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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창출을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 코로나 바이러스를 中心으로〉, 효과는 의미를 초과하는가
    REVIEW/Theater 2021. 7. 22. 10:22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 거리두기 ’ 효과 창출을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  코로나 바이러스를  中心 으로 〉  포스터

    브레히트의 서사극 양식은 어떻게 현재의 연극 메소드로 활용될 수 있을까. 그것은 오늘날 어떤 의미를 획득하는가. 형식이 내용과의 거리를 두게 하는 것이라면, 그 내용은 순전히 전달을 포기하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그 내용을 토대로 또 다른 내용을 구성하기 위한 것일까. 비판적 거리는 내용과의 순전한 불화를 구성하는가, 내용 너머 진리의 주체라는 자리를 수여하는가. 물론 이러한 양자택일의 질문은 브레히트의 극작법이 다양한 매체 활용과 유희적인 요소를 근거 삼아 재미를 주려 했다는 점을 은폐할 것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창출을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코로나 바이러스를 中心으로은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메소드로 활용해 동시대적 의제에 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할 것을 요청한다.

     

    합판으로 만든 검은색 구조물에 덧댄 일종의 칠판에 적힌, 순서를 매겨 세로로 나열한 리스트, 곧 논문을 전유한 공연 제목처럼 논문의 목차(1. 서론 2. 가면의 사용 3. 경극의 영향 4. 역사화 5. 이화효과 6. 게스투스(사회적 몸짓) 7. 자기소개법 8. 노의 영향 9. 서사적 이란? 10. 노래의 도입 11. 제사의 벽사용 12. 막간극 13. 결론)는 그 글자(개념)와 연기/행위를 일치시키는 적용으로 연장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연기는 그 스스로를 연기로 지시하며 연기술 연구라는 내재적 목적으로 수렴한다. 거기에 극은 약간의 정치적 의제들을 중간중간 삽입한다. 이러한 변수에 맞서 떠오르는 질문은 이러한 조각 샘플링은 어떤 효과를 미치느냐, 곧 그 구조와의 거리를 형성하느냐가 될 것이다.

    곧 여기서 말하는 샘플링 방식과 전체를 하나의 드라마라는 매끄러운 재현의 덩어리로 구성하는 것을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전자가 후자의 부분이라는 차원이 아니라, 따라서 전자가 불순물이 뒤섞인 흠결 있는 미흡한 전체라는 것이 아니라, 이 공연에서 유희의 대부분 그 틈에 새어 나오는 정치의 재현이 어떻게 자신이 주로 제시하는 스펙터클 속에 살아남느냐, 나아가 그것을 뚫고 궁극의 내용이 되느냐, 그리하여 정치적 프로파간다를 구성하느냐의 차원에서 드라마의 선형적 전개 속의 공감과 궁극의 메시지 창출의 차원과 다른 효과를 창출하는지를 검토하는 일이 될 것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강제한 자국 내 이란이라는 국가의 정치적 지위의 격하에서, 1987년 전두환 정권에 항거한 연세대 학생들의 시위에서 최루탄에 맞아 동료의 부축 아래 한 몸처럼 쓰러져 가는 재학생 이한열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으로, 다시 미얀마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여러 정치적 의제는 국가라는 거대한 폭력 아래 인간의 지위를 상실하는 역사의 계보를 구성하는데, “~이란이라는 접사로써 이란이라는 국가를 호명해 오기 시작하거나 노래와 율동(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해당 OST의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며 반복되는 노래 속에, 독도 관련 한일 관계를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의 관계에 대입하며 패러디하는 부분은, 또한 노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으며 반복과 차이의 방정식으로 수렴한다) 속에서 스카프를 둘러 히잡을 쓴 이란 여성을 재현하는 것에서 스카프를 입에 둘러 이한열을 부축하는 동료의 모습으로 연결 짓고 이어 마스크를 쓴 채 시위하는 미얀마 시민을 나타내는 건, 앞선 경극에서 배우 둘이서 배트맨과 조커 마스크를 써서 순식간에 극중극을 만들었던 초기 시현의 적용이라는 일면이 컸다. 앞선 메소드가 재현되면서 그것의 목적성이 비로소 가시화되는 셈이다. 단순히 유희에 그치지 않는 정치로의 전화.

