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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서울세계무용축제] 쿠바 현대무용 '단사비에르따'의 <말손>, '현대인의 실존적 내면의 출구'
    REVIEW/Dance 2010. 10. 6. 02:36


     이들의 춤은 현대인의 실존에 가닿는다. 그것은 고독한 동시에 출구가 없는 전략이다.

     곧 이 작품은 현대인의 외로움, 사랑의 어긋남, 고독한 사회 내 존재로서의 추상적 상징들을 정확히 표상하려는 주제의식을 갖는데, 이는 실제 인간성이 분절되고 각 개개인이 파편화된 사회 자체의 형태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측면 외에도 그 리얼리티 자체가 갖는 허무함에 다분히 종속되는 측면이 있다.
     그 단순한 표피와 춤성의 무화된 작용으로 말미암아 메시지로서의 상징 자체만이 부각되는 결과를 낳고, 투박하고 의미 없음, 생성이 아닌 죽은 움직임으로서의 층위로 나아가는 측면이 생기게 된다.


     가령 둘씩 춤을 추거나 하는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그 춤의 어떠한 양태도 아닌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한 여자이다. 곧 후경에서 위치한 그녀의 무의식에서 흘러나오는 외로움이 이 상황에 대한 표현에 앞서서 우리의 의식을 움직인다. 그것에 가닿기 전에 실제 이들은 자신의 의식을 바깥과 차단시킨다. 즉 인형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의 기호들은 그것 자체를 분명하게 증명하는 식으로 작동시키는 것에 가깝다.
     또한 둘의 관계를 지켜보다 어느새 그녀를 파고드는 다른 남자의 움직임은 관계의 엶이 아닌 일방적인 작동과 조종에 가깝고, 의식은 매개되지 않고 또 건드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자의 움직임의 수행의 의미는 오직 표상된 이미지로서의 그녀에 대한 의지 내지 집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의미 없는 관계, 관계 없는 관계, 존재 없는 관계의 양상에서 여자는 무대를 사각형의 궤적을 그리며 사각으로 공간을 분배하며 정확히 움직이는데, 이는 영상을 통해서도 매개되지만 끝이 없는 나선형의 계단, 곧 이는 바벨탑의 끝없는 높이에 대한 지향의 부질없음, 그와 결부되는 신앙적 구원과 인류의 무지에 대한 형벌의 메타포를 적잖이 성취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끝이 없는 의식을 담지 못하는 앵무새와 같이 움직임을 반복하며 남자의 주형 속에 어떠한 변화도 갖지 못하는 여자의 움직임에서도 드러나지만, 신체의 움직임은 거의 편집증적으로 배분되는 것에 가깝고, 이는 그것을 작동시키는 선행된 안무의 의지에 대한 의식으로 번져갈 수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 영상은 세계를 반영하고 열어젖히는 투명한 스크린으로 기능하는데, 실제 그것은 아름답지 않고 꾸물거리는 대륙의 먼지로, 스멀거리는 아찔한 아지랑이로 시선을 현혹시킨다는 지점에서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세계이자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며 나를 통해 매개되지도 나에게 접속되지도 않는 풍광이다.

     하나의 벽으로 뒤돌아 서 있는 네 명의 남녀의 모습은 이 안에 들어갈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처음부터 두 사람씩 서로를 응시하는 것으로 관계 맺음을 갈망하지만, 이는 이뤄지지 않는데 그 시선에서는 어떠한 교감도 오가지 않고, 차가운 공기의 기류만을 상정시키며 시선은 닫히고, 신체는 그 자리에 정박되게 된다.

     빌딩 옥상에서 저녁의 도시 풍광이 만드는 화려한 조명과 색채의 높이에서 남자는 여자의 허상을 좇는다. 여자의 환영은 실재처럼 구현되고, 사라진다.
     스쳐 지나가는 관계들과 과거에 대한 집착 어린 회상과 고독한 내면의 폐쇄성에서 오는 거죽으로서의 신체는 어느 순간 자연의 풍광으로 옮겨간다. 마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단절과 어긋남, 다른 층위에서의 소통에 대한 시선은 자신 스스로에게 자신을 열어젖힘으로써 달성되는 듯 보인다. 자연은 空으로서의 모습이고, 이는 비었지만 채워질 수 없는 내면 대신에 비었지만 무한히 채울 수 있는 내면으로 회귀하는 것이 곧 순수한 자연, 열린 자연, 무언가를 비워내는 작용으로서 자연과 맞닿아 있음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단단한 체력의 뒷받침 된 몸과 몸의 교환 작용과 딱딱한 도시인의 신체를 표상하는 것의 에너지, 도시를 시뮬레이션하는 영상의 실재적 환영 등 이 작업의 양태를 구성하는 이미저리 외에 실제 내면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단속적인 사운드의 주기적 변주였다.
     쓸쓸한 감성과 절절한 발화를 모두 담아내는,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향이 섞여 허공을 응시하는 배우들 내지는 움직임을 예비하지만 죽은 듯 멈춰 있음의 모습을 강하게 드리우는 또는 숨 쉬지 않는 존재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신체에 작용하며 무대 깊숙이 그 존재를 점유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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