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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스티벌 봄 2011 Festival Bo:m 2011, 23작품 들여다보기
    2011. 3. 17. 12:29

     

    3월 22일에서 4월 17일까지, 올해 5회째를 맞는 ‘페스티벌 봄 2011’이 국내외 23개의 다원예술작품들로 27일간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씨네코드 선재 극장 등을 비롯하여 서울 전역에서 펼쳐진다.

    현대무용‧연극‧미술‧음악‧영화‧퍼포먼스 등 현대 예술 전 장르 간 상호 교류를 근간으로 하는 실험적 국제 다원예술축제인 페스티벌 봄은 ‘새로운 시도와 형식’을 발굴‧제작‧전파함에 목적을 두고 있다.

    27일의 축제 기간 중 일본의 연출 토시키 오카다와 극단 첼피쉬의 「핫페퍼, 에어컨, 그리고 고별사 」를 시작으로(22-23일 예정되었던 2002년 독일 최고의 연극인으로 선정된 연출가 ‘르네 폴레슈’의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는 독일 복스뷔네 극단 측에서 일본 대지진 여파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이유로 한국 공연을 취소함)을 시작으로, 인도 안무가 ‘파드미니 체투’의 「아름다운 것 2」(4월 16-17일, 백성희장민호극장)까지 장르를 가르고 확장하는 다양한 작품들이 촘촘하게 짜여 있다.

    와엘샤키, 클레멘스 폰 베더메이어르, 에롤 모리스,카르포 고디나 등 영화 섹션도 마련되며 한스-페터 리치, 코르넬 문드루초, 빌리 도르너의 경우 극장 바깥을 벗어나 장소 특정적 작품들을 선보인다. (밑에 페스티벌 봄 2011, 23개의 작품들을 정리해 봤고 하단은 작품 리스트)



    PROGRAM LIST
     1. 르네 폴레슈 René Pollesch, 독일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Here’s Looking at You, Social Context of Delusion!)」
     2. 베를린 Berlin, 벨기에 :
    「태그피쉬 Tagfish」
     3. 김황 Hwang Kim, 한국 :「모두를 위한 피자 Pizzas for the People」
     4. 토시키 오카다/ 첼피쉬 Toshiki Okada/ chelfitsch, 일본 :「핫페퍼, 에어컨, 그리고 고별사 Hot Pepper, Air Conditioner, and the Farewell Speech」
     5. 바르바라 마티예비치 & 주세페 치코 Barbara Matijević & Giuseppe Chico, 크로아티아/프랑스 :「나는 1984 I am 1984」
     6. 김지선 Ji-Sun Kim, 한국 :「스탁스 3. 이주민 이주 Stocks 3. Immigrant Migration」
    일자 : 4/6(수) 8시, 4/7(목) 8시
     7.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 Christoph Schlingensief, 독일 : '회고전 5편 A Retrospective : Five Films by Schlingensief'
     8. 코르넬 문드루초 Kornél Mundruczó, 헝가리 :「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 The Frankenstein Project」
     9. 임민욱 Minouk Lim, 한국 : 「불의 절벽 FireCliff」
     10. 와엘샤키 Wael Shawky, 이집트 : 「십자군 카바레Cabaret Crusades : The Horror Show File」
     11. 자비에 르 루와 Xavier Le Roy, 프랑스 :「다른 상황의 산물 Product of Other Circumstances」
     12. 어어부 프로젝트 UHUHBOO Project, 한국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 Detective ID, Record of a Vagabond」
     13. 파드미니 체투 Padmini Chettur, 인도 : 「아름다운 것 2 Beautiful Thing 2(work-in-progress)」
     14. 한스-페터 리처 Hans-Peter Litscher, 스위스 : 「웃는 소를 기다리며 Waiting for the Laughing Cow」 
     15. 디륵 플라이쉬만 Dirk Fleischmann, 독일 : 「나의 패션쇼 My Fashion Show」 
     16. 서현석 Hyun-Suk Seo :「헤테로토피아 Heterotopia」
     17. 에롤 모리스 Errol Morris, 미국 :「작전 규정 Standard Operating Procedure」
     18. 클레먼스 폰 베데메이어르 Clemens von Wedemeyer, 벨기에 :「반대편으로부터 From the Opposite Side」
    19. 김윤진 Yoon-Jin Kim, 한국 :「구룡동 판타지-신화재건 프로젝트 Guryong Fantasy – Resurrection of Myth」
     20. 빌리 도르너 Willi Dorner, 오스트리아 :「KT&G상상_도시표류 Urbandrifting with KT&G」
     21. 카르포 고디나 Karpo Godina, 슬로베니아 : ‘카르포 단편 Karpo Godina's Short Films : 1970-72’
     22. 졸리 응게미 & 울라 시클 Jolie Ngemi & Ula Sickle, 벨기에/ 콩고민주공화국 :「졸리 Jolie(work-in-progress)」
     23. 홍성민 Sungmin Hong :「엑스트라스 EXTRAS




    1. 르네 폴레슈 René Pollesch, 독일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Here’s Looking at You, Social Context of Delusion!)」
    일시 : 3/22(화) 8시, 3/23(수) 8시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 독일 복스뷔네 극단 측에서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공식적인 한국 공연 취소를 요청함

    Photo © Thomas Aurin
     
      독일 복스뷔네 극장 예술감독이자 연출가 르네 폴레슈(2002년 독일 최고의 연극인으로 선정)와 독일 최고의 배우로 평가받는 파비안 힌리히스 Fabian Hinrichs가 만나 영화 「카사블랑카」(1942, 감독 : 마이클 커티즈)의 명대사를 제목으로 차용하고, 신체와 렉처 퍼포먼스의 경계를 횡단하는 1인극을 선보이며 오늘날 국제금융위기의 기만적 실체를 일깨운다.

