현되는 과정이 이들의 격렬한 관계 맺음의 주고받음의 치열한 각축장이 벌어지는 과정인데 큰 파급력은 없다. 이 각자는 오히려 하나의 멈춤의 포즈를 전제하고 나아갈 수 없는 부딪침과 단절을 또 의미하며 현실의 평면을 상정한다.

    이들에서 가시화하는 이 박자를 멈추는 방식의 결말 역시 이러한 함의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하겠다.

    안지형 <VS(Versus)> : 의식 없는 경쟁의 현대인

    ▲ <VS(Versus)>의 안지형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

    남녀는 권투 글러브를 끼고 사각 링에서 겨룬다. 긴장의 음악의 내면에서 독자적 유희가 꺼내진다. 관객석을 비추는 조명이 마치 실수처럼 제시되지만 이 객석을 같은 현실임을, 무대의 확장임을 드러내는 하나의 트릭과도 같다.

    그 옆에 한 명이 한 명을 무릎 꿇은 상태로 업고 있고 어떤 관계의 의존 형식을 가시화하는데 권투 대결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가격당할 때마다 그 구조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현실에서 풍자적으로 드러나는 충격은 보이지 않는 실재적 아픔임을 표층과 심층의 전이로 보여준다.

    경쟁과 충돌, 전자 음악의 파동이 은근하고 끈기 있게 매질로 이들을 감쌀 때 남자 단독의 당황스러움을 드러내는 공백을 갖는 멈춤과 반복된 지속 양상을 분절된 움직임의 무미건조함으로 펼친다.

    의식 없는 경쟁, 관계적 주고받음의 동등한 선분을 만들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지만, 그리고 어떤 거리 두기적 시선의 객관성을 허용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너무 단순화해서 보이는 한편 평범한 동작들로 심층의 실재적인 삶의 고통을 무화시킨 감이 커 보였다.

    허은찬 <찜> : 고고와 디디, 그 이후

    ▲ <찜>의 허은찬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

    옷을 입으며 시작된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에 맞춰 옷을 찢고 상대방에 대한 폭력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는다. 그 안에는 자기 경멸의 목소리가 속삭인다. 쓸데없는 진지함, 현대인에 대한 풍자와 거리 두기이지만 여기서 기인하는 안무는 역시 어떤 깊은 정신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표면의 현실은 표층의 전략적 전유에 그치는 감이 크다. 반복되는 "Do you speak English?", 조명의 깜빡임과 소리의 버퍼링은 이들을 이진법으로 단순한 지속의 총합인 세계의 표층에 낯설게 끼어 있는 모습으로 전유되고 있다.

    이는 세계에 대한 분절적인 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유희적인 장난, 현대의 고고와 디디의 끝없이 연장되는 현재에 위치한 이들의 사유 없는 경멸과 허무, 무기력한 단면을 강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꿈틀거리는 소리가 실재계의 끝에 다다라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실재를 체현하기에 쾌의 몸은, 땀으로 젖은 몸은 조명을 위에서부터 받으며 땅의 흡착으로 자신들을 떨어뜨린다. 이 결말은 아무 것도 제시하지 않지만 어떤 메시지를 작위적으로 심지 않는 또한 어떤 의도적 결말일 수 있다.

    이태훈, <Seup!! Hu~~> : 현대인의 단면

    ▲ <Seup!! Hu~~>의 이태훈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

    숨을 참으며 몸의 부풀어 오름과 시간의 긴장된 순간의 지속을 만듦은 임계점에 다다른다. 이를 어떤 입 냄새의 배출들을 막기 위함이었음으로 돌림은 구체적으로 감수성의 음악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차용함과 함께 드러나며 작품의 진지성을 급격하게 하강시키는 것이면서 동시에 대중 코드의 전유에 따른 공감을 극대화시키는 예술과 대중 코드의 감각을 직접 거래 하는 측면이 강하다.

    경멸의 제스처, 결국 자기혐오의 전제에서 바탕이 된 경멸은 동일한 평면에서의 동일한 차이만을 벌릴 뿐인 현대인을 드러낸다. 이 메시지 없는 비판적 거리 둠은 현대에 대한 대안을 내기에는 취약하다.

    [행사 개요]
     
    행사명 : Modafe 2012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
    행사장소 : 한국공연예술센터(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외
    행사일정 : 2012년 5월 19일(토) ~ 5월 31일(목)
    주요제작진
    - 총 예술감독/조직위원장 : 한선숙 ((사)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상명대 교수)
    - 자문위원 : 박상규(상명대문화예술대학 원장), 손영신(NEWSIS 사업본부장), 양종훈(상명대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 이두식(홍익대미대 교수), 안호상(국립극장 극장장), 장 진(필름있수다대표, 영화감독), 전무송(연기인), 정현욱(원더스페이스 대표), 정창모(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최진용(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 모다페 홍보대사 : 양정수(수원대 무용과 교수), 박상원(배우)
    - 국내공연 감독 : 최성옥
    - 해외공연 감독 : 최상철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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