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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dafe 2010] <Spark Place 2>, 젊은 안무가들의 각기 다른 세 작품의 시도들...
    REVIEW/Dance 2010. 7. 1. 14:02


    차종현 <If I could>, 현실의 나를 돌아보며...

     

                                                                                 ▲ 차종현


     네 명의 무용수는 표정에 결연한 의지를 띠고 침착하게 또 격정적으로 구조를 만들고 공간을 헤쳐 나간다.

     세 명의 행동이 현실의 표피적인 순간, 곧 사운드의 명멸과 이미저리로 스쳐 지나간다면 가운데 남자는 그 현실 속에 공허함을 인지하고, 허무함과 슬픔 따위를 표정으로 체현하고 있다.

     

     커다란 동작들이 공간을 가르고 음악은 목소리로, 또 존재의 아득한 슬픔과 동경으로 흩어져 가는데, 이러한 음악이라는 존재와 파장이 움직임을 잠식할 정도이다. 또한 이러한 전환들의 순간이 어떤 확장의 흐름으로 나아가지만, 유기적이기보다 반복적인 나열의 과정으로 다가와 다소 시간이 늘어지는 감이 있었다.

     과도한 진지함과 안무적 구성에 대한 집착과 과잉의 면모는 지양되어야 할 부분으로 사료된다.


    이현범,최진주 안무 <포즈필로>, 자연스러운 관계의 묘사

                                                                                       ▲ 최진주

     

                                                                                  ▲ 이현범


     남자 무용수의 표정은 다소 우스꽝스럽고 현실의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개성 있는 캐릭터성을 표현해 낸다. 두 남녀의 애착과 지겨움 같은 관계의 양상을 시종일관 끈덕지게 쫓아가고 있는 이 작업은 둘의 계속된 움직임의 교차 및 모방, 공간의 이동을 통한 현실 층위의 전환의 노정을 함께 하기 등으로 떨어지지 않고 붙어서 진행한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움직임은 다리를 뻗고 앉아서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매순간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또 가두고 내치고 밀치고 당기는 식의 존재를 포섭하고 또 지겨워하는 남녀 관계의 권태를 잘 포착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무용수인 최진주의 표정 역시 독특하게 잘 이현범과 조응하고 있는데, 꽤 개성 있는 신선한 마스크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둘의 끈덕진 움직임의 협력적 구축의 과정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다. 진지함보다는 진솔함으로 무게보다는 일상으로 눈을 돌려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운 풍광을 만들어 냈다.


    이지희 안무 <Dark Purity>, 독특한 배경에서 획득하는 시각적 전이

                                                                                      ▲ 이지희


     공연 전 입구에서 나눠준 마스크를 차도록 한 세 번째 작품은 솜털들을 무대 가운데 뿌려놓고 이 안에서 그것들을 헤치고 흩어놓으며 뒹굴고 섞이는 혼잡한 풍경의 확장 속에 선적이고 서정적인 정서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마스크를 쓴다는 수행적 행위가 작품과 어떤 식으로 결부되는지 명확치는 않았지만, 환경오염적인 측면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식물성의 존재들, 가령 솜털들을 옷 안에 담아 놓고 머리에 뒤집어써서 존재의 모습을 변형시키거나 배를 부풀어 오르게 한다거나 하는 언캐니한 신체들은 존재 자체의 거부나 이질성이 아닌 그것의 고통스러운 면모를 품는 것이었다.

     곧 말할 수 없는 주체, 곧 식물성을 지닌 인간이 아닌 타자로서의 신체 혹은 사회의 권력과 결연된 소외된 주체를 그려내고 있음으로 보였다.

     

     이러한 혼란의 양상은 다만 솜털을 흩어놓는 그 안에서 과잉의 동작들을 지정하는, 곧 현재성의 시간과 결연하고, 어떤 환상의 표피를 그려 넣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시간이 혼재되는 것과 같았다.

     

     시각적 배경의 인상적인 광경을 도출해 내는 데서부터 몸의 제약된 움직임과 오히려 그 안에 산재한 솜털을 오브제로 사용함으로써 얻는 독특한 시각적 전이의 춤, 언캐니한 신체 등의 고유한 지점들이 생성됐지만, 조금 더 명징하게 그것들을 도출해내는 주제의식의 명료화가 필요해 보이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제공ⓒ모다페

    관람 일시 및 장소 : 6.7(월) 8PM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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