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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한국·일본 솔로 & 듀엣 Ⅱ, ‘관계의 역학적 미학’ | 축제REVIEW/Dance 2009. 10. 23. 14:48
‘모노크롬 서커스’의 「고요」는 잔잔한 호수에 이는 물결로 남녀의 관계성을 비유했다. 작품의 구성은 조용한 클래식 음악에 여자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기, 즉 남자의 발을 밟거나 위에서 내려오지 않기를 실행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여기서 여자가 남자의 위에서 미세한 호흡의 조절 작용과 함께 형성하는 미세한 움직임과 떨림을 춤으로 승화시키면서 발생하는 격렬한 힘의 작용은 어떤 것도 의미하지 않지만, 그 표현 자체의 견고함과 유기적인 구조의 증명에 있다.
‘모노크롬 서커스’의 「따오기에게 바치는 비가」는 위로 활짝 몸을 젖히며 시선이 강렬하게 위를 향할 때 남자는 최대한도로 그녀의 몸을 추켜세웠고, 다시 움츠릴 때 둘은 하나로 응축되는 전환점을 갖는 식으로 응축과 확장이 대비적으로 이어졌다.
서정적인 끝맺음은 움직이는 것 자체의 수행성을 강조하는 대신 남녀의 사랑 등으로 봉합하는 과정으로 보였다. 즉, 내려오지 않음의 춤이 곧 몸의 한계의 지점을 품고 나타내는 것이라면 그러한 수행성 자체의 퍼포먼스로 온전히 용해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안무의 영역으로 들어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인 것이다‘두댄스씨어터’의 「내려오지 않기」는 앞의 안무와 비슷한 원칙하에 전개되지만, 자세를 바꿔 가되 허공에서 바닥의 연장선상을 만들기 위한 순간의 숨죽임이 더 강조되고, 해금의 소리와 함께 개울의 돌다리를 건너가는 듯한 시간성이 부여되는 듯했다.
감정적인 양상과 함께 남자의 품에 안길 때 조용히 그의 품 안에서 여자는 숨을 안착하는 모습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남자 무용수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이 사실이고, 남자는 여자를 길어 올리는 공간과 힘으로 작용했고, 역동적으로 여자는 그 위에서 자세를 바꾸고 또한 연약한 존재로서 공존하고 있었다.
공연 후에 이어진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에 안무자인 정영두의 말에 따른다면 「내려오지 않기」는 여성의 삶과 그 속에서의 선택과 고민 등을 비춰내고자 했음으로 보인다. 이는 「따오기에게 바치는 비가」가 응축과 확장의 반복적 양상을 갖는 데 비해 「내려오지 않기」는 이동과 멈춤의 공간성을 담보로 시간의 궤적이 나타났던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사진제공_국제무용협회)
관람 일시 및 장소 : 18일 (일) 5pm,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김민관 기자 mikwa@artz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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