     

    극은 브레히트 서사극의 메소드를 병렬로 늘어뜨려 놓은 채 그것을 하나씩 시현하며 그 효과들을 하나씩 검토해 나간다. 처음 극은 관객과 배우를 마주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횡렬들이 종으로 지그재그 되게 배치한 무대석과 객석에서, 한 명씩 등장해 순차적으로 자리를 차지해가는 관객은 배우들의 시선 아래 관객의 안전한 자리를 점유할 수 없게 된다. 그 둘의 관계는 어떤 팽팽한 긴장의 대치 상황에 가깝고 여기서 배우는 관객의 거울이 된다.

    이러한 첫 장면 이후, ‘시장에 가면이라는 시장에 갔을 때 발견할 수 있는 각기 다른 사물 하나씩을 옆 사람에게 전달하며 차곡차곡 단어를 기억에 의해 쌓아 나가는 게임에 의해 관객은 승리하게 되고, 다행히 배우는 배우의 벌칙 곧 연기를 시현하게 되며 안전한 무대는 비로소 시작될 수 있게 된다. 이는 철저한 계산에 따른 벌칙 수여로서 어떻게든 실수가 예정되었던 배우는 먼저 연기를 시작하게 되어 있었다. 이에 대한 효과는 물론 관객이 철저하게 속았다는 것이다. 곧 관객이 게임이 잠시라도 예측 불가능성을 띤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무대와 객석의 마주하기로부터 시작된, 나아가 서로의 말을 교류하는 것으로 이어진 공연은 극이 일종의 극 자체의 연습이라는 차원에서 메시지의 차원을 유예하며 그 효과를 검증받는 것을 우선하게 한다. 관객은 연극의 교본을 예시들로써 습득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현 혹은 연습이라는 기표는 사회적 코드 혹은 컨텍스트를 가리키는 기의와 분리된다. 따라서 분리되며 떠오르는 기의는 낯선 기표가 된다. 그리고 그 기표의 흔적들이 시대의 상처 난 언어들임을, 그것을 마치 거울처럼 우리 앞에 들여다보이는 것임을 극은 처음의 보기와 말하기의 두 교환이라는 장치의 삽입을 통해 제시하는 것 아닐까. 따라서 자각은 극의 내재적 차원으로 수렴되는 대신, 관객에게 철저히 주어지는 과제가 된다.

    공연은 의미와 메시지의 결괏값으로 자연스레’ 수렴되는 대신 효과와 인식으로 인위적으로 파생, 확장되어 간다. 브레히트의 서사극은 그 경계가 현실이라는 것, 현실의 바깥은 없다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에 더해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창출을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 코로나 바이러스를 中心으로 는 그러한 인식이 효과 창출의 작위적 흐름에서 우연한 듯 뚜렷하게 발생한다는 진실이 예술의 특수성을 구성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겠다.  

     

     

    김민관 mikwa@naver.com

     

    [공연 정보]

    극단 성북동비둘기

    2021.07.07-10. Wed-Fri 8pm. Sat 3pm

    16+//70 min

    뚝섬 플레이스 TookSomePlays

    서울 성동구 성덕정길 25-56

     

    참여 아티스트

    창안, 연출, Art_Work 김현탁

    기술감독 서지원

    제작감독 지대현

    조연출 황동우

    무대진행 정보영

    출연 성석주, 김미옥, 조용의, 박보현, 최하늘, 정수연, 한병윤, 곽영현, 최민혁, 현채아, 정서현

    후원 서울문화재단

     

    20회 서울변방연극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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