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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해무익 오쏠로택> 리뷰 : ‘불가능한 몸짓’들에 이르는 길
    REVIEW/Dance 2012. 3. 12. 12:34

    ▲ [사진 제공=바나나문프로젝트](이하 상동)

    <백해무익 오쏠로택>은 무용수들에게 던져진 과잉-음악에 대한 하나의 과제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 가깝다. 그보다 정확하게는 ‘응시’가 우리가 이들을 본다는 사실을 그들이 모른다는 사실에서, 어느새 그들이 우리를 봄으로써 우연하게 또 급작스럽게 우리와 마주침으로써 바라보는 우리가 이들에게 보이고 있었다는 ‘하나의 시선 너머의 시선’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지점으로 연쇄적인 과정을 이루고 있는 중에 성립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들 너머 어떤 시선은 완성된 형태의 재현이 아닌, 완성되지 못할 어떤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을 바로 관찰한다는 것 자체에 있다. 이는 오히려 연출자가 무용수에게 주어준 과제를 관객 역시 함께 푼다는 의미가 있다. 불가능성은 음악의 문제와 상응한다. 성악의 장중한 음악부터 디스코 음악에 이르기까지 이 음악들은 움직임을 초과해 있다.

    관객이 이 음악과 일치되지 않는, 그보다 느리게 전개되는 움직임에 집중이 흐트러질 때 갖는 실패의 관극은 사실상 당연한 것이고 아무 것도 없이 그저 이 음악에 버티며 음악 안으로 들어가려는 불가능성의 전유 몸짓들을 수행할 때 갖는 무용수(실상 이 즉흥적인 몸짓 자체가 갖는 순간의 안무 방식으로써 안무자로 분한다고도 할 수 있다)의 곤혹스러움은 이 실은 두 다른 축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과잉 속에서 잉여로 남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에서 이 불가능성의 움직임 자체는 오히려 이 음악 감상에 대한 몫을 신비한 것으로 치환하며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불분명한 사유와 기대를 계속해서 불러일으킨다.

    그렇지만 이는 실패하게 되어 있다. 움직임은 실은 어떤 총보score도 아니다. 그저 이 음악에 버텨 내는 것이며 이 음악 속에서 꿈꾸고 있는 것이다. 마치 누에고치처럼 그 속에서 침잠해 있으며 때론 이 응시가 이뤄질 수 있게 눈빛들을 관객에게 보내는 것으로써 영원한 잠과 나르시시즘의 미학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나연우의 몸짓은 그러한 눈빛들이 관객과 마주치는 접점들을 만들어 냈고 때론 그 마주침이 무서움을 주기도 했다. 세 명의 안무가를 그 바깥에서 두 명은 어느새 나와 이들을 응시했다. 실은 이 세계라는 평면을 응시했다. 그럼으로써 이들이 안에 있고 하나의 평면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그리고 이들은 관객 바깥에서 내지는 관객의 입장에서 불일치한 지점들로 어떤 경계에 머물렀다.

    사실 음악의 기표가 리듬보다는 불완전한 이들 몸짓을 타고 전유될 때 시각적인 것과 내러티브는 다분히 부족분으로 남게 된다. 반면 이를 내러티브든 춤이든 간에 어떤 채움은, 다시 말해 음악과 몸짓이 계속 비껴 나가고 순수하게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에 대한 것이 아닌 그 불일치한 흐름들이 어쩔 수 없이 이뤄질 때의 채움은, 움직임에서 바깥으로 확장되는 응시에서 불현듯 빛을 발했다.

    이것은 실은 응시가 아니었는데 눈빛들이 안으로 수그러들다가 어느새 바깥으로 드러날 때 물기를 머금은 것 같은 눈빛 속에서 흐트러지는 어떤 과거의 심상 내지 기억 같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 노래에 대한 신비화되지 않는 아니 신비화로 또한 정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한 지점을 열어 주었다. 그러니 이 신비화의 평면들로 점철될 것만 같던 오로지 무위의 몸짓들을 음악의 과잉 속에서 뭔가 있는 것 같은 것으로 치환하는 가운데 그것이 신체와 음악과 동기화를 진정 내지는 약간 정도라도 이룰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래서 실은 이 무위의 몸짓들이 정녕 무위의 몸짓이고 거의 불가능성에 대한 강화정의 시선이고 그래서 오히려 탈 시선이 되는 실험의 측면에서 무대가 성립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음악이라는 과잉 기표는 실은 텅 빈 기표나 마찬가지고 이는 그 몸짓 자체와 상등 한다. 그래서 몸을 관찰하는 것이라기보다 우리는 낯설게 한 어떤 신체의 무위한 몸짓들을 불가능성의 전유로써 바라보고 있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이 텅 빈 몸짓은 과잉으로서 음악의 표층적인 전유와 그 순간들의 사라짐을 목도하고 또 허용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공연 개요]
    공 연 명    백해무익ݡ오쏠로택
    2012 Hanpac 차세대 공연예술가 시리즈
    공연기간    2012년 3월 7일(수)-8일(목)
    공연시간    평일 8시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연출,안무   강화정
    출    연    배유리, 이윤정, 김동욱, 나연우

    조명디자인  김철희
    무대디자인  유영봉
    의상,분장디자인  성영심
    제    작    강화정
    기    획    바나나문프로젝트
    티켓가격    전석 25,000원
    런닝타임    55분
    관람연령    만 19세 이상

    문    의    02-764-7462
    예    매    한국공연예술센터 www.hanpac.or.krㅣ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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