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리뷰] '2011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무대 2막
    REVIEW/Dance 2011. 7. 1. 03:31


    조연진, 조인호 「우린 잘 살고 있어요」, 안무 이준희 : 바다의 이명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의 숨이 고동치듯 쏴 밀려오는 곳, 환상적 이명의 목소리가 신체를 채근하는 곳, 무대 전면에 푸른빛의 스크린은 바다의 육박하는 실재감을 환영 이상으로 조각한다. 바다의 사운드 기표들이 배경을 장식하는 가운데, 남자는 쉭 움직임을 잽싸게 놀리는, 그래서 시각적 잔상과 휘몰아치는 유영의 선을 만드는 가운데 바다 그 자체로 분한다.

    반면 무대 막이 걷히기 전부터 누워서 바다의 의식, 무의식의 심연을 과거의 기억에 치인, 한 사람으로 상정되는 여자에게서는 바다 그 자체가 아닌 바다에 홀린 또는 바다로부터 무한한 내면의 누출과 그로 인한 진한 고백을 하게 되는 일종의 감정의 바다라는 은유가 작동한다.


     곧 남자는 바다를 펼쳐낸다면 여자는 과거의 파노라마, 감정의 기억들에 사로잡힌다. 이는 마치 시간 차를 두고 벌어지는 형국이고, 바다가 휩쓸고 간 자연의 자국에 감정들이 새겨지는 것과 같다. 피리 부는 소리가 무대를 잠식하고, 이는 의식을 광활한 바다로 뻗쳐 가는 듯한 느낌으로 바다라는 알레고리의 연장선상에서 환영을 만든다.

    전체적으로 푸른빛의 바다에 물결 같은 움직임이 실려 하나의 공간과 자취가 되는 듯한,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무수한 감정의 파편들이 연쇄적인 고리를 걸어 밀려오는 듯한 공간의 환유와 감정의 은유가 작동하는 무대였다.

    김은희「다시 길을 걷다」, 안무 류석훈 : 내면의 목소리와 표현 층위의 간극 


    이 작품의 호흡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무대 조명들이 내려와 기암동굴의 종유석들이 매달린 것 같은, 그를 내리누르는 듯한 곳에서 여자는 보따리를 들고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가 다시 밟는 식의 느린 발걸음으로 심리적으로는 재촉하는 마음과 동시에 차마 가지 못 하는 마음 간의 미세한 조율을 움직임으로 수행한다.

     반면 그녀가 무대 상수에 위치해서 몸을 놀릴 때 옆에서 가 계속해서 자극점을 형성하는데,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그것들을 저버린다. 여기서 안무가로서 정체성을 무대에 새기는 일을 하는데, 무용수가 살아 있음의 층위를 무대 바깥으로 전이시키는 역할을 하며 무대 바깥에서 영향을 행사하는 정체성을 무대로 잇게 된다.

     짐은 마치 자신의 감정의 외화물인 것 같지만 그것을 놓고 감으로써 다른 전환의 양상을 선보이게 된다.


    그녀는 어떤 자극점에 의해 자신을 움직이지 않는데, 움직임을 유연하게 연속선상의 흐름 안에 두는 대신 내면의 자장에서의 호흡과 생각의 움직임을 붙잡아두는 공空의 시간을 둔 이후에 움직임이 벌어질 듯한 시간과 그것의 묘한 잔상이 도출되는 듯한 시기에서 움직임을 벌인다. 따라서 말은 토해내지 못 한 것 같고 가슴은 여전히 답답하고 에너지는 머물러 있다.

    말할 듯 말 못 하는 차마 말하지 못 하는, 차마 표현하지 못 하는 그런 상태, 갑갑함의 세계, 내면에의 귀착은 외부성을 관객으로 향하지 않게 된다. 내면은 그래서 계속 멈춰있다는 생각만을 줄 뿐이다. 곧 생각은 많고 행동은 시각적인 것에 온전히 눈을 두지 못 하게 하고, 그 공백은 어떤 생각들이 일어나는 지점으로 감각해야만 한다.

    [공연 개요]
    일시 : 2011.06.10~2011.06.11 평일 20:00/토 16:00/총 90분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주최 :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 : 안애순
    티켓 : 일반 30,000원/학생(초,중,고) 20,000원
    할인정보 : 한팩in 20%/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50%/20인 이상 단체할인 50%/ 예술인티켓 10,000원 / 한팩매니아할인40%(한팩라이징스타 티켓소지자)
    문의 : 02-3668-0007
    관람 연령 : 만 5세 이상

    [각 작품 공연 순서 및 정보]

    • 2조 2부 첫 번째 작품 - 조연진, 조인호(남매)
    - 작품명 : 「우린 잘 살고 있어요」
    - 출 연 : 조연진, 조인호
    - 안무가 : 이준희(연극, 다원예술 연출가)

    • 2조 2부 두 번째 작품 - 김은희
    - 작품명 : 「다시 길을 걷다」
    - 출 연 : 김은희
    - 안무가 : 류석훈

    ▶ 다른 공연 리뷰 보기 : '2011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무대, 호오가 확실히 갈리는 무대를 통한 절반의 성공
    ▶ 다른 공연 리뷰 보기 : [리뷰] '2011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무대 1막

    [사진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