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9.03.12 13:35


유빈댄스 <Hidden Dimension> 포스터

서사는 표면에 있는가 혹은 배면에 있는가. 질문을 바꾸어 본다면 서사는 움직임 이후에 있는가,아님 움직임 이전에 있는가. 서사는 시간을 구성하는 하나의 진행 가이드일까. 아님 움직임을 읽어내는 움직임과 길항 작용을 하는 최소한의 장치일까. 안무가 이나현이 구축하는 즉물적인 몸의 양태는 동적 시간의 마디 속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시간을 갖는다. 그런 반면 서사는 그 위에 쓰인 간결한 메시지를 구성하기 위한 상징 코드들로부터 성립한다.

따라서 이는 움직임들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는 대신 붕 떠서 몸의 충만을 결락으로 보충한다. 곧 이나현은 순간들이 이룬 하나의 덩어리로써 일정한 동시에 일반적인 극무용의 무대 시간을 이루기 위해 하나의 짜임, 50분 이상의 길이, 메시지와 주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서사는 그만큼의 시간 동안 그 움직임의 감각 자체를 보충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움직임만으로는 필요 충분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데 가깝다. 이는 실은 그 움직임과 서사가 간극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곧 여기서 궁극적인 서사는 움직임의 감각 그 자체가 되지 못한다.

하나의 구조물은 조명에 따라 아예 비어 있거나 후반에 등장하게 되며 여기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움직임의 형태를 도출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러한 구조물은 애초에 시각적인 대상으로 자리하지 않다가 흔들리는 지반 자체를 구성하며 촉각적으로 다가온다. 유빈댄스의 경우로는 어떤 서사를 보충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공간 자체에 대한 부분이 실험의 측면에 가깝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러한 공간적 감각은 현대인의 불안정한 실존이라는 주제적 차원으로 소급한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측면은 너무 상투적인 바 크다.

이나현의 안무가 갖는 힘은 뒤틀리며 지지되는 몸의 경로, 형태라기보다는 힘, 그리고 그것들이 얽히는 구조적 변화로부터 유래했다. 따라서 이전 계절을 다룬 단편적 작업들은 서로 다른 움직임 단위를 종합하여 보여주며 그러한 감각 자체를 유효하게 변주하는 것으로 이미 충만한 바 컸다. 최소한의 서사, 곧 계절의 변화라는 주제는 강제성을 갖지 않고 풍부하게 움직임을 감싸고 움직임에 의해 새롭게 정의될 수 있었다. 어쩌면 유빈댄스의 서사 구축은 다시 더 미시적인 감각의 차원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즉물적으로 도출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아마도 드라마는 필요 없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공연 정보]

공연명: 작산실 올해의 신작<Hidden Dimension>

공연기간: 2018112() ~ 113()

공연시간: 오후 3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안무: 이나현

작곡: 지박

출연: 전소희, 강요섭, 신혜진, 최희재, 전건우, 양한비, 지박

무대디자인: 이주원

의상디자인: 모모코, 김기호

조명감독: 공연화

무대감독: 이도엽

그래픽디자인: 포르테

기획: 이보휘, 우하은

홍보: 기획중심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유빈댄스

관람연령: 8세 이상

공연시간: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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