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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탈리콜] 이행준과 홍철기 퍼포먼스, '이것은 역사를 표상하는 것인가?'
    REVIEW/Performance 2014. 5. 20. 13:42


    ▲ 이행준,홍철기,_환상의_여학생_부대,_사운드_인스톨레이션,_16mm_필름,_2014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이행준의 16mm 영사기의 필름이 만드는 사람들의 영상은, 그 빠른 전환으로 인해 어떤 하나의 이미지가 기본적으로(지각적으로) 되지 못한다. 하나의 단위로 인지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어떤 리듬에 의해 멈추고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하나의 얼굴이 탄생한다. 이 얼굴은 역사적 자취, 추억, 푼크툼의 기본적인 영상이다. 하지만 이는 포착할 수 없음( 자체의 쾌락)의 효과에 가깝다. 이른바 속도, 망각의 쾌락. 실제 어떤 정서로 감응되기에는 너무 찰나적이다. 이것을 잡아두는 것은 그 위에 묻어지는 동심원의 확장·축소다. 이 크기의 넘나듦에 사진의 예기치 않은, 정확치 않은 초점을 맞추어 낸다. 하지만 이 초점은 벗어나고, 거기에 무겁게 응축되며 잦아드는 사운드 피치의 과잉과 자연스런 축소 곧 잔향(의 효과)에 의한 리듬이 실린다. 이것은 과잉이고 이미지의 잦은 절편들을 그 크기로서 보여주며 역시 초점화되지 않는다. 이 둘, 사운드와 이미지는 상관되지 않으며 관계 맺고, 서로 붙잡을 수 없이 마찰한다.

     

     이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려는 홍철기가 만드는, 사운드(연주)의 시도는 실패하는(어긋나는) 동시에 이 소리를 잡으려는 시도 역시 무력해진다. 이미지는 사운드와 중첩되고 거기에서 어긋나며 자신의 프레임을 벗어나고 사운드 역시 그러하며 그 가운데 이미지에 대한 해석 역시 실패하게 된다.


     사실상 두 차원은 전혀 다르며 이행준과 홍철기는 각자의 작업에 열중할 뿐이므로 여기서 (인식·감상의) 실패는 두 레이어를 하나로 종속시키려 하는 데서 나온다. 이미지는 머물지 않음으로써 이미지들의 간극을 메우는, 그 간극 자체로 존재하는 잔상의 운동들로 비치며, 사운드는 반복되며 그 크기의 증폭으로 인해 분명히 하나의 덩어리를 형성(시각화되는)하는데 이는 물론 재현이 아니라 디지털적·테크닉적 성취에 가깝다. 반면 이 사운드는 이미지를 넘어 공간 전체에서 귀를 후벼 판다. 대부분의 사람이 귀를 막고 있었고 많이는 나가지 않았다.

     

     "20세기 중반 일어난 역사적 비극을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자 하는 실험영화작가와 음악가의 시도"라는 기획의 언어는, 실상 찰나로 스쳐가는 한 명의 특수한 개인 주체의 이미지들이, 분명히 하나의 실재(=물질)이나 어떤 순간으로 나타나고 사라지는, 그러면서 전체로 합산되지 않는, 자취로 인한 기억/망각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나아가 그것을 둘러싼 어떤 불협화음의 시대적 공기의 귓구멍으로부터 오장을 휘어감는 확장의 매체로서 얼굴(이미지)과 (부)조응하는 사운드로 인해, 시대를 재현, 그리고 비판적으로 알레고리화하는 것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적확하게)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일까. 


     분명히 역사적 근거들로서의 사진이며, 동시에 그 표현 양상은 그 이미지만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사운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필름의 단속적 전환, 찰나를 빚는 속도는 이미지를 증거로 하되, 이미지를 물질로, 또 사라짐의 허무함으로, 또 망각의 강렬함을 증거하게 되며, 파편적이고 고 피치의 울렁거림으로서의 사운드는 어떤 잊힌 현장을 증거하고, 아니 그 현장에 (어렵게) 있게 하고, '나'를 하나의 경계로 내세운다. 이미지와 사운드가 서로를 어떤 점에서 보완하며 동시에 충돌한다. 더 정확히는, 사실은 사라지는 보이는 것의 바깥에 사운드가 있고, 보이지 않는 사운드, 사실은 어느 정도 형체를 남기는 사운드의 이미지가 영상 이미지에 가 닿는 데 실패하며 또 다른 이미지로서 기능하며.


    [전시 정보]

    전시 | 토탈 리콜: 기록하는 영화, 기억하는 미술관

    장소 | 일민미술관 1, 2전시실

    기간 | 2014. 4. 11()~6.8()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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