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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dafe 2010] Emanuel Gat의 섬세한 안무의 진동
    REVIEW/Dance 2010. 5. 28. 09:33


    <Silent Ballet>,  <Winter Variations> 두 작품 살펴보기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보폭을 크게 하며 하반신의 움직임을 크게 골반에서부터 뻗어나간 다리 몸을 자유롭게 놀리며 푸는 기본 동작들이 반복된다. <Silent Ballet>의 특징은 그러한 기본적인 동작들의 집합적 겹침으로부터 파생되는 과정이 시작되고, 그치는 방식의 과정이 계속되는 데 있다.
     이것은 공공연한 안무로서의 가벼운 동작들임을 명시하며 그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함이 이 무용을 바라보는 중요한 지점의 하나가 될 것이다.


     무용수들이 만드는 집합 역시 하나의 구성되는 유동적 개체들의 집산으로 정의되는데, 하나의 장으로 모이거나 어떤 장을 들어가고 나오는 자유로운 개체들의 움직임은 관계성 그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모이고 흩어지는 원칙하에 위치 짓기를 통한 하나의 구조를 구축하는 데 그 표현적 우위가 달성될 뿐이며 내용의 맥락은 전혀 부여되지 않는다.


     한편으로 절도 있고도 유연한 움직임들이 권법을 일견 닮아 있다. 단순히 조형적 형태를 빚는 것도 아니며 비슷한 간격으로 빈틈을 메우는 시간차적 움직임이 중요하게 자리한다. 곧 어떤 주역도 획정 짓지 않는 개체들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이며 유동적인 질서를 끊임없이 만드는 데 역시 이 작품의 표현적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공연 전체적으로 음악 없는 움직임을 통해 구현되는 바람 및 호흡의 사운드는 움직임이 곧 사운드와의 총체적인 상태로 공감각적으로 보고 들리는 상태로 치환되는 가운데 특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가깝다.


     몸 곡선을 잇고 그리며 단체로 이동하는 장면들의 연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조직을 짜고 움직인다는 것은 곧 확장에서 몰입의 원칙에 들어섰음을 명시하며 표현을 곧 내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들이 그토록 움직임의 지속적 균일함을 만드는 데에서 벗어나 새롭게 장에 구성되어 가거나 다른 식의 상반된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곧 이 작품에 어떤 감상적 태도도 벗어나 ‘자율적인 안무 구성의 원칙’들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몇몇 개체가 떨어져 움직인다고 해도 정적을 유지하며 움직이지 않는 개체는 계속 그 정적을 지킨다. 이는 후속적으로 생성되는 움직임 뒤에 끊임없이 앞의 멈춤으로서의 움직임이 남아 있음을 의미하며 정적이 곧 움직임의 가능성을 띠고 있음을 반추하게 한다.   전적으로 중심을 두고 또 그것이 옮겨진다기보다 중첩되어 구성되는 것이다.


     또한 즉흥적 결절점을 맺어가는 일종의 선분 잇기적 안무 구성은 장의 끊임없는 생성을 가능케 하는 방법으로 명기된다.
     한편 선분을 어떻게 만드는 방식 자체에 대한 즐거움의 감상을 도출하는 측면에서 둘의 관계가 내밀하게 벌어질 때 맞잡은 손을 일시적으로 회전을 줘 선분을 상승과 하강의 구조로 만드는 것 역시 그런 감상에 대한 전환적 쾌감을 주는 것이겠다.


     마치 논리적 퍼즐을 이루듯 오차 없이 비선형적이고 구성적 집단을 만드는 이들의 움직임은 역시 시간차에 따른 반복으로 선명해지고 조화롭게 파동을 일고 확산되는 식으로 미를 성취한다.


     <Winter Variations>



     하얀 조명이 깔린 바닥에서 두 남자 무용수가 시간차 움직임과 중첩적 구성으로 또한 몇 차례 음악적 전환에 따라 감정선의 큰 기복을 기록해 나간다.


     몸에서부터 끌어올리는 팔꿈치를 머리에 붙여 펼치거나 하는 식의 움직임이 응축된 에너지를 상정한다. 둘은 직접적 관계 맺기를 양산하기보다 따로 놀되 중첩되어 조화된다. 구성의 완벽을 위해 둘의 거리는 최상의 거리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 간접적 관계 맺기의 방식은 커다란 그림 안에 용해되는 형상을 띤다.


     격렬하게 반응하지 않고 살랑거리는 움직임이 몸에서 이는 조금의 부스럭거리는 식의 소음도 용납하지 않는 듯하다. 그렇게 파생된 몸의 곡선적 흐름은 공간에 잔상을 남기며 그들로부터 환상적인 세계를 구성해 낸다.



     시선이 비껴나는 가운데 둘은 다른 층위에 있고 다시 하나의 덩어리를 구성한다. 접촉은 끈적끈적하지 않고 몸의 곡선을 드러내거나 곡선을 빚는 식으로 미를 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살사 같은 이인무의 보폭이 이는 가운데 이끄는 한 사람이 전하는 동력에 의해 바깥에서 안으로 에너지를 보내며 따르는 사람의 관계가 형성된다.


     음악의 전환과 함께 일상과 감정의 맥락이 들어가는데, 움직임의 급변으로써 이에 응전하기보다는 새롭게 움직임에 입혀져 의미를 발생 시키는 차원에 가깝다.


     마치 취권 같은 순간에 머물며 미를 고양시키는 순간들도 하나의 특징이다.
     그럼에도 명료하게 이들의 선분을 뱉는 움직임은 강하게 살아 있고 둘이 무대를 단출하게 뛰기 시작할 때는 가벼운 유희의 느낌도 묻어나왔다.


     철저한 호흡으로 몸의 격렬함을 덜고 살랑거리는 듯한 독특한 선분 창출의 미는 Emanuel Gat의 전매특허적 개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가곡의 서정적인 느낌에 과잉의 움직임을 담고 크게 반경을 두고 움직이며 한편 검은 프레임을 배경으로 맞춰 크게 상승과 하강 공간을 넓게 점유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암흑 속에서 나타나고 사라지는 원근적 대비를 크게 두고 두 사람 간의 큰 공간의 움직임 점유와 수축하여 꿈틀거리거나 떨리는 신체의 상반됨을 두되 이는 다시 조화롭게 하나의 교차된 장을 만들어 나간다.


     과잉의 사운드에 몸의 확장이 일거나 내면으로 그것이 내파되거나 어쨌든 둘은 그 가곡의 분위기를 최대한도로 표현해내는 것이기에 그 조화가 가능하다.


    모다페제공ⓒStephanie Berger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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