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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 앤 비전 댄스 페스티벌] 단단한 몸성의 확인 | 무용
    REVIEW/Dance 2009. 7. 21. 23:29

     

     지난 4일 공연들은 주로 몸을 어떤 식으로 구조화하거나 전표현적인 표현을 구가할 것인지 내지는 춤의 다양한 무늬들의 잠재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몸에 대한 춤의 고찰이 두드러졌다.

     

     손정민 안무의 「Puzzle」에서 유동하는 육체는 진공 상태에서 사운드가 전하는 매질의 촉각적 전이 가운데 펼쳐졌다. 즉, 존재 차원에 대한 집중을 요했다. 시계 소리, 찰칵, 압력솥 소리 등의 물질 차원의 소리는 진공 공간의 특성에 붙박이처럼 단단하게 정박하며 무용수들의 긴밀한 결합과 공조가 이뤄졌다. 한 명은 의도적으로 거기서 배제되는데, 둘이 형성하는 그 장력이 탄탄해서 들어설 수 없음으로 벗어남이다.

     이는 곧 에너지 층위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배제되었던 그녀가 중심축에서 벗어났다가 다른 두 명이 바깥으로 동심원의 세력을 형성하자 그녀는 자연스레 그 안에 포함되었고, 이내 셋은 섞이게 되었다. 다시 그녀를 포함하여 큰 원을 형성한다. 셋은 몸을 맞대어 수레바퀴처럼 원을 형성하였고, 유기적 호흡을 유지했다.
     각각의 입자가 공통분모를 가진 단단한 입자를 만드는 과정이 끈기 있게 펼쳐졌고, 몸은 느리고도 영민하게 구조를 직조해 갔다. 즉, 충실하게 공간에 몸만을 펼쳐 놓는 몸성이 이들 무대에서 살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지은 안무 및 출연한 「산너머」에서 그녀는 두 손과 두 발로 땅을 딛고 사전에 선택된 관객들이 내키는 대로 놓아둔 돌들 사이를 구불구불 통과한다.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으로 읽히는 그녀의 움직임은 그러한 몸체가 만든 구조의 법칙에서 새롭게 피어나오고 창발 되었고 독특한 특질들이 시간에 결합되어 갔다. 감추었던 몸에서 얼굴이 출현했고 이는 통상 신체와는 다른 구조로 결합되어 있었고 기괴한 느낌을 선사했다.
     바닥을 치고 팔을 허공으로 흔들고 하는 모습이 내적인 추동력에 의한 것과는 다른 식의 구조를 가진 후에 그에 의해 제한되고 변형되는 움직임으로 신선한 생명력을 가져갔다.

     디저리두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가 직조하는 사운드에 의해 그러한 존재는 적절한 틈입 지점을 찾고 거기에 몸을 툭 내뱉기도 비집어 들어가기도 그에 맞춰 몸의 진동을 가져가기도 했다. 신체 변형과 분절 등이 강하게 가해졌다.

     

     이범구 안무의 「기억의 자리」는 몽환적인 분위기 우주의 신비한 에너지의 파동 내지는 컴퓨터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의 효과와도 언뜻 비슷한 영상에 움직임들이 분출되며 확장되었다. 언뜻 남녀의 사랑의 감정들이 담겨 있는 듯한 초반 부분은 곧 끊임없는 존재의 만남과 이어짐으로 빠른 속도로 원환의 형성과 흩어짐이 발생했다. 어둠으로 사라진 남자와 계속 움직임을 이어가는 여성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중층적으로 겹치며 다음 층위로 나아갔다. “there, once island……”라는 여성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무대 곳곳에 울려 퍼졌고 현실 차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분위기에 강하게 흡착되어 가는 안무들이 자리했다.

     

    관람일시 : 7월 3일 pm 5
    관람장소 : 포스트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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