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2012 DRIVE-THRU>, '스크린‧신체‧음악의 상호 매개'
    REVIEW/Dance 2012. 7. 9. 11:32

    ▲ 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2012 DRIVE-THRU> [사진 제공=FOYER Productions] (이하 상동)

    영화의 깜빡임의 점멸과 폭풍우 같은 무언가 폭발을 배태하는 잠재 풍경, 그리고 이 스크린이 비추는 무용, 스크린과 합일된 무용의 흔적은 낯설다. 무엇보다 영화는 다 드러나지 않는 공간을 재현한다.

    신체는 의도치 않게 영상 속에서 부분 신체로(프레임과 격렬히 항전한다), 몸은 무대를 향하고 빛은, 오하드 나하린의 <Anapaza>와 같이 원형의 대열로 벌린 의자들에 앉은 무용수들을 비춘다. 나하란의 작품처럼 분출로서의 어떤 절규의 수반됨 없이 이 스타카토의  반복적 ‧강박적 박자는 계속된다.

    이 안에서 그 에너지를 잠재해 놓고 있다. 즉 온전히 감내해 낸다. 어쩌면 시계의 방향을 상정해 놓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곧 초과하는 실재가 아닌 효과에 가까우며 의미로는 상징 질서를 갖고 있다 하겠다.

    코드화된 일상의 현실을 영화를 통해 비추고 의자에 앉고 이를 환유‧실재로 다시 드러낸다. 이 미디어와 무대는 상응 관계가 아닌 시차적 평면으로 배열되며 다만 그 과거 흔적을 띤 영상의 자취로서 시간상의 연결과 두 구문의 병치 형식을 띠고 있다. 인사를 하는 동작들은 획일적‧직선적‧일방적 교통으로 표현된다.

    이 작품은 미디어에 의한 표현 형식을 개발하고 그로부터 심미적 감각을 도출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현대인을 환유하고 현대인의 메마른 정서를 은유하는 정식을 더 강하게 지닌다. 코드화의 직시, 그 변용과 비판의 정조를 가졌다.

    무언가 둔탁한 물질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음향은 유기적으로 이 안의 현대인을 인형으로 제시하는 것과 맞물리는 것(실제 의자에 앉고 도시 생활을 재현한다)으로, 이는 너무나 연극적이며 또한 재현적이다.

    이어 'Drive Thru(드라이브 쓰루)'라는 문구 등이 화면에 오르는 영화의 엔딩 타이틀이 적용된다. 오히려 갑작스런 이 현대인의 멈춘 한 장면에서 끝이 아닌 모호한 지속적 울림의 시작선상을 얻는다. 엔딩 타이틀은 밴드 음악의 차이로 끝을 걸쳐 놓고, 재현에서 이전의 맥락을 씻어내고 현실의 일부로 무대는 드러난다.

    여기에 음악의 이화 작용이 결부되고, 음악이 음악 자체로 드러나는 가운데 춤은 그 음악에 힘입어 새롭게 생기를 얻는 느낌을 준다. 재편되는 어떤 시작과 끝의 분화점에서 향방을 담을 수 없는 약동의 지속에서 단절된 가역적 시간의 정점을 펼쳐 놓는다.

    이 음악의 한 순간에 영상을 삽입하여 인터뷰를 하는 정보경의 모습을 비춤으로써 마치 기억의 회상처럼 영상을 삽입하고 무화된 의식 속에 이 음악만이 진동을 지속케 하며 무용수들은 무대 앞에 도열하고 마치 커튼콜 같은 끝을 향한 흥분과 그 에너지를 다음 안무의 기약할 수 없는 시간 속에 내버려 둔다.

    스크린과 무대의 경계를 손쉽게 교란하듯 불투명한 객석과의 거리는 투명한 자장의 스크린으로 비추어 낸다. 바다의 차원(실재 자체를 찍은 화면)의 느낌을 집합과 교호 작용이 아닌 그저 펼쳐진 풍경의 배경 그리고 천연덕스러운 춤이 하나의 깊이를 지닌 평면을 형성, 이 영상과 음향의 흡착에 몸은 그 흐름을 느슨하게만 타면 됐다. 몸에 대한 집중 곧 이 스크린과 몸의 대리 보충이 하나의 호흡과 흐름, 차원으로 유연하게 넘어갔던 것이다.

    <2012 DRIVE-THRU>는 어떤 이미지를 본다는 감각이 우세했다. 기타‧드럼‧피아노의 화성이 들고나며 거세게 한 호흡으로 지속의 확장을 향해 갈 때 음악에 몸짓은 그저 흘러갔다. 만든다기보다 이 음악 안에 각인되어 있다.

    오히려 몸 자체가 아닌 음악에 몸의 가로지름, 음악과 몸은 충돌하기보다 음악 자체가 실재의 형국을 향해 가고 몸은 그 안에 틈입하며 끊임없이 새로 쓰기, 태어나기를 시도하며 생성의 구문을 만들고 또 소멸한다. 그저 음악만으로 매우 좋고 너무 신나는 감흥을 줬으며 현실을 비추는 영상이 나름 중독성 있는 매력을 가져갔다.

    [공연 개요]
      공연명 : 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2012 드라이브 스루’(한글명)
                : ‘2012 DRIVE THRU’(영문명)
    공연일시 : 6월 28일(목요일) ~ 6월 29일(금요일) 8:00pm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주최/주관 : 한국공연예술센터, FOYER PRODUCTIONS
    기획 : 한국공연예술센터, FOYER PRODUCTIONS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성균관대학교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두리춤터
    소요시간 : 70분
    공연문의 : 02-533-2141 / 010-8520-5178 / 010-6330-3524
    공연예매 : www.hanpac.or.kr 02 3668- 0007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