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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10] ROGUE(오스트레일리아), 단편적 감각의 안무적 구성
    REVIEW/Dance 2010. 6. 1. 13:22


     <The Counting> 강박적인 분절 단위의 리듬에 따른 움직임


     하나의 단절된 같은 리듬의 반복이 분절되며 이어진다. 박자는 이 와중에 계속 같은 간격으로 세어지며 움직임을 만드는 하나의 호흡 단위를 계속해서 형성해 내야 한다. 인형 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의식을 비우고 하나의 선분 생성이나 기계적 움직임, 특히 분절적으로 만들어지는 움직임에서 비롯됨이 크다.


     매 리듬이 다시 시작될 때마다 전혀 다른 안무가 펼쳐지지만, 계속된 조여 오는 리듬과 반복의 호흡이 결코 긴장을 풀 수 없게 하는 가운데 의식 역시 조여 온다.
     강박과도 같은 움직임의 계속됨은 폐쇄적이 닫힌 구조 안에 시간을 가둬 움직임이 끝날 때마다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거나 그 조여 오는 긴장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이미지들의 과잉에 오히려 동화됨에 또는 그것에 벗어나려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과정에 내밀한 쾌락을 느끼게 하며 마치 보는 이의 의식을 분열시키는 듯하다.




     이들은 왜 멈추지 못하는가! 하나의 구조를 형성하는 이들의 집단적이고 집합적인 움직임은 형태의 달라짐은 있지만, 리듬의 구속 또 그에 따른 몸의 제약, 곧 한정 없이 뻗어나가거나 하나의 의미체 단위로서 이어지지만, 연결된 흐름을 가져가지 않는다.


     반응의 비슷한 분절된 단위를 지속적으로 관철시키는 이들 움직임의 기본은 팝핀의 유사한 춤의 형태로 생각해 낼 수 있다.


    <Ocular Proof> 미디어와 신체의 결합적 사용


     남자 무용수가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고, 조명을 모두 켜놓은 상태에서 무대는 암전의 격발 없이 현실의 흐름을 무대로 자연스레 이어온다. 예술가와의 대화에서 실제 관객들이 줄을 서서 남자 무용수와 볼에 키스를 하며 인사를 하는 퍼포먼스로 이전 공연에서는 구현됐다는데, 실제 이를 나타내기 위해 그러한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으로 지루하게 나타낸다.


     이러한 현실의 출발에서 막을 치고 뒤에서 손가락으로 그림자극 놀이를 한다. 온갖 존재들이 다양하게 출현하는 것으로 환상의 차원으로 옮겨 막을 열고, 이러한 존재의 변형과 층위의 신속한 전환이 주는 효과는 이 작품의 향방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하는, 가볍게 삽입된 부분이다. 한편으로 이는 아날로그적 매체의 환영적 효과에서 나중에 프로젝터를 통한 몸을 매개하는 미디어 효과의 디지털 매체로의 변이를 이루는 데 어느 정도 시발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탁자에 사람들이 앉아 있고 이들에게 줄을 나눠주며 테이블에 마지막 착석의 주인공이 조종당하는 게 아니라 조종하는 입장으로 인형들을 만든다. 그리고 그 줄을 끊어버린다. 다분히 음악이 주는 효과도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 시퀀스가 일기 전에 한 무용수가 붉은 색 의상을 입고 등을 돌리며 마치 이정표이자 매개자의 역할로서 자리하고, 이러한 동화적 환영이 두 번 개입하고 난 후 앞선 인형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는 분절적 움직임의 흔적들이 나타나게 된다.


     단체로 자리하는 이들은 실재 차원으로 무대 내에 서서 정면을 바라보다 점점 프로젝터로 투영된 불빛을 통해 배경의 차원에서 눈에 뚜렷하게 띄는 고스란히 드러나는 형체로 눈을 사로잡는 주체 차원으로 탈바꿈한다.
     다시 불빛이 거둬지고 하나의 무늬로 배경적 차원으로 대상화되는, 마치 전원을 켜고 끄는 것에 따라 밝음과 어둠이 너무나 쉽게 갈리는 것과 같은 순간적이고 돌발적인 급전환의 상황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하나의 주체를 상정하고 주변을 돌아 집단적 공조체제를 만들고, 똑같은 움직임의 군무를 의식 없이 펼치는 것에 대한 또한 조명을 은은하게 받으며 춤을 추기보다 곧 하나의 형체 덩어리를 만드는 것과 같은 움직임의 공조는 이야기의 비예측성과 상상력의 결과로 이뤄진 유기적인 구조 자체를 탈피하는 것이었지만, 뚜렷하지 않아 실재 차원에서 건조한 공기를 머금는 시간의 가없는 크기를 측정하는 행위로 나타나는 것과 같았기에 이는 조금 지루하게 다가왔다. 굳이 의식 없는 군무 차원을 형성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회의감도 묻어나게 됐다.


     어쨌거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미디어를 머금어 신체 자체를 재출현시키는 장면들, 곧 프로젝터 영상이 입혀지거나 프로젝터 영상이 투영되는 배경 차원의 공간 자체로 몸을 놔두거나 하는 마지막의 해골과 온갖 신체의 출현, 이것이 만드는 끊임없는 생성의 흐름을 통한 살아 있음, 곧 미디어의 생명력을 상정하며 신체의 놀라운 재출현과 현전에 대한 표피 자체가 형성하는 깊이에 대한 놀라움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안겨 주었다.


    모다페제공ⓒJorge de Araujo


    관람 일시 및 장소 : 5.28.금 8PM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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