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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옥 무용단「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 리뷰 : ‘이는 매체 혼합적인 몸인가!’,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REVIEW/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2011. 8. 26. 12:57

    본 매체에서는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가 일종의 다원예술 interdiciplanary arts의 동시대적 맥락을 띤, 예술 축제의 흐름을 새롭게 이어가는 하나의 조류라고 생각하고, 축제 간 모든 작품에 대한 리뷰 및 이후 총평을 다루고자 한다.


    무대 전면의 숲의 광경, 점점이 생겨나고 이후 분화되지만 총체적인 역학 장을 그린다고 할 수 있는 숲은 숨을 쉬고 있고, 이 안 중간에 그 틈에 위치한 존재, 이는 매체혼합적인 몸인가?

    ▲ 이경옥무용단-안데르센 그 몇가지에 대한 대화(2010)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비닐과의 마찰이 내는 사운드, 그리고 거미줄을 치는 확장의 이미지, 사람들의 목소리는 숲의 이미지 계열과 맞물려 정령과 등가 되고, 땅을 두드리는 소리는 박자를 지정하며 의식을 환기 시킨다. 이러한 사운드의 교집합은 과포화 상태를 이루고, 화음의 융합 지점을 만들거나 대위법적 선분이 만드는 병치의 계열을 만들지 않는다.

    야생의 자연의 느낌에서 불안정한 배치의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목소리의 공명은 공명에 공명을 더하는 복잡한 화음과 근원을 알 수 없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계속된 뻗어 나감을 통해 혼미하게 의식을 조정한다. 이른바 이전 음의 느낌, 공명의 자리에 새로운 음이 중첩되며 이것의 운동성을 느끼는 가운데 새로운 음의 출현은 이 안에서 끊임없이 밀려나고 있다는 느낌, 황홀경의 사태를 빚는다.

    팔을 내리고 둥글게 모여 작은 걸음으로 걸어가는 것, 발을 드는 움직임 등 비존재의 존재성, 곧 현실 바깥의 존재이자 존재와 다른 존재임을 드러낸다. 디제리두의 음색이 섞여 들고 표층과 심층의 부조화의 대위법이 일어난다.

    얼굴의 표정을 인식할 수 없는 언캐니 주체로서 출현하는 이들,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은 서사를 내러티브로 제시하는 대신, 존재들의 현현으로 나타내고, 그 다른 층위의 존재들로 인해 서사의 겹을 쌓아 나간다.

    이들의 움직임은 몸을 서로 뛰어 넘으며 정확한 박자와 악보의 음계를 따른다. 복잡한 질서의 사운드에 비해 움직임은 비교적 단순한데 이는 사운드의 섞임의 부분에서 일부분을 움직임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비의 전환과 철의 마찰 긁는 소리는 조명을 통한 빛의 오브제와 병치되고 소리는 인접되며 장면의 전환을 가져가며 피아노는 불협화음을 만들기 시작한다. 부조응의 대위법.

    피아노와 오브제, 존재의 거대한 세 덩어리가 삼각형의 팽팽한 구도를 엮는 가운데 존재는 표독스러운 표정을 드러내는데, 이는 앞선 무대 후경에 주로 위치해 하나의 거리두기적 장면으로 남던 것에서 나아가 의도적인 그로테스크한 표정을 표면으로 드러내는 강조의 연기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음악은 복잡하고 몸은 단순한 형태의 부조응을 이루는 가운데 사운드와 몸은 이격된 양상을 보이는데, 미디어로서 소리를 입히는 게 되어버리는 셈이다. 그 안에 있는 신체는 미약한 작용을 한다.

    만날 수 없는 두 층위 빨간색과 흰 옷을 입은 두 인물이 나타나고, 서사가 발생한다. 움직임은 째깍째깍 소리가 덧붙여지고, 움직임은 어느 장단에 맞추기 힘든데, 그 소리가 느려지고, 리듬 단위를 이루자 춤은 비로소 한없이 편해지고 유연하게 된다.

    사운드의 분포는 다시 겹 층을 이뤄 몽롱한 순간이 오며 다시 리듬 단위로 편재되며 소음으로 방출된다.

    원근법 층위의 무대가 영상을 통해 순간 만들어지고, 끈을 목에 단 남자가 나오며 괴물 소리가 입힌다.

    그는 그 끈을 풀려고 하고 가까이 그 끝의 시초로 돌아가 고삐를 늦추려고 그 긴장도를 늦추지만, 그럼으로써 거의 능동적인 인간의 주체의 어떤 의지를 실현시키는 거의 유일한 순간을 만든다. 칼을 베는 사운드가 계속 출현한다. 그러니까 이 칼 소리는 이 옥죄는 무언가의 존재를 가리키는 서사의 끊임없는 작동이다.

    익숙한 발소리들이 “드드드드……” 다시 울리기 시작하고 존재의 움직임‧시선이 드러나지만 움직임은 없다. 이러한 음악에 상응하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음악의 일부분으로 움직임이 일부 실현된다는 것만큼 혼란의 요소를 준다.

    이러한 소리들이 잠잠해졌을 때 조명도 걷히고 비로소 몸‧실재가 드러난다. 리듬 단위의 사운드가 만들어지고 그 흐름에는 유연하게 신체가 흘러갈 수 있다. 곧 이로써 신체 위에 미디어가 신체를 편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거꾸로 살필 수 있다.

    타자, 지배되지 않는 생물체들의 움직임, 이는 단순히 동화 속의 한 서사의 측면으로만 돌릴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로테스크 존재 아님 비존재. 서사라는 장치는 서사로 그것들을 돌리기에(신비 속으로 사라지므로), 해명될 수 없는 부분이다.

    반면 엄청난 미디어의 과포화 상태는 실은 움직임을 찾기 힘들게 만든다. 소리 안의 소리를 듣는 작업, 소리에 소리가 침투하는 장면, 그 안에서 소리를 분간하기 또는 뒤덮이는 소리에서 소리를 구해내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에는 숲에서 사람이 출현하고 이는 미디어-신체 곧 신체에 미디어가 덮이고 혼합되는 작용이 나타난다. 매체 혼합적인 몸의 일부 가능성을 드디어 조금 보여준다.

    [공연 개요]
    - 공연일시 : 8월 19일(금) ~ 8월 20일(토)
                  금 8:00pm / 토 7:00pm
    - 공연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제    작 : 이경옥 무용단(대표 이경옥)

    ▲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포스터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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