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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북촌방향」 리뷰 : 욕망이 추억하는 시간
    2011. 8. 22. 06:18


    영화는 남녀 간의 관계를 매우 가까이서 보여준다. 욕망이 솔직한 말들을 타고 꿈틀거린다.
    욕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여준다.


    유준상 곁에 나오는 누군가, 이는 사건이자 그의 의식에 우연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주도권은 미래에 있게 되고, 그 뭔가의 설렘과 현재 진행형의 대화에 집중하게 된다.(곧 이는 주체를 구성된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닌, 주체를 만들어 가거나 그보다 사건이나 무언가에 의해 구성되는 것을 가리키고, 나아가 영화 전체적으로 시간의 헐거운 연결들의 구성을 취해 직접적으로 곧 현재적으로 오는 감각들을 소생시키는 것과 결부된다.)

    남자가 무턱대고 마치 고향에 대한 귀소본능과 같이 술 취해서 사랑한다고, 그녀(옛 여자_김보경)를 사랑했었다고, 갑자기 사랑이 출현하는 것은 남자의 불완전하고 나약한 여성의 모성에 기대는 의존적 모습을 보여주지만, 섹스로 추정되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섹스의 단계로 갈 때 “애기야!”라고 최면을 걸고 나서지만 어머니가 아닌, 아이와 아버지의 관계로 역전되어 있다. 권력은 섹스를 통해 역전되어 있다.

    유준상은 그 앞에 누군가 나타났을 때처럼 그 역시 또 다른 우연한 사람들이 나타났을 때 그들을 버리고 갑작스레 사라지며, 그들의 시선을 끝까지 보여주며 주인공이 있는 시간 층위, 그리고 미래를 또 드러내지 않고 편집한다.


    ‘다정(多情)’이라는 음식점을 비추고 소설이란 술집에 가고, 별 의미 없는 것 같은 이름들, 그렇지만 분명히 이들이 있는 현재에 대한 상징을 저만치 비껴나서 적용케 만든다.

    흑백 영화는 시간을 지금보다 과거가 아닌 곳에 둔다. 우연은 의미 부여를 하기에 우연의 의미를 획득한다는, 곧 우연의 질서로 이뤄져 있지만,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란 철학을 이야기한다.

    기시감을 주는 등장, 현재는 반복되고 대화의 현재 공간 안에 존재만이 있다. 대화하는 인간들의, 곧 우리가 술자리에서 보내는 묘연한 시간의 터널을 고스란히 살려내고 있다.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맛있다.”, 성적인 함의, 담배 연기와 함께 착 가라앉는 느낌과 동시적으로 나타난다.
    친한 후배의 사이, 같이 자지 않는 사이로 친숙하게 입에 오르며 하나의 층위에 맞혀지게 된다.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서로를 보기도 하는 이 시간 속에서 지나가는, 잡히지 않는 우월한 순간들.

    은밀한 현재의 영원의 순간 외 분명 홍상수의 영화에서 여자는 타자화된 대상으로 나타난다. 남자에게 구원을 주거나 활력소가 되거나 아니면 순진하게 말을 믿거나 작업에 걸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순진하거나 밝게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는 하나의 빛으로 표현된다.

    어떻게 키스를 무작정 기다렸다는 연인의 경우에서처럼 눈이 내리는 저녁의 어스름함에 난데없는 키스를 멋진 장면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그 룰에 먼저 만날 날을 기약하는 더 할 나위 없는 관계의 진도, 그 말이 필요 없는 남녀 간의 접착을 실현한다. 감정을, 같은 말을 계속 주억거리며 감정에 묻히는 그리고 클로즈업하며 그 정서에 빠져들기보다 그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고 어떤 현실 그 자체의 일부분과 같은 것으로 만든다.

    “착하다!”는 의미는 순종적이라는 이중 함의를 지닌다.
    다정이란 것 역시 술이라는 것의 풀어짐과 연관된다.


    오빠라고 어느새 호칭이 통일되어 있고 섹스를 치루고 나올 때 이미 그녀의 선생님, 초자아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그렇게 하루의 섹스의 추억, 좋게 말하면 애무와 위로, 달콤한 밤을 남기고, 이전의 키스는 숨을 나누는 흡착된 시간의 죽임으로 두 사람의 합일을 강하게 자리하게 하고, ‘착하다’는 말로 그 매력을 측정한다.
     곧 나의 품 안에 있는 나를 희망이라 바라봐주고 있는 너란 존재가 착한 것이다. 비루한 섹스, 소유의 욕망은 그렇게 착하다는 말로 포착되는데, 이것이 결국 소유하거나 온전한 관계의 측면으로 확장되는 것이 아니란 것, 낭만적인 이념을 덧씌워 놓고, 거기에 맞춰 주길, 그에 맞춰지지 않는 순진한 착한 모습으로 출현하는 여자는 오히려 허함과 남자의 비루한 욕망, 그리고 안정을 찾지 못 하는 관계에서의 부족분을 각각 드러내며 마초 같은 남자의 모습에서 진리치를 알려주는 허함의 강한 느낌이 내파한다. 이는 그래서 충격을 준다.

    시간의 역순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은 기시감을 주는 사건들의 편집, 조금씩 확장되거나 다른 보이지 않은 것들을 다시 붙여 넣어 현재의 과거, 과거의 미래 같은 매우 특이한 시간대와 그 안에 삶에 이상하게 다시 존재하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 그 반응이 현실을 확고하게 다시 구성하면서 존재의 행동 양식과 그 현재를 더 부각시키게 만든다.

    영화 처음, 끝에 나오는 주인공 유준상의 내레이션은 조금은 특별하다. 덧입혀지는 층위가 아니라(후차적인 시간과 시선을 전제하는) 그냥 화면 위에 현재진행형으로 나온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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