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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컷] 연극 <동물 없는 연극> 리뷰 : '우리의 모습을 동등선상에서 담다'
    REVIEW/Theater 2012. 6. 26. 12:04

     

    지난 2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동물 없는 연극> 리허설(이하 상동), 1편 '평등-박애'

    <동물 없는 연극>은 역설적으로 동물로서의 인간만 있는 연극 대신 인간이 곧 동물을 대신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곧 인간은 동물의 대리물이자 그 동물은 인간으로 온전히 체현되어 은폐되어 있다.

    결정적으로 일곱 번째 내용을 제하고는 동물과 인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찾기 어렵다. 부조리극이라기보다 오히려 희극으로 단지 나머지 여섯 편의 이야기에서 인물들은 동물의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이 우리의 시선과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 없는 연극>, 7편 '추억'

    물고기가 인류의 조상이었다는 근거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것으로 이어지며 진화한 인간 두뇌에 대한 사유와 비합리적이고 원시적인 사고(마치 토템의식과도 같이 동물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생각, 여기서는 동물의 움직임이 그들에게 체현되는 형태로 드러남 자체에 대한 의심을 사유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나는)의 동물-인간의 새로운 포스트 휴먼이 등장함은 진화론의 일환이다.

    여기에는 더 큰 세계가 있다는 종교를 감싸는 신비주의를 내친 곧 신은 죽었다라는 명제가 더 이상 충격의 화두가 되는 대신 단지 회의와 냉소의 현실주의에 들어선 현대인의 자조적인 반향이 드러난다. 이 물고기 조상의 명제는 믿어도 믿지 않아도 그만인 것이다.

    <동물 없는 연극>, 2편 '비극'

    다른 여타 극에서 인간들은 말의 놀음에 빠진다. 서로 논쟁함은 반목의 싸움이 아닌 말이 채우지 못하는 것들에 말이 새롭게 파고들어 말의 잔치를 벌리는 형국이다. 또는 이상한 상황들에 처한 등장인물들이 해결 대신 이 말의 깊이에 허우적대는 형상이다. 이 현실들은 우리의 현실과 그리 멀지 않게 우리를 향한다.

    기승전결의 이야기보다는 현실의 한 부분의 절취에 가깝다. 서사보다는 에피소드에 가깝다. 무대는 관객을 감싸고도는 형국이고 우리는 이 현실들을 다른 무대로의 전환에 의해 흘려보낸다. 이는 스치듯 안녕 하는 현실들일 뿐이다.

    <동물 없는 연극>, 4편 '일요일'

    여기에 크게 등장인물에 대한 몰입은 필요 없는데 다만 이 말들의 논리를 저울질하는 심드렁하거나 흥미로운 느낌을 가지면 될 뿐이다.

    우리를 비추는 이 희극은 우리와 동등선상에서 우리를 가리키지만 동물과 하나 되어 동물이 사라져 버린 이 인물들에서 이 독특한 현실에 대한 동화 작용 대신 이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와 우리를 보는 이화 작용까지 선사한다면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은 특이점을 남길 것이다. <878미터의 봄>에서 무거운 비극을 감내했던 연출가로서는 대단히 쉬운 나열과 조합의 숫자적 구축으로 하강한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동물 없는 연극>, 1편 '평등-박애'

    <동물 없는 연극>, 2편 '비극'

    <동물 없는 연극>, 2편 '비극'

    <동물 없는 연극>, 5편 '기관지'

    <동물 없는 연극>, 4편 '일요일'

    <동물 없는 연극>, 6편 'USA'

    <동물 없는 연극>, 7편 '추억'

    <동물 없는 연극>의 류주연 연출

    [공연 개요]
    공연명      동물 없는 연극 ( 원제 Théâtre sans animaux )
     일시        2012년 6월 20일(수) ~ 7월 1일(일) / 총 14회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4시
     공연장소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주관        극단 산수유
    후원                         
    주최                                 
    관람 연령    만 12세 이상                                
    공연시간     1시간 30분
    객석        90석
    배우         최광일, 권지숙, 이현경, 이재인, 신용진
    제작진       작/ Jean-Michel Ribes                       
                번역/ 임혜경                                   
                연출/ 류주연                                   
                조연출/ 김애진                         
     무대 디자인/ 이희순, 구은혜
      조명 디자인/ 박성희
      의상/ 신용숙
      음향/ 윤민철
      기획팀/ 박시유, 김지한, 현은영, 임정묵
      그래픽 디자인/ 화가 김솔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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