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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12》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ia Daniel Abreu) <ANIMAL> 리뷰 : '비-인간의 잠재화된 움직임의 추구'
    카테고리 없음 2012. 5. 28. 09:30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ia Daniel Abreu) <ANIMAL> ⓒAlberto Bañares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매우 느린 속도의 몸과 이를 감싼 무대는 하나의 설치 작품 같다. 전체를 움직임으로 변형시키는 건 조심스러운 몸의 움직임인데 검은 돌, 부풀어진 회색 종이들이 조명의 변화를 받아 변형되는 환영의 세계 속 인간은 비-인간에 가깝다.

    어떤 자국을 이 대기 속에 섞는 것, 뚜렷한 자취로 선분을 긋는 대신 공간 자체가 되는 몸짓들, 이는 시각 대신 촉각으로 전이를 이룬다. 남자에 매달린 여자는 이 환경에 오롯하게 부착되어 있는 모습이다. 움직임을 분출함은 단순한 동일성의 군무 아닌 어떤 하나의 세계에 접착되는, 그것과 떼어지지 않는 속성을 가리킨다.
    이들은 하나의 몸으로서 본능적인 움직임의 기표를, 동일 주파수를 형성한다.

    그 와중에 바지를 입은 남자 한 명이 누드의 전체 형국에 끼어듦은 ‘차이를 벌리는가, 그것은 벌거벗음과 어떤 차이를 가지는가, 벗음은 하나의 완성인가’의 질문을 낳는다.

    그 남자만 혼자 남고 멀리서 이 흐름 속에 한 여자가 무대 상수 쪽에서 폭력의 제스처에 휘말리지만, 이것이 폭력이 아닌 것은 다른 세계가 작품에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것을 버리며 몸이 남는다. 벌거벗은 몸은 기어서 무대 뒤쪽을 지나가고 움직임에 앞서는 신체, 그것 자체를 보여주는 잉여 가치가 무대를 교차한다.

    이 판에 어떤 새로움에 대한 외부와 내부가 교차되며 자장이 급격하게 또 느리게 머무르며 움직이고 세계는 하나의 우연적‧불확정적 환영의 세계를 의도적으로 보게 만든다.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ia Daniel Abreu) <ANIMAL> ⓒAlberto Bañares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말은 몇 차례 반복되어 이 미묘하고도 무-생기한 신체에 끼어들고 땅을 환경에 대한 적응 차원으로 기어가는 움직임은 인간이 지닌 독특한 실존의 형태인 탈존으로 환경을 외부로 설정하고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이 환경 자체에 직접적으로 맞닿는 형태로 환경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전자음의 ‘의식-샤워’가 일어난 후 조절된 내지는 재편된 의식으로 존재자는 나무를 바라본다.

    시각과 촉각은 분리되고 시간의 흐름이 없다는 것은 선형적으로 섞이지 않는 것, 다시 공간과 기시감의 움직임만 주며 어떤 더 이상의 이미지/시각 정보로 옮겨지지 않는 지루함을 줌과 연관된다.

    누드가 갖는 충격은 이 실재가 국지적이거나 과잉으로 화면을 잠식하며 남는 포르노그래피와는 달리 문화의 껍질이 덧대지 않은, 그렇지만 자국을 남기는 문화적인 시각과 몸의 적응될 수 없는 간극에 의한 것일 것이다. 묘한 살갗의 잔상은 타자의 것이 아닌 나의 순수 이미지를 표상하며 이런 벌거벗겨진 자국이 가시화되어 무대를 뒤흔들고 있음을 인지함은 또한 기묘한 감각을 선사한다.

    동물로 명명되어 있지만 실제 비-인간은 이처럼 인간의 문화적 시선을 벗겨 내고 몸으로부터 출발한 춤의 작동 방식을 새롭게 정비하는 계기를 만들며 윤리와 도덕의 외부에서 인간과 다시 마주하게끔 했다.

    [행사 개요]

    행사명 : Modafe 2012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
    행사장소 : 한국공연예술센터(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외
    행사일정 : 2012년 5월 19일(토) ~ 5월 31일(목)
    주요제작진
    - 총 예술감독/조직위원장 : 한선숙 ((사)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상명대 교수)
    - 자문위원 : 박상규(상명대문화예술대학 원장), 손영신(NEWSIS 사업본부장), 양종훈(상명대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 이두식(홍익대미대 교수), 안호상(국립극장 극장장), 장 진(필름있수다대표, 영화감독), 전무송(연기인), 정현욱(원더스페이스 대표), 정창모(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최진용(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 모다페 홍보대사 : 양정수(수원대 무용과 교수), 박상원(배우)
    - 국내공연 감독 : 최성옥
    - 해외공연 감독 : 최상철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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