     이를테면 무대 위의 광대-강연자인 힌리히스의 존재는 신체와 언어(괴성과 궤변)의 교묘한 접합으로 현실을 사고하는 담론과 함께 연극 형식에 대한 즉물적 사고를 일으킨다.


     극작과 연출이 분리되지 않는 폴레슈의 작품들은 담론 연극 discourse theatre이라 불리며 배우의 신체가 인격을 상정한 인물에서 벗어나 텍스트의 인용체로 기능한다.

     현대인의 존립 기반을 치열하게 탐색하는 노력이 펼쳐지지만 이는 담론의 형식을 타고 거대 권력 시스템 속에 관료적이고 피상적인 대화 양식을 닮아 간다.

     기센대학에서 공부하며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선구자 한스-티에스 레만의 영향을 받은 이래 그는 작업에서 연극의 전통에 스며들어 있는 자본주의 미학을 찾아내는 한편, 여기에 저항의 정서 자체가 자본주의로부터 잉태되었다는 모순을 드러낸다.


     “ …… 금융시장의 위기는 짜증스런 혼란을 야기했다는데 나의 몸은 아직도 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니! …… 자본주의 경제의 원동력은 자기 지시적인 소통에 근거를 둔다. 가격은 상품이 아니라 다른 가격을 지시하며, 이것은 결국 세계의 재현이 아니라 일종의 탈-재현이 된다. …… 활동성과 금욕주의, 실제 가치와 허구적 가치의 차이는 무용해진다. 최소한,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신용을 만들어내게 된 이후로는 정말 그렇다. 주체의 안에서 비극은 믿음과 현실, 두 극단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 둘은 동시에 우리를 재앙으로 끌고 간다.” [르네 폴레슈] 

     가령 그의 말은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제 감각되지 않는 차원에서 사회 담론의 중심에 있음을 시니컬한 태도인 양 풍자하며 마르크스의 자본의 교환 질서의 원리가 실은 세계를 비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감추고 드러낼 수 없게 만든다는 점, 아무 것도 성찰하지 못 한다는 점, 그렇지만 이 안의 자본 시스템의 가상의 경제 지표가 현실의 지표 이전에 믿음으로 선행하며 여전히 그 현실은 파고들기 힘들다는 점의 묘한 역설 같은 것을 잡아낸다.

     금융시장의 질서를 삶의 맥박과 연결 짓는다는 지점에서 2010 페스티벌 봄에서의 크리스 콘덱「Dead Cat Bounce 죽은 고양이 반등」을, 특히 교환 가치로 만들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강의가 펼쳐지는 2009 페스티벌 봄, 리미니 프로토콜「자본론」 등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2. 베를린 Berlin, 벨기에 :「태그피쉬 Tagfish」
    일자 : 3/29(화) 8시, 3/30(수) 8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Photo © Berlin
     
     포커 용어인 '태그피쉬'는 룰을 완전히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사람을 가리킨다.
     건축가, 기자, 유네스코 위원 등이 한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고 대화는 황무지의 환유처럼 맴돌며 아랍 투자가 하니 야마니의 의자는 비어 있다. 다채널 설치 영상을 통해 펼쳐지는 대화는 실은 각각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가상적인 대화이다. 벨기에의 극단 '베를린'은 특정 도시를 주제로 연작을 진행하며 「보난자」 「모스크바」에 이어 배우 없는 스크린-기계 장치들만으로 무대를 구성한다. 2008년 페스티벌 봄에서의 「보난자」를 통해 이미 이와 같은 특징이 잘 드러난 바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상에서 버려진 산업 지역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실제로 추진된 도시 계획, 황량한 지역 촐페어라인을 유럽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만들고 옛 명성을 복원하려는 촐페어라인의 재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게임을 벌임으로써 현대 사회와 20세기 역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을 파생시킨다. 

     


    3. 김황 Hwang Kim, 한국 :「모두를 위한 피자 Pizzas for the People」
    일자 : 4/10(일) 5시, 4/11(월) 8시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Photo © Hwang Kim
     
     2008년 평양에 김정일 일가만을 위한 북한 최초 피자점이 문을 열었고, '피자 만들어 먹기', '크리스마스 즐기기', '해외여행 갈 때 가방 싸기' 등 북한 인민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기득권층만이 누리는 즐거움의 향유 방식은 두 젊은 북한 남녀의 조그마한 사랑 이야기로 구성된 짧은 유투브 형식의 영상들로 제작되어 북한 암시장의 불법 한국 드라마의 배포 루트를 따라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되었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제작팀은 북한 주민들에게 사진, 메모 등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아 왔다.
     
     정치 기득권만 예외인 모순된 북한의 문화 봉쇄 정책의 표본을 드러내는 사례에 예술적 전복을 시도한 것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열린 채널로서 피드백을 구현해 가는 과정적인 참여 예술의 결과와 예측되지 않는 시선의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페스티벌 봄에서 「모두를 위한 피자」는 그 동안 모인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다층적인 무대 형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4. 토시키 오카다/ 첼피쉬 Toshiki Okada/ chelfitsch, 일본 :「핫페퍼, 에어컨, 그리고 고별사 Hot Pepper, Air Conditioner, and the Farewell Speech」
    일자 : 3/24(목) 8시, 3/25(금) 8시, 3/26(토) 3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일본 연극에 새로운 파격의 바람을 불어 넣은 토시키 오카다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비추는 '극사실주의'를 통해 사회 현실의 부조리를 채취해 왔다. 가령 어정쩡한 제스처나 머뭇거림, 손이나 다리를 어색하게 비비는 동작 등은 대사를 외치는 가운데에서도 그에 무심한 듯 무의미하게 튀어나옴을 반복하며 통제되지 않는 신체로써 정형화된 움직임 형식이 파생된다. 

