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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SIDANCE]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No. 8」리뷰 : '그림 이미지들과 동화적 판타지 공간'
    REVIEW/Dance 2011. 10. 3. 14:12

     

    ▲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Tanzcompagnie Oldenburg No. 8 ⓒ Andreas J. Etter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푸른 하늘에 구름 그림들을 무대에 조합하며 펼쳐 놓음으로써, 그리고 시퀀스의 변화마다 또한 동작이 이뤄지는 가운데, 그것들의 조합과 변전을 구현함으로써 마치 이들의 움직임을 현실/실재가 아닌 판타지의 측면, 또한 그림의 한 부분으로 들어간 것 같은 환영을 구축해 낸다.

    이 동화/판타지의 세계에서 움직임을 양분하는 것은 빛과 그림자이고, 또 한편 음악의 물질로서 박자의 반복 구조, 실재적/배경적 사운드와 감정과 정서를 고양하는 피아노 등의 악기에 의한 연주이다. 연주에 있어 전자는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도출되기도 하고, 인형의 움직임을 상정하기도 하고, 군무 신의 활기찬 맥동의 움직임을 지정하기도 한다.

    ▲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Tanzcompagnie Oldenburg No. 8 ⓒ Andreas J. Etter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반면 후자의 사운드에는 느리게 몸을 쓰다듬고 느리게 머물며 나르시시즘적(자기 도취적인) 행위들을 낳거나 두 사람이 관계 쌍을 다양한 입체로 구성하는 등의 움직임과 맞물리는데, 이러한 두 개의 층위는 두 개로 완전히 양분되기보다 표층 층위(박자)와 심층 층위(주선율)로 중첩되며 대위법적인 선분을 그리는데, 이 때 감정적인 몰입에의 움직임이 음악의 영향 아래 그림자(의 영역)로 사라지고, 빛의 영역에 힘찬 동작이 자리하고(이는 또한 박자의 전자음 내지 배경적인 사운드의 영향 아래 있는데), 이러한 음악과 빛의 상응 관계가 작품에 자리하고, 표층 층위의 비트 사운드와 심층 층위의 음악이 서로 재배치되고 여기에 따른 움직임 역시 중첩되며 무대 내에 분배됨으로써 마치 낮과 밤, 인간 심연의 양면 내지 표층과 심연, 삶의 밝음과 어둠을 이어 나가는 것 같다.

    무용수들은 처음에 빨간 등받이 없는 의자에 뒤돌아 앉아 잡담을 나누거나 몸을 풀고 있는데, 이런 등장은 이 의자가 중요한 기능을 할 것임을, 또는 의자 위에서의 움직임들이 무대로 구현될(의자가 무대 자체일 수 있음임을 상정하는) 듯하지만, 실제 이 의자는 무대 위에서 어떤 특별한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이러한 가까운 거리에서 무대를 구현함이 적어도 한국에서의 무대로는 특별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가까움의 체감 거리는 이들의 표정이 관객에게 개방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곧 몸 자체 의식하지/의도하지 않는 신체 자체의 순수한 표상들, 그 일부로서 얼굴이 관객에게 전달된다. 또한 이는 이 표정까지 무대의 해석되어야 할 기호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Tanzcompagnie Oldenburg No. 8 ⓒ Andreas J. Etter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여덟 명의 사람(무용수)이 있고, 이것이 순서대로 제시/소개되지만, 각각의 시퀀스가 배정되어 나뉜다기보다는 각 사람이 하나의 캐릭터를 갖고 있고, 이것들이 하나의 시퀀스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거나 하나의 시퀀스에 여러 명의 역할이 분배되어 나타나며 잠재적으로 캐릭터가 머물러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다섯 번째와 마지막인 여덟 번째 시퀀스의 긴 호흡이 두드러지는데, 비트와 건반의 대위법적 중첩에 맞춰 빠르고 약동하는 움직임들로 '빛'의 양상을 만들 때 음악의 정서적 고양이 내재하는데 이 비트가 꺼지고 어둠이 되는 순간 이들은 (생채기를 입고) 쓰러진다. 곧 음악은 몸으로써 온전히 구현되지 않는 순간이 있지만, 분명 인물들의 정서를 뒷받침하고 있고 심층으로 존재함을 인지할 수 있다.

    ▲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Tanzcompagnie Oldenburg No. 8 ⓒ Andreas J. Etter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여덟 번째 여성은 소아적인 모습을 한편 갖고 있고, 가녀린/연약한 생명으로서 아기 새를 표현/전유하는데, 한편 이를 보호하고 그 자리를 보존하는 외부 현실 존재들을 상정함으로써 새는 순수한 생명을 표상하는 한편 타자의 모습을 상정한다.

    그녀(아시아인)는 처음부터 뭔가 다른(그 생김새에서 연유하는 것(만)이 아닌), 눈을 감고 현실에서 동떨어진 삶의 자국들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녀의 얼굴 자체가 드러내는 기호가 타자의 외면할 수 없는 얼굴(레비나스)을 띠고 있다. 이러한 면모에서 그녀를 타자로서 새를 내세운 데 대한 의미 부여가 가능할 것이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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