     2008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극단 첼피쉬의 공연 「3월의 5일」이 백남준아트센터 개관기념 프로그램에서 공연된 바 있다.
     첼피쉬는 ‘selfish’의 유아적인 발음으로, 극단 첼피쉬는 미숙하고 자기중심적인 세계를 중심으로 현실을 구성한다. 국제 질서를 뒤흔드는 거대한 사건은 라디오 뉴스의 무의미한 소음으로, 주인공들은 미시적인 세계 안에서 무감각함을 유지하며 무기력한 움직임 속에 사소함의 작은 파장을 발생시킨다.


     한 임시직 여직원이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고되는 과정을 그린 「핫페퍼, 에어컨, 그리고 고별사」에서 오카다는 연기로서의 제스처와 배경음악에 대한 신체 반응을 통해 상이한 두 신체적 요소들을 재질로 삼는다. 

     


     5. 바르바라 마티예비치 & 주세페 치코 Barbara Matijević & Giuseppe Chico, 크로아티아/프랑스 :「나는 1984 I am 1984」
    일자 : 4/16(토) 5시, 4/17(일) 3시
    장소 : 국립극단 소극장 판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마티예비치의 렉처 퍼포먼스 「나는 1984」는 LA 올림픽, 스티브 잡스, 스타워즈, 밥 딜런, 마이크로소프트, 데이빗 보위 등 ‘1984년’을 관통하는 다양한 현실, 혹은 허구의 다양한 단상들을 매개로 삼아 “허위 과학적” 여정을 펼친다.
     이는 특정한 하나의 연도가 어떤 형태로 우리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고, 한편 기억의 메커니즘은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닿아 있다.

     ‘과거’ 속에 존재하는 '나'라는 개인은 폭력적 권력에 노출된 연약한 개체로서 존재한다. 작가는 기억 속의 미국의 단상들에 크로아티아 공산주의 역사와 자전적 일화들을 투영하고, SF, 영화, 3D 애니메이션, 인터넷과 비디오 게임의 가상현실을 가미하여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내밀한 불안과 욕망까지 정복해가는 거대한 구조를 드러낸다.


     “정신은 곧 근육이다”라는 이본 레이너의 발언이 마티예비치의 실천적인 안무론과 연결된다. 마티예비치에 있어, 오늘날 무용수의 가장 훌륭한 훈련장은 댄스 스튜디오가 아닌 현실 속인 것.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에 종속되지 않는 각 개인의 수천 개의 이야기들과 저마다의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양한 창조력의 무한한 가능성에 직결될지 새로운 질서의 구조를 조합, 주체성의 회복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작품을 보는 포인트인 셈. 

     


     6. 김지선 Ji-Sun Kim, 한국 :「스탁스 3. 이주민 이주 Stocks 3. Immigrant Migration」
    일자 : 4/6(수) 8시, 4/7(목) 8시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서울 본부를 거점으로 뭄바이와 방콕을 거쳐 아시아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기자협회인 '범아시아국제회의(Pan-Asiatic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이 협회의 창설자이자 유일한 회원인 김지선은 PAIC가 발행한 기자증을 지닌 채 인도에 파견되어 웹과 기자회견,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취재 활동을 벌인다. 

     G20 정상회담 때 외신들의 뉴스에 ‘헐’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는 「No man's land」, 전화번호를 국가기관으로 기재하고 비밀요원 모집이라는 전단지를 만들어 실제 지하철에 유포한 「Spy wanted」, 허위 신고로 작성한 경찰 공문을 가지고 유럽의 철도‧공연 등을 무임으로 승차‧입장했던 수행적 퍼포먼스 「Migration project」......

     이는 김지선의 작업 안에서 구현되는 텍스트로, 작가는 뉴스, 광고 등의 미디어 시스템과 개인적 경험 간의 간극을 오가며 견고한 자본주의 시스템 내부에 존재하는 경계의 지점들에서 비합법적이지만 동시에 불법이 아닌 위치를 재발굴하는 수행적 작업을 통한 정치적 현실에의 가상의 교란 및 균열을 직조함으로써 오늘날 유통되는 장소와 소통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7.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 Christoph Schlingensief, 독일 : '회고전 5편 A Retrospective : Five Films by Schlingensief'
    ① 「에고마니아(Egomania)」, 84분, 1986
    ② 「100년 동안의 히틀러(100 Yeaers of Adolf Hitler)」, 60분, 1989
    ③ 「독일 전기톱 살인사건(The German Chainsaw Massacre)」, 63분, 1990
    ④ 「테러 2000(Terror 2000)」, 79분, 1992
    ⑤ 「아프리카의 쌍둥이타워(African Twintowers)」, 79분, 2008

     
    일자 : 4/14(목) 7 / 8:45pm, 4/15(금) 7/ 8:20/ 9:45pm,
    4/16(토) 1/ 2:45pm,, 4/17(일) 1/ 2:20 /3:45pm
    장소 : 씨네코드 선재

     
     2010년 8월 사망한 영화감독이자 무대연출가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의 작은 회고전이 열려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독립 실험영화감독으로 활동을 시작, 연극‧오페라‧연기‧설치미술‧토크쇼 등으로 작가적 세계를 확장해 온 슐링엔지프는 「파르지팔」의 파격적인 해석 등 거침없는 작품들로 매번 국제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방대한 영역에 걸쳐 독특하고 경이로운 소통의 장을 이어왔고,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의 독일 파빌리온 디자이너로 위촉되었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영향을 받아 반복될 수 없는 고유한 사건을 직접적으로 포착하며 ‘독일 3부작’은 20세기 독일에서 사회적으로 형성된 집단적인 자기 인식과 역사의식에 대한 통렬한 비판적 관점을 담은 그의 최고작으로 평가된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독일 3부작’을 비롯하여 부르키나 파소의 오페라 하우스에 관한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쌍둥이타워」 등이 더해진 다섯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참고로 「아프리카의 쌍둥이타워」는 페스티벌 봄에서 필름 버전으로 상영되고, 18개 채널로 이뤄진 설치버전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상영 예정 

     


     8. 코르넬 문드루초 Kornél Mundruczó, 헝가리 :「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 The Frankenstein Project」
    일자 : 4/8(금) 8시, 4/9(토) 2시, 7시
    장소 : 백성희장민호극장 앞 공터에 설치된 컨테이너

    Photo © Mátyás Erdély 
     
     헝가리의 영화감독 코르넬 문드루초는 2010년 칸느영화제에 초청된 「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의 모태인 연극 버전을 선보인다. '프랑켄슈타인'을 연극으로 올리기 위해 관객을 캐스팅하고, 캐스팅한 예비 배우들의 ‘내면’에서는 기이함과 괴팍함이 우러나온다.

     “철학적인 면에서 볼 때 부러움과 두려움의 결합이 바로 파시즘 확산의 본질이다. 나의 의도는 관객들이 이 과정을 아주 사실적인 방식을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그보다, 우리는 놀라움에서 오는 호기심, 그리고 괴물에 대한 부정을 겪으며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코르넬 문드루초]

     ‘정상성’은 그것으로부터의 일탈을 통해 드러난다. 역으로 우리는 괴물, 악마, 비정상인, 일탈자 등을 을 지속적으로 창조하며 정상성의 범주에 속하고자 한다. 「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는 사회가 개인의 가장 깊은 무의식 속에 가둬놓은 불청객인 괴물로의 고통스런 여정을 걷는다. 작위적이고 부수적으로 만들어지는 정상성과 그에 대한 현실의 불안정한 기반을 드러내기 전에 코르넬 문드루초는 극장을 벗어나는 실험적인 연극 작품들로 연극계에서도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9. 임민욱 Minouk Lim, 한국 : 「불의 절벽 FireCliff」
    일자 : 4/5(화) 8시, 4/6(수) 8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Photo © Minouk Lim, Sangdon Kim
     
    「불의 절벽」은 사운드와 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장소 특정적 기억을 새롭게 조명하고 체험으로 이끌어내는 임민욱의 공연 프로젝트로, 스페인 마드리드의 200년 넘은 담배 공장이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하는 곳에서 펼쳐진 「불의 절벽 1」에 이어 서울의 기무사 수송대 차고였던 장소적 문맥을 띤 국립극단의 「불의 절벽 2」 작업이 탄생한다.

     비디오 작품 「손의 무게」에서부터 어둠을 표현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작가 임민욱에게 어둠은 단순한 빛의 개념쌍이 아닌 무게이자 온도로 나타나는 존재로, 이는 무대 위 열 감지 카메라가 실시간 투사하는 스크린을 통해 나타난다.


     렘브란트 말년의 그림 「제욱시스로서의 자화상」과 고문 피해자 모임의 이야기 치료를 모티브와 형식으로 삼는 「불의 절벽 2」는 각본대로 자백을 강요받았던 사람들이 새로운 각본으로 공간의 기억을 질문한다. 


     페스티벌 봄 2009년도에서 임민욱은 한강 유람선을 타고 공연을 체험하는, 역사와 장소적 문맥을 재배치하는 독특한 작품 「S.O.S」를 선보인 바 있다.


     10. 와엘샤키 Wael Shawky, 이집트 : 「십자군 카바레Cabaret Crusades : The Horror Show File
    일자 : 4/3(일) 11시, 4/10(일) 11시
    장소 : 씨네코드 선재

     
     아민 말루프(Amin Maalouf)가 쓴 『아랍의 눈으로 본 십자군(The Crusades Through Arab Eyes)』(1986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이 영화에서 사자심왕 리처드 1세와 살라딘을 필두로 한 십자군 전쟁의 적진은 1000년의 세월이 흘러, 영화 속에서 다시 한 번 서로를 마주한다.
     아랍인의 관점에서 십자군 전쟁을 본다면 역사 기술의 주체를 엄밀히 통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다. 종교적 사명의 미명 아래 자행된 십자군전쟁은 흑사병이 창궐했던 비잔틴 제국(동로마제국)의 쇠퇴 이후, 가톨릭교회가 수세기 동안 주도권을 행사하고자 했던 로마 제국의 옛 땅을 정복하고자 한 것.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와 2009년 아트두바이에 초청되었던 이집트 출신의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연출가인 와엘 샤키는 실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으로부터 도출된 추상적인 컴퓨터 배경 속에서, 토리노 루피에 보관된 200년 된 목각인형을 활용하여 냉소가 섞인 초현실적이고도 신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랍 세계와 서구의 관계를 중심에서부터 뒤흔들며 역사적 사건의 오늘날 주는 의미를 새로이 추적한다.

     기독교도, 이슬람교도, 왕, 칼리프, 교황, 순교자들은 정복에 대한, 위대한 의지와 승자의 영예에 대해 자신의 확고한 관점을 목소리 높여 피력한다. 실제 목각인형들은 자신들을 누가 조종하는지 다 알고 있다고 단언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11. 자비에 르 루와 Xavier Le Roy, 프랑스 :「다른 상황의 산물 Product of Other Circumstances」
    일자 : 4/1(금) 8시, 4/2(토) 4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Photo © Vincent Cavaroc  
     

     동료 안무가 보리스 샤르마츠와 이메일을 주고받다 르 루아는 자신이 수년 전 무심코 내뱉었던 장담인 혼자 '부토'를 채득하는 것을 이행하기로 한다. 제롬벨과 더불어 농당스 non-dance의 대표 주자롤 꼽히는 르 루와는 부토라는 생소한 무용 형식에 다가가기 위해서 인터넷‧책‧기억‧일화 등 누구든 접할 수 있는 자료들을 취합‧해독, 비전문적인 탐구자로서 지극히 사적이고 제한된 '상황'에서의 여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며 새로운 예술 형식의 체화를 시도한다. ‘작가’가 소멸한 시대에서의 대안적인 창의력과 관객의 체험으로부터 도출되는 관객이 무대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은 자크 랑시에르가 말하는 ‘평등’의 예술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실천하는 ‘무지한 예술가’로 주목 받는 부분이다.

     2004 국제현대무용제에서의 육체의 그로테스크한 변형 지점을 다룬 「미완성의 자아」와 2010년 페스티벌 봄에서의 지휘자의 몸짓을 체화하며 봄의 제전 오케스트라 버전을 관객석으로까지 확장시킨 「봄의 제전」 등으로 자비에 르 루와는 한국을 찾은 바 있다.


     12. 어어부 프로젝트 UHUHBOO Project, 한국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 Detective ID, Record of a Vagabond」
    일자 : 4/8(금) 8시, 4/9(토) 7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Photo © UHUHBOO Project

     
     백현진(보컬, 작사, 작곡, 프로듀서)과 장영규(베이스, 작곡, 편곡, 프로듀서)를 주축으로 이루어진 한국 아방-팝(Avant-pop)의 선구적인 밴드이자,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여 온 어어부 프로젝트가 10년 만에 신작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으로 돌아온다.

     1997년 『손익분기점』으로 데뷔, 『개, 럭키스타』(1998), 『21c New Hair』(2000) 등을 통해 미니멀, 뽕짝, 록, 전자음악, 낭독, 앰비언트 사운드 등 각종 음악적 장르와 음향적 재료들이 섞이며 한국 음악의 새로운 맛을 제조하는 어어부식 하이퍼리얼리티 hyper-reality를 구축해 왔다.


     일상의 단상들을 토막 내어 즉물적으로 전시하는 전략으로 인해 깨진 현실의 드라마는 도시 속 인간의 부조리한 운명을 드러내는 동시에 배후의 시스템을 횡단한다. 

     더욱 완고하게 숙성된 그들의 음악적 세계를 보여주는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은 일거리가 줄어든 어느 탐정의 1년 치 일기, 일지, 메모, 낙서를 재구성한 가운데 뭉개진 각 기록의 날짜와 시간은 곧 노래의 제목이 된다. 기록된 정확한 시간과 상황들은 우연적 혹은 우발적인 선택의 결과에 의한 것으로 시간의 덧없음과 무상함이 사운드에서 발산된다. 한국 사회의 그늘을 유랑하며 동시에 짚어낸다.
     


     13. 파드미니 체투 Padmini Chettur, 인도 : 「아름다운 것 2 Beautiful Thing 2(work-in-progress)
    일자 : 4/16(토) 7시, 4/17(일) 5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러닝타임 : 추후 공지

    Photo © Sara

     
     「아름다운 것 2」는 움직임에 관한 9개의 연구로 이루어져 있다. 인도의 현대무용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는 안무가 파드미니 체투는 ‘단순 명료한 자세’들을 통해 각각의 장에서 공간이라고 인지하는 것들을 시각화하며 공간을 변위 시킨다. 

    ‘신체는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표면들의 체계다.’
    ‘신체라는 오브제는 실제로 공간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간을 밀어낸다.’

     기하학적 요구에 따른 움직임의 가능성들은 한정되고, 이 한계들은 다시 저항의 정치를 정의한다. 명백한 몸의 자세들은 레퍼런스 차원에서 사적이지 않은 진실과의 접점을 수행하며 공간을 밀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선사한다.

     신체는 공간과의 구분된 존재가 아닌 공간이자 공간을 이루는 것, 공간 안에서만 사유되는 것, 다시 공간을 유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의 시각화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14. 한스-페터 리처 Hans-Peter Litscher, 스위스 : 「웃는 소를 기다리며 Waiting for the Laughing Cow
    일자 : 3/25(금), 26(토), 27(일), 28(월) 29(화), 31(목), 4/1(금), 2(토)
    평일 7, 8, 9시 주말 3, 4, 5시
    장소 : 종로구 원서동 4-61

    Photo © Park Ing Lot

     
     ‘거리 탐험가’ 혹은 ‘메아리 수집가’로 알려진 스위스의 괴짜 개념미술가 한스-페테 리처는 소수의 관객을 창덕궁 근처의 박잉란, 혹은 ‘비지 버스터’의 가정집으로 상정된 곳에 초대하여 하우스 투어를 이끈다. 가상의 주체, 박잉란(Park Ing Lot)이 남긴 사소한 물건들과 흔적, 여기에 진중하면서도 의뭉스런 안내원을 자처하는 리처의 이야기 장치가 더해져 묘한 역사의 미로를 구성한다.

     역사를 사소하고 우연하고 돌발적이며 기이하기도 한 ‘메아리’들의 유기적인 관계 맺음으로 생각하는 그는 한국에서 작년 가을부터 한국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근대의 ‘메아리’들을 발굴, 전후의 고통 속에 잠재된 부조리를 드러낸다.


     익살과 궤변, 선문답과 상술을 오가는 무심한 증언을 통해 한국전쟁 중 38선을 두고 누나와 이산가족이 된 이후 최근 실종되기까지 냉전의 격동을 몸으로 겪은 박잉란의 역사적 표층의 사실에 상상의 부피를 부여한 모험을 감행하게 되고, 관객은 박잉란의 행방에 대한 막연하고도 진지한 추리의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역사적 실체는 부재의 진실을 가르는 판타지를 타고 아른거린다.
     


     15. 디륵 플라이쉬만 Dirk Fleischmann, 독일 : 「나의 패션쇼 My Fashion Show」
    일자 : 4/2(토) 7시, 4/3(일) 3시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Photo © Dirk Fleischmann

     
     개념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인 “나의 패션 산업”에서 티셔츠를 개성공단에서 주문한 바 있는 플라이쉬만은 이번에 티셔츠 등으로 제작된 의상을 패션쇼 형식으로 선보인다. 캣 워크에서 '개성공단'이라는 장소에 내포된 언론에 의해 포장된 의미들이 드러나며 조명이 비친 의상은 생산과정과 분리된 상품의 물신화의 환영을 드러낸다.
     
     학생 시절 1998년 초콜릿 바를 팔면서부터 트레일러 임대, 양계, 태양에너지 생산, 게임 쇼, 가상 부동산 매매 등의 크고 작은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이윤은 언제나 다음 사업을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되며 왔다. 최근에 ‘탄소 배출권(Carbon Credit)’의 매매에서 얻은 이익을 통해 패션 사업에 뛰어든 것.
     
     다국적 기업의 행태를 취하는 플라이쉬만에 있어서, 자본주의의 거대한 체계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저항 방식은 그 작동 원리를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그런 면에서 플라이쉬만은 일견 구조주의적인데, 동시에 위트 있게 구조에 대한 전복을 감행하는 미시 모델들을 지속적인 과정 하에 생성한다. 이 안에서 사적인 그의 주관적인 편견과 반감, 모순적 감정이 드러나는 동시에 시스템을 사유하고, 시스템 자체를 새롭게 구축하는 잠정적인 조건들이 선택‧조합된다.
     


     16. 서현석 Hyun-Suk Seo :「헤테로토피아 Heterotopia」
    일자 : 4/3(일) 1시, 2시, 3시, 4시, 5시
    장소 : 을지로3가역 5번 출구


    “세운상가는 서울이라는 바다에 뜬 배다. - 김수근

     아득한 기계음, 길에 밴 기름 냄새, 허름한 여관 등 한적한 일요일 오후 몽환적인 좁은 골목, 세운상가 속에 침투하게 된다. 우연으로 가장한 골목 안의 여러 표식들이 자리하며 일상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어렴풋한 시간 속에서 관객은 구경꾼(spectator)이 아닌 도시의 산책자로 출현하는 가운데 자신의 속도로써 걸어가며 공간의 역사를 자신의 신체에 기입한다.
     
     건축가의 꿈과 좌절이 혼재하는, 20세기 모더니티가 이루고자 한 유토피아가 버려진 공간에서 장치된 것과 장치되지 않은 것 간의 애매한 경계 양상을 띠는 가운데 망각된 역사의 부재하는 실재가 나른하고도 묘한 신체적 울림의 양상을 만든다.

     
    「헤테로토피아」는 2010년 10월 31, 11월 7일, 11월 14일, 세 차례 일요일 2시에 동 장소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을지로 3가역 5번 출구에 도착하고 나서 받은 명함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서 퍼포먼스는 시작되었다.

     


     17. 에롤 모리스 Errol Morris, 미국 :「작전 규정 Standard Operating Procedure」
    일자 : 3/27(일) 1시, 4/4(월) 7시
    장소 : 씨네코드 선재

    Photo © Sony Pictures/Park Circus
     
    「가늘고 푸른 선」 등을 통해 '진실'의 사회학을 탐구해 온, 현대 다큐멘터리의 거성 에롤 모리스의 8번째 장편은 바그다드의 아부 가립 포로수용소에서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학대하는 사진들의 맥락을 인터뷰 및 2년간의 탐색으로 사진 프레임 밖의 아부 가립 사태를 은폐하는 미국적 가치의 몰락에 대한 진실을 예리하게 추적한다. 
     
     아부 가립에서 촬영된 악명 높은 사진들은 미군의 비윤리적인 폭력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사진이 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는 착각을 낳았다. 

     
     감독은 발화자의 시선을 관객의 시선에 일치시키는 인테로트론 Interrortron이라는 인터뷰 방식의 장치를 개발하여 활용해 왔다. 이 장치의 이름에 들어 있는 ‘테러(terror)’라는 단어는 폭력적인 가해자와 눈이 마주칠 때 발생하는 소름을 함축한다. 

     


     18. 클레먼스 폰 베데메이어르 Clemens von Wedemeyer, 벨기에 :「반대편으로부터 From the Opposite Side」
    일자 : 4/3(일) 11시, 4/10(일) 11시
    장소 : 씨네코드 선재

    Photo © Galerie Jocelyn Wolff, Paris
     
     지극히 일상적인 듯한 장소를 오가는 행인들, 평범하기 그지없는 광경이나 사건들을 담은 베를린 아티스트 클레먼스 폰 베데메이어르의 장소 특정적인 영상은 평범한 것들 가운데 우연적인 것들이 정확한 의도에 따라 성립된 것임이 드러나며 의심과 성찰을 유도한다.
     
     뮌스터에 있는 4개의 영화관 중에서도 역 바로 옆에 있는 메트로폴리스 극장의 낡은 실버 간판이 시간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가운데 풍기는 기묘한 고풍스러움을 발견하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역과 극장은 이 지역을 도시의 중심으로 유지시킨다는 지점에서 관련을 맺으며 사람이 모이지만, 직접적인 소통을 맺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한 공통점이 있다. 영화 스크린의 반대편의 익명의 행인, 순찰 중인 경찰관들을 비추며 일상을 담는다. 퍼포머와 행인의 역할이 섞이고, 다큐멘터리와 허구의 간극도 차츰 무너지게 된다.


     “나는 영화에 …… 매혹을 신뢰하지 않는다. 영화는 관람자의 생리적인 반응마저도 조종 …… 언제나 권력적인 위치를 선점한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의 문제이다. …… 영화를 공간과 제도의 문제로 파악 …… 그 공간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만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클레먼스 폰 베데메이어르]

     영화관에서의 감각의 재구성은 실제 공간에 대한 일상적인 인지와 비교되고 상호 작용을 이루며 장소와 역사를 매개하는 과정에서의 사유를 도출한다. 

     베데메이어르는 영화 바깥의 사고를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매혹을 이루는 영화의 방식을 파고드는 일상의 감각들을 드러내고 영화 내에 중첩시키며 영화관의 확장된 경험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19. 김윤진 Yoon-Jin Kim, 한국 :「구룡동 판타지-신화재건 프로젝트 Guryong Fantasy – Resurrection of Myth」
    일자 : 3/27(일) 4:30, 3/28(월) 8:30
    장소 :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Photo © Yoon-Jin Kim

     강남구 타워팰리스를 대극적으로 마주하는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에서의 신화 재건의 열망은 선녀를 출몰시킨다. 신화의 매개 장치인 구전(口傳)을 통해 마을을 방문한 외부인들, 이를 카메라로 기록한 구룡의 아이들, 선녀임을 자처하는 의심스런 무용수들 간의 역학이 무대화된다.

     김윤진은 오늘날의 현실을 머금은 몸의 감각에서의 성찰적인 작업으로 동시대성을 확장시킨다. 제한된 공동체 내 이방인으로 위치하며 문화적 집단 행위를 촉발시키는 시도와 그 가능성 및 한계를 시험해 낸다.


     강남은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의 비근한 열망과 계급적 테제가 깊이 박혀 있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면, 제외된 담론의 공간은 강남의 실재와 가상 간의 이미지가 불러내는 구조의 예 외적 담론이자 묘한 판타지의 이미지 생산의 전유 방식을 통해 전복을 무모히 감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20. 빌리 도르너 Willi Dorner, 오스트리아 :「KT&G상상_도시표류 Urbandrifting with KT&G」
    일자 : 4/9(토) 3시, 4/10(일) 3시
    장소 :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KT&G 상상마당까지

    Photo © Lisa Rastl

     주어지는 사물에 대한 신체의 자유로운 개입과 신체들의 퍼즐조각과 같은 맞물림, 건물의 틈새와 거리의 구석으로 관객의 시선을 유도하며 도시를 생경화하는 움직임, 도시 내에서 순식간에 형성되고 소멸되는 신체……

     빌리 도르너는 '무대'라는 정형화된 장소를 벗어나 무용을 거리에 재배치한다. 「도시 공간의 신체들(Bodies in Urban Spaces)」「위아래 사이(Above Under Inbetween)」이 통합된 작품으로, 2010년 10월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된 한국 무용수들과 오스트리아 무용수들은 거리를 표류하며 도시의 다양한 건축 환경과 신체와의 유기적인 교류를 꾀하고, 관객을 연남동 골목에서부터 KT&G 상상마당까지의 평범한 도시 구석들로 이끈다.


     …… ‘무용’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 ‘안무’이기는 하다. …… ‘안무’란, 특정한 순간과 특정한 장소에 신체를 배치하는 행위다. 이 작품에는 ‘춤’ 대신 정지된 이미지와 순간들이 존재한다. …… 가로등과 벽 사이에서 가만히 버티고 있는 무용수에 가까이서 다가가 보면, 자세를 필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근육이 떨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 도시 안에서 장소를 발굴하는 신체적 노력을 가시화하는 것이다.” [빌리 도르너]

     프로젝트의 출발이 된 빈 방 안에 최대한의 사람이 들어가도록 하는 유아적인 태도가 결부되는 단순한 워크숍 과제는 최소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미 놓인 가구들과 상호작용을 이루는 것으로 이어졌고, 사적인 거주 공간 내부에서의 개인적인 움직임들이 공적 장소에 놓이며 일상의 움직임의 방식을 재고찰한다.


     21. 카르포 고디나 Karpo Godina, 슬로베니아 : ‘카르포 단편 Karpo Godina's Short Films : 1970-72’
    ① 「푸필리아 페르케벡의 뇌 그라탕 (The Gratinated Brains of Pupilija Ferkeverk)」, 12분, 1970
    ② 「우리는 건강해요 (Litany of Happy People)」, 10분, 1971
    ③ 「사랑의 기술에 관하여 혹은 14441개의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영화
     (About the Art of Love or a Film with 14441 Frames)」, 11분, 1972
    ④ 「소니아 헤니가 보고 싶어( I Miss Sonia Henie)」, 20분, 1972
     
    일자 : 3/27(일) 3:20pm 4/4(월) 9:20pm
    장소 : 씨네코드 선재

    Photo ⓒ The Gratinated Brains of Pupilija Ferkeverk, Film still
     
     슬로베니아의 카르포 고디나는 1970년대의 저항적이고 독창적인 뉴 유고 시네마의 대표적인 감독이자 그 안에서 통찰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하고, 발랄하면서도 도발적인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왔다. 당시 유고슬라비아의 민감했던 정치적 문제들이 세련된 역설과 자유로운 통찰 아래 새롭게 고찰하며 자유로운 사상을 탄압했었던 유고슬라비아 정부에 의해 몇몇 작품이 금지처분 받기도 했다.

     페스티벌 봄 2011에는 최근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재평가되고 있는 1968년부터 1972년 사이에 제작된, 초기 단편들이 상영된다.

     세르비아 보이보디나 지방의 민족적 다양성을 아이러니하게 다룬 「행복한 사람들의 기도」, 베오그라드 영화제에서 틴토 브라스, 밀로스 포르만 등과 함께 작업한 옴니버스 영화 「소니아 헤니가 보고 싶어」, 유고슬라비아 군대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반(反)군대 영화 「사랑의 기술에 관하여, 혹은 14441개의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영화」 등의 단편들이 예술 형식의 변혁이 정치적 변혁을 담보하던 당시 예술 철학을 다시 사유케 한다.
     


     22. 졸리 응게미 & 울라 시클 Jolie Ngemi & Ula Sickle, 벨기에/ 콩고민주공화국 :「졸리 Jolie(work-in-progress)」
    일자 : 3/27(일) 3시, 3/28(월) 7시
    장소 :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Photo © Ula Sickle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서 활동하는 젊은 댄서이자 퍼포머인 졸리 응게미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원초적인 뮤직 비디오나 나이트클럽에서 출현하는 신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여 춤으로 발산한다.

     졸리 응게미의 솔로 무대에 벨기에의 안무가 울라 시클이 가세하고, 프랑스 출신의 뮤지션 얀 르게의 라이브 사운드와 함께 진행, 오늘날 콩고민주공화국의 젊은 세대가 가진 에너지와 의지, 창조적 잠재력을 직접적으로 담는 그릇으로서 신체를 통해 미래를 바라본다.

     “문화적 차이가 그 자체로 흥미롭다는 인식으로 다른 대륙의 이질적인 작품에 대한 관심 …… 문화적 진정성의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오히려 춤이 얼마나 많은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어 발전했는지 …… 문화와 문화를 연결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페스티벌 봄과 벨기에 키부스(KVS) 왕립극장 간의 아티스트 장기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예술경영지원센터 및 문래예술공장과의 공동제작으로, 중간 단계를 선보이게 된다.

     마치 졸리 응게미에 의해 문화는 신체 이전에 신체를 지우는 방식으로 신체를 지배하는 가상의 담론에 가볍게 응전하며 신체의 작동으로 문화에 응축된 망각의 시간을 가벼이 떨쳐 내는 듯 보인다.

     


     23. 홍성민 Sungmin Hong :「엑스트라스 EXTRAS」
    일자 : 4/12(화) 3시, 4/13(수) 3시
    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Photo © Sungmin Hong
     
     홍성민은 4월 현재 실제 공연 중인 대학로 연극의 각 장르의 퍼포머 20명(연극‧뮤지컬‧무용‧마임‧현대무용 등)을 동시에 무대 위에 올려 낮 공연을 만든다. 이들이 출연하는 저녁 공연의 역할의 부분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재현하고, 연극의 움직임, 연기, 춤, 비언어적 소리, 제스처 및 의상들을 그대로 가져와 유형학적으로 분류하고 절합하여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메타 연극 및 대학로 연극의 아카이브이자 유형학을 구축한다.

    * 페스티벌 봄 센터 Festival Bo:m Center : 이태원에 위치한 '스페이스 꿀'은 페스티벌 기간 내 페스티벌 봄 센터로 활용, 공연 후 아티스트‧관객‧기획자 등의 교류 및 대화의 장으로 기능하게 된다.

    Photo © Minkwan Kim


    [축제 개요]
    + 기치 : FESTIVAL BO:M - 페스티벌 봄은 현대무용, 연극, 미술,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현대예술 전 장르 간의 상호 교류를 근간으로 하는 실험적 창작예술제로서 매년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국제다원예술축제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페스티벌 봄 2011’은 국내외 23개의 다원예술작품들로 27일 동안 서울에서 펼쳐진다. 페스티벌 봄은 ‘새로운 시도와 형식’을 발굴하고 제작하며 전파하는 역동적인 현대예술제로서, 한국을 21세기 현대 예술의 구심점으로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 기간 : 2011년 3월 22일 – 4월 17일 (27일간)
    + 내용 : 공연, 전시, 퍼포먼스, 영화상영, 워크숍, 세미나 및 포럼 등
    + 공간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국립극단 소극장 판, 서강대학교 메리홀, 아르코예술극장, 씨네코드 선재, 문래예술공장, 서울시내 다수 지역
    + 티켓/공연문의 : 사무국 02-730-9616~7 
    www.festivalbom.org festivalbom@gmail.com
    + 페스티벌 봄 센터 : 스페이스 꿀

     [사진 제공=(주)가네샤프로덕션]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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